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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32화 (32/250)

7화

갑자기 귓속을 파고드는 묘한 목소리.

묘하게 귀를 자극하는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뭐, 뭐?!”

[쉿, 조용히. 여긴 영혼이 편히 쉬는 공간. 영혼은 시끄러운 걸 싫어해.]

"......."

그냥 갑자기 튀어나와서 깜짝 놀란 것일 뿐.

유령은 지겹게 본 요한이기에 곧 진정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감정은 어이없음 이었다.

갑자기 말 걸어서 놀라게 해 놓고 조용히 하라니.

요한은 그 소녀의 영혼을 노려보았다.

드르륵-!

휴게실에 있던 마지막 사람이 밖으로 나갔다.

“너, 뭐냐?”

[나?]

“그래, 너.”

요한이 이 영혼을 이상하게 보는 이유는 간단했다.

‘보통의 얼빠진 영혼과 달리 너무 선명해.’

소울 마스터리 스킬을 획득한 이후에 정말 다양한 영혼을 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뚜렷한 데다가 명확한 의지를 가진 영혼은 처음이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이상하기도 했다.

‘이렇게 뚜렷한 영혼은 뭘까?’

[히히, 내가 누굴까. 한번 맞혀 볼래?]

“뭐?”

[사실…… 나도 이제 슬슬 기억이 안 나거든. 죽은 지 너무 오래 돼서 기억이 사라졌어.]

“그런데 왜 성불 안 한 거냐?”

[몰라.]

휘잉-!

소녀의 영혼은 요한을 중심으로 빙그르르 한 바퀴 돌았다.

“뭐야, 그러면 너는 네가 누군지도 모르고, 왜 성불 못 하는지도 모른단 말이야?”

[응, 맞아!]

대책 없이 긍정적이고 밝은 소녀였다.

그런데 요한은 뭔가 좀 이상했다.

‘이상하다,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

그가 아는 인맥에 소녀는 없었다.

유나 친구도 기껏해야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공주를 넘어선 여왕님 1명이 전부였다.

애초에 여성과 인연 자체가 별로 없는 그였으니까.

‘동창인가?’

하지만 그것도 살짝 모호한 게, 그는 남녀 공학은 중학교까지만이었다.

고등학교는 남고를 나왔다.

또 그때는 소심한 쑥맥이라서 여학생과는 인연이 별로 없었다.

‘거참…… 뭐지……?’

매우 혼란스러웠다.

‘에라이, 모르겠다. 뭔 상관이냐.’

곧 그렇게 대충 합리화해 버렸다.

어차피 죽은 소녀였다.

어린 나이에 죽은 건 안타깝지만, 그게 요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오래전에 죽었다고 하니까.

“그래, 꼭 성불해라.”

[헤헷, 그런데 신기하다. 지금까지 날 본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는데.]

“아, 예. 그건 좀 내가 특이해서 그래요. 님 말고도 다른 영혼들 다 보여요.”

실제로 요한은 주변에 가득한 영혼을 볼 수가 있었다.

이곳은 죽은 자의 넋을 기리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죽은 육체를 태우는 곳이기도 했다.

수많은 육신이 이곳에서 사라지기에 영혼이 없는 게 더 이상했다.

[에엑, 어쩐지…… 본능적으로 너 라면 날 볼 수 있을 것 같더라니. 그리고 묘한 기운도 느껴졌어.]

“아, 예.”

대충 대답하고 신경을 꼈다. 유령과 오래 대화해서 딱히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집중해서 하던 일을 계속했다.

‘어디 보자, 스킬이 어떻게 변했으려나?’

스킬은 일정 레벨이 오르면 추가적인 스킬이 생기거나 스킬 자체가 진화하기도 했다.

레벨도 꽤 많이 올랐으니 그것을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스킬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가 있습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

“어, 안내인 씨. 이제 일하는 거야?"

[전 늘 일했습니다만?]

“킥킥.”

당연히 농담이었다.

까칠한 그녀였지만, 누구보다 요한에게 큰 도움이 되는 존재가 안내인이었다.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별다른 감정을 내비치지 않으면서 요한의 농담을 받아치는 그녀의 처세술이 재밌어서 툭툭 건드려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고?”

[예, 보통은 그냥 곧바로 스킬이 변합니다만. 무슨 이유에선지 플레이어의 능력은 별도로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합니다. 아마도 플레이어가 능력을 코딩하는 도중에 뭔가를 건드린 것 같습니다.]

“아하, 그렇구먼. 그러면 바로 업데이트해 줘.”

[예, 알겠습니다. 소요 시간 33분 38초 정도입니다.]

“엑, 길다……."

[그럼, 나랑 계속 대화하자!]

“아직도 있었냐……."

그는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무당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무당은 요한처럼 귀신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귀신들은 한이 많았고 자신을 봐 주는 인간에게 들러붙어서 그 한을 풀어 달라고 조른다고 했다.

처음엔 그 한을 풀어 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을 풀든, 안 풀든 좋은 소리를 듣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나중엔 아예 모른 척을 했다고 한다.

처음엔 막 들러붙어서 뭐라고 떠들다가도 모른 척하다 보면 결국 떨어진다고 말이다.

[에에, 너무해. 나를 본 사람은 처음인데 나랑 좀 얘기해 주면 안 돼?]

말은 그렇게 해도 별다른 실망감은 보이지 않았다.

“귀찮아.”

[쳇, 나를 본 사람이 같은 헌터여서 좋았는데.]

“뭐, 너 헌터였어?”

[키히, 드디어 말할 생각이 들었구나. 응, 나 헌터였어!]

“뭐야, 너 생전의 기억이 없다면서?”

[아니, 내가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야. 하지만 내가 헌터였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어. 어쩐 일인지 이것만큼은 잊히지 않아. 음, 이곳에 가끔은 헌터가 방문해서 그런가?]

“아, 하긴 그럴 수는 있겠다. 오래전에 죽었으면 널 찾으러 오는 사람도 없을 테지만, 헌터는 늘 방문하니까.”

끄덕-.

[맞아!]

소녀의 정체가 헌터인 것을 알자 흥미가 좀 움직였다.

“잠깐만.”

[응?]

“아무리 일찍 각성해도 헌터는 만 19세 이후부터 될 수 있어. 너 같은 꼬맹이가 헌터라니?”

요한의 말에 소녀가 발끈했다.

[나 꼬맹이 아니야. 그리고 나 때는 각성만 하면 다 헌터가 될 수 있었어!!]

“뭐?”

순간 요한은 소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헌터 덕후인 그였기에 조금 늦었지만, 반응할 수가 있었다.

“설마, 그렇다면 너 혼돈의 시기에 각성한 헌터란 말이야?!”

[몰라, 몰라. 나 내가 헌터인 것 말곤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 몰라.]

“끄응.”

순간적으로 이거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닐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들었다.

“혹시 그러면 너, 네가 사용했던 능력에 대해선 알아?”

[음, 정확한 건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도 까만 얼음이 있었다는 것 정도만 생각이나.]

“검은색 얼음?”

[응, 그 외엔 생각 안 나지롱!]

베에-!

혀를 쭉 내미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모습.

하지만 요한은 이 소녀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꿀꺽-.

‘흑암 여제…….'

헌터에 관심이 좀 있다는 사람치고 흑암 여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포탈이 마구잡이로 발생하던 혼돈의 시기에 존재하던 4대 황제 중 1명이었다.

모종의 이유로 그녀가 타락해 나머지 3대 황제가 힘을 합쳐 겨우 봉인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인물.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은 출입 금지 지역이고 어둠에 휩싸인 땅인 이유가 그녀 때문이었다.

‘미친, 흑암 여제는 3대 황제가 모종의 장소에 봉인시켰다고 했는데. 설마, 여기였던 거야?’

서울 한복판에 있는 유서 깊은 추모 공원이 흑암 여제가 봉인된 장소였다니.

정말 놀랄 노 자였다.

‘거기에다가 기억도 잃은 채로 말이야. 그런데 왜 소녀의 모습인 거지?’

책에선 분명히 흑암 여제는 30대 초반인 30살에 봉인됐다고 했다.

‘봉인된 후유증 같은 건가?’

어쨌든 역사적으로 엄청난 인물의 영혼과 마주한 것이다.

순식간에 귀찮은 존재에서 흥미의 대상이 되었다.

“어이, 꼬맹이.”

[꼬맹이 아니라니까!!]

“에, 너 어차피 이름도 기억 못 하잖아. 딱히 부를 호칭이 없는 데?”

[베에, 그러면 그냥 밴시라고 부르시던가!]

“밴시?”

[그래, 밴시.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겠는데. 내가 밴시라는 유령인 것만큼은 확실하니까!]

“그래?”

‘밴시라.......'

네크로맨서인 그가 아주 잘 아는 종류의 유령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얘기를 하다 보니 30분은 금방 지나갔다.

띠링-!

[업데이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오오. 잠시만, 꼬맹이.”

[꼬맹이 아니라니까!!]

사람(?) 놀리는 데 재주가 있는 요한이었다.

‘어디 보자 스킬이…….'

[네크로맨시 Lv.30]

〈스킬 현황〉

▶ 라이즈 스켈레톤 워리어, 메이지: 스켈레톤 워리어를 일으킬 수 있는 스킬. 일으킬 수 있는 스켈레톤 워리어, 메이지의 숫자는 레벨에 비례한다.

▶ 라이즈 구울: 시체를 일으켜 좀비 상위 개체인 구울로 만드는 스킬. 구울도 매개체가 된 존재의 70%의 능력을 발휘하지만, 생전에 사용했던 무기와 능력을 그대로 사용할 수가 있다. 일으킬 수 있는 숫자는 레벨 5당 1기다.

▶ 콜 밴시: 고스트 상위 유령인 밴시를 부르는 스킬. 우는 여자를 뜻하는 밴시는 음파 공격을 주로 사용한다. 부를 수 있는 숫자는 레벨 5당 1기다.

[저주 Lv.25]

〈스킬 현황〉

▶ 출혈 : 상대가 상처를 입었을 때, 회복력을 낮추는 저주. 상처로 인한 출혈 정도가 8.8% 상승한다. 지혈하지 않을 시 지속한다. (쿨타임 3분) (중복 사용 불가)

▶ 시야 차단 : 3초간 안구 시신경을 막아 버리는 스킬. (쿨타임 10분)

[본 아이덴티티 Lv.28]

〈스킬 현황〉

▶ 본 스피어: 커다란 갈비뼈를 날리는 스킬. 레벨에 따라서 날릴 수 있는 뼈의 크기가 달라진다. (쿨타임 30초)

▶ 본 월: 커다란 뼈 더미를 만들어서 벽을 세우는 스킬. 레벨에 따라서 방어력이 결정된다. (쿨타임 1분) (1시간 동안 지속 가능)

[시체 마스터리 Lv.21]

〈스킬 현황〉

▶ 시체 수집: 시체를 흡수하여 소환된 언데드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스킬. 시체 1구당 0.01%의 능력이 올라가며 최대 125%까지 가능하다. 해당 언데드가 파괴되거나 사라지면 스킬 효과는 사라진다. 스킬레벨이 오르면 최대 올릴 수 있는 수치가 1% 상승한다.

▶ 시체 폭발: 원하는 시체를 스킬 레벨 수만큼 터트려서 시체가 죽고 남은 잔여 마나의 300%만큼의 충격을 주는 스킬. 즉, 오래된 시체일수록 효과가 감소한다. (쿨타임 15초)

[마스터 프로그래밍 Lv.5]

〈스킬 현황〉

▶ 분석 확대: 자신의 능력을 다른 단말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단말기로 다양한 프로그램 기능 처리가 가능하다.

[소울 마스터리 Lv.22]

〈스킬 현황〉

▶ 영혼의 계약: 구천을 떠도는 영혼과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스킬. (고스트, 밴시 가능) (레벨 10당 1기의 영혼과 계약 가능)

‘와, 진짜 많이 바뀌거나 추가됐네.’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였다.

엄청 기쁘면서도 뿌듯했다.

[와아…… 너 엄청 대단한 헌터구나?]

“뭐야, 그런 것도 구분할 줄 알아?”

[그럼, 당연하지. 난 꼬맹이가 아니거든.]

“아 그러세요. 꼬맹아.”

[이이익! 꼬맹이 아니라니까!!]

“예이, 예이, 꼬맹이.”

[으에에엑!!]

소녀는 절대 꼬맹이라고 인정 못 한다는 표정이었다.

‘어, 잠시만. 이 영혼 계약이란 스킬을 이 꼬맹이한테 사용할 수 있으려나?’

도전해 볼 가치는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이, 꼬맹이.”

[꼬맹이 아니야!!]

“알았다고. 꼬맹이.”

[으에에에에!!]

“나랑 계약할래?”

[엥?]

계속 분해하던 소녀는 “이건 뭐지?” 하는 표정으로 요한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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