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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45화 (45/250)

20화

전투는 생각보다 쉬웠다.

‘원래 던전 포탈이 과장된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어떤 의문을 가지든 전투는 정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첫 던전 포탈의 레이드라 긴장하고 걱정하며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이곳에 나오는 몬스터의 수준 자체는 필드 포탈보단 높았다.

그렇다고 요한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수준 자체는 높지 않았는데, 문제는 양이었다.

‘아니, 던전 포탈이 이렇게 몬스터가 많이 나왔나?’

그가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쌓아 온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상이나 글로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정보는 확실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슨 필드 포탈에 가끔 생기는 웨이브 수준으로 계속 들이닥쳐?’

그렇다고 요한이 힘들다거나 어려운 건 절대 아니었다.

‘나야 고맙지만 말이야.’

일반적인 공격대라면 힘들 게 분명했다.

일반 공격대도 전투를 벌일 때마다 마석과 사체를 얻을 수 있어서 이득은 맞았다.

하지만 직접 전투를 벌이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고 마나도 금방 떨어진다.

특히 던전 포탈 같은 경우엔 일반적인 필드 포탈과는 180도 달랐으니까.

일반적인 필드 포탈은 출입이 자유로웠지만, 던전 포탈은 어떻게든 보스 몬스터를 잡아야만 탈출이 가능했다.

‘또 던전 포탈의 핵심 수입은 이런 잡몹이 아니라, 보스 몬스터와 보스를 수호하는 수호 몬스터들에서 나오니까.’

그러니 이런 잡몹은 최대한 적게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요한을 공격하는 설원 늑대의 수만 벌써 수백 마리가 넘어섰다.

“컹컹-!”

"아, 또야?!"

얼마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또 설원 늑대 수십 마리가 설원 끝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파박파박파박-!

‘설마, 시체 냄새에 끌리는 건가?’

오죽하면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얘들아 싸울 시간이다!”

척척-!

스켈레톤 워리어들이 좌우로 정렬했다.

왼팔에 차고 있는 커다란 원형 방패를 맞대며 방패진을 형성했다.

“컹컹-!!”

설원 늑대들은 스켈레톤 워리어들이 만든 방패진에 몸을 날렸다.

쾅쾅-!

육중한 충격이 요한이 있는 뒤쪽 까지 전달되었다.

딱딱-!

하지만 굳건한 스탠스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켈레톤 워리어들은 한 발자국도 뒤로 밀리지 않았다.

씨익-!

“다 썰어 버려!!”

후웅- 퍽!

스켈레톤 워리어가 휘두른 철퇴는 설원 늑대의 머리를 박살 내었다.

“깨갱!!”

엄청난 숫자의 설원 늑대는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이쪽도 소수의 공격대가 아니었다.

다수의 스켈레톤과 좀비로 이루어져 있는 언데드 군단.

전투를 치르면 치를수록 더 강해지는 존재였다.

촤악-!

“깨갱!”

방패를 앞으로 내밀며 빈틈을 노리는 무지막지한 공격에 설원 늑대 무리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크와아아아앙!!”

“응?”

그때 엄청난 박력의 포효가 울렸다.

요한도 느껴 고개를 돌려 보니, 서쪽 끝에서 거대한 덩치를 가진 아이스 트롤이 얼음 몽둥이를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 아이스 트롤

▶ 종류: 던전 일반 몬스터

▶위험 등급: D+

▶ 간단 설명: 설원 필드에 서식하는 아이스 트롤, 주 무기는 얼음 기둥이며 강력한 힘과 회복력이 매우 뛰어나다. 다만, 전투 방식이 매우 단순하다.

‘흠…… 역시나.’

요한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프로그래밍 스킬로 아이스 트롤의 정보를 확인했다.

딱 예상한 대로였다.

그리고 이 정보를 SD 카드에 잘 저장해 두었다.

‘이런 정보를 잘 모아 두고 나중에 내 전용 채널이나 홈페이지를 열면 인기 좀 끌겠지.’

그렇지 않더라도 사소한 정보라도 모아 두는 게 나중을 위해서 좋았다.

쿵쿵쿵-!

아이스 트롤 5마리가 언데드 군단을 향해서 달려왔다.

‘아직 설원 늑대도 다 정리하지 못했지만, 뭐 어때.’

오히려 시체가 아예 없는 곳보다는 상대하기 훨씬 편할 터였다.

‘일단 반갑다고 인사나 해 볼까. 시체 폭발!!’

콰르릉-!

“크아아아아오!!”

아이스 트롤이 설원 늑대의 시체 위를 지나는 순간, 요한이 폭발을 일으켰다.

설원 늑대를 매개로 일어난 강력한 폭발은 아이스 트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역시 회복력, 하면 트롤.

입은 상처는 금방 회복해 버렸다.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메이지!!”

딱딱-!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코딩한 메이지가 앞으로 나섰다.

거기에다가 녀석은 마치 돌연변이마냥 단독으로 코딩을 설정할 수가 있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이상 현상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기존 이상 현상과 달리 그에게 좋은 이상 현상이었다.

귀한 시간을 투자해 메이지 1기의 코딩을 뜯어고쳤다.

‘의외로 재능이 뛰어난 언데드였지.’

이미 죽은 시체가 일어난 존재에게 재능이라는 단어도 조금 이상하긴 했다.

그렇게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보통 코딩을 할 때는 스킬을 코딩한다.

라이즈 스켈레톤 워리어 스킬을 코딩해 워리어의 능력을 설정 및 조절한다.

한 번 소환해서 계속 활용하고 있는 메이지는 별도였다.

신기하기도 해서 정말 열심히 코딩 식을 만졌다.

그래서 탄생한 스켈레톤 메이지가 바로 이 녀석이었다.

턱.

녀석은 한쪽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땅을 짚었다.

그러자 녀석이 뿜어내는 흑색 마나가 일부 스켈레톤 워리어에 전달 되었다.

우드득-! 우드득-!

약 10기의 스켈레톤 워리어에 전달된 흑색 마나는 스켈레톤 워리어를 변이시켰다.

변이된 스켈레톤 워리어는 뼈가 더 커지고 뒤틀리고 돌출되었다.

그야말로 크리처라고 부를 만큼 괴상한 스켈레톤 워리어가 된 것이다.

생긴 건 좀 별로였지만, 능력만큼은 확실했다.

“쿠오오오오!!”

일명 변이 스켈레톤 워리어는 단 2기만으로도 아이스 트롤과 호각을 이루었다.

쉬이익- 쾅!

강력한 힘으로 휘두른 얼음 기둥을 변이 스켈레톤 워리어는 방패를 들어서 쉽게 막아 내었다.

“휘유! 대단한데?”

[와, 그러게. 요한이 데리고 있는 녀석들은 어째 하나같이 이상해?]

하늘이 옆에서 종알거렸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네요.”

[베에!]

“툭하면 혀를 내밀고 난리세요.”

[내 마음이다, 뭐!]

어쨌든 요한은 큰 전력 손실 없이 단 10기의 스켈레톤 워리어만으로 5마리의 아이스 트롤을 막을 수가 있었다.

아니, 단순히 막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촤악- 퍽!

“쿠와아아악!!”

아이스 트롤의 공격은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파워도 파워였지만, 결코 동작도 느린 편이 아니라 반격하기도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변이 스켈레톤 워리어는 쉽게 반격했다.

방패로 녀석의 공격을 흘리고 그 대로 검이나 철퇴를 휘두른 것이다.

“우우우웅-!”

아이스 트롤들은 괴로워했다.

보통 침략자와 싸우면 힘으론 그들이 압도했었다.

이긴 것보단 진 게 더 많았지만, 그래도 힘으론 늘 압도했었다.

하지만 이번 침략자는 힘으로도 압도하지 못했다.

온몸에 검은 마나를 풀풀 풍기는 해골은 힘에서 밀리지 않았다.

덩치도 훨씬 커져서 아이스 트롤 보다 약간 작은 정도였다.

쾅-!

“크아아악!”

방패로 가슴을 타격당한 아이스 트롤이 뒤로 넘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변이 스켈레톤 워리어는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설원 늑대 좀비가 트롤의 위를 덮쳤다.

퍽퍽- 콰득!

“크아아악!!”

아이스 트롤은 고통에 괴로워했다.

하지만 사기적인 회복력으로 죽지는 않았다.

“변이, 목을 쳐!!”

딱딱-!

턱뼈를 두드린 변이 스켈레톤 워리어는 검을 들어서 녀석의 목을 내려쳤다.

스걱-! 풀썩-!

온 힘을 다해서 반항하던 아이스 트롤은 힘이 빠지고 축 늘어졌다.

아무리 회복력이 사기급인 아이스 트롤이라도 목이 잘리면 끝이었다.

일반적인 공격대도 보통 트롤을 상대할 때 먼저 어떻게든 녀석을 쓰러트리고 위를 덮쳐서 목을 자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5마리를 동시에 그렇게 상대하는 건 일반적인 공격대론 무리였다.

하지만 그것을 요한은 혼자 해낸 것이다.

“뭐야, 별거 아니잖아?”

치익-! 벌컥벌컥벌컥-!

“캬하, 좋다!”

몇 번 사냥을 반복해 본 결과 요한은 그렇게 급한 상황이 아니고선 상당히 지루하단 경험을 얻었다.

워낙 코딩을 잘해 둬서 일반적인 상황에선 명령이 굳이 필요 없었다.

명령이 필요한 일이라도 복잡한 명령은 딱히 필요가 없었다.

덕분에 그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따분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지식 삼아서 지루한 시간을 보낼 여러 준비를 해 두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시원한 맥주였다.

[에엑, 부럽다. 나도 육체가 있어서 맛있는 거 먹고 싶다.]

“뭐, 언젠가는 기회가 있겠지.”

[진짜?!]

“그거야, 모르지.”

[뭐야, 그게!!]

“세상일은 모르는 거니까.”

으쓱-.

[치사해!!]

하늘은 도끼눈을 뜬 채로 볼을 부풀렸다.

"큭큭."

그 모습이 퍽 귀여워서 요한은 작게 웃었다.

콰직 휙-!

다 마신 맥주 캔을 손으로 구겨서 집어 던졌다.

밖에선 쓰레기 무단 투기는 불법이었다.

하지만 이곳 포탈 안은 어떤 것이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졌다.

시체도 쓰레기도 말이다.

“자자, 서두르자.”

사냥이 끝나고 마석을 채취하려면 시간이 꽤 걸렸다.

빡-!

근처에서 얼타던 스켈레톤 워리어 1기의 뒤통수를 후렸다.

“야 인마! 넌 왜 여기서 얼타고 있냐.”

딱딱-!

녀석은 마치 억울한 듯 뭔가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말이 통할 리가 없었다.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서 일 해. 너 설마, 저번에 전투 중에 얼 타던 그 해골바가지 아냐?”

휙휙-!

뭔가 수상할 정도로 크게 고개를 휘저은 스켈레톤 워리어는 재빨리 방패를 들고 앞으로 나갔다.

“쯧, 스킬로 부른 소환수 중에서도 얼타는 놈이 다 있냐.”

여러 명이 모이면 꼭 게으름 피우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었지만, 그게 스킬로 부른 소환수에 해당할 줄은 몰랐다.

[킥킥.]

하늘은 그 모습이 재밌는지 작게 웃었다.

***

요한이 한창 사냥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때 그 뒤를 쫓는 자들이 있었다.

포탈 입구를 초토화시킨 암살자 무리가 바로 그들이었다.

“이쪽으로 간 것 같습니다.”

양복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들은 일명 스미스로 통하는 그림자 암살자들이었다.

“천천히 따라간다. 녀석이 보스 몬스터와 싸우고 있을 때를 노린다.”

“예, 알겠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다른 길드의 S급 헌터를 죽인 적도 있었다.

S급 헌터의 사망 사건으로 한참 시끄러웠지만, 포탈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어떤 수사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잠잠해져야 했다.

그들은 그런 자들이었다.

‘그림자는 언제나 침묵 속에 존재하지.’

암살자를 이끄는 자의 눈이 검게 빛났다.

10장.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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