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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00화 (100/250)

24화

“아, 음. 그 전에 지금부터 나누는 대화는 비밀로 해 주실 수 있겠죠?”

“아, 예. 물론입니다.”

‘재계약 문제가 아니었나?’

솔직히 그는 재계약 문제라고 생각했다.

계약 기간이 약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그의 연봉은 솔직히 지금 팀 상황을 생각하면 비싼 편이었다.

보통 팀이었다면, 연봉이 비싼강철곤을 팔거나 방출하고 연봉이 저렴한 신인을 뽑았을 것이다.

그게 가성비가 좋았으니까.

하지만 (전)안산 F 클럽은 딱히 야망이 없었다.

어차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보니 안산이란 도시를 흥보하고 이미지 작업에 더 열을 올리다 보니 베테랑 존중 차원에서 연봉 인상은 하지 않더라도 연봉은 동결한 채로 연수만 늘렸다.

하지만 이제 개인에게 팔려 버린 안산 F 레드디어였다.

당연히 가성비가 떨어지는 자신을 방출하거나 연봉 삭감 정도는 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대뜸 실험 대상이라고 하니 준비했던 대사가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제가 이번에 제 특성에 관해서 연구하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해서요.”

“흥……미로운 것이요?”

“예, 자세한 건 말씀드리기 좀 곤란하지만. 제 능력으로 강철곤 씨의 스킬을 좀 손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예?”

강철곤은 요한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잠시 이해하지 못했다.

스킬을 손본다니?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의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철곤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일단 대답은 예스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일이기 때문에 비밀로 해 달라는 겁니다.”

“아, 예, 예!!”

꿀꺽-.

철곤은 마치 들어서는 안 되는 금단의 비밀을 들은 것처럼 바짝 얼어붙었다.

‘거참, 나이도 있으신 분이 쫄기는.'

솔직히 이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도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알려짐으로써 귀찮아지는 건 별로 내키지 않았기에 딱히 신뢰는 없었지만, 입조심을 요구한 것이다.

계약서도 없는 그런 허술한 약속이었지만, 요한은 당분간은 지켜질 거로 생각했다.

‘스킬 수정 맛을 들이면 떨치기 힘들 테니까 말이야. 굳이 비밀을 발설해서 내 미움을 받을 이유는 없겠지. 뭐, 발설하면 그 녀석을 쳐내면 그만이니까.’

비밀이 발설돼도 딱히 상관은 없었지만, 그런 사소한 비밀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철곤 씨의 스킬 셋을 수정해 보려고 합니다. 일종의 실험이긴 한데, 딱히 위험한 건 없어요. 어때요?”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사전언급도 없이 그렇게 곧바로 스킬을 수정한다니……."

“아, 네. 이해합니다.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딱히 몸에 무리가 가거나 스킬이 사라진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상 복구도 가능하고요.”

"......."

철곤은 굳은 표정으로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헌터의 생명줄인 스킬을 건드리는 일이었다.

당연히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민은 짧았다.

꽈악-!

그는 주먹을 강하게 쥐며 굳건한 표정으로 요한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가 요한과 눈을 마주치는 건 이곳 연구실에 들어온 이후 처음이었다.

‘별.......'

나름대로 의지를 굳건하게 만들고 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작업을 하는 요한으로선 어이가 없었다.

‘아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니까?’

안심시키기 위한 말이 아니라,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작업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목숨을 거는 것 같이 구니 조금 하기가 싫어진다고나 할까?

‘쩝, 그럴 수는 없지. 괜찮은 연구와 어떻게 성장시킬 방법이 없던 구단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니까.’

원래는 그냥 돈지랄을 하려고 했다.

귀찮게 그가 직접 나서서 이거해 주고 저거 해 주고 하면 귀찮지 않은가?

하지만 알아보니 거의 불가능했다.

‘FFP 룰인가 뭔가, 벌어들인 돈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여 지출하면 안 된다니. 이 무슨…….'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규칙을 어기면 제재를 받으니 규칙을 지키는 선에서 구단을 성장시켜야 했다.

‘쩝, 이렇게라도 해야. 유나가 좋아하는 구단이 될 수 있겠지.’

“자, 동의도 했으니 지금부터 연구를 시작하겠습니다.”

“오, 옷을 벗을까요?”

“아니, 옷은 왜 벗어요!!”

“아, 그, 그렇군요.”

너무 긴장한 나머지 헛소리까지하기 이르렀다.

지끈지끈.

‘아이고, 두야. 헌터가 된 이후 처음으로 두통을 느껴 보는구나.’

아무라 화가 나도, 짜증이 나도 참아야 했다.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아, 예.”

‘후우.’

사람 대하는 건 정말 귀찮고 짜증이 났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는 법.

요한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다시 한번 저번처럼 마나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지이이잉-!

스마트폰에서 푸른색 전선 같은 것들이 여러 가닥 나와서 강철곤의 머리와 목 상반신과 연결되었다.

‘어디 보자…….'

일단 먼저 해야 할 것은 강철곤의 스탯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이름: 강철곤

종족: 인간

직업: H-l F-리그 소속 헌터

등급: F급

클래스: 회복 탱커

특성: 불굴의 의지

[상세 스탯]

힘: 10.18 민첩: 8.86 체력: 20.57 지능: 7.18 지혜: 12.13

[스킬]

포효 Lv.14돌진 Lv.28굳건한 의지 Lv.25땅 구르기 Lv.20인과응보 Lv.19

‘별로 크게 달라진 건 없네.’

당연한 일이었다.

헌터는 어디까지나 몬스터를 죽인 것을 양분으로 성장하는 존재였다.

헌터끼리 스포츠 같은 것으로 성장하는 건 한계가 확실했다.

그래서 일부 H-1 리그 선수는 실전 헌터가 적당히 때를 보고 선수로 전향을 하거나, 성장이 더 필요할 땐 사냥까지 해 가며 성장을 끌어 올리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딱히 권장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사고로 죽은 H-1 선수도 꽤 있다고 했지.'

전문 사냥꾼이 아니고서야 포탈 내부는 그야말로 철저한 정글이었다.

약하면 죽는다.

이게 포탈 안에서 통하는 유일한 규칙이었기 때문이다.

‘뭐, 잠깐잠깐 사냥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말이야.’

딱히 요한도 권장하고 싶지는 않은 방식이었다.

어쨌든 요한은 스마트폰으로 철곤의 스탯을 확인하며 코딩도 가능한지 쭉 살펴보았다.

‘가능해, 가능한데…….'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화면이 너무 작아.’

일반적인 C언어 코딩이라면 이렇게 작은 화면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단순히 작게 보이는 것일 뿐이니까.’

하지만 능력 코딩은 조금 복잡했다.

능력 코딩은 C언어가 아니라, 복잡하고 화려한 특수 문자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흐음, 으음…….'

잠시 고민에 고민을 더한 요한.

그러다가 문득 연구실에 마련된 크고 좋은 컴퓨터가 눈에 띄었다.

‘잠깐만, 실제 스마트폰은 컴퓨터와 연결할 수 있어. 그렇다는 것은 또 다른 전선으로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사냥 중에야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금은 사냥 중은 아니니까.’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좋아.’

요한은 철곤을 이끌고 제대로 컴퓨터 옆으로 갔다.

그래서 좀 더 많은 마나를 운용해 추가로 전선을 만들어서 컴퓨터에 연결했다.

단순한 전선이 아니라 USB 코드에 딱 맞는 전선을 만드느라 마나를 추가로 사용해야 했다.

‘후우, 이거 의외로 마나가 많이 드네.’

꽤 많은 양의 마나 소모였다.

‘S급 헌터에 지혜, 지능 위주로 성장한 내가 이 정도로 부담인데, 평범한 헌터는 시도조차 힘들겠어.’

뭐, 애초에 프로그램 특성을 가진 헌터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쨌든 요한은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흠, 일단 이 녀석은 탱커란 말이지.’

안산 F 레드디어의 선두에서 적의 공격을 막아 내며 전진하는 우직한 탱커가 바로 강철곤이었다.

‘그렇다면 역시 탱킹 스킬부터 손보는 게 좋겠지.’

위험하진 않겠지만, 스킬을 손보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요한은 일단 스킬 하나만 손볼 생각이었다.

‘원래는 2개쯤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나 소모가 생각보다 많단 말이지.’

조금 무리하면 못 할 건 없겠지만, 딱히 유나를 제외한 사람을 위해서 무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타다다닥-!

요한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화려하게 춤추기 시작했다.

‘어, 잠깐만. 굉장히 자연스럽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네?’

분명히 화면에서 보이는 언어는 C언어가 아니라 특수 문자였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키보드로 조작하고 있었다.

‘뭐, 몰라.’

하지만 요한은 쿨하게 생각하기했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요한은 마나 소모를 계산하며 빠르게 강철곤의 스킬인 ‘굳건한 의지’를 손보기 시작했다.

‘확실히 F등급 헌터의 스킬답게 후져.’

▶ 굳건한 의지: 마나를 일부 소모하여 물리 방어력 0.12xn% 상승 (n=레벨)

‘진짜 심각하게 후지다.’

요한이 가진 스킬과 비교하면 정말 초라할 정도였다.

"하긴, 내가 처음 가졌던 그 후지다고 생각했던 스킬이 D급 헌터의 스킬이었지.’

하지만 지금 그가 보고 있는 스킬의 주인은 F급 헌터였다.

요한이 감탄할 정도로 좋은 스킬을 보유한 헌터라면 F급 헌터가 아닐 터였다.

‘뭐, 그래도 다행히 계수형 스킬이니까. 손보면 좋아지겠지.’

일단 요한은 스킬 식을 전부 분해하고 수치를 조정했다.

‘0.12는 너무 적잖아. 윽, 역시.

수치를 조정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네.’

요한이 아무리 바꿔 봐도 0.21이 한계였다.

‘뭐, 0.12보다는 훨씬 낫겠지.’

그렇게 일단 계수를 0.21로 수정해 주었다.

이 작업을 하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냥 단순히 숫자만 바꾼다고 다되는 게 아니라, 복잡한 스킬 식을 베이스 단계부터 조금씩 수정해 가며 수치를 조정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흔히 말하는 버그에 걸려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당연하지. 버그가 걸릴 정도로 허술하게 조정한 적이 없으니까.’

이게 만약에 게임을 만드는 일이었다면, 철저하게 작업해도 자잘한 버그는 생길 것이었다.

하지만 완성된 스킬의 설정값만 바꾸는 것이다 보니 다행히도 ‘아직’은 버그가 발생하지 않았다.

‘계속 안 생겨야겠지만.’

버그……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몬스터와 싸우는 와중에 버그에 걸린다. 으으.’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렇게 1시간을 더 소모하여 스킬을 적당히 수정하는 데 성공했다.

▶ 굳건한 의지: 마나를 일부 소모하여 물리 방어력 0.21 xn+1%상승 (n=레벨)

‘와씨, 이렇게 수정하는 데도 엄청난 마나가 소모됐어.’

자신의 스킬을 수정할 때는 전혀 느껴 보지 못했던 압박감이었다.

마나가 전혀 소모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꽤 재밌는 작업이 었다고 생각했다.

“강철곤 씨.”

“어, 아, 예, 예!”

최근 빡센 훈련으로 수면이 부족해 졸고 있던 철곤이 다급하게 정신 차렸다.

“끝났습니다.”

“예, 아, 예?”

‘때릴까…….'

아무리 봐도 멍청한 행동에 속에서 진심으로 고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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