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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14화 (214/250)

14화

방어 요새의 모선은 룬디 섬 주변에서 룬디 섬에 인간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했다.

고의든 실수든 어쨌든 접근은 철저히 막고 있었다.

‘아직 스카이 포탈이 안정화되기 전에 괜히 인간과 인어가 섞였다간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요한은 100% 인간과 인어 종족이 아예 단절됐다곤 생각하지 않았다.

‘방어 요새는 인간의 접근은 막겠지만, 인어가 밖으로 나가서 인간을 만나는 건 막지 않으니까.’

물론 인어가 얼마나 다른 종족에 배타적인지는 모르니 확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어딜 가나 돌연변이 같은 녀석들은 있고 관계라는 게 딱 떨어지는 게 아니었으니까.

솔직히 그런 부분까진 관심도 없었다.

‘난 기본적인 부분만 관리해 주는 거니까.’

솔직히 굳이 이렇게 방어 요새를 동원해 그들을 도와줄 이유는 없었다.

그가 받은 임무는 어디까지나 스카이 포탈 내에서의 인어 종족의 부활이었으니까.

하지만 빌어먹을 책임감이란 게 요한의 발목을 붙잡았다.

위이잉-!

요새가 빠르게 룬디 섬으로 향했다.

요한은 갑판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짧은 휴식 시간을 만끽했다.

“어, 저건?”

“인간이다!!”

“와아아아, 인가아아안!!”

섬에서 휴식을 취하던 미녀 인어 종족 3명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반응해 고개를 돌렸다가 익숙한 존재가 다가오자 팔을 힘껏 흔들었다.

흔히 소설이나 매스컴 같은 곳에서 보면 인어 종족은 육지에서 살기 어렵다고 표현했다.

동화 『인어 공주』만 봐도 주인공인 인어 공주가 고작 왕자를 만나기 위해서 목소리를 대가로 다리를 얻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건 크나큰 오해였다.

인어 종족은 다리를 얼마든지 스스로 만들어 낼 힘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 어려서 힘을 다룰 수 없으면 모를까, 인간으로 치면 청소년기만 접어들어도 얼마든지 마법으로 다리를 만들어서 육지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다른 영화처럼 몸에 물기가 마르면 죽는 것도 아니었다.

‘정말 왜 그런 이상한 설정이 잡힌 걸까? 인어 종족은 그냥 물에서도 생활할 수 있는 것뿐인데 말이지.’

물론 인어 종족 자체가 육지 생활보다 해저 생활을 선호하는 건 사실이었다.

미녀 삼총사의 환대와 함께 비행선은 룬디 섬의 넓은 공터에 부드럽게 착륙했다.

“여기서 기다려.”

지잉-!

기계였지만, 마크와 의식이 연결되어 있었기에 말은 못 해도 마나로 반응해 대답하는 비행선이었다.

“인간,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딱 보니까 동족을 데리고 온 건 아니고.”

“애초에 최근엔 인간이 직접 데리고 오지도 않았고 말이야.”

인어 삼총사는 요한도 아주 잘 알 정도로 굉장히 인싸력이 강했다.

세쌍둥이로 어떤 종족처럼 생각이 연결된 건 아니었지만, 태어날 때부터 함께다 보니 손발이 척척 들어맞았다.

문장을 하나, 하나 이어 말하는 방식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는 괜찮았는데 실제로 보니 중2병이 느껴져 닭살이 솔솔 돋아났다.

“음, 장로는 어딨어?”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인어 종족도 해룡족와 비슷한 왕이 지배하는 종족이었다.

하지만 왕의 핏줄이 살아 있는 지, 아니면 봉인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임시로 이곳 룬디 섬의 인어 종족은 원로원 출신인 장로 몇 명이 연합 지배 체제를 구축해 두었다.

그렇다고 강력한 권력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이곳 인간 세계의 룬디 섬에 있을 때만 평화롭게 지내기 위한 지배 체제였으니까.

어쨌든 지금은 장로들이 인어 종족을 통치했고 요한은 그들을 찾았다.

“아, 장로님들은 지금 장로원에서 일하고 계세요.”

“어째 매일 거기에 있는 거 같다?”

“히히, 인간 덕분에 이곳의 규모가 꽤 커졌잖아. 처음엔 장로님들도 꼭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만 장로원에서 일하셨는데. 요즘엔 온종일 있어도 부족해.”

“그래?”

“응!”

“뭐, 나야 편하고 좋지.”

딱히 찾거나 기다릴 필요 없이 특정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요한은 곧바로 섬 중앙에 있는 장로원으로 향했다.

성큼성큼 섬 중앙으로 향하자 그곳엔 고대 그리스풍의 커다란 석조 건물이 솟아 있었다.

인어 종족은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는 종족이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기에 중장비 같은 것이 없어도 얼마든지 큰 건물을 빠르게 올릴 수가 있었다.

건물에 다가가자 삼지창을 든 인어족 전사 2명이 반응했다.

척-!

“오, 인간. 오랜만이군. 장로님을 뵈러 온 건가?”

말 자체는 반말이었지만, 행동이나 눈빛엔 존경심이 가득했다.

왜 아니겠는가?

인어 종족 전체의 운명이 그의 손에 달린데다가 그 어려운 임무를 혼자 굳건하게 수행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인어 전사 몇 명이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깔짝 대는 수준이지 도와주고 있다는 표현도 미안할 정도였다.

정확하게 도와주고 있다가 아니라, 요한이 참여하도록 허락해 준 것이라고 보는 게 더 맞았다.

“그래, 장로는 다 있어?”

“계신다.”

“수고.”

척-!

삼지창을 내리고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존경심을 표현했다.

전사들을 지나쳐 요한은 로비를 지키며 안내 역할을 맡은 인어 1명을 시켜서 장로들을 모으도록 했다.

처음 장로원이 생겼을 때는 장로 숫자는 단 2명에 불과했지만, 요한이 계속 구하다 보니 어느새 13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장로의 숫자가 늘어났지만, 생각 만큼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은 자신들은 임시로 인어 종족을 통솔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해 크게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왕족이 1명이라도 구출되면 모든 권력을 포기할 생각이었기 때문.

“우리를 왜 부른 건가?”

대회의실에 13명의 장로 모두가 모였다.

인어 종족 최고의 결정권자들이었지만, 요한의 부름에 거부할 만큼 간이 큰 장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꽤 큰 거래를 제안할 건데. 잘 듣고, 잘 생각해서 답하도록."

“……흐음.”

장로들은 순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요한이 하는 일이었다.

함부로 반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거나 받아들일 수도 없으니 참 어려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경청하겠네.”

“이번에 내가 다른 사람들과 거래하면서 얻은 아이템도 있고 해룡족을 사냥하고 얻은 물건들도 꽤 되는데, 필요한 것들을 서로 교환하는 게 어때?”

몇 명의 장로는 눈에 띄게 기뻐했고.

"음......."

어떤 장로는 우려스러운 눈빛이었다.

“자네의 제안은 너무 고마운 것이네만, 우리는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생산력은 너무 형편없는 편이네. 지금도 이곳 룬디 섬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력을 증가시키곤 있으나 많이 부족해. 자네가 원하는 걸 줄 수 없을 걸세.”

장로의 말엔 힘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인어 종족은 수백 년간 봉인된 상태였고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동족을 잃었다.

그리고 문명 자체가 없어져 버렸으니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해야 했다.

애초에 생산 기술을 가진 인어도 별로 없어서 몇 명 없는 인어들이 새롭게 신입을 뽑아서 가르치고 있었다.

나아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게 현실.

“에헤이, 누가 그걸 모르나?”

"음."

“일단 내가 필요한 건 인어의 눈물.”

“그거라면 계속 생산 중이지.”

“그리고 2번째로 페르하의 진주 ”

“그것도 괜찮게 만들고 있네.”

“마지막으로 죽은 인어 종족의 시체.”

"......."

마지막 요구엔 장로들의 말문이 턱 막혔다.

인어 종족은 시체를 처리하는 문화는 발달하지 않았다.

죽으면 말 그대로 떠내려 보내거나 내버려 두는 게 보통.

그렇게 막 대하는 시체를 막상 내놓으라고 하니 살짝 뭔가 꺼림칙 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체를 좋은 곳에 사용할 것 같지 않은 게 요한이었으니까.

“알겠네, 자네가 필요하다면 그래야지.”

하지만 곧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요한이 그걸 요구한다는 것은 필요하다는 의미고 필요한 것이라면 강해지는 데 쓰인다는 것.

그가 빨리 강해질수록 인어 종족의 해방도 빨라질 테니까.

“오, 시원시원하니 좋네.”

“다행히 우리가 당장 생산할 수 있는 것들이야. 혹시 게르카의 산호는 안 필요하나?”

“뭐야, 벌써 거기까지 생산할 수 있어?”

인어가 만드는 것들은 신기하게도 스카이 포탈의 해양 생물들을 리바이브시키는 데 많이 필요했다.

‘진짜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인도하듯이 리바이브 스킬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재료 다수가 사냥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봉인 된 종족인 인어가 ‘생산’하는 것들이라니.

“허허, 자네가 빠르게 동족들을 많이 구해 준 덕분에 게르카의 산호 기술자도 포함되어 있었지. 운이 좋았어.”

“콜, 콜. 좋아. 안 그래도 종족의 빠른 번영을 위해서 다양한 아이템이 필요하잖아?”

“그렇다네. 필요한 건 많은데 아무래도 행동의 제약이 있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저쪽 북쪽의 차가운 바닷속엔 포탈이 있어서 거기에서 마석을 공급하고 있다네.”

“뭐, 진짜? 북극 바닷속에 포탈이 있었어?”

북극 바닷속에 포탈이 있었다니, 처음 들어 보는 소리였다.

그린란드는 여전히 사람이 살아가는 곳.

북극곰과 물개도 여전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서 포탈이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아무도 관리하지 못하는 포탈이라면 주변으로 몬스터를 뿌렸어야 했으니까.

포탈이 폭주해 몬스터를 사방에 뿌렸으면 그린란드는 이미 초토화가 돼야 했었다.

“괜찮은 포탈이더군. 차가운 바닷속에 있어서 그런가, 굉장히 안정적인데다가 포탈 속도 우리가 가장 활약하기 쉬운 바닷속 배경이야. 아 참, 그쪽 포탈은 순수한 바다네. 우리가 있던 육지 생명도 살 수 있는 바다와는 완전히 별개의 순수한 바다.”

“누가 뭐래?”

“자네가 욕심낼까 봐 그러지.”

“허 참, 됐거든요. 그런데 장로, 그곳엔 무슨 몬스터가 주로 나와?”

“상어 몬스터가 나오더군.”

“오, 상어?”

“우리처럼 진화된 종족화된 상어가 아니라, 몬스터 상어들일세. 굉장히 빠르고 기민하고 호전적인 녀석들이더군.”

“신기하네. 그래도 다행이야. 다른 인간들 눈치 안 보고 포탈을 하나 얻었으니까. 아, 그러니까 생산이 빠른 거였네. 난 또.”

“그렇지.”

자원 하나 없는 이곳에서 무슨 마술을 부리나 생각했었다.

“좋아, 일단 내가 아이템을 바리바리 싸 왔으니까 교환이나 하자고.”

“알겠네, 거기 누구 없나?”

덜컹-!

“부르셨나요, 장로님.”

“지금 가서 생산 책임자인 핫티를 데리고 오게.”

“예!!”

엘레노아는 뒤에서 조용히 있다가 인상을 찌푸렸다.

솔직히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10%도 이해하질 못했다.

그녀는 인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요한은 오드리와 대화를 하거나 오드리를 통한 정밀 분석 프로그램을 돌리고 인어 종족을 관리하면서 알음알음 듣게 된 정보를 수집하면서 인어 종족의 박사에 가깝게 변했다.

엘레노아는 동시에 욕심도 생겼다.

“요한 씨.”

“응, 아. 미안, 심심했지?”

“아니요. 저는 괜찮아요. 공부도 많이 됐는걸요.”

“다행이네.”

“그리고 부탁드릴 게 있어요.”

“뭔데?”

“사례를 충분히 할 테니까. 요한 씨가 아는 인어 종족의 자료를 넘겨주셨으면 해요. 나중에 제가 인어 종족과 교류를 할 텐데 요한 씨가 인어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계시는 거 같아서요. 그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뭐, 알았어. 사례한다는 데 어렵지 않지.”

“고마워요.”

“고맙긴. 아 참, 장로.”

“뭔가?”

“그 상어 몬스터의 시체도 좀 얻을 수 있을까?”

“뭐, 그거야 어렵지 않네만.”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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