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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39화 (39/250)

14화

‘춘천에 가면 닭갈비나 먹고 와야겠다.’

마음 같아선 동생인 유나와 함께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 중이고 오늘은 평일이었다.

‘뭐, 어쩔 수 없지. 마치고 오는 길에 포장이나 해 와야지.’

그게 그가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였다.

러셀 길드에서 제공한 차를 타고 곧바로 춘천으로 향했다.

최근 전 세계는 정말 꼭 필요한 지역을 제외하곤 도시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조금 슬픈 이유가 있는 현상이었다.

바로 몬스터 때문이었다.

현재 일반적인 포탈은 정부와 협회의 철저한 감시 속에 관리, 감독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가끔 발생하는 아주 작은 극소 포탈이 문제였다.

이 극소 포탈은 포탈 레이더에 잘 잡히지도 않아서 가끔 몬스터가 시골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다.

도시라면 언제나 군대와 헌터가 상주하고 있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혼돈의 시기를 겪으면서 도시 자체에서 비상사태를 대비한 조치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인구가 적고 있는 거라곤 파출소나 지구대가 전부인 시골은 좀 취약했다.

제대로 된 방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피해가 막심했다.

어쩔 수 없이 정말 중요한 농지와 어촌만 남겨 두고 도시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농사가 중요하고 생업이 중요했지만,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았으니까.

아, 그리고 왜 이런 말을 하냐면.

“크와아아앙!!”

“으악, 깜짝이야!!”

끼이이이익-!

고속도로를 지나서 춘천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목에 갑자기 숲에서 도로로 무엇인가가 튀어나왔다.

“모, 몬스터다!”

운전기사는 깜짝 놀랐다.

처음엔 멧돼지 같은 야생 동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그건 짐승이 아니라 흉악하게 생긴 몬스터였다.

온몸이 까맣고 얼굴은 피투성이에 4족 보행을 하는 짐승형 몬스터였다.

덩치도 족히 백두산 호랑이 2배는 넘을 것같이 거대했다.

“허, 헌터님!”

“에이씨, 귀찮게 뭐야.”

몬스터야 상대해 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겨우 1마리 가지고 시간을 끌어야 하다니 상당히 귀찮았다.

하지만 도로를 딱 막고 있으니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덜컥-.

요한은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크르르르."

짐승형 몬스터는 요한을 보고 살기 가득한 울음소리를 내었다.

“거참, 귀찮게 하네.”

휘릭-!

스태프를 휘두르며 전투 준비를 했다.

‘나와라, 스켈레톤 메이지.’

지잉-!

시체 수납 스킬로 아공간에 들어가 있던 스켈레톤 메이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

[꺄아, 전투다 전투야!]

마찬가지로 평소에는 시체 수납 안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밴시인 하늘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얼핏 보기엔 아무런 능력도 없어 보였지만, 사실 굉장히 강력한 원혼이자 유령인 밴시였다.

평소엔 아무런 힘이 없는 영혼처럼 행세하다가도 힘을 해방하는 순간 실체화되며 밴시 특유의 기운을 풀풀 풍겼다.

“첫 전투다.”

[히힛, 흥분된다. 유령이 되고 나서 첫 전투라니!]

“뭐야, 죽은 지 그렇게 오래됐다면서 한 번도 안 싸워 본 거야? 네가 있던 곳은 다른 유령도 많았잖아. 다른 유령이랑 싸움 안 났어?”

[내가 있던 곳으로 들어오는 유령들은 다 암전한 영혼들이야. 세상에 큰 원한이나 지독한 미련이 없는 평범한 인간들. 그런 영혼은 보통 멍하니 있다가 자연스럽게 성불해. 그래서 싸워 본 적도 없어. 그리고 그런 얌전한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찾아온 퇴마사나 목사나 신부나 무당 같은 이들은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그래서 싸울 일이 없었어.]

“아하.”

이해가 되었다.

즉, 중학생 때는 전국을 호령하던 일진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인 한국대를 많이 보내는 모범생으로 가득한 고등학교로 진학한 셈이었다.

아무리 싸우고 싶어도 싸울 상대가 없는데다가 분위기 자체가 공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싸울 흥도 나질 않는 것이다.

[요한 나, 나 긴장돼!!]

“긴장할 거 뭐 있어. 어차피 1마리인데. 그리고 메인은 메이지야. 넌 보조나 해.”

[에에, 난 보조로 있기 싫은데!!]

“아니, 그러면 메인 해 보던가.”

[응, 맡겨 줘!!]

누가 메인이 되든 딱히 상관없었다.

이번 전투는 그저 몸풀기에 불과 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새롭게 얻은 스킬들을 확인해 볼 차례구나.’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이제 첫 사냥이었다.

“크르르, 크헝!”

참을성이 없는 몬스터는 곧바로 달려들었다.

“밴시!”

[응, 후읍!]

숨을 크게 들이쉰 밴시 하늘.

그래 봤자 유령인 그녀가 진짜로 호흡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꺄아아아아아!!]

자연적으로 발생했으며 원래 육체가 4대 황제로 불렸을 정도로 강력했던 그녀였다.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은 그 힘이 일부 봉인된 상태였지만, 봉인된 그녀의 힘도 충분히 강력했다.

파앙-!

그녀의 강력한 외침이 음파가 되어 몬스터에게 쏘아졌다.

“커흥!!”

녀석은 음파 공격으로 달려오던 자세를 멈추고 몸을 낮춰서 음파를 버텨 내려고 했다.

“메이지, 네 차례다.”

딱딱-!

턱뼈를 두드리며 메이지는 양손에 마나를 응축시켜 강력한 불꽃을 일으켰다.

“저 녀석은 딱 봐도 짐승형 몬스터. 불에 약할 게 분명하니까 화끈하게 지져 버리라고!!”

딱딱-!!

대답한 메이지는 그대로 강력한 화염을 일으켜 몬스터를 향해서 화염 기둥을 쏘았다.

푸화아앙-!

“크허어이엉!!”

역시 요한의 예상대로 불꽃에 휩싸인 몬스터는 그대로 새까맣게 타 버리며 목숨을 잃었다.

“쳇, 별거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

허무할 정도로 쉬운 전투였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헌터는 포탈 외의 다른 곳에서 몬스터를 만나면 반드시 협회에 신고해야 했다.

그래야 협회에서 그곳을 중심으로 발견 못 한 극소 포탈을 수색할 테니 말이다.

“기사님, 어서 신고를…… 응?”

요한은 시체 수집을 해야 했기에 기사에게 신고를 부탁하려고 했다.

그런데 기사는 어딘가를 보며 사색이 되어 놀란 상태였다.

“으어어어……!!”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키며 뭔가 말을 하려고 했다.

“뭐야.”

기사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크르르르."

“으르르르.”

“엥, 저것들은 또 뭐야?”

여긴 춘천으로 가는 일반 국도였다.

도로 옆엔 산으로 되어 있는 한적한 도로였다.

그 한적한 숲속에 조금 전에 죽였던 검은 짐승 몬스터 수십, 수백 마리가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요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뭐야, 이 정도면 극소 포탈의 수준이 아닌데. 설마, 이 근처에 일반 포탈이 열린 거야?’

그렇다면 더 이상했다.

특히 이곳은 서울과 그리 멀지 않은 춘천이었다.

포탈 레이더가 충분히 닿는 지역으로 일반 포탈이 열렸다면 진작 협회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비상 알람은 전혀 울리지 않았다.

“기사님.”

“네, 네. 허, 헌터님.”

“협회에 일단 신고하세요. 여기 포탈 열렸다고. 극소가 아니라, 일반이 열렸다고요.”

“아, 예. 아, 알겠습니다!”

덜덜-.

기사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어렵게 번호를 눌러 신고했다.

“거, 거기 혀, 협회죠. 아, 네. 저, 저는 요한 헌터님을 모시는 기사인데, 여, 여기 지금 포, 포탈이 열렸거든요! 아, 네. 여기가 그 어디냐면요. 아니, 극소 포탈이 아니라, 일반 포탈이 열렸다고요. 제 주변에 수백 마리의 몬스터가 있다고요!!”

기사는 일반 포탈이 열렸다는 말을 믿어 주지 않는 협회 직원을 위해서 영상 통화로 변경하고 주변을 비추어 주었다.

[헉!]

그러자 스마트폰 너머에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한 것이다.

[지, 지금 당장 사,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최대한 빨리요!!”

[아, 네!]

뚝-!

전화가 끊겼다.

“허, 헌터님. 이, 이제 어, 어떻게……."

“기사님은 차 안에 조용히 숨어 계세요.”

헌터도 아닌 일반인이었다.

전투에 도움이 될 리가 없었기에 차 안에 조용히 있는 게 나았다.

‘자, 그럼. 이번엔 제대로 놀아 볼까.'

척-.

스태프를 앞으로 내민 요한은 마나를 일으켜 스킬을 사용했다.

‘라이즈 스켈레톤 워리어.’

구궁-!

짐승형 몬스터의 시체에서 일으킨 스켈레톤 워리어.

드디어 사제 장비에서 벗어난 진짜 스켈레톤 워리어를 일으킬 수가 있었다.

조잡하지만 갑옷과 투구, 검이나 도끼, 메이스를 한 손에 들고, 나머지 손엔 방패를 들고 있는 스켈레톤이었다.

지잉-!

눈은 피처럼 붉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철컥철컥-.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특유의 소리가 더욱 소름 끼치는 존재였다.

“크허어어엉!! ”

수백 마리의 검은 짐승 몬스터가 동시에 포효하자 산 전체가 울리는 것 같았다.

“아씨, 시끄럽게.”

요한에겐 그저 단순한 소음일 뿐이었다.

“커흥!”

파바박-!

검은 짐승 몬스터들은 일제히 요한을 향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워리어!!”

딱딱-!

스켈레톤이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진 워리어였다.

녀석은 수백 마리가 내뿜는 기세에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마주 달렸다.

이렇게 되면 요한을 지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요한은 예전보다 훨씬 더 성장했다.

‘본 스피어!’

지잉-!

허공에서 뾰족하고 큰 갈비뼈가 생겨났고 그대로 앞으로 날렸다.

파바박-!

“크헝!!'

워낙 백백하게 몰려오던 녀석들이라 앞선 녀석이 공격을 보고 피했지만, 바로 뒤에 있던 녀석이 뼈 창에 꿰뚫렸다.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티쓰!’

파바바바바박-!

본 아이덴티티의 레벨 상승으로 티쓰로 날릴 수 있는 송곳니의 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스킬 레벨 28의 티쓰는 그야말로 송곳니 비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쿠당탕탕-! 콰직!!

다만, 티쓰는 그렇게 강력한 공격 스킬이 아니었다.

송곳니에 맞고 쓰러지는 놈은 있지만, 죽은 녀석은 없었다.

다만,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챙- 콰직-!

“크아아앙!!”

스켈레톤 워리어와 몬스터 몇 마리가 충돌했다.

맨 앞에서 붙었던 녀석은 워리어가 방패로 튕겨 내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튕겨 나갔다.

그 뒤에 있던 녀석은 워리어가 휘두른 검에 머리를 꿰뚫렸다.

‘이때다, 라이즈 스켈레톤!!’

본 스피어에 꿰뚫린 1마리, 그리고 방금 죽은 1마리까지 총 2구의 시체에서 스켈레톤 워리어가 몸을 일으켰다.

“크엉?”

몬스터들은 당황했다.

“다 죽여!!”

딱딱-!

순식간에 1기에서 3기로 늘어난 워리어는 무기를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특히 본 스피어에 당한 시체 옆엔 티쓰 스킬을 맞고 쓰러진 녀석들이 꽤 있었다.

상처를 입은 녀석들은 제대로 된 반항도 못 해 보고 그대로 목과 머리에 무자비한 철퇴가 가해졌다.

퍽퍽-!

거의 12마리의 몬스터가 허무하게 죽었다.

그리고 그 죽음은 곧 요한의 힘이 되었다.

‘라이즈 스켈레톤 워리어.’

12구의 시체는 그대로 12기의 강력한 스켈레톤 워리어가 되었다.

‘지금이네, 본 월!!’

구구구국-!

몬스터 무리와 요한의 사이에 거대한 뼈로 된 벽이 솟아났다.

벅벅-!

단순한 몬스터는 그곳을 넘기 위해서 앞발로 긁어 보았지만,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볼 지옥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철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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