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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12화 (212/250)

12화

‘흠…… 확실히 진짜 S급으로 추가 각성한 게 맞긴 하네.’

저번에 상대했던 일본의 사쿠라 길드 마스터보다 훨씬 강력한 힘이 폭주하고 있었다.

‘단, 오래가긴 힘들겠지만.’

정식 용어는 아니었지만, 이런 경우를 폭주 각성이라고 했다.

모든 마나를 한순간에 폭발시키며 생명력을 담보로 순간적으로 강해지는 것이었다.

등급이 낮을수록 다이나믹하게 강해지는데, 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E급 헌터가 이 폭주 각성으로 순간적으로 A급이 되기도 했다.

단, 너무 큰 변화로 인해서 30분 후 기력이 다해서 사망했지만.

어쨌든 그림자 분신들은 정확하게 한곳을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류페이.”

“킥킥킥.”

사이코패스라면 이쪽에도 절대 부족하지 않았다.

아무리 사이코패스가 끔찍한 범죄자라고 해도 그래 봤자 인간에 불과하지 않은가?

하지만 요한이 보유한 사이코패스는 인간이길 포기한 악마에 가까웠다.

“흐압!”

콰직-!

데스나이트 류페이는 검을 땅에 꽂았다.

파앙-!

그러자 류페이를 중심으로 강력한 검은 파동이 발생하며 주변을 강타했다.

“컥!"

펑펑펑펑펑-!

수십 개의 브루마의 분신이 파동에 닿자마자 바늘에 찔린 풍선처럼 터져 나갔다.

“킥킥킥, 이건 실체가 없는 것을 무력화시키는 파동. 데스 웨이브다. 뭐, 못 알아듣겠지만?”

류페이는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그녀는 다른 것은 다 필요 없었고 오직 생명체를 죽일 수만 있다면, 모든 게 오케이였다.

아무리 살인에 미친 사이코패스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니까.

“키엑, 죽어어어!!”

분신이 전부 사라지자 잔뜩 흥분한 사이코패스 인격의 브루마는 그대로 류페이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사실 그의 능력 특성상 이러면 안 됐다.

물론 그가 S급이 되면서 전투력 자체가 올라가긴 했지만, 그의 등급은 대부분 분신에서 나오는 법.

분신이 없다면 브루마는 적어도 1~2개 정도의 등급 다운의 실력에 불과했다.

거기에다가 분신을 유지 및 컨트롤하는 것도 쉽지가 않아서 B급, 나름대로 훌륭한 등급의 브루마였지만, 적극적으로 포탈을 클리어하는 헌터는 아니었다.

“뭐야, 얘?”

류페이도 브루마가 뒤로 물러나 다시 분신을 소환하고 덤빌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것도 없이 마구잡이로 달려드니 어이가 없었다.

“뭐, 상관없나.”

어차피 중요한 것은 녀석의 몸을 갈라서 피를 보는 것이었으니까.

싸음은 그 과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에 불과했다.

그녀는 검을 바로잡고 그대로 대각선으로 휘둘렀다.

챙-!

“호오?”

“킥킥킥킥, 감히 일개 언데드 따위......."

퍽-!

“커헉!”

쾅-!

사이코패스 브루마는 류페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가 요한이 소환하는 소환수의 일종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일개’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하는 소환수냐?

그건 절대 아니었다.

류페이의 발차기에 복부를 차인 사이코패스 브루마는 별장의 벽을 뚫고 밖으로 튕겨 나갔다.

어지간한 헌터였다면, 이 발차기 1방에 내장이 다 터져서 죽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폭주 각성으로 S급이 된 브루마였기에 고통을 받긴 했지만, 내장이 터지거나 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뭐, 어차피 그래 봤자 류페이의 상대는 아니겠지만.

콰릉-!

류페이는 그대로 나머지 벽을 뚫고 건너편으로 나아갔다.

“퉤!”

사이코패스 브루마는 이미 입에 머금은 피를 뱉어 내며 일어나고 있었다.

“오, 살아 있네?”

“킥킥킥, 제법인데. 일개 소환수에 불과한 언데드라도 데스나이트는 데스나이트란 건가? 킥킥킥.”

“응, 뭐야. 얘 진짜 미쳤나? 미친 X을 베는 건 취미가 아닌데……."

류페이는 죽이는 생명체가 죽을 때 뿜어내는 공포와 고통이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제대로 미친X은 죽을 때도 공포와 고통을 그렇게 뿜어내지 않았다.

죽이는 손맛이 상당히 부족한 존재였다.

그래서 생명체의 목숨을 끊고 피를 보는 것을 즐기는 류페이였지만, 미친X은 딱히 나서서 베고 싶지는 않았다.

“요한, 이거 재미없게 됐는데?”

“빠질래?”

“……아니. 알아서 할게. 하면 되잖아!”

“알았으면 그냥 입 다물고 죽여.”

언데드에게 부드러울 만큼 요한의 성격은 그리 말랑하지 않았다.

혀를 찬 류페이는 요한이 시킨 대로 다시 싸움에 집중해야 했다.

콰득-!

“응?”

그때 사이코패스 브루마가 갑자기 오른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그대로 이빨로 손톱부터 첫째 마디까지 끊어 버렸다.

주륵-!

피가 주르륵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사이코패스 브루마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고 있었다.

‘뭐 하는 짓이지?’

자신의 육체를 훼손하고도 웃는 모습엔 딱히 감흥이 없었다.

요한이 다루는 언데드 중에 구울은 아예 생명체를 뜯어먹기까지 했으니 그것과 비교하면 귀여운 수준이었기 때문.

의문이 드는 건 따로 있었다.

아무리 사이코패스라도 상대는 헌터.

자해에 가까운 짓을 아무 이유 없이 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오오오-!

“역시.”

브루마의 주변에서 어둠의 기운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요한의 기운인 죽음과는 또 다른 어둠이었다.

“키키키키키.”

‘저건?’

그리고 브루마의 뒤에 늙은 노인의 형상을 한 악마가 흐릿하게 만들어졌다.

[너의 피, 잘 받았다. 지금부터 너의 영혼은 나의 것이며 나의 힘은 너의 것이다. 키키키키키키!]

지잉-!

그 말을 끝으로 브루마 러셀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쿵-!

발을 한 번 구르자 사라졌던 분신이 다시 깨어났다.

“키키키키키.”

분신이 다시 생겨난 것이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류페이가 없앴던 분신들은 그래도 뭔가 가짜라는 느낌이 확 나는 그런 분신들이었다.

물론 지금 막 만들어진 분신들 역시 가짜인 것은 구분이 됐다.

왜냐면, 눈이 붉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겉모습과 기척, 모든 것이 진짜 같았다.

“키키키키. 데스나이트, 또 한 번 그 기술을 써 보시지?”

말은 통하지 않아도 대충 어투에서 나오는 뉘앙스라는 게 있었다.

류페이는 브루마의 말에 눈치를 채고 다시 검을 역수로 잡고 땅을 내리쳤다.

파앙-!

이번에도 데스 웨이브가 사방으로 쏟아졌다.

“……어?”

하지만 조금 전과는 달리 분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류페이도 살짝 당황했다.

“왜 이러지?”

실체가 없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소멸시키는 강력한 힘이 데스 웨이브였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힘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니.

‘그렇다면 저게 실체가 있는 분신이라고?’

1,000개에 가까워 보이는 수많은 분신이 다 실체가 있다니?

류페이도 살짝 어이가 없었다.

“키키키키키!!”

“키키키키!!”

수백 개의 분신이 동시에 입을 벌리고 소름 끼치는 웃음을 지었다.

“김.요.한. 너는 이곳에서 반드시 죽는다.”

브루마는 이미 죽음을 생각한 듯 했다.

‘흠, 어떻게 할까?’

정작 요한은 천하태평이었다.

그가 브루마를 어떻게 찾았을까?

바로 방어 요새의 정찰 비행선들 덕분이었다.

처음에 브루마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그가 소유한 방어 요새의 정찰 비행선엔 마나를 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마크에 듣곤 될 듯이 기삐했다.

브루마 러셀의 마나 파장이나 능력에 대한 패턴을 입력해야 해서 방어 요새가 직접 관찰한 상대만 찾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요한에겐 그보다 더 정교한 정밀 분석 프로그램이라는 스킬이 있었다.

그리고 천공의 방어 요새는 요한의 소유.

스마트폰을 들어서 방어 요새의 탐지 코드에 그가 분석해 둔 브루마 러셀의 정보를 입력하자 아주 쉽게 그를 추적할 수가 있었다.

멀리도 도망치지 않았다.

브루마 러셀은 나름대로 멀리 도망쳤다고 생각했겠지만, 거대한 방

어 요새가 뿌리는 정찰선들은 적어도 영국 전체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브루마가 호주나 동남아시아 같은 지구 반대편으로 도망쳤다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그저 인적이 드물면 찾기 힘들다고만 생각해 멀리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한 것.

지금도 방어 요새가 근처에서 반짝이는 포신을 이곳으로 돌린 상태였다.

스마트폰 버튼 하나면 수많은 포격이 이곳에 떨어져 수백이든 수천이든, 모든 분신을 파괴할 것이었다.

그러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였다.

‘조금 전에 브루마의 뒤에서 나타난 건 뭐였지. 악마인가?’

악마를 다루는 헌터에 관한 이야기는 들어 보았다.

하지만 실체가 공개된 건 거의 없었다.

악마의 힘을 빌린 헌터의 말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99.99% 블랙 헌터가 되어서 범죄자의 길로 빠지거나, 0.01% 폭주하여 사망에 이르렸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다.

‘브루마 러셀은 악마를 다루는 헌터가 아니었어. 그런데 어떻게 폭주 각성 이후에 따로 악마와 계약을 할 수 있는 거지?’

악마와 거래한 헌터들은 대부분 그쪽 관련 헌터였다.

어둠이나 소환, 강령 같은 오컬트적인 능력의 클래스.

하지만 브루마 러셀은 그런 것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쩝. 뭐, 굳이 알아서 뭐 해. 내가 악마와 계약할 것도 아니고.’

만약에 거래를 악마 쪽이 먼저 제시해도 딱히 내키질 않았다.

지금도 충분히 강한데 굳이 대가를 지급해 가며 힘을 얻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류페이, 도와줄까?”

“필요 없어!!”

류페이는 까칠해졌다.

데스 웨이브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도 짜증나지만, 상대방의 태도도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그녀는 검을 다시 한번 더 땅에 박아 넣었다.

이번엔 파동이 나오진 않았다.

대신.

쿠르르릉-!

땅이 흔들렸다.

“오, 제대로 해 보려고?”

요한은 피식 웃었다.

“다 죽었어.”

류페이의 눈이 진지하게 분노했다.

콰앙-!

땅속에서 그녀의 비밀 병기인 본 스파이더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에에에엑!!”

녀석의 역할은 주인인 류페이를 태우는 것.

하지만 탑승용이 아니더라도 단일 언데드로써도 엄청난 전투력을 자랑하는 언데드였다.

쿵-!

놈의 8개의 뼈로 된 발이 땅을 내려찍자 단단한 화강암으로 된 땅이 쫙쫙 갈라졌다.

“분신을 모두 파괴해!”

“키에에엑!!”

쿵쿵쿵-!

본 스파이더가 입을 벌리자 그곳에서 거미줄이 쏘아졌다.

“키키키키!!”

사이코패스 브루마도 지지 않고 검을 들었다.

그러자 분신들이 일제히 본 스파이더로 향해서 달려들었다.

퍽퍽-!

이번엔 펑펑이 아니었다.

거미줄에 닿은 분신은 마치 진짜처럼 뒤로 쭉 날아갔다.

“키키!”

거미줄에 완전히 몸이 들러붙었지만, 사라지지 않고 발버둥 치며 어떻게든 거미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몇 개의 분신은 검으로 거미줄을 끊는 데 성공해 탈출에 성공했다.

곧바로 본 스파이더를 향해서 달려들었고 접근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챙챙-!

그리곤 곧바로 검을 휘둘러 본 스파이더의 다리를 공격했다.

본능적으로 본 스파이더의 다리가 약점인 것을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

“키에에엑!!”

하지만 본 스파이더는 보통의 언데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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