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72화 (72/250)

22화

갑자기 중국이라니?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문제요?”

“네, 이번 의뢰는 중국 협회나 정부에서 넣은 정식 의뢰는 아니에요.”

“그게 무슨, 정식 의뢰가 아니라뇨?”

“정부나 협회가 아닌, 중국의 한 길드에서 러셀 길드에 의뢰해 왔어요. 극비의 의뢰가 있으니 관심 있으면 찾아와 달라고 했어요.”

“극비 의뢰라……."

요한은 이번 일에서 꽤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다.

냄새의 종류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문제는 상당히 재밌을 것 같은 의외라는 점이었다.

“의뢰 내용은 아예 모르죠?”

“네, 엄청 예민한 사항이라면서 의뢰 브리핑할 때가 아니라면, 절대 공개할 수가 없다고 했으니까요.”

“흠…… 음, 그런데 이번 의뢰는 굳이 제가 아니어도 되잖아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본 일이야 정신 계열 포탈이라서 그가 필요했다.

하지만 중국은 그런 일이 아닌 것으로 추정되었다.

‘정신 계열 포탈이었다면, 중국정부나 협회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난리가 났을 테니까.’

중국은 여전히 인구 10억의 대국이었다.

혼란의 시기를 겪으며 과거 13~16억 할 때보다는 적었지만, 그래도 10억 인구는 절대적이었다.

과거 인구 10억이었던 인도는 지금 인구 절반이 날아가 비실비실하고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였다.

“뭐, 그것도 맞는 말인데. 아쉽게도 그쪽에서 요한 씨를 콕 집어서 의뢰를 넣었어요.”

엘레노아의 말에 요한은 깍지를 끼고 뒤통수에 손바닥을 대었다.

“흠, 확실히 이상하네요. 제가 최근 여러모로 사고를 치긴 했지만, 중국 쪽에서 굳이 극비 임무에 외국인인 저를 지명할 필요가 있나?”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중이긴해요. 하지만 저쪽에서 제시한 금액이 어마어마하거든요. 함정이라도 한번 밟아 볼 만하지 않아요?”

“뭐, 그쪽에서 제시한 보상이 얼만데요?”

“성공만 해 준다면 1조 3천억 원을 주기로 했어요.”

“와우, 엄청나네요?”

확실히 엄청난 금액이었다.

일본이 제시했던 8,100억은 그 포탈이 정신 계열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액수였다.

모든 의뢰가 그렇듯이 성공 보수+포탈 내부의 마나석과 사체 처분까지 헌터 본인이 가진다.

그러니 의뢰금 자체의 단가는 그렇게 크게 높지가 않았다.

굳이 크게 부르지 않아도 포탈의 가치만 높다면 얼마든지 의뢰를 수행할 헌터를 구할 수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이 배팅한 1조 3천억은 미친 금액인 건 확실했다.

“문제는, 그놈들이 진짜로 저에게 1조 3천억을 줄 의향이 있을 때 얘기겠죠.”

“무슨 소리예요?”

엘레노아는 요한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국제 헌터 협회의 공증을 받은 의뢰는 절대 어길 수 없…….

“아!”

“그거 국제 헌터 협회를 통한 게 아니라, 개인 루트로 들어온 거죠?”

“네, 맞아요.”

“하아, 짱깨 X들 음흉한 건 여전하네.”

“네?”

엘레노아는 한국어를 구사하는데 굉장히 자연스러워 착각을 가끔 하지만, 그녀는 엄연히 영국인이었다.

한국과 중국 간의 미묘한 관계를 알 리가 없었다.

“엘레노아 씨는 한국과 중국이 어떤 사이인지 아세요?”

“음, 대충 북한이 멸망한 이후로 관심을 끈 사이?”

“역시……."

엘레노아의 말은 그렇게 틀린 건 아니었다.

지금 국제 관계를 배울 때 그런 식으로 가르친다고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 살면서 중국과 관련된 생생한 뉴스를 들어 보면 실상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많이들 그렇게 배우지만, 아니에요. 중국은 여전히 한반도에 대한 야욕을 끊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요?”

“네, 하지만 같은 G3 반열에 한국이 오른 이후로 경거망동 못하는 것뿐이지. 실제론 서로 너무 싫어하거든요. 중국에선 혐한이 팽배하고 한국에선 반중이 팽배하죠. 어떻게 보면 요즘엔 일본보다 중국과 더 사이가 좋지 않아요.”

그건 사실이었다.

복잡한 한일 관계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치 외교적으로 그럴 뿐.

기업이나 민간, 그리고 문화적인 부분에선 굉장히 활발한 교류가 오갔다.

하지만 시대가 그렇게 변했음에도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은 정부의 입김이 너무 강했다.

툭하면 관광 중지, 툭하면 중국내 한국 기업 탄압 등등.

이제 옛날의 한국이 아닌 G3의 당당한 대국인 한국 국민도 콧대가 상당히 높아졌다.

중국 내에서 한국을 탄압할 때마다 반중 시위를 벌이며 맞불을 지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정부나 협회에선 중국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는 것과 달리, 민간 교류는 아주 적은 편이었다.

“흐음, 그렇군요. 그건 몰랐네요.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 없어 보였거든요.”

으쓱.

“뭐, 그럴 수도 있겠죠. 중국과 사이는 안 좋더라도 어떻게 보면 이웃 국가로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의뢰 어떻게 생각하세요?”

“킁킁, 이거 함정 냄새가 진동하는 거 같은데……."

요한은 잠시 고민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말이다.

‘그냥 무시하기엔 1조 3천억이란 금액이 엄청나단 말이지.’

문제는 이 금액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정식 의뢰도 아니고 극비란 이유로 비밀스럽게 접근해 왔다.

그렇다면, 저들에겐 이쪽만 입을 다물게 할 수 있다면 그 거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었다.

다른 선진국은 굳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정식 루트가 아니어도 국제기구를 통해서 받아 낼 방법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달랐다.

정식 루트를 통해서 받은 의뢰대금도 가끔 주지 않는 게 저들인데 은밀하게 권한 제안이야 오죽할까.

“……받아들이세요.”

“괜찮겠어요?”

처음엔 그저 좋은 제안이라고만 생각했던 엘레노아였다.

하지만 요한의 말을 들어 보니 살짝 걱정되었다.

오히려 요한이 승낙을 해 버린 것이다.

“뭐, 안 준다고 하면 억지로라도 받아 내 봐야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정 아닌 것 같으면, 의뢰 중간에 깽판을 치지, 뭐.’

안 준다고 못 받으면 그건 바보였다.

어떻게든 받을 방법을 찾아내받아 내는 게 실력이니 말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알겠어요.”

엘레노아가 요한에게 거액의 연봉을 주는 길드 마스터이긴 해도 둘의 관계는 철저한 계약 관계였다.

애초에 갑을 문화 자체는 동양에서 보이는 것이었다.

서양은 철저하게 계약 문화였고 엘레노아는 요한이 계약만 잘 지킨다면 어떤 것도 참견할 마음도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중국 의뢰도 받아들이기로 하고 요한은 중국 쪽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타다다닥-!

시끄러운 키보드 소리가 요한의 연구실 전체를 울렸다.

이 넓디넓은 연구실에 요한밖에 없었다.

‘흠, 역시. 중국 정보는 얻기가 힘들단 말이지.’

중국은 적법하게 인터넷과 언론을 통제할 수 있는 나라였다.

연결은 되어 있지만, 이리저리 차단된 정보로 예민한 부분은 건드릴 수가 없었다.

‘뭐, 이것도 예상했던 거지만.’

역시 중국은 정말 옛날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일단 관련 협상은 엘레노아에게 맡기고 요한은 다시 코딩 작업과 안산 F 레드디어에 집중했다.

그는 틈이 날 때마다 다른 F리그 소속 클럽을 방문했다.

‘괜찮은 선수가 어디 없을까?’

레드디어는 나쁘지 않은 팀이었지만, 그렇게 좋은 팀은 아니었다.

좋게 보면 중위권이고 나쁘게 보면 강등권 탈출을 목표로 하는 팀이었다.

좋은 선수가 매우 부족했다.

처음엔 좀 실패가 많았다.

왜냐하면, 요한이 분석 프로그램으로 상대방의 능력치를 볼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계는 헌터라면 자신의 것에 한해선 누구나 능력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각성몽에서 본 것을 기록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한만 특별하게 스카우터를 쓴 것처럼 선수 정보를 휩쓸수가 없었다.

그런 데이터 분석을 누구나 가능했기 때문.

하지만 그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띵-!

'응?'

갑자기 스마트폰이 울리며 화면에 뭔가 떠올랐다.

[마스터 프로그래밍 스킬의 레벨이 10이 되어 스킬이 1단계 승급합니다.]

‘승급?’

스킬이 승급한다는 것은 처음보는 일이었다.

헌터 덕후로 살면서 그런 정보를 접한 적이 없었다.

“아, 안내인!!”

[네, 플레이어.]

어쩐지 오랜만에 등장하는 것 같은 느낌인 안내인 씨.

“스킬이 승급했다니. 이게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긴요. 글자 그대로 승급했다는 뜻 아닙니까.]

“그게 가능해?”

[예, 가능합니다.]

아주 건조한 말투.

뭔 당연한 거로 본인을 귀찮게 하냐는 어투였다.

"헐."

생전 처음 접해 보는 정보에 어안이 벙벙했다.

‘승급이라니, 승급이라니!!’

스킬의 새로운 단계를 개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러면 마스터 프로그래밍이 승급한 스킬 보여 줘.”

[……알겠습니다.]

굳이 안내인이 보여 주지 않아도 요한이 직접 볼 수가 있었다.

안내인의 목소리엔 살짝 귀찮음이 담겨 있었다.

뭐, 모르는 사람이 듣기엔 감정 변화는 전혀 없겠지만 말이다.

[정밀 분석 프로그램 Lv.1]

# 스킬 설명: 마스터 프로그래밍의 레벨이 10이 됐을 때 승급할 수 있는 스킬. 프로그램 특성을 가진 플레이어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스킬이다. 이 능력은 시공간을 초월.

▶ 정밀 분석: 모든 존재를 자세히 분석.

▶ 해킹/크래킹: 원하는 목표의 분석이 끝나면 일시적으로 해킹/크래킹을 할 수가 있다. 강한 목표일수록 해킹/크래킹에 저항한다. 스킬 레벨이 높을수록 저항해야 할 힘의 기준이 높아진다.

▶ 업그레이드: 원하는 목표의 분석이 끝나면 제한적이지만, 성능을 강화시킬 수가 있다. 스킬레벨이 높을수록 수준 높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현재 업그레이드 가능한 슬롯의 개수는 한 개이며, 슬롯의 개수는 레벨이 오를 수록 한 개씩 상승한다.

‘헐, 대박.’

승급한 스킬의 능력은 아무리 봐도 사기였다.

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내 특성 관련 스킬은 굳이 네크로맨서가 아니더라도 강할 거 같은데. 스킬이나 클래스가 문제가 아니라 특성이 사기급이거든.'

특성이든 클래스든 요한의 능력이기에 딱히 변하는 건 없었다.

‘이 정밀 분석 프로그램의 3개 스킬만 잘 사용하면 이거 그림이 좀 나오겠는데?’

단순히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비록 제한이 있다곤 하지만, 업그레이드 자체만으로도 대박이지. 그렇다면 괜찮은 선수를 수급만 가능하다면, 내가 키워 볼 수도 있다는 거지?’

물론 업그레이드 슬롯이란 개념이 있어서 마음대로 다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었다.

‘뭐, 그거야 레벨을 올리고, 코딩으로 스킬도 살짝 바꾸면 될 문제니까.’

딱히 걱정하지는 않았다.

이 스킬 자체가 기회였기 때문이다.

‘좋아, 좋아. 그러면 좀 더 살펴볼까?’

지금 현재 그가 있는 곳은 부산 F 토네이도의 경기장이었다.

현재 F-리그의 BIG 3라고 불리는 팀이었다.

그나마 BIG 3중에선 구단 규모가 작아서 몸값만 맞으면 선수를 팔고 새로 키우는 걸 선호하는 팀이었다.

그런데도 BIG 3를 유지할 정도로 선수 만드는 데는 탁월한 노하우를 지닌 팀이기도 했다.

‘이런 팀엔 보석이 가득하겠지.’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채로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며 어플을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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