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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11화 (111/250)

10화

블랙 헌터의 습격 사실은 굳이 비밀로 하지 않았다.

요한은 곧바로 베트남 다낭 시장을 불러서 호통을 쳤다.

“제가 지금 다낭을 넘어서 베트남 전체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블랙 헌터 따위가 와서 도적질이라니요!!”

“죄, 죄송합니다. 저, 저희가 그게……."

“뭐요. 그게 뭐요!!”

“……죄송합니다.”

여전히 공산 국가인 베트남이라 정부 관료란 무소불위의 권력가였다.

더 높은 정치인이 아니고서야 다낭에선 최고 권력자인 그가 시장이 된 이후 처음으로 가차 없이 깨지고 있었다.

“이 문제를 총리께 말씀드리면 어떻게 될지 알고 있겠지요?”

“제, 제발......!! 그, 그것만은!!”

천하의 다낭 시장이 두려워하는 건 역시 더 높은 권력자였다.

지금 베트남 총리는 요한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

만약에 이번 일로 요한과의 계약이 어그러지면 그 분노를 자신에게 돌릴 수가 있었다.

“제, 제가 어떻게 하면 용서해 주시겠습니까?”

“용서라…… 흠, 저는 용서라는 걸 별로 안 좋아하지만. 시장님이 정 원하신다면 조건이 있긴 있지요.”

“마,말씀만 하십시오.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뭐, 별거 아닙니다. 제가 요즘에 해변을 참 좋아해서요.”

“해, 해변 말입니까?”

“예, 해변요.”

“……알겠습니다.”

시장은 결국, 다낭의 자랑이자 관광의 꽃인 해변 중 일부를 요한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피에 피가 나도록 아까운 일이었지만, 시장의 목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잘 쓰겠습니다. 하하하!”

“……잘 부탁드립니다.”

“뭘요. 제가 빨리 스카이 포탈을 해결해야 다낭이 관광지로 부활할 텐데 말이죠.”

현재 다낭은 관광 산업이 거의 올스톱이었다.

유명한 휴양지였지만, 스카이 포탈이 생성된 이후 관광객이 눈에 띄게 급감하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동안 다낭은 포탈이 생겨나기 전부터 유명 관광지였고 포탈이 생겨난 이후에도 주변에 아무런 위협이 없었기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포탈 시대 이후로 최악의 사태라 불리는 스카이 포탈이 다낭 하늘에 떡하니 생겨났으니 요한의 비호로 안전하다곤 하지만, 관광객들은 목숨을 담보로 여행을 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기존 다낭 거주자마저도 떠나려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다낭 경제의 가장 큰 축인 한국인 자영업자들의 혼란이 가장 컸다.

“저, 요한 헌터님.”

"예."

“혹시 가능하시다면, 다낭 내의 한국인 주민들 좀 다독여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예, 제가 왜요?”

“아니, 그게…… 지금 다낭에서 저들이 떠나면 경제 다 죽습니다.

같은 한국인이고 김요한 헌터님은 유명인이시니……."

“이상한 논리군요. 엄연히 저와 자영업자들은 타인입니다. 제가 간섭할 이유는 전혀 없어요.”

“제, 제발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현재 다낭의 노동 경제는 한국인이 꽉 잡고 있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한국인이 이주해 와 가게를 열고 그 가게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노동자들은 어림잡아 10만 명은 넘었다.

인구 100만 중에서 10만이면 적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부양가족까지 생각하면 노동 경제의 축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들이 한꺼번에 실업자가 된다면?

다낭은 다시는 복구할 수 없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었다.

자영업자들은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곳으로 가 새로 시작하면 그만이지만,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는 건 다낭 경제를 책임지는 시장으로선 절대 막아야 하는 일이었다.

“이거, 이거. 또 관련 보상에 대해서 협의를 해야겠군요.”

“……살살 부탁드립니다.”

“하하하, 누가 보면 제가 잡아먹는 줄 알겠습니다.”

‘더하거든!!’

평생의 정치 인생 중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장은 눈을 감고 인내했다.

‘김요한 헌터의 협조가 없으면 다냥은 망해!’

다낭이 망하면 그 책임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그는 총리가 되는 것이 목표인 야망이 있는 남자였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다소 치욕스럽더라도 정치는 살아남는 게 가장 중요했다.

결국, 요한은 그가 소유한 해변이 보이는 가장 전망 좋은 곳의 땅에 규제를 풀고 초호화 저택을 지어 주는 것으로 협상을 했다.

‘어떻게 한 푼을 안 내냐. 돈도 많으면서!!’

다낭 시장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 협상에선 요한이 절대적인 갑이었으니까.

요한은 쿨하게 곧바로 다낭 한 회에 출석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헌터가 방문했다는 소식에 없는 시간까지 쪼개서 한인 회관으로 모였다.

그 자리에서 요한은 연설했다.

“존경하는 한인 여러분. 최근 힘든 것 잘 압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스카이 포탈이 비록 우리를 위협하더라도 제가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는바. 절대 저들이 우리에게 손가락 하나 대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아!”

“김요한! 김요한! 김요한!!”

어떻게 보면 삼류 정치인이 할만한 연설이었다.

하지만 그런 연설이라도 누가 하냐에 따라서 급이 달랐다.

대한민국 최고의 S급 헌터의 연설이다 보니 한인들은 열광했다.

‘뭐, 연설 한 번 하고 악수 좀 하고. 초호화 저택 한 채면 남는 장사지.’

돈이 정말 많은 그였지만, 그렇다고 공짜를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돈이 많아도 공짜는 언제나 환영이었다.

“아이고, 아이고. 김요한 헌터님.

저희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요한의 앞으로 한인회장이 다가왔다.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스카이 포탈인지 뭔지가 나오고 장사가 어려운데. 이렇게 김요한 헌터님께서 직접 다독여 주시니 힘이 납니다. 하하!”

“하하, 그런가요?”

‘뭐, 그게 내가 원하던 것이니까.’

딱히 다른 노력 없이도 원하는 것을 들어주니 흡족할 따름이었다.

‘초호화 저택은 베트남 별장으로 삼아야겠다.’

한국인답게 부동산에 관심이 참 많았다.

거기에다가 지금 베트남 부동산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관광지가 관광지로써 메리트가 사라지자 바닥이 어디인가 싶을 정도로 떨어지는 중이었다.

괜찮은 매물은 요한이 조용히 모으고 있었다.

꽤 많은 땅이 요한의 소유로 되어 가고 있었다.

‘나야 뭐, 스카이 포탈이 큰 위협은 아니니까.’

이게 바로 정보 독점의 무서움이었다.

다들 스카이 포탈의 등장에 두려워하는 데 반해서 스카이 포탈에 대해서 잘 아는 요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포탈이다.’

덕분에 더 적극적으로 부동산 매집에 나섰다.

은밀하지만, 어쨌든 이런 행동덕분에 다낭의 부동산 하락은 조금 둔화하였다.

***

“도대체 언제 갈 건데!!”

다크 엘프 소년 루펜은 빽백 소리쳤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스카이 포탈로 들어가 동족을 구원해 주길 원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바람과는 달리 요한은 느긋했다.

“아. 거참, 더럽게 땍땍대네. 조금만 더 기다려 봐. 정보도 부족하고 나도 준비가 좀 필요하단 말이야.”

준비는 언제나 필요한 일이었다.

상대는 차원을 지배할 정도의 괴물.

준비는 얼마를 해도 부족했다.

요한은 땍땍대는 루펜을 무시하고 자신의 상태창을 띄워 보았다.

[김요한]

[레벨: 328]

[직업: 네크로맨서]

[특성: (프로그램) / (A.I) / (희생 성장) ]

[스탯]

힘: 30.27. 민첩: 29.55. 체력: 32.23. 지능: 64.01. 지혜: 75.11.

[스킬]

네크로맨시 Lv.75저주 Lv.55시체 마스터리 Lv.59본 아이덴티티 Lv.67정밀 분석 프로그램 Lv.4소울 마스터리 Lv.57강령술 Lv.9키메라 제조술 Lv.3

‘확실히 속도가 아주 느려졌어.’

그의 미친 성장을 이끌었던 희생 성장의 효과가 끝이 났다.

‘흠, 그렇다면 특성을 바꿀 수 있을까?’

속도가 느려진 순간 희생 성장은 필요 없는 특성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음…….'

“아, 쫌!!”

루펜은 여유로운 요한이 답답할 따름이었다.

“야.”

“왜?”

“이럴 시간에 너도 좀 강해져라.”

"뭐?"

“그렇잖아. 너도 결국, 다크 엘프고 전사잖아?”

“그, 그렇지.”

“언제까지 나한테만 매달릴래.

물론 네가 부탁한 일은 충실히 수행할 거야. 근데 너도 짐은 되지 말아야지.”

“……그래, 맞아.”

루펜은 할 말이 없었다.

요한이 한 말은 틀린 게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너도 쟤들 틈에 껴서 싸워. 너의 의지를 보여 주란 말이야.”

“으으, 알았어. 나한테 맡겨!!”

스릉-!

루펜은 쌍검을 들고 언데드 틈으로 들어갔다.

현재 요한은 다낭에서 좀 떨어진 자신 소유의 포탈에 들어와 사냥중이었다.

“그어어어.”

“어어어.”

콰드득-! 콰드득-!

언데드 군단이 포탈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수준 차이 덕분에 요한은 포탈 한가운데서도 귤을 까먹으며 유유자적 생각에 빠질 수가 있었다.

‘이게 네크로맨서의 철저한 장점이지.'

느긋하게 움직이면서 보스만 빼고 무한 사냥 중이었다.

다른 클래스가 성장에 한계가 생기면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한은 그 정체를 네크로맨서만의 무식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다.

‘포탈 전체에 언데드 군단을 뿌려 버린다.’

요한의 지휘력은 사라지겠지만, 이성이 있는 언데드를 중간 지휘관으로 배치하면서 그 문제점을 일부 해결했다.

만약에 이 일이 수준에 맞는 던전이었다면 위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 던전은 요한의 수준엔 상당히 쉬운 곳이었다.

굳이 직접 지휘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냥할 수 있었다.

오히려 우르르 몰려다니는 게 시간 낭비였다.

희생 성장 특성은 효과가 떨어졌지만, 네크로맨서 특유의 미친 성장력이 있었다.

“키르륵!!”

‘응?’

그때 요한의 주변에서 몬스터 2마리가 나타났다.

이곳 던전은 베트남의 포탈답게 정글 컨셉이었다.

2족 보행의 날개가 크고 양손이 칼날로 되어 있는 벌레들이 색깔별로 등장했다.

그 색깔에 따라서 특성도 천차만별이었다.

요한의 앞에 나타난 벌레는 보라색이었다.

‘물리 특성의 공격과 방어력이 고루 분배된 녀석이란 뜻이군.’

일반적인 공격대에겐 까다로운 상대였다.

‘으싸.’

툭.

요한은 앉아 있던 바위에서 내려왔다.

“몸이나 좀 풀어 볼까?”

너무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다리에서 쥐가 다 날 지경이었다.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힘, 민첩, 체력 스탯의 성장이 둔화하기 마련이었다.

“칼.”

척-.

스켈레톤 1기가 곧바로 들고 있던 마검 요룬을 건넸다.

요한의 옆엔 늘 비무장 상태의 짐꾼 스켈레톤 워리어가 함께했다.

‘짐꾼 특화 스켈레톤을 언젠가 꼭 만들어야 할 텐데…….'

할 일도 많은데 연구할 것도 산더미였다.

‘본 스피어!!’

촤악-!

“키르르륵!!”

요한의 스킬에 벌레들이 우후죽순 찢겨나가기 일쑤였다.

***

요한은 거의 나흘 내내 포탈 안에서 사냥, 사냥 또 사냥했다.

하지만 조금도 지치거나 체력 소모는 없었다.

‘정말, 단순 성장만으로 보면 네크로맨서는 OP 중에서 OP야.’

이젠 진짜 본격적으로 움직일 차례였다.

23장. 다크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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