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88화 (188/250)

12화

K&S 오픈 행사는 제임스가 매매해 이젠 당당히 K&S의 사옥이 된 건물 앞에서 진행되었다.

간단하게 식순을 진행하고 곧바로 초대된 손님들이 스킬 스크롤이 진열된 판매대로 가는 게 순서였다.

또 원하는 스크롤을 제일 먼저 매매할 기회도 있었다.

덕분에 초대권을 구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전쟁이 벌어졌다.

그러다 보니 이번 K&S 설립 행사의 초대 손님은 그야말로 화려함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의 20대 길드 부마스터 전원 참석 및 재벌가 일원 정치인 등등.

대한민국에서 잘나간다는 사람과 외국에서 온 귀빈들도 참석했다.

누가 보면 국제 행사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야겠어.’

‘이번 기회에 킴과 친분을 쌓아야지!’

다양한 생각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진짜로 법인이 설립되고 관련 특허도 올라오는 통에 의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마저 사기를 친다면, 요한은 국제적인 병X이 되는 것이었으니까.

어차피 잘나가는 헌터가 굳이 사기를 쳐서 이미지를 깎아 먹을 필요가 없었다.

특히 이번 K&S를 설립하면서 투자금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게 크게 작용했다.

투자금이라도 모았다면, 투자 사기를 생각해 볼 수도 있었을 것.

하지만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자본금으로 이미 수백억을 신고한 상태였다.

여기서 사기를 친다면, 그냥 생돈 수백억만 날려 먹는 것이었다.

가끔, 돈은 많은데 쓸 줄 모르는 괴짜 헌터가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63빌딩에서 돈을 뿌리는 놈, 특정 지역에 금화를 숨겨 두고 힌트를 공개해 보물찾기 게임을 제안하는 놈 등등.

많은 돈에 파묻혀서 어찌할 줄 모르는 이들의 의미 없는 기행은 그래도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요한은 그들과는 달랐다.

그의 막대한 재산과 동시에 그의 라이프 생활도 꽤 많은 조명을 받았다.

베트남 다낭의 1/3이 요한의 땅인 건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활약하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한국인이었다.

언론사가 이 먹음직스러운 정보를 그냥 넘길 수 있겠는가?

그 사실이 막 알려졌을 때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일주일 내내 했을 정도였다.

몇몇 생각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다냥에 가면 마치 귀빈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멍청한 몽상가들이나 하는 짓이지, 현실 감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그저 자랑스러워하는 정도로 끝낼 뿐이었다.

***

일종의 커팅식이 포함된 간단한 식순 행사가 진행됐고, 곧바로 사람들이 가장 기대했던 내부 공개 행사가 진행되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질서를 지켜 주십시오.”

제임스는 급하게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있는 지사에 연락해 아직 공개 전인 유니폼이 있다면, 얼른 구해 오라는 특명을 내렸다.

바로 K&S 직원들이 입을 유니폼이 필요했기 때문.

무조건 일주일 안에 구해 오라는 특명에 직원은 물론이고 디자이너들도 난색을 보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디자인을 함부로 누구에게 공개하거나 공개도 전에 제공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

직원들도 부정적인 상황에서 모든 것을 바꾼 건 요한의 한마디였다.

“디자인 제공한 디자이너에게 원하는 스킬 스크롤 3장을 준다고

“오, 알겠습니다!”

이 한마디로 처음엔 난색을 보이던 디자이너들은 오히려 러셀 매니지먼트 직원에게 자신의 디자인을 써 달라고 애원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요한에게 보고된 디자인 중에서 결국 D&F라는 프랑스 디자인 업체가 선정되었다.

대금은 일시금으로 즉시 지급되었고, 해당 디자이너는 요한의 배려로 스킬 스크롤 3장을 먼저 받는 영광을 누렸다.

그런 고급스럽고 깔끔하면서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유니폼을 착용 한 선남선녀 수십 명이 품위 있게 손님들을 안내했다.

이곳에 찾아올 손님들은 하나같이 돈과 권력을 좀 만지는 이들.

그들을 상대하려면 그만큼의 서비스 정신을 갖춘 직원들을 고용할 필요가 있었다.

딱히 어렵지는 않았다.

러셀 매니지먼트의 대표적인 사업 중엔 헤드헌팅도 있었고 리스트엔 유능한 일반인도 많았다.

이 리스트를 통해서 그들은 고액 연봉과 정직원 계약으로 K&S 기업에 입사할 수가 있었다.

손님들은 직원들의 안내에 맞춰 빠른 걸음으로 전시장으로 향했다.

“이곳입니다.”

덜컹-!

고급스러운 문이 열렸다.

“어서 오십시오!”

그곳엔 직원 십수 명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적인 매장이었으면 이미 인건비로 폭주했을 정도.

하지만 스킬 스크롤은 이익률이 막대한 물품이었다.

인건비를 아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오오!!”

“여기가 바로 스킬 스크롤 전시장!”

“이곳이!!”

대부분 높은 직위로 이루어진 손님들은 품위도 잊고 마치 어린아이 처럼 눈을 반짝이며 유리로 된 전시장에 다가갔다.

“확실히 기존의 스킬 스크롤과 똑같은 모양이긴 하군요.”

“음, 스킬 스크롤은 한 번 찢으면 끝이라 이렇게 전시한 것 같긴 한데. 만져 보지 못하는 게 아쉽군요.”

20대 길드 중 하나인 오란 길드 부마스터는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곧 착각임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손님, 한 번 만져 보시겠습니까?”

“어, 어? 만져도 되나?”

“예, 그럼요. 유리 전시장은 도난 방지용이지 만질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오오, 한 번 줘 보게.”

“네, 알겠습니다.”

드륵-!

안쪽 유리가 열리면서 직원은 스킬 스크롤 1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오란 길드 부마스터는 조심스레 받아서 바로 마나를 느껴 보았다.

스킬 스크롤은 스크롤만의 개성 있는 마나가 새겨져 있었다.

설사, 마나가 느껴지도록 조작했다고 해도 예민한 그의 감각을 속일 수는 없었다.

‘가짜면 두고 보자!’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지잉-!

‘음…….'

조금의 방심도 없이 꼼꼼하게 따져 보았다.

“헉!”

하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진짜 스킬 스크롤이었다.

그때였다.

[아아, 여러분. 어떻게, 구경엔 만족하고 계십니까?]

웅성웅성.

아무리 요한을 신뢰하고 있던 사람들도 직접 눈으로 보니 충격이 꽤 컸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부분까지 다 계산한 제임스는 요한에게 1가지 행사를 요청했다.

[이곳에서 총 10개의 스크롤을 임의로 사용해 보는 시연회를 하겠습니다.]

“시, 시연회?”

“미, 미쳤군. 이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허어, 정말 요한 헌터는 스킬 스크롤 대량 생산에 성공했단 말인가.”

“허허, 세계는 이제 요한 헌터의 것이군.”

“끝났어.”

스킬 스크롤을 지배하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스킬 스크롤이 적당한 가격으로 내려간다면 사냥할 때 스킬 스크롤이 필수가 될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진 정말 위험할 때만 아니면 쓰지 않으려고 해 오히려 죽을 때도 쓰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아끼던 것도 없어져 조금만 위험해져도 스크롤을 사용할 게 분명했다.

설사, 생각했던 것보다 덜 위험해도 어차피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닐 테니까.

그러다 보면 점점 스크롤을 공격적으로 사용하기도 할 테고, 스크롤을 파는 K&S로선 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의 돈을 갈퀴로 끌어모으 게 될 것이다.

[일단, 비교적 규모가 작고 간단한 ‘그림자 미끼’ 스크롤입니다.]

“오오, 좋지. 몬스터의 어그로가 심하게 끌렸을 때 저 스크롤을 찢으면 순간적으로 어그로가 미끼에 다 튀는 효과가 있으니까.”

“괜찮은 여분의 목숨이지. 스크롤 중에선 꽤 저렴한 편이었고.”

그래 봤자 중소 길드 1년 운영비와 맞먹는 가격이었지만.

잘생긴 남성 직원이 1명 앞으로 나와 스크롤을 찢었다.

부욱-!

그러자 그의 앞으로 남자 직원과 똑같이 생긴 더미가 생성되었다.

그 순간 뒤에 있는 직원의 인기척은 귀신처럼 사라졌다.

물론 감각이 예민한 헌터라면 집중만 한다면 얼마든지 잡아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본능과 분노가 앞서는 몬스터라면 무조건 더미를 공격할 수 밖에 없으리라.

“오오!!”

“대단해, 정말 대단해!”

“기존의 스킬 스크롤보다 훨씬 더 좋은 거 같은데?”

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스크롤을 이렇게 대놓고 찢는 건 처음이었다.

주변 분위기도 그렇고 흥분한 탓에 뭐든지 좋게 보인 것이었다.

[자, 다음은 2번째로 ‘일반 회복’ 스크롤을 찢어 보겠습니다.]

사회자 말이 끝날 때쯤.

드르륵-! 드르륵-!

카트 1대 위에는 다친 고양이 1마리가 놓여 있었다.

직원은 곧바로 스크롤을 찢었다.

부욱-!

그러자 하얀빛이 나면서 다쳐서 헉헉대는 고양이를 순식간에 회복 시켰다.

“오오!!”

“크으!”

그 이후로도 8가지 종류의 스크롤을 전시된 것만 골라서 임의로 찢어 보았다.

100이면 100 모두 성공적으로 스킬이 사용되었다.

[자, 이제 구경은 끝났으니 원하는 스크롤을 살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오오!”

“드디어!”

“오늘 내가 전 재산을 빼 왔다, 이 말이야!”

중간에 오버스러운 말이 있어서 실소를 자아냈다.

[자자, 이제 이번 행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 공개가 있겠습니다.]

꿀꺽-!

“그, 그렇군. 지금까지 물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가격이 없다는 걸 모르고 있었어.”

“그래, 아무리 대량 생산이 가능 해도 가격이 맞지 않으면 제대로 팔리지 않겠지.”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부호들이 대부분이었다.

얼마를 하든지 살 여유가 있지만, 다른 헌터들은 달랐다.

아무리 스크롤이 여분의 목숨이라고 해도 당장 살 돈이 없는데 어쩌겠는가?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자, 여길 봐 주십시오.]

삑-!

벽 한쪽 전체가 화면으로 바뀌더니 리스트가 떠올랐다.

오른쪽엔 〈가격〉이라고 적혀 있었고, 아직은 빈 곳이었다.

[제가 이 버튼만 누르면 가격이 공개됩니다. 하나, 둘, 셋 하면서 광고 보자고 하면 욕을 먹을까요?]

우우우-!!

“빨리 공개해!!”

[하하하, 죄송합니다. 정말 이젠 장난치지 않고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삑-!

버튼을 누르자 비어 있던 칸이 숫자로 차기 시작했다.

“어어?!”

“저, 저거 달러 단위 아니지? 원 단위 맞지?”

“헉, 스크롤이 저 가격에 맞춰졌어?”

“하아, 끝났군. 정말 끝났어. 이제 세계의 주인은 김요한이야.”

“하아, 우리가 가진 스크롤도 다 똥값이 되겠군. 제기랄!!”

허탈과 분노, 그리고 시기.

전시장엔 다양한 감정에 뒤섞여 존재했다.

[자자, 그러면 이제부터 판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오오!”

“이거, 다 주게!”

“아니, 내가 다 사겠네!”

전시장은 순간 시장통이 될 뻔했다.

하지만 타이밍 좋게 사회자가 끼어들었다.

[아차참, 오늘은 오픈 행사라 1 인당 3개밖에 판매할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라겠습니다. 어차피 본 오픈인 이틀 후부턴 자유롭게 사실 수 있으니 그때 방문해 주시길.]

“쩝,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예스, 안 그래도 다른 놈들에 비해 현금이 부족했는데 다행이군. 싹쓸이는 당하지 않겠어.”

“어이, 난 이 3개로 주게!”

“네, 감사합니다.”

1인당 구매 개수가 3개로 제한된 것 때문에 사람들은 어떻게든 마음에 드는 스킬 스크롤을 사기 위해서 열심히 머리를 굴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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