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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12화 (112/250)

11화

그렇게 요한은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런 요한을 찾아온 한 무리가 있었다.

“뭐라고?”

“아, 저, 그게…… 베트남의 민간 기업 사장 몇 명이 헌터님을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민간 기업 사장? 그들이 여기까지 왔다고?”

“예."

요한의 아지트가 된 곳은 (구)바나 힐이 있던 지역으로 해발 1,500m짜리 바나산 꼭대기에 있었다.

물론, 스카이 포탈 사태로 박살이 난 케이블카는 이미 복구가 된 상태였다.

당장은 스카이 포탈 사태가 끝났다고 하지만, 사정을 정확히 모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곳을 몬스터에 대항할 힘이 전혀 없는 일반인 무리가 직접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회사의 사장이란 사람들이?'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들이 사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위치에 있는 건 아니었다.

베트남은 공산 국가로 100대 기업 대부분이 국영 기업이고 GDP의 1/3이 국영 기업에서 나올 정도로 국영 기업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였다.

그러다 보니 민간 기업 사장인 그들은 대단한 위치의 사람들이 아니었다.

‘뭐, 그렇다고 나쁜 건 아니지만.

그들이 나한테 원할 게 있나?’

그는 사업가들이 만나기를 원하는 특별한 기업을 운영한다던가 베트남 정부에 위임을 받은 것도 없었다.

그저 대가를 받고 바나산 주변 도시를 스카이 포탈로부터 지켜 주는 헌터일 뿐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요한이 일반인 따위보다 지위가 낮은 건 아니지만 말이다.

“어떻게 할까요?”

기존 통역은 이곳에 없었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일반인이 이곳에 있다면 언제라도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미쳐 버릴 테니까.

때문에, 요한의 통역은 러셀 길드 소속 베트남어가 가능한 하급 헌터로 교체되었다.

그 통역 헌터가 물었다.

“흠, 일단 다 들어오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곧 민간 기업 사장들이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김요한 헌터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민간 기업 사장단 대표인 뤽쑤언흥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대표라고 소개한 남자는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

“그래서, 이렇게 여러분들이 직접 저를 찾아온 이유가 뭡니까. 제가 딱히 이곳에 계신 사장님들과 인연을 맺은 게 없을 텐데요?”

“실례가 되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김요한 헌터님과 저희 모두에게 좋은 제안을 하나 해 보고자 실례를 무릅쓰고 온 것이니 부디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십시오.”

“제안이라…… 뭐, 딱히 끌리지는 않지만, 말씀은 해 보세요.”

요한은 헌터였지 사업가가 아니었다.

돈이야 원할 때 얼마든지 벌 수가 있으니 사업가들이 하는 이야기엔 별다른 흥미가 없는 게 당연했다.

“김요한 헌터님께서 지금까지 획득한 모든 마석을 아직 판매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요?”

“그리고 곧 스카이 포탈로 가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딱히 부정은 하지 않았다.

주변에 막 떠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새어 나가면 안 되는 비밀은 아니었으니까.

“지금까지 획득한 마석과 지금부터 획득할 마석 전량을 저희가 구매하고 싶습니다.”

피식.

“겨우 그거?”

시시했다.

마석은 팔 곳이 너무 많아서 탈이지 팔 곳이 없어서 고생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왜 당신들에게 팔아야 할까요. 사겠다는 사람은 차고 넘치는데.”

물론 한국은 합법적인 루트는 협회뿐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협회와 정부를 겸하는 국가.

그 때문인지 마석은 자유롭게 헌터가 원하는 기업에 팔 수가 있었다.

그래서 베트남 대부분 기업은 마석을 취급했다.

그리고 마석 가격도 지역마다 조금씩 달랐다.

지역마다 다르다 보니 비싸게 팔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직접 가는 헌터도 있을 정도였다.

요한의 말에 뤽쑤언흥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저희는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기존 가격의 11%를 더해서 전량 구매할 생각입니다.”

“그게 다는 아니겠죠?”

“예, 물론입니다. 제가 듣기론 김요한 헌터님께선 부동산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습니다.”

“호오?”

부동산 이야기가 나오자 흥미가 생겼다.

그들의 말대로 요한은 부동산에 꽤 흥미가 많은 편이었으니까.

특히 해외 휴양지 부동산엔 더더욱.

“그래서 일정 물량이 차면 저희 컨소시엄이 보유한 부동산 중에서 김요한 헌터님이 원하시는 지역의 부동산을 50% 가격에 매각하겠습니다.”

베트남 부동산은 돈이 있다고 무조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베트남 회사에서 협조적으로 나온다면 못 할 것도 없었다.

“흠……."

요한은 잠시 고민을 해 보았다.

어떤 게 자신에게 더 큰 이득이 될지를 말이다.

하지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뭐,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감사합니다!!”

뤽쑤언흥을 비롯한 사장단은 동시에 90도로 허리를 굽혀서 인사했다.

"됐다!!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김요한 헌터의 마석 획득 능력은 1개 길드 수준이라고 했지. 그리고 최초로 스카이 포탈의 공격을 막아낸 실력자. 그와 독점 계약은 우리 민간 기업이 국영을 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민간 기업이 아무리 노력해도 정부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는 국영기업과 정정당당한 경쟁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베트남이 민주 사회도 아니고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였으니까.

“뭐, 나머지 계약 관련해선 러셀매니지먼트와 합의하도록 하세요.”

“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단은 몇 번이고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고 또 인사했다.

그렇게 사장단은 정식 계약을 하기 위해서 물러갔다.

“왜 저래?”

루펜이 뚱한 표정으로 요한에게 물었다.

다크 엘프인 녀석은 이런 물질적인 거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뭐, 인간끼리 하는 일종의 약속이지. 신경 쓸 거 없어.”

“헹!”

루펜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언제 갈 건데?”

불퉁한 표정으로 묻는 루펜.

그런 루펜을 보는 요한의 눈엔 불쾌함이 깃들었다.

움찔.

루펜은 그런 요한의 눈빛에 살짝 몸을 떨어야 했다.

푹- 벅벅!

“에엑, 뭐 하는 짓이야!!”

하지만 곧 요한은 큰 손바닥으로 루펜의 머리를 누르고 문질렀다.

“꼬마 주제에 뭐 이렇게 기분 나쁘게 잘생겼어?”

“뭐?”

“에잇, 더러워서!”

사실 요한이 루펜을 불쾌하게 본건 얼굴 때문이었다.

정확한 나이는 몰라도 인간 기준으론 약 10살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 루펜이었다.

하지만 그런 꼬맹이 주제에 전 세계 어느 남자 배우보다 잘생긴 외모를 소유하고 있었다.

물론 피부색이 갈색이다 보니 그 부분에서 약간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지만, 피부색을 초월하는 미의 소유자였다.

그러다 보니 평범하게 생긴 요한으로선 시기, 질투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꽈악-!

“으각!”

녀석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이거, 놔. 바보 인간아!!”

퍽퍽-!

잠시 긴장이 빠진 루펜이 주먹까지 휘두르며 반항했다.

하지만 힘이 부족한 소년이다 보니 녀석의 주먹은 큰 타격을 입힐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장난을 친 요한은 녀석의 볼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곧 갈 거니까. 너무 빳빳하게 굴지 마.”

“……알았어. 조금만 더 서둘러 줘.”

“그래, 그래.”

지금 루펜에겐 믿을 수 있는 존재는 요한뿐이었다.

***

마지막으로 요한은 유나를 만나고 나서야 준비를 끝마칠 수가 있다.

“이제 가는 거야?!”

“그래, 이제 본격적으로 원정 시작이다.”

“얏호!”

펄쩍-!

루펜은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뻐했다.

‘쓸데없이 잘생긴 녀석.’

절레절레-.

부러울 따름이었다.

“가자.”

"네!”

요한은 스카이 포탈 바로 아래에 서서 마나를 손바닥에 모아 하늘로 쏘아 올렸다.

그러자 스카이 포탈이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빛의 기둥 하나가 요한을 직격했다.

“크흡!”

동시에 심한 멀미가 나면서 아주 잠시 정신을 잃었다.

아주 잠깐 기절하는 것이었기에 바로 정신이 들었다.

“크흡!”

처음보단 나았지만, 그래도 정말 역겨운 느낌이 아닐 수가 없었다.

“끄응, 젠장.”

어쨌든 스카이 포탈에 들어온 요한은 곧바로 언데드 군단을 일으켰다.

구궁- 구궁-!

“으어어어.”

딱딱.

[까하하하. 요한, 또 전투야?]

하늘은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돌며 등장했다.

“아, 이번엔 제대로 된 원정이다.”

[킥킥, 생명을 빼앗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밴시.”

왼손에 턱하니 놓인 류페이의 머리도 살벌했다.

‘그래, 녀석들이 쾌활해 보여도 언데드는 언데드지. 살벌한 언데드.'

“으으으.”

갑자기 루펜이 몸을 떨었다.

“뭐야, 갑자기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 아냐.”

“이상한 녀석.”

하지만 루펜의 떨림은 여전했다.

‘이, 이런 괴물들을 아무렇지 않게 다루다니…….'

사실 요한은 워낙 익숙한 일이라 느끼지 못하겠지만, 그가 언데드군단을 불렀을 때의 위압감은 어마어마했다.

물론 100% 완벽한 언데드 군단은 아니었다.

시체 수납 스킬로 부를 수 있는 언데드 수는 명확했으니까.

물론 시체 제공 스킬까지 사용하면 어느 정도 극복은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요한은 시체 제공 스킬은 비상용으로 분류해 두었다.

어차피 사냥하며 늘릴 수 있는 시체를 굳이 비축분까지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루펜은 그런 언데드 군단이 내뿜는 기운에 몸이 떨리는 것이다.

‘진짜 괴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괜히 괴물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다.

“자, 얘들아. 가즈~아!”

“가~즈아!”

요한의 말버릇을 꽤 따라 하는 류페이의 후창과 함께 언데드 군단은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척척척-!

‘이 정도 군세라면 우리 종족이 구원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루펜은 정말 오랜만에 희망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흠…….'

그러거나 말거나 요한은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면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어째 요즘은 네크로맨서라기보다는 다시 프로그래머로 돌아간 거 같아.'

그의 클래스는 네크로맨서이긴 했지만, 그가 S급 헌터가 된 것은 네크로맨서 클래스 자체라기보다는 프로그램이라는 특성 덕분이었다.

물론 레벨링 자체는 희생 성장의 덕이 컸다.

그러나 그 희생 성장 자체도 프로그램 특성 덕분에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가 강령술로 네크로맨서 영혼까지 불러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그의 힘의 원천은 프로그램이었다.

거기에다가 그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출신, 그쪽에 더 손이 많이 가는 게 당연했다.

때문에, 현재 그는 이번에도 특성으로 어플 하나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중이었다.

‘특히 넓은 던전 돌 때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지.’

지금까진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스카이 포탈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결국 만들어 낸 것이었다.

‘바로 미니맵!!’

물론 지금은 대부분 지형이 완전히 깜깜이였다.

하지만 그가 직접 밟은 땅 주변으론 저절로 지도가 만들어지는 특수한 어플이었다.

‘얼마나 이곳에 있어야 할지 모르는데. 이런 지도 어플은 필수지.

만드는 데 개고생했지만, 그만큼의 보람이 있는 어플이니까.’

이런 복잡한 포탈 내부에서 지도 없이 돌아다니는 건 자살행위였다.

지도 어플은 스카이 포탈 때문에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든 타이밍 좋게 완성할 수가 있었다.

“인간!!”

그때 루펜이 요한을 다급하게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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