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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8화 (28/250)

3화

요한은 망설이지 않고 다음 날부터 곧바로 사냥을 시작했다.

딱딱-.

‘확실히 아주 초라해졌어.’

이젠 스켈레톤 2기, 좀비 2기, 유령 2기가 부를 수 있는 전부였다.

그야말로 초라한 병력이 아닐 수 없었다.

거기에다가 당분간 이 숫자가 유지될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겐 비장의 수가 있지. 후후.’

지금까진 스켈레톤의 코딩은 숫자가 많았을 때의 밸런스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킬 레벨이 1로 고정되어 있었다.

즉, 숫자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코딩을 해도 된다는 소리였다.

‘거기에다가 이번에 장비도 싹 바꿨고 말이야.’

철컥-.

그의 말대로 스켈레톤의 외형은 많이 변해 있었다.

흑색의 경찰 진압복을 입고 있던 스켈레톤이 이젠 제대로 된 갑옷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이것 또한 헌터용 장비는 아니었다.

다만, 헌터라는 지위를 이용해 미국에서 민수용으로 수입한 특수 외골격 슈트였다.

물론 영화처럼 막 하늘을 날아다니고 손에서 레이저를 쏘는 그건 절대 아니었다.

다만, 미국에서 군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 낸 전투 보조 장비였다.

석유 시대는 끝났지만, 미국은 중동에 대한 지배력을 놓치기 싫어했다.

하지만, 이젠 테러가 단순히 폭탄 테러뿐만이 아니라, 헌터에 의한 테러도 빈번히 발생했다.

그래서 자국 군인을 지키기 위해서 헌터와 싸워서 이기진 못하더라도 폭발 속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 온몸을 지켜 주는 강화 슈트를 개발한 것이다.

요한은 그 사실을 듣고 코딩 작업하는 동안 러셀 매니지먼트에 부탁해 그것을 민수용으로 수입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꽤 까다로운 절차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대신해 주는 게 바로 러셀 매니지먼트의 일이었다.

덕분에 요한의 스켈레톤은 상당히 멋있어졌다.

안면 보호대를 내리면 이젠 아예 스켈레톤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래서 덕분에 평소에 데리고 다니기 편해졌지.’

밖에선 이제 스켈레톤을 군인으로 생각했다.

방어구가 바뀐 것만큼 무기도 변했다.

이번에도 러셀 매니지먼트의 도움을 받았다.

해외의 한 진검 제작 회사에 의뢰한 것이다.

꽤 비싼 비용을 들였지만, 완성품은 그의 마음에 쏙 들었다.

일단 기본 디자인은 바스타드 소드를 참고했고, 검날은 조금 더 넓게 해 달라고 했다.

특수 합금이라는데 내용물은 비밀이라고 했다.

어쨌든 성능은 마음에 쏙 들었고 그것으로 스켈레톤을 무장시켰다.

슈트와 색깔을 맞춘다고 검은색으로 주문했는데 무광의 흑색 검날은 정말 고풍스러운 게 멋있었다.

거기에다가 이번엔 단순히 똑같은 스켈레톤 2기가 아니었다.

화르륵-!

‘흐흐, 저걸 아껴 둔 건 정말 신의 한 수였지.’

바로 스켈레톤 메이지였다.

물론 따로 스킬은 없었지만, 요한이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예전에 했던 게임 지옥 악마 4에서 나온 네크로맨서 스킬 명을 따라서 말이다.

하지만 이름만 딴 것치고도 썩 괜찮게 어울렸다.

이 녀석을 코딩하는 데도 꽤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하지만 오래 걸린 만큼 값을 하는 녀석이기도 했다.

이 녀석은 특별히 특수한 장비를 입힌 건 아니었다.

코스프레를 할 때 흔히 쓰이는 가죽으로 만든 로브와 요한이 이젠 사용하지 않는 스태프를 건네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가장 다이나믹한 변화는 이 메이지였다.

코딩을 새로 짜 주었더니 단순히 화염 덩어리만 쏠 수 있던 녀석이 뭔가 본격적으로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크으, 내가 그 지X 같은 고생하는 동안 정말 많은 게 변했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지만, 이 만큼의 변화도 감개무량이었다.

‘네크로맨서의 잠재력과 코딩의 유틸성의 조합이 어마어마하지.’

감탄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자만심을 가지거나 편하게 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럴 때가 가장 중요해. 만약에 조금이라도 편하게 생각하다가 실수로 죽으면 나만 손해야.’

죽는 건 크게 무섭지 않았다.

원체 그런 쪽으로 무덤덤한 성격이었으니까.

하지만 혼자 남을 유나를 생각하면 절대 죽고 싶지 않았다.

그가 부모님을 여의고 모든 게 악몽으로 물들면서 절망적이고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그를 죽지 않고 버티게 한, 악착 같이 공부하고 일하며 결국 프로그래머가 되게 한 원동력이 동생 유나였다.

‘좀비는 여전히 활용성에 물음표가 생겨.’

스켈레톤은 정말 강해졌다.

하지만 좀비는 애초에 프로그램 자체가 아주 단순했다.

그래서 뭘 건드리고 싶어도 딱히 할 만한 게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사용할 뿐이었다.

“키엑키엑!!”

정글 고블린이 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충북 증평군 인근의 필드 포탈 안이었다.

일명 정글 필드로 이곳에 주로 등장하는 건 타잔같이 덩굴을 이용해 이동하는 몬스터였다.

일명 정글 고블린으로, 정확하게는 고블린은 아니었다.

키는 약 110cm 정도로 2등신으로 머리가 컸다.

피부는 회색빛으로 마치 바위 표면처럼 까끌까끌했다.

주 무기는 단도와 독침이라서 고블린이라 불렸다.

이 녀석들의 특징은 헌터가 이동하지 않고 일정한 위치에 계속 있으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가만히만 있으면 계속해서 싸울 수 있다는 소리였다.

큰 소리를 내면 녀석들은 더 많이 몰려온다.

“어이, 메이지. 화끈하게 소리를 내주라고.”

딱딱-!

메이지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켈레톤이었다.

턱뼈를 두드리며 양손을 벌렸다.

화르륵-!

스켈레톤 메이지의 양손에 럭비 공 크기의 화염구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양팔을 휘둘러 화염구를 던졌다.

쾅쾅-!

“키에에엑!!”

화염구가 정글 고블린에 적중하자 폭발과 함께 정글 고블린 4마리가 공중에서 증발해 버렸다.

폭발은 정글 전체가 울릴 정도였다.

그러자 정글 고블린이 더욱 몰려 들기 시작했다.

“좋아, 좋아. 이 정도는 몰려와야 싸울 맛이나지. 안 그러냐?”

딱딱-.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수 없는 대답을 하는 스켈레톤이었다.

“키에에에엑!!”

후두둑-.

정글 고블린이 거의 동시에 나뭇 가지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렸다.

촤악-!

“키에엑!!”

완전 무장을 한 스켈레톤이 검을 한 번 휘두르자 8마리의 정글 고블린이 단숨에 몸이 갈렸다.

그야말로 엄청난 검술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휘두른 방향으로 힘을 다시 주고 그 반동을 이용해 한 번 더 휘둘렀다.

촤아악-!

“크에에엑!!”

이번엔 6마리의 정글 고블린이 단숨에 썰렸다.

2번 휘둘러 총 14마리의 정글 고블린을 단숨에 저승으로 보낸 것이다.

참고로 정글 고블린 한 무리는 13~15마리 정도로 이루어져 있었다.

즉 1번의 연속 공격에 한 무리를 전멸시킨 것이었다.

‘크흐흐, 저게 바로 내 노가다 코딩의 결과물이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코딩 노가다 작업한 것만 생각하면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코딩 프로그램을 태블릿 PC로 이식해서 미리 연습하고 각성몽에서 현실로 만드는 방법으로 시간을 꽤 단축했음에도 말이다.

‘아직 다 안 끝났지만, 그래도 지금은 지금을 즐기자!’

샤삭- 샤삭-!

아직 정글 고블린은 많이 남아 있었다.

“메이지.”

딱딱- 화르륵!

스켈레톤 메이지가 화염구를 던져서 정글 고블린을 태워 버렸다.

그 소음에 이끌린 다른 정글 고블린은 스켈레톤이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 방식을 무한대로 반복한다.

엄청난 사냥 노가다가 아닐 수 없었다.

***

한창 요한이 미친 듯이 사냥 노가다를 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다.

“흠…… 어때, 내 말 맞지?”

“끄응, 뭐야. 그렇게 큰소리 떵떵 치더니 오히려 약해졌잖아?”

“스켈레톤의 능력은 1기당은 강해지긴 했어. 경이로울 지경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게 다야, 오히려 전체적인 능력은 퇴보했지.”

“쯧쯧, 어쩌다가 저런 방식으로 성장한 거야?”

“아무래도 지금 보이는 저 작업을 하려고 그런 게 아닐까?”

“괜찮은 녀석인 줄 알았더니, 영 맹탕이었잖아?”

“그러게 말이야.”

PONTA 길드 스카우터들은 노트북에 있는 요한의 기록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안 돼. 저 녀석은 글렀어.”

“쯧쯧, 작은 욕심에 매몰되어서 아무래도 저런 식으로 성장을 택한 것 같아.”

“에잉."

이런 반응은 PONTA 길드뿐만이 아니었다.

요한이 러셀 가문과 맺은 계약이 길드가 아니라, 매니지먼트 계약이란 사실이 널리 퍼졌다.

매니지먼트 계약과 길드 계약은 별개였다.

그러자 어지간한 길드에선 요한을 다시 관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실망스러운 성장, 결국 D급이 한계.]

덕분에 많은 길드 스카우터들이 떠나갔다.

이제 몇 남지 않은 길드 중에 하나인 PONTA 길드마저도 손을 떼 버렸다.

“자, 철수하자고. 노가다나 좋아하는 놈은 노가다나 하게 놔두고 말이야.”

“끄응, 피곤하다. 막걸리에 파전이나 하자고.”

“오, 그거 좋지!”

이게 요한이 희생 성장 스킬을 얻고 사냥 노가다에 종사한 지 꽤 지났을 때쯤 일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촤악-!

“키에엑!!”

이번에도 거의 1천 마리에 가까운 정글 고블린을 학살하고 사냥을 끝냈다.

곧 해가 질 시간이었고 각성몽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끄응,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요한이 기지개를 다 켜자 이미 스켈레톤과 메이지는 마석이 가득한 배낭을 메고 있었다.

이것 또한 반복된 행동으로 이미 마스터한 행동 패턴이었다.

이젠 굳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마석을 챙기는 두 녀석이었다.

정글 고블린을 상대하는 데는 좀비가 딱히 필요 없어서 그동안은 소환하지 않았다.

메이지도 가죽 로브에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서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밖으로 데리고 가도 문제는 없었다.

“가자 얘들아.”

딱딱-.

그저 헬멧 밖으로 턱뼈 소리나는 게 그들이 스켈레톤이라는 증거였다.

“아, 나오셨습니까. 요한 헌터 님.”

“여, 제임스!”

밖으로 나오자 양복 차림이 아닌, 평상복 차림의 제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종일 사냥만 하셨습니까?”

“끄응, 노력해야지. 놀고만 있을 수 있나.”

요한과 제임스는 지난 시간을 함께하면서 꽤 친해졌다.

요한이 나이가 더 많아서 말을 놓기로 했다.

그가 까칠한 편이지만, 그냥 무조건 나이가 많다고 말을 놓는 건 아니었다.

“하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흐흐, 그럼 오늘도 마석 판매 잘 부탁해.”

털썩-.

요한은 마석으로 가득한 배낭을 무려 3개나 내려놓았다.

“휘유, 그렇게 좋은 마석은 아니지만. 이렇게 양이 많다면 꽤 돈이 되겠습니다.”

매번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제임스는 요한의 인내심에 혀를 내둘렀다.

하급 필드 포탈에서 사냥하면서 버는 돈은 상급 필드 포탈에서 활동하는 공격대 수준이었다.

즉, 혼자서 공격대 수준으로 벌면서 이익은 혼자 챙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한 헌터님.”

"응?"

“언제까지 이렇게 사냥하실 겁니까?”

“뭔 소리야, 갑자기?”

“그, 그게……."

제임스는 뭔가 말을 할 듯 말 듯 망설이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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