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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75화 (75/250)

24화

레드디어 팀은 스켈레톤 5기에게 완전히 털린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스켈레톤들과 훈련을 해 왔다.

요한이 부른 스켈레톤 워리어는 정말 단단했다.

훈련이 막바지로 갔음에도 그들은 스켈레톤 워리어를 이길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을 배울 수가 있었다.

“조져!!”

“으아아아!!”

바로 실전 헌터의 싸우는 방법을.

“뭐, 뭐야?!”

“마, 막아!!”

“CC, CC기를 넣어!!”

“탱커, 어서 막아!!”

울프스 소속 선수들은 레드디어 선수들의 기세에 당황했다.

기존의 딱 맞춰진 전술이 아니었다.

양쪽으로 나뉘면서 뭔가 엉망진창처럼 보이면서도 격렬했고 야성적이었다.

콰강-!

“으악!!”

“마, 막아!!”

그야말로 파도와 같은 연속 공격에 울프스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마나를 잃어 갔다.

“뭣 하는 거야, 어서 반격해!!”

울프스 감독은 목이 쉬어라, 소리쳐 봤지만, 이미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섞인 상태였다.

눈앞에 적만 신경 쓰느라 전체적인 판을 전혀 읽지 못했다.

털썩.

“하아, 완전히 당했군.”

울프스 감독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략이었다.

아니, 이건 전략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저 실전 헌터처럼 대열이나 포지션보단 그냥 무식하게 부딪힌 거 뿐이었으니까.

뿌우우웅-!

“경기 종료!!”

“와아아아!!”

레드디어 홈 팬들은 오랜만에 목이 터질 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대박이다!!”

“도대체 이렇게 호쾌하게 승리하는 모습을 본 게 얼마 만인지.”

“재밌다!!”

“최고다, 우리 팀!!”

“와아아아!!”

정말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는 깔끔한 승리였다.

요한은 그 모습을 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재 VIP석에 있었다.

그의 옆엔 일반인이자 울프스 구단주가 앉아 있었다.

시작할 때는 살짝 레드디어를 무시하는 뉘앙스로 말했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부들부들 떠는 상태로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오늘 우리 팀원들 회식이나 시켜 줘야겠군.”

그 한마디만 남기고 조용히 사라졌다.

주변에 있던 귀빈들도 둘의 모습에 숨조차 조심스럽게 쉬어야 했다.

그날 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것을 축하하며 성대한 파티가 열렸다.

비록 그들의 순위는 14위로 마감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요한의 적극적인 투자로 전체적인 상황이 훨씬 나아졌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었다.

오히려 핑크빛 미래를 꿈꿀 수가 있었다.

요한은 적당히 어울리다가 파티장을 나섰다.

가장 높은 사람인 구단주가 오래 있어 봤자 좋을 게 없었다.

그리고 이런 시끌벅적한 인싸들의 모임은 그의 취향도 아니었다.

띠리리리-!

마침 파티장을 나오는 순간 스마트폰이 울렸다.

[엘레노아.]

액정엔 길드 마스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네, 마스터.”

[요한 씨, 지금 막 중국 쪽과 협의를 끝냈어요.]

“아, 그래요?”

[네, 비밀 조항만 잘 지켜 주면 계약서도 써 준다고 했어요.]

“그렇군요.”

요한은 중국의 말은 계약서가 있다고 해도 믿질 않았다.

‘중국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남뒤통수를 친단 말이지.’

뭐, 그래도 계약서가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수고하셨어요.”

[수고는 무슨요. 오히려 매번 어려운 임무를 맡겨서 죄송할 따름이죠.]

러셀 길드가 설립되고 현재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이었다.

그녀도 S급 헌터로서 정말 많은 레이드에 참여했다.

하지만 더 높은 명성을 쌓기 위한 국제무대에선 데뷔하지 못했다.

국제 의뢰를 받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한은 이번엔 비밀 의뢰긴 해도, 어쨌든 벌써 2번의 국제의뢰를 받게 되었다.

이번에도 성공만 하면 러셀 길드의 명성은 대단해질 것이었다.

그야말로 연봉 4,000억이 부족할 정도의 활약이었다.

본가의 일부 어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보상은 어마어마했다.

“죄송은 무슨, 서로 돕고 사는 게 사람 사는 정 아니겠습니까.”

[정이라, 저도 한국 특유의 정 문화를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흐흐, 언젠가는 제대로 이해하실 날이 올 겁니다. 아 참, 중국은 언제 넘어가면 됩니까?”

[급하진 않지만, 그렇게 여유롭지도 않네요. 다음 주 수요일 오전에 중국으로 넘어가면 될 것 같아요.]

“넵, 그렇게 알아 두겠습니다.”

[그럼, 쉬어요.]

“마스터도요.”

***

요한은 약속된 시간까지 쭉 연구실에서 보냈다.

코딩도 연구실에서 하면서 언데드를 더욱 연구하며 파고들었다.

약속한 날인 수요일이 되었다.

“흐음, 요즘 오빠 출장이 많네?”

유나는 아쉬운 듯이 요한의 앞에서 투덜거렸다.

현재 그녀는 마치 신혼부부처럼 요한의 옷을 점검하는 중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서로 바빠서 이럴 때 말고는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후후, 오빠가 좀 잘나가야 말이지.”

“네이, 네이. 잘나신 오라버니를 둔 동생입니다요.”

“킥킥.”

유나는 현재 벌써부터 법학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직 대학교 입학도 하지 않았지만, 판사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꿈은 진짜였다.

가난한 집안이라서 판사가 되어 신분 상승을 해 보겠다는 의지로 준비하는 게 절대 아니었다.

그러니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맞았다.

요한은 그런 동생이 자랑스러우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슥슥.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도 요한은 늘 동생을 걱정했다.

예쁘고 키 크고 성격도 좋은 그녀다 보니 허우대만 멀쩡한 남자를 데려오지 않을까, 아니면 험한 세상에 나쁜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그는 단 한 번도 동생을 걱정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최근엔 경호원까지 붙여 줬지만, 100%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떠나게 되니 더욱 걱정되었다.

하지만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다.

“오빠, 언제까지 날 어린애 취급할 거야?”

“음, 조카를 낳을 때까지?”

“그 전에 미래의 남편한테 멱살 한 번쯤은 잡히지 않을까?”

“풉, 누가 내 멱살을 잡아. 죽으려고?”

진심으로 웃음이 터졌다.

“바보 오빠.”

말은 그렇게 해도 유나는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표정이었다.

“잘 다녀올게.”

“다치지 말고.”

“공부 잘하고.”

“여유 있으면 꼭 연락하고.”

“알았어.”

그렇게 남매는 이번에도 잠깐이지만,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다.

이번 중국행은 엘레노아가 따라 오지 못했다.

그녀도 엄연히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인물 중 1명이었다.

중요한 포탈 레이드가 잡혀 있었다.

대신 중국어와 중국 사정에 능통한 사람이 통역으로 붙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러셀 매니지먼트에서 일하고 있는 정청입니다.”

“반가워요.”

정청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그는 화교 출신으로 한, 중을 오가며 일을 하는 인물이었다.

덕분에 중국어와 한국어 모두 능통하고 한국 못지않게 중국에 인맥이 풍부했다.

한마디로 한국 국적의 화교인데, 중국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며 영국회사 소속인 복잡한 사람이었다.

“지금부터 제가 직접 통역을 맡을 예정입니다.”

“잘 부탁해요.”

중국은 가까운 나라라 여유롭게 출발했다.

중국에 도착하자 의뢰한 길드 직원이 마중 나와 있었다.

극비 임무였기에 화려한 환영식은 없었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중국 땅은 넓어서 단순한 교통수단으론 움직이는 게 힘들었다.

중국 길드는 전용기까지 제공하며 중국 내륙 깊숙한 곳으로 요한을 인도했다.

‘역시 뭔가 좀 냄새가 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악취가 심해지잖아.’

오랜 비행 끝에 도착한 곳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쓰촨성이었다.

‘쓰촨성이라, 지진이랑 독이 유명할 것 같은 지역 이름이네.’

참고로 쓰촨성을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사천성이었다.

그곳은 중국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곳으로 비교적 발전이 덜 된 지역이었다.

‘이곳에 내가 필요한 일이 뭐가 있는 걸까?’

그게 핵심적인 의문이었다.

중국엔 정말 강한 헌터가 많았다.

정부의 힘이 강력해 그 헌터를 염가에 부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굳이 외국인, 그것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한국인을 불러서 의뢰한다?

‘이거, 왠지 나 물 먹이려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왔나?'

중국은 UN의 간섭도 덜 받는 폐쇄적인 사회였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중국 정부가 배짱을 부리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었다.

‘일단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겨내 보자.’

“어서 오십시오. 초대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화룡 길드의 부마스터 장진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러셀 길드 소속 2팀장 김요한입니다.”

의뢰한 중국 길드 관계자와 악수를 하며 직접 대면할 수 있었다.

그는 영화배우처럼 말끔한 인물로 단단하게 올백으로 넘긴 머리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만난 장진이란 인물은 매우 예의가 발랐다.

“이쪽으로 오시죠. 브리핑을 준비해 뒀습니다.”

“오, 빠른 일 처리는 마음에 드네요.”

“하하, 아무래도 극비 임무다 보니. 처리할 건 빨리 처리해야지 않겠습니까?”

“동감입니다.”

장진을 따라서 간 곳은 한 낡은 청사의 회의실이었다.

그곳엔 중국 헌터도 몇 명 없이 황량했다.

지잉-!

빔프로젝터가 작동되고 이번 임무와 관련된 정보가 촤르륵 올라왔다.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비밀은 확실히 지켜 주시리라 믿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일을 하면서 비밀 엄수도 못 하면, 이 바닥에서 오래 못 가는 법이니까요.”

끄덕.

장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곤란함을 느낀 포탈의 임시 명칭은 맹독 포탈입니다.”

“맹독 포탈?”

‘독인가,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지?’

보통 포탈은 한 번 클리어하기 전엔 안에 어떤 내용물이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내부와 외부의 연락이 되지 않고, 보스를 잡을 때까진 들어갔던 사람이 나올 수 없으니까.

하지만 클리어를 했다면, 굳이 요한이 이곳에 올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사실 이곳은 저희 화룡 길드가 한 번 클리어를 한 곳입니다.”

“그런데, 왜?”

“하지만 문제는 이 맹독 포탈은 놀랍게도 이중 포탈이었습니다.”

“이, 이중 포탈이요?!”

요한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포탈 안에 새로운 포탈이 있는 이중 포탈.

100년 전에 한 번 발견된 이후로 2번은 발견된 적이 없는 종류의 포탈이었다.

그런 이중 포탈이 발견됐다니 당연히 비밀 임무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내가 괜히 나쁘게 생각한 건가. 중국인들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

어쨌든 브리핑은 계속되었다.

“문제는 이 이중 포탈 안에서 차원이 다른 맹독 생명체가 감지된다는 겁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예, 이것도 비밀이지만. 중국 협회에선 처음 보는 포탈도 어느 정도는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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