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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40화 (140/250)

14화

요한이 이쪽으로 온다고 해도 그들과 바로 만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전에 공개 인터뷰가 있을 예정이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는 이미 전 세계의 방송국이 관심이 있었다.

어떻게든 중개권을 따내기 위해서 몇 개의 방송사는 사장까지 직접 나섰다.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하아, 젠장. 왜 하필이면 김요한 헌터가 베트남에서 이런 사고를 쳤냐고!!”

K 방송국 국장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요즘 한국은 이렇다 할 뉴스거리가 별로 없었다.

물론 일반적인 사건/사고 뉴스야 끊어질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뉴스거리는 시청자를 빨아들이고 며칠이고 화자가 되는 특종이었다.

‘확실히 김요한 헌터가 베트남에 집중하고 나서부터 뉴스가 심심해졌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사건/사고는 매번 똑같이 발생하는데 요한이 관련되어 있으면 뭐든지 빅히트를 치기 일쑤였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한국에도 스카이 포탈이 2개나 있는데. 왜 굳이 베트남까지 가서……."

최근 한국은 세종시 말고도 부산, 마산 앞바다에 스카이 포탈이 생겨났다.

창원 내륙 쪽은 그나마 피해가 적었지만, 해안가 쪽은 그야말로 초토화된 상황이었다.

그래도 8도 중에서 서울/경기 다음으로 단합력이 좋고 세력이 강한 영남 연합이 어떻게든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어쨌든 K 방송사는 사장의 명령으로 보도국 국장, 부국장이 전부 베트남으로 파견됐다.

무조건 어떻게든 독점 중개권을 따오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독점 중개권이 어려우면 어떻게든 인터뷰라도 따오라는 게 특별지시였다.

“후우, 걱정입니다. 김요한 헌터는 한국에 있을 때도 감히 접근하기 힘든 사람이었는데. 전 세계 모든 유명인이 모여 있는 것 같은 이곳에서 어떻게 하죠?”

“어떻게든 해 봐야지. 안 되면 사장님한테 개처럼 까이겠지만.”

“벌써 까일 생각입니까.”

“어쩌겠어. 김요한 헌터는 언론 쪽과 딱히 친하게 지내지 않잖아.”

“하긴, 그렇죠.”

언론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지는 헌터면서도 언론과는 그다지 연관성이 없었다.

동생 쪽을 노려보고 싶어도 러셀매니지먼트에서 그 비싼 헌터 경호원까지 붙여주면서 그쪽도 감히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그들로썬 몇 없는 이런 행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

***

겨우 인터뷰 하나 중개하는 데 막대한 금전이 오갔다.

요한은 이번에도 막대한 수입을 올린 것이었다.

인터뷰는 토크 쇼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반갑습니다, 김요한 헌터님.”

“아, 네. 반갑습니다.”

인터뷰 진행은 대한민국의 국민보이자 곤충 별명으로 유명한 유재민이었다.

유재민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요한이 그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헌터가 되기 전의 그의 취미는 TV 시청이었고 유재민은 그가 제일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실물로 뵙는 건 처음인데. TV로 뵌 것보다 훨씬 더 멋있으신 거 같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유재민 씨를 이렇게 직접 보게 되어 영광입니다.”

시니컬한 요한이지만, 이 말만큼은 진심이었다.

제삼자가 보기엔 요한과 유재민은 감히 비교할 급이 아니었다.

비록 유재민은 대한민국 최고의 국민 MC 소리를 듣고 연예 대상 11회 연속 수상한 자타 공인 최고의 예능인이라고 하더라도 요한이 가지는 위상의 1/1,000도 아니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들 입장이었다.

요한에게 유재민은 어려웠던 시절 그에게 많은 웃음과 위로가 되어주었던 연예인이었다.

지금 위치가 달라졌다고 해서 그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할 만큼 요한은 쓰레기가 아니었다.

좋아하던 연예인을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하하핫, 김요한 헌터께서 저에게 영광이라고 해주시다니. 그야말로 가문 대대로 영광이네요. 우리 사진 1방만 찍을까요?”

“오, 저야 좋죠. 인터뷰 끝나면 사인도 좀 해주세요.”

“이거, 정말 제 팬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시군요. 요한 헌터님이 요구만 하면 어떤 연예인도 감히 사인을 거부할 수 없을 텐데요.”

“푸핫, 제가 그렇게 일일이 연예인 사인을 받을 만큼 성실하지도 않고, 딱히 그만큼 좋아하는 연예인도 없어서요.”

“오, 그러면 혹시 좋아하는 걸그룹이나 여배우는 없으십니까. 요즘핫한 걸그룹이나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미모의 여배우분들이 참 많은데 말이죠. 아 참, 최근엔 할리우드 최고의 미녀 배우인 최수빈 양이 김요한 헌터를 이상형으로 꼽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선 할 말없으신가요?”

“아, 그 최수빈 배우가요?”

“네, 아시는군요?”

“당연하죠. 제가 헌터가 되기 전에만 해도 취미가 주말마다 예능, 드라마, 영화 몰아 보기였는데요.

인기 배우인 최수빈 씨라면 좋아하는 작품도 여러 개 있습니다.”

“오오, 그렇군요. 그런데도 별 감흥이 없으신가요?”

“네, 뭐. 딱히. 제가 누굴 막 좋아하고 그런 성격이 아니라서요.”

“호오?”

‘역시 리액션이 좋네.’

요한은 TV에서만 보던 과장된 리액션이 눈앞에서 펼쳐지자 재밌었다.

유재민은 전 세계 생중계되는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긴장하지 않고 유려하게 진행을 했다.

처음부터 스카이 포탈에 관해서 묻지 않고 천천히 인터뷰 분위기에 적응하도록 도와주었다.

처음엔 딱딱했던 인터뷰 분위기도 서서히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본론에 들어가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안 괜찮을 게 뭐 있겠어요. 애초에 그러려고 모신 건데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꿀꺽-.

이번 인터뷰의 중요성은 정말 100번 말해도 부족했다.

인터뷰를 촬영하러 온 제작진들조차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첫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드디어 역사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마치 〈100분 토론〉을 보는 것 같은 긴 인터뷰였다.

전 세계가 주목했고 시청률은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높았다.

간신히 독점중계권을 따낸 K 방송국은 그야말로 축제 현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과 달리 인터뷰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디테일은 확실히 달랐지만, 최초보도했던 큰 틀에선 변화가 없었다.

“정리하자면, 클리어된 스카이 포탈은 일종의 새로운 국가나 마찬가지군요?”

“음, 국가란 개념은 아닙니다.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것에 더 가깝네요. 사회 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아시잖아요. 옛날 유럽이 신대륙인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처럼요.”

“아……."

유재민은 이제야 제대로 감을 잡을 수가 있었다.

‘부럽다.’

그는 진심으로 헌터가 부러웠다.

잘 나가는 MC로써 1년 수익이 50억이 넘는 그였다.

거기에다가 대한민국 최고의 MC로 활약하며 엄청난 유명세까지 있었다.

어지간한 헌터와 비교해도 전혀 꿀릴 게 없었다.

하지만 지금 부러움은 순수한 감정이었다.

‘새로운 대륙을 개척하고 탐험하는 건 모든 남자의 꿈과도 같은 일이잖아.’

그는 연예인이 된 이후 처음으로 헌터란 직업이 부러워졌다.

두근두근.

모험한다는 상상만 해도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꿀꺽-!

“혹시 그러면 이곳에 열린 어……."

“이곳은 이제 다크 엘프 포탈로 운영될 겁니다. 포탈 안엔 다크 엘프와 캉구스라는 몬스터가 5:5의 세력을 이루고 있지만, 인간과 교류를 할 정도로 문명과 지능이 있는 건 다크 엘프니까요.”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다크엘프 포탈은 이후 어떻게 운영되는 겁니까?”

이 질문이 나오자 이곳에 방문한 헌터 전원이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요한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 가에 따라서 대세가 변할 수도 있었다.

“일단 기본은 러셀 길드에서 저를 대신해서 운영할 겁니다.”

“아, 러셀 길드라면 요한 헌터님이 몸담은 그곳을 말하는 건가요?”

전 세계 어디에나 송출되는 인터뷰였다.

유명한 사실이라고 하나,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친절하게 일일이 설명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네, 맞습니다.”

“그렇군요. 아, 조금 전에 일단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기본적인 운영방식은 제가 정하고 그 운영방식을 기초로 해서 러셀 길드에서 운영할 겁니다.”

“아아, 그렇군요. 혹시 간단하게라도 어떻게 운영될지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말 그대로 간단합니다. 러셀 길드가 다크 엘프 포탈에 들어가는 길드를 철저하게 관리할 겁니다.

신고서도 작성해야 할 테고, 물품점검도 꼼꼼하게 받아야 할 겁니다.

이용할 수 있는 길드 숫자도 제한적일 테고 물품에 관세도 붙겠지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네요.”

으쓱.

“뭐, 제 마음이니까요.”

“그렇군요.”

1시간 정도 인터뷰가 더 진행되었다.

정말 많은 사실이 전 세계로 전파를 탔다.

이 정보만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수고하셨습니다. 요한 헌터님.”

“하하, 수고는 무슨요. 인터뷰 1번 하려고 베트남까지 와주신 유재민 씨가 더 수고하셨죠.”

둘은 웃으며 악수를 하였다.

서로 TV에선 많이 봤지만, 직접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초면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인터뷰도 끝났는데, 간단하게 식사나 하시죠. 베트남까지 오셨는데 제가 쏘겠습니다.”

요한답지 않게 먼저 다가가 친근하게 굴었다.

“아, 그래도 되겠습니까?”

유재민이 힐끔, 제작진을 돌아보았다.

아주 잠깐의 행동이었지만, 헌터인 요한이 못 볼 리가 없었다.

“그럴 게 아니라, 다들 같이 가시죠. 제가 한번 제대로 쏘겠습니다.”

“오오오!!”

“요한 헌터님. 짱!!”

“와아아아!!”

“하하, 역시 S급 헌터시라 그런가, 통이 화끈하시군요.”

“자자, 가시죠. 제가 자주 가는 호텔에서 제대로 대접해드리겠습니다.”

“오오, 호텔!!”

요한에게 밥을 얻어먹는 것도 영광이었는데 호텔에서 사준다니 난리가 났다.

그렇게 다들 호텔로 향했다.

“김요한 헌터님 오셨습니까!”

호텔에 도착하자 최고 지배인이 나와서 허리를 90도로 깍듯하게 굽혔다.

“전화는 받으셨죠?”

“예, 준비 중이고 거의 다 됐습니다. 10분 안에 끝날 예정입니다.”

“잘 부탁해요.”

“예, 감사합니다!”

다낭의 한인들 사이에서 요한은 영웅이었다.

스카이 포탈의 등장으로 망할 뻔한 그들이었지만, 요한이 이곳에서 휴양을 즐기면서 막대한 돈을 뿌려댔다.

덕분에 여유로울 정도는 아니어도 당장 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한인들은 힘들더라도 요한을 믿고서 다른 곳에 가지 않았다.

덕분에 다른 매장을 싼값에 인수할 수 있었고 버티다가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현재도 그렇고 장래도 밝았다.

다낭은 이제 세계 최초로 이종족과 교역하는 도시가 될 테니까.

전 세계에서 헌터와 기업들이 몰려올 일만 남았다.

벌써 땅을 사기 위한 투기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절망과 마주해야 했다.

“뭐야 이거?”

“왜 땅의 매물이 없어?”

“10배라도 줄 테니까, 팔라고!!”

“아니, 거참. 팔고 싶어도 땅이 없다니까!!”

부동산 중개인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배달받은 자장면으로 늦은 아침을 먹으며 닦달해대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버럭 화를 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땅이 없다니요. 저 많은 땅은 누구 겁니까!”

“아, 거참. 여기서 저기까지 싹다 김요한 헌터 땅이요!!”

“뭐, 뭐요?!”

"......."

투기꾼들은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이름의 등장에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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