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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55화 (55/250)

5화

이번 사건도 역시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협회는 당연히 비밀로 하려고 했다.

하지만 협회 내부에 있는 언론사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내부자들이 많아서 완전한 비밀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대가로 언론사에 그 내부자들은 짭짤하게 얻어먹겠지만 말이다.

[수십 년 만에 다시 나타난 정신 계열 보스 몬스터의 등장]

[정신 계열 내성의 언데드로 쉽게 격파!]

[민족의 영웅 김요한 헌터. 그는 누구인가?!]

[최초의 정신 계열 보스 몬스터의 레이드 성공, 그 이면은?]

[댓글]

- 와, 세상에…… 김요한 헌터가 대단한 건 알았지만, 그 끔찍한 사건을 만들었던 정신 에너지 포탈까지 막을 줄이야…….

- 왜요. 무슨 사건이 있었기에 다들 정신 에너지, 정신 에너지 타령하는 거임?

- 아, 님. 제발. 그 유명한 사건도 모르세요?

- 아, 왜요. 뭔데요. 모를 수도 있지.

- 쯔쯔, 급식아. 잘 들어라. 과거 이번처럼 이상 현상이 발생했는데. 100여 명의 헌터로 구성된 조사대가 급파됐단다. 하지만 그중에서 살아온 헌터는 단 3명. 그것도 2명은 미쳐서 살아도 산 게 아니었지. 남은 1명이 겨우 말문을 열어서 끔찍한 사태를 전했지. 헌터의 정신을 조작해서 아군끼리 싸우게 만들었다고 말이야.

- 헐, 진짜임? 정신을 조작하면 어떻게 이김?

- 그러니까, 뭐. 요즘엔 정신 조작에 저항이 가능한 능력이 있긴 한데. 숫자가 매우 적어서 말이야. 이번처럼 갑자기 포탈이 발생하면 막을 방법이 없지.

- 그런 포탈을 김요한 헌터가 막았다고요?

- 그렇지!

- 와, 대박!

- 인정? 어, 쌉인정.

해외 반응도 국내 반응 못지않게 뜨거웠다.

그만큼 정신 계열 몬스터는 인류의 큰 위협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위험하긴 해. 언데드 녀석들이 정신 면역이지, 내가 면역인 건 아니니까.’

이번 어큘레스를 앞으로 끌고 왔을 때는 철저한 준비를 한 상태였다.

힘을 조금이라도 쓸 기미가 보이면 바로 목을 치라고 해 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게 설사 정신 관련 힘이 아니라도 말이다.

‘흠, 나도 정신 관련 공격에 면역이 될 방법이 없을까?’

어찌 보면 욕심일 수도 있었다.

이미 그가 다루는 언데드가 정신 공격 면역이었다.

전 인류가 두려워하는 정신 공격을 극복할 수 있는 몇 없는 존재가 바로 요한인 것이다.

거기에다가 아예 100% 면역을 바라는 것이니 말이다.

‘다행히 이번엔 상대하는 몬스터가 1마리여서 내가 당하지 않을 수 있었어. 하지만, 차후에 상대하는 몬스터가 많아서 실수로라도 놓치면?’

바로 그 순간이 그의 제삿날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정신 계열에 당한다고 해서 포탈로 나가 인류를 공격하진 않는다.

그나마 몬스터는 정신 조작을 한 헌터를 죽이기만 하지, 그 칼날을 역으로 인간에게 돌리진 않았기 때문이다.

‘인류고 뭐고, 내가 죽으면 우리 유나는 누가 지켜 줘?’

헌터가 되기도 전에 이미 친척들과는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였다.

거기에다가 지금도 딱히 숫자는 별로 없지만, 어쨌든 가진 인맥은 다 그가 S급 네크로맨서이기에 유지할 수 있는 인맥들이 대부분이었다.

즉, 그가 없으면 유나를 지켜 줄 사람이 없다는 뜻이었다.

‘유산은 많이 받을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엔?’

새로운 계급 사회라고도 불리는 이 시기.

추악한 헌터의 노림에 당하기라도 한다면, 일반인인 유나가 버텨 내기 쉽지 않을 것이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법이 존재하지만. 법은 사건이 일어난 이후 처리하기 위한 제도에 불과해.’

즉, 법은 근본적인 유나의 보호막이 될 수가 없었다.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요한이 직접 살아서 유나를 지켜 줘야 했다.

‘잘 모르겠지만, 왠지 이 정신 계열 놈들이랑 자주 엮일 것 같단 말이지.’

첫 솔로 포탈 사냥한 이후로 온갖 이상한 일이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난 이상하게 행운과 불운이 함께 따라오는 형태야. 반드시 다시 볼 게 분명해.’

그럴 때를 대비할 필요성이 반드시 있었다.

***

이런 괄목할 정도의 활약은 그가 소속되어 있는 러셀 길드의 유명세를 한층 더 키워 주었다.

영국의 러셀 가문이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러셀 길드.

이런 러셀 길드의 성장은 영국에 있는 본가에서 흡족할 만한 일이었다.

사후 처리는 요한이 할 일이 아니었다.

그는 현재 엘레노아와 함께 러셀 길드 본부로 돌아와 마주 보고 앉았다.

후르르릅-!

‘크으, 역시 커피는 베트남산 커피 믹스지.’

그는 커피 골수 마니아였다.

프로그래머 시절에도 믹스 1박스를 혼자 1달 만에 해치울 정도로 많이 마셨다.

카페인 중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저 그는 커피 믹스가 좋을 뿐이었다.

“요한 씨, 정말 수고가 많았어요. 요한 씨 덕분에 최근 길드 가입 문의가 크게 늘었어요.”

러셀 가문은 현재 한국의 러셀 길드를 돈을 버는 용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조건 없이 막대한 투자를 하는 중이다.

하지만 요한의 길드 가입 이후로 딱히 이렇다 할 실력자 헌터 수급이 쉽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협회나 다른 언론사 같은 곳에서는 혼혈이라고는 하지만, 그들로선 외국인이 마스터로 있는 우리 러셀 길드가 탐탁지 않았을 테니까요.”

“어, 그러고 보니 마스터. 한국말 많이 늘었네요?”

“네?”

엘레노아는 갑작스러운 요한의 언어 칭찬이 의아했다.

“방금 ‘우리’라고 했잖아요. 영어 에선 We라는 표현 잘 안 쓰지만. 한국에선 우리라는 표현을 흔히 쓰니까요. 그래서 신기하다고요.”

“……아, 네.”

엘레노아는 민망함에 볼이 아주 살짝 붉어졌다.

시력이 압도적이지 않은 이상 잘 안 보일 정도지만 말이다.

“뭐, 알겠어요. 저 덕분에 길드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 말이잖아요?”

“네, 그렇죠.”

“다 비싼 밥 먹고 하는 일인데. 이 정도는 해 줘야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딱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그였다.

그가 길드 마스터도 아니고 딱히 길드의 발전이나 흥복 같은 거에 신경 쓸 이유가 있겠는가.

‘그냥 사냥 잘하고, 돈 만 잘 벌면 되는 거지.’

그는 처음엔 그저 매니지먼트만 끼고 길드 없이 솔로 사냥만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길드에 가입하고 보니 의외로 길드가 좋은 점이 많았다.

‘직접적인 사냥을 제외하곤 전부 매니지먼트와 길드가 알아서 해 주니까. 음, 이건 러셀 가문이랑 엮어서 그런 건가. 킥킥.’

그런 점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가 S급 헌터면서도 길드에 소속되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보통 S급 헌터는 자기 길드를 여는 게 보통이었으니까.

가끔 VX 길드처럼 S급 헌터이자 마스터 2명인 특이 케이스도 있었지만, 그건 VX 길드의 마스터가 쌍둥이 형제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엘레노아는 비싼 돈을 들이긴 했지만, 돈값 이상을 하는 요한에게 뭐라도 하나 더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영 상대가 적극적이지 않고 시큰둥하니 선뜻 제시하기가 어려웠다.

“아 참, 마스터.”

"네?"

“제가 저번에 부탁한 일이 있거든요. 제임스 불러서 물어봐도 될까요?”

“아, 네. 그럼요. 아마 제임스는 지금 이곳에 있을 거예요. 불러 드릴까요?”

“그러면 좋죠.”

엘레노아가 옆에 있는 비서에게 눈짓하자 고개를 끄덕인 비서는 얼른 제임스를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대표님.”

제임스는 길드가 아니라, 매니지먼트 소속이었다.

그래서 호칭이 마스터가 아니라, 대표님이었다.

다만, 이곳 길드 본부 3층에 매니지먼트 사무실도 있기에 이곳으로 출근하는 제임스였다.

“아, 어서 와. 요한 씨가 얼마 전에 제임스한테 부탁한 일이 있다고 해서. 확인 차 부른 거야.”

“아, 그거. 조금 이따가 보고 드리려고 했습니다.”

“끝났어?”

요한이 제임스에게 물었다.

“아, 예. 조금 전에 막 잔금까지 치렀습니다.”

“좋아, 어딘데?”

“서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남양주시 소속의 와부읍이란 곳입니다.”

“응, 요한 씨?”

“네, 마스터.”

“그런 곳은 왜?”

“아, 저의 개인 아지트 및 실험실 및 연습실이 조금 필요해서요.”

“그런 외지에요?”

“네, 아시다시피 제 능력은 일반인이 보기엔 좀 혐오스럽잖아요. 언데드도 그렇고. 뼈 스킬도 그렇고, 저주술도 그렇고.”

“뭐…… 그건 차마 부정할 수는 없겠네요.”

시체와 죽음을 업으로 삼는 존재가 네크로맨서였다.

아무리 지금 시기가 헌터의 시대라고 해도 일반인들이 모여 사는 도심에서 그것들을 실험하고 연구할 수는 없는 노릇.

안전하면서도 인적이 드문 곳에 실험실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아 참, 제임스.”

“예, 요한 헌터님.”

“건물 새로 지어야 하는 거 아니야. 남양주시의 와부읍이라면 나도 잘 모르는 지명인데.”

“아,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얼마 전에 그곳에 투자 붐이 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붐은 순식간에 꺼졌지요. 사람은 없는 데 빈 건물은 많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깨끗하고 관리가 잘된 건물을 구매했습니다.”

“오, 그거 좋은데?”

“감사합니다.”

요한은 제임스의 보고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남양주시에 있다면 서울과 그렇게 멀지도 않고 투자 붐이 꺼진 곳이라면 사람도 없을 테니까.

제임스도 요한이 지시한 일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가 있어서 뿌듯했다.

“……음, 제임스.”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있던 엘레노아가 입을 열었다.

“네, 대표님.”

“요한 씨가 들어갈 그 와부읍이란 곳. 빈 땅이 많다고?”

“아, 네.”

‘왜 그러시지?’

“와부읍 전체를 살려면 얼마나 들까?”

“음,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닐 겁니다. 그곳은 이미 실패한 땅이라 남양주시 당국에서 최대한 많이 팔고 싶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제가 구매할 때도 최대한 많이 사들이면 싸게 줄 수도 있다고 했거든요.”

“……그렇다면, 러셀 길드 이름으로 그곳 전체를 사들여.”

“예?!”

제임스는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와, 와부읍 전체를 말입니까?”

아무리 완전히 무너진 지역이라고 해도 상당히 넓은 땅이었다.

“응, 맞아. 왜 문제 있어?”

“아, 아닙니다.”

‘하아, 아무리 러셀 길드라도 통이 너무 크잖아.’

K-POP을 좋아해 한국어를 부전공한 경제학도인 평범한 영국인 제임스였다.

그러니 이런 압도적인 규모는 그의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다.

“마스터?”

요한이 오묘한 표정으로 엘레노아를 보았다.

아무리 그가 4,000억의 연봉 헌터라곤 해도 이 세계적 갑부의 스케일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투자에요, 투자. 서울 인근이라면 접근성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니 부담도 없죠. 또, 만약에 요한 씨가 더 유명해지고 강해지면 그곳은 저절로 땅값이 오를 테니까요.”

“아하, 그러면 저도 투자할게요. 이번에 이상 현상으로 벌어들인 돈 전부를 넣고 싶은데요?”

“제임스?”

“네,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푸핫, 그러면 이제 딱히 할 일 없죠? 제임스가 구매한 땅을 보러 가고 싶은데.”

“아, 네. 어차피 그냥 확인차 길드에 부른 거니까요.”

“그럼.”

요한은 엘레노아에게 인사를 하고 제임스와 함께 와부읍으로 향했다.

“이곳입니다.”

끼룩끼룩-!

“와, 서울 옆에 이런 곳이 다 있네.”

와부읍은 주변이 산으로 이루어진 분지 지형이었다.

또 인적이 드문 버려진 땅이다 보니, 산을 스치는 바람 소리, 새소리밖에 없는 고요한 땅이기도 했다.

‘여기 딱 좋다.’

“어떻게, 마음에 드십니까?”

“응, 쏙 들어. 그런데 연구실 작업은?”

“그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계약금 넣었을 때부터 준비해서 곧 공사도 마무리될 겁니다.”

“아주 좋아.”

12장. 강령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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