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51화 (151/250)

25화

“캬아악!!”

촤악-!

“크에에엑!!”

기세 좋게 덤벼들던 뱀파이어 1마리가 엘리니아의 검에 반쪽이 되어 불타 사라졌다.

뱀파이어는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나중엔 동물형 뱀파이어까지 등장해 집요하게 요한을 노렸다.

그런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단 1마리도 요한의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장소가 좁든 넓든 네크로맨서를 철저히 보호하는 언데드가 빈틈없이 빙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스 몬스터가 어디 있으려나?’

보통 보스 몬스터는 맨 꼭대기층에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전투를 끝내기 위해서 가장 위층으로 향했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건 수많은 함정과 뱀파이어화 된 거대한 곰몬스터였다.

엄청난 덩치를 이용해 파워풀하게 밀어붙이는 곰 뱀파이어는 준보스급 몬스터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 봤자 요한의 상대는 아니었다.

본 스파이더도 없는 류페이와 엘라드의 협공에 온몸이 난자당해 불타 사라졌다.

‘아오, 빡치네.’

승승장구하고 있음에도 요한의 기분은 영 별로였다.

‘필드 전체에서 시체를 단 1구도 얻지 못하다니. 정말 괜찮은 몬스터가 이렇게 널렸는데!!’

그게 문제였다.

마석은 꾸준히 획득해 배낭이 터질 정도로 넘쳐흘렀다.

블러드 하운드도 작지만, 마석을 떨어트렸기 때문.

하지만 그 많은 몬스터를 죽였음에도 시체를 단 1구도 얻을 수 없는 건 차원이 다른 스트레스였다.

어쩔 수 없이 전투 자체도 숫자로 밀어붙이는 게 아닌 류페이와 엘라드가 적극적으로 앞에서 싸우는 형태였다.

스켈레톤 워리어나 좀비를 앞세우면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시체가 1구도 없어서 보충도 힘들기 때문.

그나마 전투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흐하하하!!”

“……조용히 좀 해라.”

엘라드와 류페이의 실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막상 전투에 들어가면 군더더기 없는 실력으로 뛰어난 합을 보여 주었다.

샥샥-.

힘의 차이가 뚜렷해 요한은 전투를 지휘하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전투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중했다.

‘확실히 점점 더 나아지고 있네.’

비교적 시시한 전투라도 의미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의 전투 데이터를 축적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

보스 몬스터를 찾기 위해서 성을 이 잡듯이 뒤져서 겨우 보스와 만날 수가 있었다.

“결국, 여기까지 왔군, 이방인.”

보스 몬스터는 피처럼 붉은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가진 드레스를 입은 여성체 뱀파이어였다.

그녀는 높은 곳의 자리에 앉아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후아, 진짜 겨우 찾았네. 지하실에 숨어 있었을 줄이야.”

“숨어? 누가?”

“네가.”

“후후후. 가소롭다, 이방인. 난 단 한 번도 숨은 적이 없거늘. 나 같은 위대한 왕이 이방인 네놈처럼 천한 것을 일부러 맞이해 줘야 한단 말이냐?”

여왕은 오만했다.

“흠......."

일단 스마트폰을 들어서 녀석의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 블러디 메리 종류: 보스 몬스터.

위험도: A 설명: 뱀파이어의 왕 드라큘라로 피를 흡수해 힘을 늘리는 몬스터다.

특히 순수한 인간 여성의 피를 가장 좋아하며 조금씩 세력을 늘려가는 피의 여왕. 그녀의 힘은 주변에 있는 나약한 인간은 기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뱀파이어가 되었다.

‘역시, 블러디 메리였네.’

예상은 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악질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일반인을 전부 뱀파이어로 만들다니.’

이로써 더더욱 영국 정부에 대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절대 이곳에 하루 이틀 있었던 보스 몬스터가 아니야. 누군가 조직적으로 숨겨 두지 않았다면 금방 들켰을 거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저 최선을 다해서 녀석을 잡고 이 빌어먹을 곳에서 나가는 게 최우선이었다.

‘이후 일은 나가서 생각하자.’

단순한 마음 같아선 영국 정부를 엎어 버리고 싶었지만, 이곳은 그의 나라가 아니었다.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다른 나라의 일에 깊이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건방진 이방인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 줘야겠지. 너는 이곳에서 나의 권속이 될 것이다.”

“그 말은 내가 하고 싶은데?”

“오오, 보스 몬스터라니. 싸울 맛이 제대로 나겠는데?”

“자중해라.”

“흥!”

늘 그렇듯이 엘라드와 류페이가 선두에 섰다.

“건방진 것들.”

쪼르륵-!

블러디 메리가 들고 있던 피처럼 붉은 와인을 땅에 쏟자 와인이 넓게 퍼지더니 수십의 형상을 만들었다.

“캬아악!!”

“여왕 폐하를 위하여!!”

‘호?’

형체를 이룬 와인은 뱀파이어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백의 뱀파이어들이었다.

‘강해, 확실히 강해.’

“류페이, 엘라드. 저 녀석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그리고 보스 몬스터와 이어져 있어.”

“아아, 나도 느껴져. 아마도 보스녀석과 어떤 형태든 이어져 있는 거겠지.”

“오, 날카로운데?”

“흥, 나를 얕보지 말라고.”

류페이의 말대로 분석 프로그램은 좀 더 정밀한 설명을 해주었다.

[저들은 블러디 메리의 호위 뱀파이어들입니다. 다른 뱀파이어와 달리 그녀의 생전부터 함께해 온기사와 시녀들입니다. 오래된 뱀파이어라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으며 블러디 메리와 생명력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블러디 메리는 오래 전부터 흡수했던 피를 생명력으로 사용하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확실히 쉽지는 않겠어.’

그렇다고 해서 기가 죽지는 않았다.

조금 귀찮다는 생각은 했지만, 사냥할 수 없는 상대는 더더욱 아니었으니까.

“류페이, 어쩔 수 없다. 본 스파이더를 꺼내.”

“쳇.”

어지간하면 본 스파이더를 꺼내지 않고 순수한 힘으로 싸우고 싶었다.

이미 명령은 떨어졌기에 시키는 대로 해야 했다.

“나와라!”

굳이 외칠 필요는 없었지만, 무엇을 해도 터프한 류페이가 소리치며 본 스파이더를 소환했다.

콰강-!

딱딱한 화강암 재질의 바닥을 뚫고 본 스파이더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

바른 자세로 오만한 표정을 유지하던 블러디 메리는 처음으로 표정이 무너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무리 강력함을 상징하는 보스몬스터라고 해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본 스파이더는 평범한 보스 몬스터가 아니라 스카이 포탈을 지배하던 강력한 공허 간수였기 때문이다.

언데드가 됐다고 해도 특유의 그 포스가 사라지는 게 절대 아니었다.

“마,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응?’

요한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처음엔 본 스파이더의 힘에 놀란 줄 알았다.

하지만 단순히 힘에 놀란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인가 알고 있는 눈치였다.

‘뭐지, 뭘 알고 있는 거지?’

안 그래도 최근 스카이 포탈과 포탈 장인 증표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정보가 절실했다.

그의 본능적인 감각이 강력한 경고를 보내왔기 때문.

하지만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었다.

스카이 포탈을 최초로 클리어한 그였기에 그보다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은 없었다.

‘젠장, 보스 몬스터라 말이 통하지 않을 텐데.’

몬스터를 길들이는 작업이 한때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성공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능이 높아서 말이 통하는 몬스터라고 해도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된 것처럼 인간을 적대했다.

온갖 방법을 전부 동원해도 조금의 길도 들일 수가 없었다.

몬스터를 길들이는 방법은 바로 몬스터 테이머 클래스를 가진 헌터의 스킬, 단 하나뿐이었다.

헌터와 몬스터 연구에 이골이 난 미국마저도 포기 선언을 하면서 몬스터 길들이기 연구는 사라졌다.

그 정도로 지독한데 보스 몬스터인 블러디 메리와 대화가 될 리가 없었다.

‘흠, 방법은 딱 하나뿐인데.’

요한 자신의 언데드로 삼는 것이었다.

하지만 뱀파이어는 영혼이 없었다.

시체도 불타 버리고 영혼도 남지 않았다.

‘에라이, 모르겠다. 일단 죽이자.’

답답할 때는 간단하게 생각하는 게 최고였다.

보스 몬스터는 사냥한다.

더 뭐가 필요하겠는가?

“가, 류페이.”

“으하핫. 가자, 본 스파이더!!”

쾅광쾅-!

거대한 덩치의 본 스파이더의 묵직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막아라!!”

“여왕 폐하를 위하여!!”

블러디 메리를 지키는 뱀파이어들이 일제히 앞으로 쏟아졌다.

"......."

기세가 좋은 그들과 달리 블러디메리는 여전히 일어선 채로 입술을 씹고 있었다.

불안한 표정이었다.

“캬아아!!”

뱀파이어 3마리가 동시에 뛰어올랐다.

쾅-!!

그런 3마리의 뱀파이어 머리 위로 그림자가 일더니 본 스파이더가 발로 그대로 찍어 버렸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불에 타며 사라졌다.

“크윽!”

“강하군.”

“하지만 우리 곁엔 여왕 폐하가 계신다. 싸워라, 그리고 이겨라!!”

뱀파이어들의 사기는 여전히 높았지만, 압도적인 힘의 차이는 사기가 높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었다.

“으하하핫!!”

언제 뚱했냐는 듯이 류페이는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본 스파이더를 조종해 뱀파이어를 하나, 둘 불태웠다.

쾅-!

마지막 1마리의 뱀파이어마저 본 스파이더의 공격에 불타 사라졌다.

"......."

풀썩.

‘뭐야, 싸울 의지가 없나?’

오만하던 블러디 메리는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더는 전투 의지가 없어 보였다.

“뭐야, 벌써 포기한 거야?”

오만한 것으로 따지자면 요한도 블러디 메리 못지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오만한 건 요한이 유일했다.

블러디 메리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

“……어떻게 그걸 네가 다루는 거지?”

“응?”

“어떻게!!”

거의 악을 썼다.

블러디 메리의 표정은 진지했다.

“네가 뭔 상관이야. 그냥 조용히 죽을 녀석이.”

“살려다오.”

“응, 뭔 헛소리야. 너처럼 좋은 경험치 덩어리를 왜 살려 줘. 귀찮아.”

죽이면 편했다.

그리고 살려 둘 이유도 없었다.

“그냥 죽어.”

“자, 잠깐!”

“뭔데 왜?”

“날 살려 주면 정보를 주겠다.”

“필요 없어.”

“뭐, 뭐?”

정보 덕후인 요한으로선 의외의 선택이었다.

“정보는 내가 알아서 얻을 테니까. 그냥 목이나 내놓으세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듯이 그는 몬스터와 협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와 협상할 수 있는 대상은 몬스터가 아니라 언데드였다.

사무엘을 살려 준 건 협상 대상이 아니라 항복한 데다 그의 능력 또한 필요했기에 밑에 두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블러디 메리는 충성심을 기대할 수 없는 상대.

왜냐고?

[블러디 메리 충성도 기대 0%.]

분석 프로그램이 명확히 알려 줬기 때문이다.

“그냥 죽어.”

“아, 안 돼!!”

블러디 메리는 죽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 쳤지만, 언데드 군단의 총 공격에 결국, 목숨을 잃어야 했다.

“두고 보자!!”

꺄아아악-!

온몸이 불에 타며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응?’

그런데 블러디 메리의 몸에서 의외의 현상이 발생했다.

31장. 영국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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