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40화 (40/250)

15화

벅벅-!

몬스터들은 벽을 긁거나 깡충깡충 뛰어올라 벽을 타고 넘으려 했다.

녀석들은 마구 몸을 부딪치고 깔고 앉으며 엉망진창으로 굴었다.

그런 녀석들의 뒤로 총 15기의 스켈레톤 워리어가 붉은 안광을 빛내며 다가왔다.

“크어엉!!”

몇 마리가 그런 스켈레톤 워리어를 보며 포효했다.

퍽-!

“깨갱!”

하지만 워리어가 곧바로 휘두른 철퇴에 머리가 으깨져 쓰러졌다.

죽기 무섭게 새로운 워리어로 되 살아났다.

겨우 십수 마리의 워리어가 백 마리는 족히 넘을 것 같은 몬스터를 구석에 몰아넣고 두드려 패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끔찍한 학살이었다.

“커헝!"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몬스터들은 요한이 아니라 워리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효과는 나름대로 있었다.

아무리 워리어가 강하더라도 몬스터의 수가 훨씬 압도적이었다.

10배는 되는 압도적인 물량 공세는 일시적으로나마 워리어를 압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압박만으론 저승에서 되 살아난 언데드 군단을 이길 수는 없었다.

언데드 군단은 술사가 죽지 않는 이상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꺄하하하!!]

본 월을 통과한 하늘이 공중에서 떠다니며 음파 공격을 퍼부었다.

[꺄아아아아!!]

“커헝헝!!”

몬스터들은 이 음파 공격에 특히 괴로워했다.

짐승과 닮은 그들은 청력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하늘은 워리어 근처의 몬스터에게 집중적으로 음파 공격을 퍼부었다.

부들부들-.

이렇게 몬스터가 음파 공격을 당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면.

퍽- 콰직!

스켈레톤 워리어가 철퇴를 휘둘러 녀석의 두개골을 박살을 내었다.

턱-.

그리고 본 월을 타고 올라온 요한과 메이지도 본격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다.

“다 태워 버려.”

끄덕-.

공격이 닿지 않는 본 월 위에서 메이지는 무자비한 불꽃 세례를 날렸다.

콰릉- 콰릉_!

“깨갱!!”

매캐한 검은 연기와 함께 특유의 살이 익는 냄새가 풍겼다.

“워후.”

벅벅-!

몬스터들은 몇 번이고 더 벽을 오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게 어려워지자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컹컹!”

“커헝!”

서로 뭐라고 소통하더니 서로서로 디딤판이 되어 주었다.

몬스터 탑을 스스로 만들며 본 월을 넘으려고 했다.

“쯧, 멍청하긴. 메이지, 날려 버려.”

딱딱-.

턱뼈를 두드린 메이지는 등메 메고 있던 스태프를 들어서 그 끝에 마나를 모아서 불꽃을 일으켰다.

요한이 건네준 스태프는 특별한 스킬을 쓸 때만 사용했다.

푸화아아악-!

말을 할 수 없는 메이지는 그저 마나를 모아서 손으로 수식을 만들고 강력한 불꽃을 뿜어내었다.

펑-!

“깨갱!”

“크에에엑!!”

잘 쌓이던 탑이 불꽃 기둥 1방에 우르르 무너졌다.

‘메이지는 좀 더 개선해야겠어.’

이번에도 역시 살이 타들어 가는 매캐한 냄새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시체가 꽤 많이 모였는데?”

일단 영혼 흡수를 통해서 마나를 회복했다.

그리고 아껴 두었던 스킬을 마구 잡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라이즈 스켈레톤 워리어, 라이즈 좀비, 라이즈 구울!!’

유령 언데드를 제외한 그가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언데드를 일으켰다.

콰드득- 으적으적-!

“깨갱!!”

“캬오옹!!”

그야말로 산 자들의 세계에서 끔찍한 지옥도가 펼쳐졌다.

“우흐, 언제 봐도 끔찍하단 말이야.”

아무리 네크로맨서가 된 요한이라도 생살이 뜯겨 나가고 뼈가 돌출되며 장기가 그대로 쏟아져 나오는 장면은 영 적응이 되질 않았다.

휙휙-!

코와 입 앞에 손을 휘휘 저으며 고약한 피 내음을 쫓아냈다.

언데드의 학살은 그대로 계속 자행되었고, 상황이 막 끝마칠 때쯤이었다.

왜애애애앵-!

협회 소속의 비상사태 진압반이 탄 차량 수십 대가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몰려왔다.

텅텅-!

“크윽, 이게 무슨 냄새야?!”

“시체 타는 냄새 아닙니까?”

“아, 저쪽이군.”

그들은 헐레벌떡 전투 현장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이미 전투는 끝난 뒤였다.

타닥타닥-!

“윽!"

“이, 이건 도대체!!”

매캐한 검은 연기가 주변에 가득 했고 시체 타는 냄새와 언데드 특유의 썩은 내가 진동했다.

요한이야 익숙해진 냄새였지만, 평범한 헌터인 그들이 익숙할 리가 없었다.

“늦으셨네요?”

요한은 살짝 빈정거리며 일이 다 끝나자 온 이들을 비꼬았다.

"음......."

그들도 바보가 아니고 그런 뉘앙스를 못 느낄 리가 없었다.

“아, 음. 큼흠흠. 죄송합니다. 헌터를 소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거든요.”

하지만 그들의 태도는 여전히 정중했다.

왜냐하면, 이제는 평범한 헌터가 아니라 S급 헌터이며, 러셀 가문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러셀 길드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협회 고위 간부도 아닌, 평범한 현장직인 그들이 감당하기엔 좀 벅찬 인물이었다.

“그렇군요. 아 참, 제가 일단 이곳에 나타난 몬스터를 다 처리하긴 했습니다만. 이 근처에 포탈이 있는 건 확실한 거 같아요. 여러분들은 그 포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예, 예. 무, 물론이죠. 그 전에 일단 시체를 치워 드리겠습니다.”

“품, 아. 죄송합니다. 시체는 제가 알아서 치우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일단 포탈부터 찾고 나중에 여기 뒷정리나 해 주세요.”

“직접 치우신단 말입니까?”

“네,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닙니다.”

‘어딜 감히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려고.’

요한이 가장 싫어하는 건 그가 직접 사냥한 몬스터의 시체를 건드리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네크로맨서에 있어서 시체는 단순한 돈벌이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힘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마석 채취부터.’

“얘들아 일하자!!”

딱딱-!

“그억!”

이번엔 스켈레톤뿐만이 아니라 구울도 함께 대답했다.

구울은 좀비와 비슷한 메커니즘의 언데드였지만, 많은 것이 달랐다.

기본적인 지능은 매우 낮았지만, 다행히 코딩으로 지능을 손보는 게 가능했다.

그렇게 코딩 덕분에 구울은 기본적인 명령 이행 능력이 생겼다.

그래서 스켈레톤 워리어와 함께 마석 채취 작업에 착수했다.

각자 배낭 하나씩을 메고 몬스터의 사체를 뒤적거리다가 마석을 꺼내 대충 닦고 배낭에 넣었다.

그렇게 언데드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 요한이 뒤로 느긋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시체에 향하도록 했다.

‘시체 수집!’

수와아악-!

몬스터 시체는 마치 청소기에 빨려 들어오듯이 요한의 손바닥에 스며들었다.

딱히 어떤 알람은 없었지만, 이것으로 요한이 부른 언데드의 능력이 0.01 상승했으리라.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요한은 돌아다니며 마석 채취가 끝난 시체를 모조리 흡수했다.

‘이제 언데드를 다 불러내고도 시체를 아까워할 필요가 없겠어.’

사실 기존엔 매우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짐꾼 회사를 고용해야 하는 건지 잠깐 고민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젠 굳이 그럴 필욘 없었다.

시체 수집으로 올릴 수 있는 최대 수치는 125% 시체 1구당 0.01%만 오르니 그야말로 엄청난 숫자를 흡수해야 다 채울 수가 있었다.

즉, 시체를 쓸데없이 남겨서 아까워할 일은 없어졌단 뜻이었다.

그 모습을 일부 협회 관계자들은 보았다.

“와. 김요한 헌터 제대로 네크로맨서네?”

“마석은 언데드가 채취해 주고, 시체는 흡수한다니. 저런 능력자가 많으면 짐꾼 회사는 다 망하겠다.”

“킥킥, 그러게. 짐꾼 회사는 저런 능력자가 적길 바라야지.”

“혼자서 저 많은 몬스터를 다 사냥했단 말이야. 그것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역시 S급 네크로맨서는 뭐가 달라도 달라.”

“아, 아쉽다. 현장에서 사진 찍고 SNS에 올리는 게 금지만 아니었어도 바로 내 SNS에 올리는 건데.”

“인마, 너만 올리겠냐.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올렸지.”

“하긴.”

이 근처는 포탈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바로 봉쇄가 되었다.

그들이 현장에 출동하는 건 늦었지만, 군인들이 동원되어 봉쇄된 건 순식간이었다.

몇 명의 기자가 냄새를 맡고 접근해 보려고 했지만, 이미 봉쇄되어 군인에 막히고 말았다.

요한의 작업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 제가 할 일은 다 끝냈으니 뒷정리 부탁드려요.”

“아, 네. 알겠습니다.”

“기사님.”

“아, 예. 요, 요한 헌터님.”

“여기서 우리가 가려고 했던 춘천 필드 포탈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그, 글쎄요. 차를 타고 가면 약 30분이면 도착하지 않을까요. 자세한 건 네비게이션을 봐야겠지만요.”

"흠......."

‘어쩔 수 없나.’

더는 차를 타고 이동하긴 무리였다.

왜냐하면, 그는 소환한 언데드를 물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곧장 황소 필드로 갈 생각이었다.

다 역소환을 하고 황소 필드로 가면 다시 처음부터 1기씩 언데드를 불러야 했다.

그리고 황소 필드는 많은 몬스터가 아니라, 1마리씩 있는 황소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는 곳이었다.

이렇게 언데드를 다 불러내려면 한참 걸릴 게 분명했다.

‘그 귀찮은 짓을 굳이 일부러 다시 할 필욘 없지.’

이렇게 다 불러냈을 때가 기회였다.

“천천히 이동해야겠네요.”

“예?”

“이 언데드를 데리고 가려고요.”

“아……."

기사는 요한의 말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봐도 이 웅장한 소환수들을 되돌려 보내는 건 아까운 일이었다.

“뭐,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까운 것보단 낫죠.”

“아,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요한이 차에 올라타고 기사는 천천히 운전하기 시작했다.

차가 천천히 움직이면 그 뒤를 언데드 군단이 질서 정연하게 따라 왔다.

척척척-!

“웬만하면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 주세요. 딱히 상관은 없지만, 괜히 이상한 말이 나오는 건 귀찮잖아요.”

“아, 예.”

차를 타고 천천히 이동해 춘천의 황소 필드 앞에 도착했다.

그가 멀리서 도착할 때는 군인들이 몬스터 침공인 줄 알고 경계 태세를 한 해프닝이 있었다.

그런 소란을 뒤로하고 황소 필드로 입성했다.

***

요한이 황소 필드에서 한창 사냥을 하고 있을 때, 결국 인터넷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춘천 근처에서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일반 포탈이 발생. 3시간 만에 진압돼]

헌터 협회에서 쉬쉬하던 내용이 기사로 올라온 것이다.

언제 찍었는지 사진까지 떡하니 박혀 있어서 사실무근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일.

헌터 협회는 어쩔 수 없는 공식 발표와 함께 이번 일을 요한이 해결한 것도 밝혔다.

“그렇게 몬스터를 김요한 헌터가 진압하고 나머지 포탈은 협회 특수 팀에서 발견해 지금은 포탈을 파괴한 상태입니다.”

모든 포탈을 파괴할 수는 없었지만, 파괴되는 일부 포탈이 있었다.

특히 이렇게 갑자기 발생한 포탈은 파괴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당연히 이건 큰 이슈가 되었다.

- 와, 나 춘천 사람인데. 우리 동네 바로 밑에서 저런 사건이 있었다고. 그걸 이제 발표한다고?

- 미쳤네, 만약에 김요한 헌터가 사전에 막지 못했으면 춘천 고립될 뻔했잖아.

- 어휴, 살 떨려. 진짜 요즘 갑자기 왜 이러냐.

- 그러게 말이야. 갑자기 시내에서 포탈이 발생하지 않나. 바로 근처에서 발생하질 않나.

- 진짜 세상 망하는 거 아니야?

- 안 돼. ㅠㅠ. 나 아직 동정이란 말이야.

9장.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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