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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68화 (68/250)

18화

요한의 이런 발언으로 한반도는 물론이고 열도마저 활활 타올랐다.

말 그대로 오픈 첼린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론은 들끓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패배한 일본 쪽이 더 들끓을 수밖에 없었다.

[5CH 사이트]

- 저 빌어먹을 춍 따위가 뭐라는 거야!!

- 오픈 챌린지라니, 운 좋게 한 번 이겼다고 우쭐대긴!!

- 사무라이 정신으로 녀석을 혼내 주라고!!

일본 내 다양한 웹사이트 커뮤니티는 당연히 자국 S급 헌터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S급 헌터들이 움직이는 건 또 절대 아니었다.

"건방진 놈......."

“아사쿠라님, 참으십시오. 아무리 그래도 굳이 한국으로 가서 녀석과 붙을 이유는 없습니다.”

“크흠, 아깝군.”

아무리 오픈 챌린지라고 해도 한국으로 넘어가 S급 헌터인 요한을 이긴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었다.

거기에다가 자신은 있어도 만약에 지기라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지금 사사키 헌터의 사쿠라 길드가 서서히 몰락하고 있는 것처럼.

‘한 번의 패배로 길드가 서서히 몰락하다니, 무슨…….'

그만큼 일본 내 반한 감정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일본인 헌터들은 요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자중할 수밖에 없었다.

반도와 열도에 이런 핵폭탄을 떨군 요한은 이사한 으리으리한 집에서 여유롭게 땅콩을 까먹고 있었다.

소파에 누워서 리모콘으로 스마트TV를 돌리면서 그동안 못 봤던 프로그램을 몰아서 보았다.

"재미없네......."

분명히 헌터가 되기 전만 해도 정말 재밌었던 것들이었다.

가끔 휴가를 내면 놀러 가기보다는 집에서 온종일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최신 영화를 다시 보기로 결제해서 보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 생각이 나서 일본에서 그 힘든 일을 수행하고 거금 1조 7천억을 얻은 기념으로 쉬려고 했다.

하지만 영 예전에 느꼈던 재미가 없었다.

‘뭐지, 사냥이 워낙 스펙터클해서 이제는 이런 짜고 치는 프로그램으론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건가?’

확실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원래 사람이란 게 큰 자극에 익숙해지면 약한 자극은 자극이라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아, 그래서 커뮤니티에 평범한 취미를 가진 헌터가 없었구나.’

그때는 그냥 그 헌터들이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직접 헌터가 된 이후에 취미를 가져 보니 밋밋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래서 가끔 사냥 중독에 빠졌다가 죽는 헌터가 나오는 거겠지.’

빈민이나 서민이 갑자기 높은 등급의 헌터가 된다면 더 상황이 복잡해졌다.

몬스터 사냥은 확실히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원초적이고 원시적인 자극을 헌터에게 선사해 주었다.

있는 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런 정보를 접한 덕분에 그에 관한 대비를 했다.

자극을 제어하는 방법을 자녀들에게 훈육하고 교육했다.

하지만 가난한 부모들은 그런 정보를 접할 기회도 별로 없고, 접하더라도 제대로 교육이나 훈육할 시간도 없었다.

물론 그건 핑계에 가까웠다.

정부나 협회에선 그런 교육을 할 것을 권장하지만, 주말엔 부모들도 쉬어야 했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폐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이들 훈육이나 교육은 학교에 맡겨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학교엔 학부모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조금만 수틀리면 학교에 전화하거나 찾아와 깽판을 치니 공교육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그러니 서민이나 빈민 출신이 높은 등급의 헌터가 되면 사냥이 주는 원초적인 자극을 이기지 못하고 광인이 되거나 사냥 중독에 걸려서 결국 사망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있었다.

다른 사건, 사고와 비교하면 적을 수도 있겠으나 높은 등급의 헌터의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계산하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헌터 협회에선 헌터 시험에서 자극 훈련을 하기는 하나, 훈련 기간이 짧아서 실질적인 효과는 별로라는 평가가 많았다.

요한도 서민 출신의 높은 등급 헌터였다.

‘그나마 나는 낮은 D급에서 시작한 데다가 직접 싸우기보다는 RTS 게임처럼 부하들을 싸우게 시키는 쪽이었으니까. 자극이 좀 덜한 게 컸겠지.’

물론 그런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극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 증거로 가장 즐겁게 생각하던 취미가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방법은 하나뿐이야. 사냥 말고도 즐기고 집중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해.’

이런 사냥 중독 증상으로 인해서 지금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여가나 엔터테인먼트가 발달한 시대라고 사회학자들은 정의했다.

기존의 일반적인 축구나 농구, 야구도 물론 대표적인 인기 장르였다.

하지만 헌터로선 일반인들이 벌이는 스포츠는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극도 비교적 적었고 말이다.

그래서 일부 돈이 많은 헌터끼리 모여서 새로운 스포츠를 몇 가지 고안했다.

초기엔 정말 다양한 스포츠가 쏟아져 나왔다.

경쟁 끝에 몇 가지 스포츠만 살아남았다.

그리고 부동의 인기 1위를 달리고 있는 스포츠가 헌터 대전이라고도 불리는 H-1이었다.

이 스포츠는 게임에서만 존재하던 대전 액션 게임을 현실화시킨 것이었다.

규칙은 간단했다.

헌터 10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특수 제작된 필드에서 한쪽의 에너지를 모두 잃을 때까지 싸우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목숨을 뺏는 건 절대 금지였다.

그리고 그 에너지란 것도 여타 게임의 HP처럼 특수한 장비에 마나를 채워서 사용했다.

이 장비가 타격을 당하면 타격 정도나 부위에 따라서 에너지가 감소한다.

이 에너지가 0이 되면 탈락인 것이다.

이 H-1 스포츠는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다지 반응이 좋지 않았다.

장비를 착용하고 싸운다는 건 자극이 덜하다는 느낌이 강했으니까.

하지만 이 장비라는 개념이 의외로 신의 한 수로 작용한다.

실제 전투나 대결은 아무래도 치명적이고 확실한 공격이 더 좋았다.

다른 스포츠들도 원초적 자극에만 신경 쓰다 보니 단발성 자극은 확실히 강했다.

그러나 몇 번 보다 보면 금방 질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H-1은 조금 달랐다.

피가 튀거나 야만적이진 않았지만, 장비 에너지를 깎는 개념이다 보니 치명적인 위력이나 확실한 공격보다는 화려하고 다양한 공격이 선호되었다.

그리고 특수하게 설계된 넓은 공간에서 10:10으로 싸우다 보니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꽃을 피웠다.

즉, 질리지 않고 계속 보는 맛이 아주 좋다는 것이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 반향이 미미했던 H-1은 점점 팬을 늘려 가더니 이제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즉, 헌터뿐만이 아니라, 일반인까지 즐겁게 즐기는 스포츠가 된 것이다.

삑-!

평소에 정말 좋아하던 예능 프로 램까지 종영된 지금.

요한은 채널을 돌리다가 한창 H-1의 중계방송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흠…….'

평소엔 스포츠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던 그였다.

다들 알다시피 몸 쓰는 것엔 영 잼병인 그였으니 말이다.

‘새로운 취미라.’

물론 새로운 취미가 필요하다고 해서 H-1에 참가할 마음은 없었다.

애초에 그가 참가할 수도 없었다.

H-1은 그래도 철저한 규칙이 있었다.

바로 리그 등급을 나누었는데, 같은 등급에 따라서 철저하게 리그가 달라졌다.

F등급 헌터끼리는 F-리그, E등급 헌터끼리 해서 E-리그로 말이다.

요한이 참가하려면 S-리그로 해야겠지만, 전 세계로 따져도 별로 없는 S등급 헌터였다.

10명이 한 팀이 되어야 하는데, 팀원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직접 하는 것엔 관심도 없었다.

‘내가 팀 하나를 직접 운영해 볼까……?’

잘못하면 큰돈 투자해서 날려 먹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어차피 요한은 부자 랭킹 1위가 되기 위해서 사냥을 하는 게 아니었다.

물론, 헌터 랭킹 1위를 목표로 하기는 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제일 강한 헌터가 되고자 하는 마음인 것.

부자 랭킹 1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 요한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타다다닥-!

뭔가 열심히 두드리며 검색해 알아보았다.

‘H-1 팀 하나 운영하는 데 얼마나 들까?’

정확한 자료는 찾기가 어려웠지만, 대충 추정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었다.

‘흠, 역시 F-리그 팀이 제일 저렴하네. 1년 운영비가…… 500억. 싸네?’

축구 리그인 K리그 1년 운영비 평균이 약 200억 정도였다.

무려 헌터 스포츠인데 2배가 조금 넘는 금액이라니 확실히 저렴하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F-리그가 가장 인기가 떨어지기에 나오는 수치였다.

E-리그만 돼도 1년 운영비는 1천억이 훌쩍 넘어갔다.

‘하지만 어차피 취미로 하는 건데. F-리그부터 시작해 볼까?’

굳이 무리해서 E-리그 이상부터 시작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음,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다른 소설에서 보면 아주 쉽게 운영비가 빠듯한 구단을 소개받아서 그곳을 넘겨받아 운영했다.

‘하지만 난 아웃사이더라 인맥이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굳이 귀찮은 짓을 해 가며 인맥을 쌓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역시 이럴 때는 마스터한테 전화해야지.’

음성 인식으로 엘레노아의 번호로 연락했다.

[네, 요한 씨. 쉬는 날에 무슨 일로?]

“부탁이 있어서요.”

[부탁이요?]

"네."

요한은 떠올렸던 내용을 엘레노아에게 말해 주었다.

[음, 확실히. H-1 구단 운영은 재밌으니 취미 삼아서 할 만할 거예요.]

“인수하고 싶어도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데. 소개받을 방법 있을까요?”

[흠, 그렇군요. 어차피 이것도 일과 관련되어 있으니 러셀 매니지먼트 대표로써 알아봐 드릴게요.]

"네?"

[모르셨어요. 우리 러셀 가문에서는 F부터 C까지 모든 리그에 소속 팀이 있어요. H-1 세계 연맹 회장이 제 삼촌이고요.]

“아……."

‘맞아, 이 엄청난 부의 가문 러셀 가문이 지금 한창 가장 커다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H-1에 손을 안 뻗었을 리가 없지.’

그것을 떠나서 요한은 매번 엘레노아가 러셀 가문 소속인 것을 깜빡했다.

[정식 H-1 구단이면 세계 연맹에 가입되어 있을 테니.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아, 부탁드려요.”

[그럼.]

뚝.

뭔가 파도 같은 대화가 끝이 났다.

‘크흠, 역시 엘레노아와 대화하면 뭔가 규모가 다르단 말이지.’

그도 이제 갑부에 해당하는 재산가였다.

하지만 평생을 재벌 귀족으로 살아온 엘레노아와 비교하면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

며칠 뒤, 엘레노아에게 연락이 왔다.

[요한 씨가 원하던 F-리그 구단이 매물로 나와서요. 관심 있으면 한 번 만나 보실래요?]

“네, 저야 좋죠.”

엘레노아와의 약속을 잡은 요한은 곧바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

‘안산시라.......'

경기도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도권.

‘수도권 구단 중에 매물이 있다니. 의외네?’

그는 지난 며칠간 H-1에 대해서 정말 꼼꼼하게 공부했다.

한창 헌터 덕후질을 할 때가 떠오를 정도로 말이다.

덕분에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수도권 구단은 어지간하면 운영난에 허덕이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뭐, 가 보면 알겠지.’

약속 장소 근처에 도착한 요한은 안산시 소속의 F-리그 구단에 도착했다.

이름은 안산 F 클럽.

‘거참, 아무런 의미도 멋도 없는 이름이구먼.’

아무래도 안산시에서 운영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았다.

“아, 요한 씨. 여기에요.”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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