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69화 (169/250)

18화

‘라이즈 스켈레톤 기병.’

주문은 좀 이상했다.

지잉-!

해마 구울과 스켈레톤 워리어가 검은색 마나에 휩싸였다.

‘오, 되는 건가?’

느낌이 좋았다.

해마가 바다의 말이라고 해도 진짜 말은 아니었다.

아틀란티스 혹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데선 해마를 탑승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불과하기에 실제로도 될지는 미지수였다.

천만다행히도 마나가 감응하는 것으로 봐선 되는 듯했다.

‘좋은데?’

자연스럽게 두 언데드가 결합했다.

띵-!

[창조적인 결합으로 인해서 스킬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어, 변화?’

갑자기 변화라니?

뜬금없는 메시지였다.

[기존의 라이즈 스켈레톤 기병 스킬이 변화하여 라이즈 스켈레톤나이트가 되었습니다.]

‘스켈레톤 나이트?!’

이건 좀 당황스러운 변화였다.

요한은 아주 당연하게도 스켈레톤 나이트는 워리어 다음으로 나올 거로 생각했다.

물론 학술적으로 워리어와 나이트는 별개의 단계인 건 알고 있었다.

그래도 흔히 스켈레톤 단계라고 하면 〈일반 스켈레톤 -> 스켈레톤워리어 -> 스켈레톤 나이트〉라고 흔히 다른 게임 같은 곳에선 그런 식으로 사용했으니까.

하지만 뜬금없이 스켈레톤 기병 스킬이 진화하자 스켈레톤 나이트가 등장했다.

‘아, 하긴. 오히려 이쪽이 더 맞나?'

실제 중세 유럽의 기사들은 전쟁할 때 중장갑 기병의 역할을 했었다.

그러니 스켈레톤 기병 다음에 스켈레톤 나이트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이치였다.

‘뭐, 나야 워리어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니까 나쁘진 않지.’

안 그래도 스켈레톤 기병은 살짝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속도가 빨라진 건 좋았지만, 전투력 자체는 생각보다 뛰어나질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나이트가 됐으니까, 훨씬 더 강해졌겠지?’

스켈레톤 나이트의 세부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역시, 훨씬 더 강해지고 단단해 졌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방어력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갔다는 점이었다.

‘맨 선두에서 적 몬스터를 돌파할 때 톡톡히 활약하겠어.’

“푸르르릉!!”

잠시 화면에 시선을 뺏긴 덕분에 변화된 녀석의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고개를 들어서 최초의 스켈레톤나이트의 모습을 보았다.

‘딱 예상했던 그 모습이네.’

구울이었던 해마는 어느새 뼈밖에 남지 않은 스켈레톤이 되었다.

일반 해마보단 더 강력한 외모로 인해서 확실히 박력은 넘쳤다.

‘나쁘지 않아. 아니, 좋아.’

새로운 종류의 언데드는 언제나 환영이었다.

“오호, 새로운 언데드라. 괜찮은데?”

류페이도 스켈레톤 나이트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얘들, 내가 데리고 다녀도 돼?”

“그래, 어차피 너한테 맡기려고 했어.”

“좋았어, 내가 살기 싫을 정도로 굴려 주지!”

“어차피 죽은 애들인데 뭔 소리야, 그게.”

“킥킥, 말이 그렇단 거지. 유머감각이 없어!”

“허 참, 내가 살다, 살다 언데드한테 유머 감각 지적까지 들을 줄이야'

“그러면 죽을래?”

죽겠냐는 질문은 일반적인 상황에선 너무 당연한 농담이었다.

하지만 류페이가 말하면 왠지 농담이 아닌 느낌이 더 강했다.

“됐거든.”

언데드한테 죽겠냐는 질문을 듣는건 아무리 네크로맨서인 요한이라도 소름이 끼쳤다.

얼른 부정했다.

“쳇, 아깝네. 훌륭한 리치가 될 수 있을 텐데.”

“소환 취소해 버린다?”

“네이, 네이. 킥킥.”

류페이는 당황하는 요한이 재밌는지 웃으며 물러났다.

‘언데드를 상대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피곤하다니까.’

어쨌든 해마도 충분히 합성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자 요한은 더욱 사냥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다만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크하핫, 다 조져!”

요한의 언데드 군단이 빠르게 움직이며 해마 몬스터를 싹쓸이하고 있었다.

보통의 사냥이나 레이드라면 몬스터 한 무리를 잡고 쉬었다가 또 사냥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몬스터와의 전투는 상상을 초월하는 체력과 스트레스 마나를 소모하는 작업이었으니까.

하지만 요한의 사냥엔 휴식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미친, 이게 단 1명의 헌터가 내는 사냥 속도라고?”

“장난해?”

“무슨 버그라도 쓰는 게 아닐까?”

“여기가 게임 속이냐.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빌어먹을 너드가!”

요한을 잘 아는 엘레노아와는 달리 수호자 예비대는 사전 정보가 거의 없었다.

그저 S급 위의 S급이라고 불리며 뛰어난 네크로맨서이자 엘레노아아가씨의 동료라는 것 정도가 사전에 고지받은 정보 대부분이었다.

거기에다가 이곳에 모인 수호자 예비대들은 등급과 실력이 가지각색이었지만, 그래도 실력 있는 헌터였다.

헌터 협회에서 합격한 애들을 막 데리고 온 게 아니라, 재능이 있어 보이는 헌터를 꾸준히 관찰해 깜냥이 보이는 인물만 골라서 뽑는 구조였다.

다만, A등급 정도 되는 엘리트인재라면 헌터 시험의 성적만으로도 뽑긴 했다.

즉, 다들 헌터로 사냥하러 다닌경험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솔로 사냥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이건 일반적인 솔로 사냥이 절대 아니야. 아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분명히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음에도 현실을 부정할 정도로 현실감이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쫓아가는 것도 벅차!’

‘아무리 S급 헌터라지만, 이게 말이 돼?’

“아 참, 레아.”

“네, 요한 씨.”

그저 멍하니 요한의 전투나 구경하던 엘레노아였다.

몬스터에 대한 투쟁심은 누구보다 뛰어난 그녀였지만, 누구보다 좋아하는 헌터의 전투였다.

그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굳이 나서질 않았다.

“재들 데리고 해마 몬스터 1마리만 맡아 봐.”

“그래도 돼요?”

동그란 눈으로 반문했다.

이런 둘의 모습을 만약에 엘레노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봤으면 기겁했을 것이다.

엘레노아가 누군가?

세계를 지배하는 가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가주의 사랑을 독차지하다시피 한 막내 손녀였다.

러셀 가주의 막내 손녀 사랑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다.

그런 사람이 허락을 구하는 듯한 모습이라니?

힘의 역학 관계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면 입에 거품을 물 게 분명했다.

“어차피 수호자들도 일을 시키려고 데리고 온 건데. 언제까지 구경만 시킬 순 없잖아. 그리고 너도 여기까지 왔는데 챙겨 가는 건 있어야지.”

“안 그러셔도 되는데……."

“에이, 어떻게 그래. 그래도 너는 길드 마스턴데.”

“알겠어요. 1, 2마리 정도는 우리 맡을게요.”

“특별히 시체를 가지는 걸 허락하지.”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무슨 미친 소리지, 라고 생각할 말이었다.

하지만 요한을 잘 아는 사람이 들으면 농담의 재미를 알아차렸을 것이다.

“고마워요.”

감정 변화가 거의 없는 엘레노아마저도 은은한 미소를 지을 정도였다.

“모두 전투 준비하도록 해.”

“이제 저희도 전투합니까?”

“그래.”

“알겠습니다.”

예비대 중에서 그나마 쓸 만해 보이는 인물 1명을 급히 부관으로 임명했다.

잭 모리슨.

36세 백인 남성으로 B급 헌터이며 전형적인 탱커 클래스였다.

수호자가 된 경력은 많이 부족했지만, 수호자로 오기 전엔 막공에서 정의의 방패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성정이 올곧으며 공격대의 안전을 위해선 온몸을 던질 줄 알며 동료를 구하기 위해선 목숨까지 버린다고 할 정도였다.

러셀 가문은 그런 인성이 마음에 들어서 관찰하다가 전투에도 재능이 있다 싶어서 얼마 전에 영입한 것이었다.

성격과 비교하면 실력은 부족했지만, 재능은 충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훈련소에서 한창 훈련하다가 엘레노아의 부름에 이곳에 따라온 것이다.

“모두 전투 준비. 우리도 전투다!”

“예!”

반문이나 불만은 없었다.

그들이 요한의 압도적인 전투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기본 교육은 끝난 러셀 가문의 수호자들이었다.

명령은 절대적이었으며 자긍심 넘치는 수호자라는 것을 기억하는 이들이었다.

스릉-!

지잉-!

각자의 무기를 꺼내며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1마리 옵니다!”

“공격!”

“와아아아-!”

이런 식으로 엘레노아의 수호자들도 전투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다.

“하암.”

요한은 템테이션의 등에서 하품을 찍 내뱉었다.

다른 전투는 다 끝이 났는데 수호자들의 전투는 아직이었기 때문이다.

‘해마는 잘하더니…….'

언데드 군단을 이끌고 주변에 있는 해마란 해마는 아예 씨를 말려 버렸다.

영국 공격대는 해마 몬스터를 굳이 노리지 않는 것인지 사방에 널린 게 해마였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해마 시체를 모을 수가 있었다.

언제 스켈레톤 나이트가 필요할지 모르기에 최대한 많이 모아 둬야 했다.

덕분에 엄청난 양의 해마 시체를 모을 수가 있었다.

수호자들도 그 틈에서 야금야금해마 몬스터에 적응하다 보니 처음에는 1~2마리 정도로도 부담스러워했지만, 이제는 4~5마리도 너끈히 감당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실전이고, 적응할 만하면 달라지는 게 패턴이라고.

주변에 있는 해마의 씨를 말린 요한은 곧바로 스카이 포탈의 깊은 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갑자기 몬스터의 수준이 확 올라가기 시작했다.

‘역시 스카이 포탈이라도 이런 정상적인 패턴을 보이는군. 그런데 왜 영국 공격대가 동원됐음에도 클리어를 못 하는 거지?’

다크 엘프 포탈은 좀 특이한 포탈이었다고 생각했다.

해마 다음에 나타난 몬스터는 거대한 가오리 형태의 몬스터였다.

만타 가오리가 커다란 해양 생물이긴 했지만, 이곳에서 나오는 가오리는 몸길이만 10m가 넘는 거대 가오리였다.

다만, 움직임이 느린 편이었고 패턴도 단순해 사냥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했어도 어렵진 않았다.

‘이상해, 겨우 이런 식의 몬스터라고. 스카이 포탈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

‘겨우 이 정도의 몬스터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영국 정부가 공략못 할 리가 없어. 영국이 G3의 헌터 대국은 아니지만, 선진국이야.

이런 수준의 포탈을 아직도 못 깰리가 없지. 뭔가가 있어.’

선진국인 것과 달리 성격은 쪼잔해서 포탈 정보를 공유하진 않았지만 말이다.

수호자들은 결국, 엘레노아가 합류해서 전투를 치르고 나서야 겨우 사냥을 끝낼 수가 있었다.

‘이 가오리는 탑승용이 아닌 게 좀 아쉽네.’

워낙 큰 녀석이라 스켈레톤 나이트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었다.

아쉽게도 스킬은 사용되지 않았다.

‘어디 보자, 이젠 이쪽으로 가 봐야 하나?’

요한은 여전히 정찰은 하늘과 군인 영혼에 맡겨 두었다.

촤아악-!

물속을 가르며 영혼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부분 하늘의 개인적인 부하 유령들이 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유령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정보 부대를 따로 운영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요한, 앞에 이상한 녀석들이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어.]

“이상한 녀석들?”

[응, 영국 공격대와 전투 중인 거 같은데. 공격대가 밀리고 있어.]

“뭐?”

[도와주지 않으면 공격대 다 죽을 것 같대.]

‘드디어.’

본격적으로 스카이 포탈의 참모습을 불 수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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