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70화 (70/250)

20화

‘자, 본격적으로 테스트해 볼까.’

사실 사람에겐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이 스킬을 확신도 없이 써 본다는 행동은 살짝 무책임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굳이 그것까진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에 그가 생각한 만큼 효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구단을 키우면 되는 부분이었으니까.

‘뭐, 내가 못 하면 유능한 운영자를 초빙하면 그만인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어플을 작동시켰다.

‘일단은 이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이란 저 녀석.’

#이름: 강철곤

종족: 인간

직업: H-l F-리그 소속 헌터

등급: F급

클래스: 회복 탱커

특성: 불굴의 의지

[상세 스탯]

힘: 10.13 민첩: 8.83 체력:

20.55 지능: 7.16 지혜: 12.13

[스킬]

포효 Lv.13

돌진 Lv.27

굳건한 의지 Lv.24

땅 구르기 Lv.20

인과응보 Lv.18

‘오, 이거 제대로인데?’

보통 이런 자세한 정보들은 본인이 아니면 절대 알아낼 수가 없었다.

헌터끼리의 불문율, 절대 자신의 자세한 정보는 입에 담지 않는다.

그건 H-1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 잠시만. 특성이 있는 헌터가 왜 F급이야?’

특성은 모든 헌터가 가지는 일반적인 능력은 절대 아니었다.

선택받은 소수의 헌터만이 특성이란 특권을 누릴 수가 있었다.

그만큼 특성은 일반적인 스탯을 능가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낮은 등급의 헌터는 보통 특성이 없었다.

특성이 있었다면 더 높은 등급이 나왔을 테니 말이다.

‘특성이 있는 녀석이 F급이라…… 과연 F급도 못 받을 녀석이 특성 덕분에 F급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특성 덕분에 F급 중에서도 상위권일지. 그래도 이 팀에서 에이스급이라니 후자가 아닐까.’

강철곤을 시작으로 총 25명의 H-1 헌터들의 능력치를 확인해 보았다.

H-1에 출전하는 선수는 10명이나 엔트리는 25명까지 짤 수가 있었다.

왜냐하면, H-1에는 특수한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픽&밴 시스템이었다.

축구는 사전에 11명의 선수를 감독이 미리 다 짜 놓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H-1은 조금 달랐다.

경기에 출전하는 10명을 정하는 것부터가 경기의 시작이었다.

경기가 시작되면 일단 미리 정해둔 엔트리를 서로 발표한다.

발표되면 이제 번갈아 가며 1명 씩 총 5명을 밴, 일명 출전 금지를 할 수 있다.

그렇게 엔트리 10명 중 5명이 빠지면 다시 번갈아 가며 밴이 된 5명 말고 예비 인원 중에서 1명씩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이런 방식은 선수나 감독 그리고 팬들에게 낯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더 좋아했다.

참가 선수 10명을 정하는 순간부터 긴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되면 원맨팀이 사라지게 된다.

축구처럼 1명이 날뛰는 팀이라면 그 1명을 밴해 버리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강철곤이 에이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능력이 특출나게 뛰어난 것은 아니네.’

그리고 H-1은 팀 게임이다 보니 1명의 능력보다는 팀원 전체의 팀 워크가 더 중요했다.

또 필드마다 특성이 다르고 중간 중간에 나오는 아이템도 잘 활용해야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스포츠였다.

‘음, 다른 팀의 능력치는 잘 모르겠지만. 나쁘진 않네.’

그의 경험상 이 정도라면 F급치곤 정말 괜찮은 수준이었다.

‘아, 근데. 얘들은 레벨을 어떻게 올리지. 사냥을 따로 하는 건가?’

아무래도 헌터가 레벨을 올릴 방법은 사냥뿐이었다.

이런 스포츠 10번, 100번 한다고 해서 레벨은 절대 오르지 않았다.

‘보통 구단에선 혹시라도 선수가 크게 다치거나 죽을까 봐 걱정돼서 사냥을 잘 안 보낸다는데…….'

당연하지만 구단으로선 헌터는 중요한 자산이었다.

법으로 인해서 사냥 금지를 강제 사항으로 계약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은근히 사냥은 가지 말라고 압박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다.

‘흠…… 이 녀석들을 어떻게 성장시킨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그래도 그가 보유한 팀이 우승 정도는 해야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녀석들이 강해야 데이터로서 가치가 있을 테니 말이다.

‘일단은 그 방법이 최고겠지?’

충분히 구경한 요한은 뒤로 돌아서 왕수찬을 보았다.

“다 보셨습니까?”

“네, 이제 감독님과 선수들을 만나 볼 차례군요.”

“……알겠습니다.”

왕 사장은 그저 새롭게 취임한 구단주가 괜찮은 사람이기를 바랄 뿐이었다.

사실 그는 금수저 출신이지만,  안산 토박이로 30년 넘게 안산 F클럽 서포터였다.

그가 굳이 연봉도 크게 높지 않은 이 작은 팀의 사장으로 있는 이유도 돈이나 명예보다는 팀을 위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다만, 그가 금수저 출신이긴 하지만, 재벌급은 아니라서 이 팀을 인수할 정도는 못 되기에 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왕 사장은 감독에게 신임 구단주가 부른다는 말을 전했다.

꿀꺽.

“저를 해고하지는 않겠지요?”

“후우, 글쎄요. 감독님도 아시다시피 헌터는 워낙 괴짜가 많지 않습니까.”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구단 소속 헌터들만 봐도 괴짜는 아주 쉽게 발견할 수가 있었다.

안산 F클럽의 소속 헌터들 몇 명도 정말 범인은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튀는 존재들이라 보통 클럽의 감독은 전략&전술보다는 헌터들을 잘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다.

부족한 전략&전술은 유능한 코치로 메우면 그만이니까.

어쨌든 구단주가 보자고 했으니 어떤 이유에서든 안 볼 수는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산 F클럽의 감독을 맡은 류승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구단주님.”

“반가워요.”

건조한 대답과 함께 대화는 시작되었다.

“팀을 운영하는 데 딱히 어려움은 없나요?”

“아, 흠흠. 뭐 특별히는 없지만. 최근 시에서 주는 운영비가 줄어서 조금 금전적으로……."

“뭐, 그건 제가 알아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감독님은 선수들 관리에 집중해 주세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대화를 더 나눈 류 감독은 일단은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결단에 안심했다.

‘후우, H-1은 선수가 중요하지 감독은 파리 목숨이란 말이야. 일단 안 잘린 게 어디야.’

그리고 요한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이거였다.

“구단 이름부터 바꿔야겠습니다.”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이건 구단 직원 전체가 동의했다.

창단 이후 쭉 안산 F클럽으로 쓰였지만, 이제 익숙할 뿐 딱히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랜 팬들도 언젠가 이름이 바뀌길 희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요한의 새로운 구단주 취임을 환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워낙 구린 이름이라 새로운 구단주가 바꿀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흠, 메인스폰서가 있다면 그쪽으로 하는 건데 말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희 안산 F클럽은 메인스폰서가 안산시여서……."

하지만 그 고민은 금방 해결되었다.

바로 엘레노아가 연락해 러셀 매니지먼트 이름으로 구단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싶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정해진 이름은 안산 F 레드디어였다.

러셀 가문의 상징이 영국의 대표적인 사슴인 붉은사슴이었기 때문이다.

요한은 안산이란 이름도 빼고 싶어 했지만, 이건 지역 주민들에겐 자긍심과도 같았기에 차마 바꿀 수가 없었다.

어쨌든 기존의 안산 F 클럽이 아니라, 안산 F 레드디어로 새롭게 시작하게 된 구단.

요한은 긴급 자금 수혈로 2,000억을 투입했다.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엄청난 금액에 오히려 받은 쪽이 당황할 정도였다.

‘이 정도는 돼야, 유나도 좋아할 재밌는 클럽을 만들 수 있는 거지.’

그의 목표는 역시 유나가 좋아하는 클럽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그것을 위해서라면 2,000억 정도 투자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드디어 요한에게 집중할 만한 재밌는 취미가 생겼다.

낮에는 사냥, 밤에는 코딩이라는 반복된 사이클에서 벗어나 이젠 구단 관리에도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것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다.

‘와. 알면 알수록 참 복잡한 스포츠네, H-1이란 거.’

별로 관심이 없어서 처음엔 뚱했던 그였지만, 점점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일단 우리 팀 수준부터 확인해볼까?’

다음 날 요한은 구단으로 출근해 25명의 선수를 모두 집합시켰다.

꿀꺽.

헌터들은 매우 긴장했다.

평소라면 괴짜가 많아서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는 이들 천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상대를 봐 가면서 하는 법.

지금 구단주는 전임 담당자처럼 일반인도, 시에서 파견한 공무원도 아니었다.

바로 헌터계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S급 헌터였다.

그것도 같은 S급 헌터를 떡 주무르듯이 발라 버린 실력자 S급 헌터 말이다.

“모두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제 소개는 굳이 안 해도 되겠죠?”

“예!”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F급 헌터인 그들에게 S급 헌터는 하늘이나 마찬가지였다.

“제가 여러분들을 이렇게 모이게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러분들의 실력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거든요.”

“실력이요?”

웅성웅성.

뜬금없는 발언에 H-1 헌터들은 당황했다.

“조용.”

"......."

일반인 구단주가 이랬다면 곧바로 욕설이 날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S급 헌터였다.

“나는 S급 헌터고 너희들은 내 소속의 F급 헌터다. 반말하는 데 불만은 없겠지?”

“어, 없습니다!”

실제로 길드 내에선 등급이 높은 헌터가 낮은 등급의 헌터에게 반말을 하는 편이었다.

이곳이 길드는 아니었지만, 딱히 다를 것도 없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을 인수한 게 아니다. 최소한 너희들을 우승권 또는 우승으로 올리기 위해서 온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의 실력부터 보겠다. 불만 있나?”

“없습니다!”

“류 감독님.”

“아, 예.”

“픽&밴은 안 해도 되니까. 류 감독님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10명으로 한 팀을 꾸리세요.”

“하, 한 팀만 말입니까?”

“예.”

“아, 알겠습니다.”

자기의 말은 어지간하면 안 듣는 이들이 바짝 쫄아 있는 모습을 보니 류 감독은 요한이 누구인지 진짜 감이 오기 시작했다.

잠시 후, 류 감독은 요한의 지시대로 그가 생각하는 최선의 조합을 가져왔다.

여기서 최선이란 가장 밸런스가 훌륭한 상태를 말했다.

실전에선 이 조합 말고도 다양한 조합이 있었지만, 수비와 공격이 가장 안정적인 조합이었다.

‘확실히, 내가 알아본 정보대로네.'

스킬로 확인한 대로 팀의 에이스이자 힐탱커인 강철곤을 필두로 한 10명이었다.

그들은 실내에 있는 모의 훈련장으로 집합했다.

하지만 그곳엔 상대 팀은 없었다.

오로지 요한 혼자만 우두커니 서 있었다.

“저, 구단주님. 상대 팀은?”

“여기 있잖아요.”

"예?"

류 감독은 슬슬 짜증이 나려고 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은커녕 개미 새끼 1마리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 참, 꺼내는 걸 깜빡했네요.”

구웅-! 척척척!

허공이 갈라지면서 그곳에서 스켈레톤 5기가 튀어나왔다.

“허, 헉!!”

쿠당!

류 감독은 깜짝 놀라 뒤로 넘어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본 언데드의 위용에 제대로 짓눌린 것이다.

“으으......”

“저게 그 유명한 S급 네크로맨서의 스켈레톤.”

“끔찍하군.”

류 감독만큼은 아니지만, 헌터선수들도 기가 질릴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스켈레톤이 내뿜는 기운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15장. 갑부의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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