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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20화 (20/250)

20화

몬스터가 강했다면, 쫄리는 느낌이라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술사는 요한의 상대가 아니었다.

스킬 레벨 때문에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냥 내버려 둬도 스켈레톤이 알아서 썰 수 있을 정도였다.

‘근데 이거 몰이사냥은 안 되려나?’

일일이 걸어가서 잡는 건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었다.

‘다음 사냥터 고를 때, 그 부분도 고려 사항에 넣어야겠네.’

요한은 이제 100% 실감할 수가 있었다.

그는 평범한 D급 헌터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수준이 낮은 곳이라지만, 혼자인데도 이렇게 시시한 수준이라니.

C급 헌터도 이렇게까지 여유로울 수만은 없을 것이다.

***

“뭐, 심심하긴 해도. 이 마석만 보면 행복하단 말이야.”

벌써 바위산 3개에 있는 주술사들을 모조리 학살했다.

덕분에 꽤 많은 마석을 획득할 수가 있었다.

‘슬슬 돌아가 볼까?’

어차피 오늘은 돈을 버는 목적이 아니라, 콜 고스트와 영혼 흡수의 실전 테스트가 목적이었다.

테스트는 이미 충분했고, 빨리 돌아가서 각성몽에 접속하고 싶었다.

‘메이지 계열의 스켈레톤이라니, 굉장히 흥미로워. 녀석은 일단 시체 보관으로 넣어 놔야겠어.’

시체 마스터리 스킬은 지금까진 시체 제공만 사용했다.

하지만 이 스킬엔 3개의 하부 스킬이 있었다.

1개는 뭐, 패시브 스킬이니 굳이 언급 안 해도 되는 것이었다.

나머지 1개는 ‘시체 수납’이란 스킬로 원하는 시체나 언데드를 스킬 레벨만큼 보관할 수가 있었다.

‘이건 확실히 코딩으로도 수정 안 되긴 했어.’

딱히 색깔이 있는 스킬이 아니었고, 프로그램 자체도 매우 단순했다.

매우 단순하다 보니 손을 대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요한이 손 안 댄 유일한 스킬이었다.

상당히 제한적인 스킬이었지만, 네크로맨서에겐 꼭 필요한 스킬이었다.

‘귀한 시체나 꼭 필요한 언데드를 보관할 수 있는 건 정말 중요할 땐 꼭 필요하니까 말이야.’

이번엔 역시 메이지 계열의 스켈레톤이었다.

다만, 언데드를 보관하는 건 좀 제한적이었다.

왜냐하면, 시체 제공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선 일으킨 언데드 숫자가 0이어야 했다.

시체 수납으로 메이지 계열의 스켈레톤 1기를 넣어 두면 1기의 언데드가 있는 것으로 나와 시체 제공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거야 뭐…. 적당히 연구하고 없앨 거라서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미래를 위해선 모 게임처럼 골렘 소환 스킬이나 배웠으면 좋겠는데.’

시체 없이도 싸울 수 있는 소환 스킬이 있다면, 마음에 드는 언데드를 시체 수납에 보관해 두고 두고두고 사용할 수가 있을 테니 말이다.

‘뭐, 차차 언젠가 배울 수가 있겠지.’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정리가 끝난 요한은 이제 나가기 위해서 포탈 입구로 향했다.

언데드는 그대로 소환해 둔 상태였다.

‘왠지 느낌이 이상하단 말이야…….'

그는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감이 참 좋은 편이다.

덕분에 죽을 뻔한 위험을 벗어난 적도 있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감각이 이번에도 위험 신호를 강하게 주고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이런 느낌이 드는 건 그 BY 길드란 놈들이 분명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묘한 녀석들이었다.

‘BY 길드,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야. 그리고 이런 필드 포탈에 들어오는 녀석들이 길드라고?’

미안한 말이었지만, 상식적이지가 않았다.

길드를 설립하는 일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절차도 복잡하고 공탁금도 많은 데다가, 협회 공인도 받아야 했다.

그래서 협회에서 인정하는 최상위급 헌터만 길드를 설립했다.

하지만 하위 헌터라도 조직 활동이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작은 규모로 쉽게 신고가 가능한 정규 공격대를 신청하면 되었다.

‘하지만 녀석은 분명히 자신들을 공격대가 아니라, 길드라고 소개했지.’

헌터 선진국인 대한민국이었지만, 어쨌든 인구 4천만의 작은 국가였다.

그러니 길드의 숫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헌터 덕후인 그조차도 낯선 이름이라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이상했다.

그렇게 요한이 막 바위산을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샤삭-.

‘응?’

인기척이었다.

분명히 이곳 바위산에 있는 주술사는 모두 싹 쓸어버렸다.

포탈엔 신비한 힘이 있어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모습을 드러낼 녀석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전문 용어로 ‘리젠’이라고 불리는 재등장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어이, 쥐새끼처럼 숨어 있지 말고 나오지. BY인가 뭔가 하는 길드 여러분?”

“호오, 제법 눈치가 빠른데?”

저벅-.

요한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사람들이 비적비적 걸어 나왔다.

“어이, 저것 봐. 저 가방 안에 마석이 가득 들어 있다고!”

한 배불뚝이에 대머리 남자가 스켈레톤 1기가 메고 있는 가방을 가리켰다.

“호오, 역시. 철수야, 이번에도 네 감이 맞았네?”

“흐흐흐, 내가 언제 틀린 적 있슈?”

“하하하, 그건 맞지!”

‘숫자가 늘었네. 동료를 불러 모았나 보네.’

입구에서 만났을 때는 5명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족히 10명은 되는 인원이 요한을 둘러싼 상태였다.

“역시 BY 길드는 가짜였군.”

“큭큭, 당연하지. 막 지어낸 가짜 길드 명이라서 말이야. 하지만 어때, 내 작명 실력 괜찮지 않나?”

“미친X.”

요한의 입에서 저절로 욕이 튀어 나왔다.

어찌 안 그러겠는가, 별 이상한 것들이 둘러싸서 마석 타령하는 주제에 칭찬이나 해 달라니?

정글이라고도 불리는 사회에서 꿋꿋하게 버텨 낸 요한의 성격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었다.

그렇게 미간을 찌푸린 요한은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잠깐만, 설마. 너희들, 블랙 헌터들이냐?”

“뭐야, 이거 우리 정체 너무 쉽게 발각된 거 아니야?”

“에헤이, 뭔 상관이야. 곧 죽을 놈인데. 킥킥킥.”

“하긴, 그렇지?”

“그럼.”

‘역시, 블랙 헌터…… 조직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건 녀석들밖에 없지.’

블랙 헌터, 그들은 몬스터를 대상으로 돈벌이를 하는 게 아니라, 같은 헌터를 상대로 돈벌이는 하는 악질 중의 악질 범죄자 집단이었다.

“킥킥, 겁먹지 말라고. 그 배낭만 곱게 넘기면 고통 없이 죽여 줄 테니까.”

“지X.”

“킥킥, 뭐. 고통스럽게 죽고 싶다면야, 우리도 마다할 이유는 없지. 얘들아!”

“예, 형님!”

“쳐라!”

“흐아아압!!”

대장과 부대장으로 보이는 헌터 2명을 제외한 8명의 헌터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쓰레기 같은 언데드는 무시하고, 술사를 바로 쳐라. 어차피 술사만 죽이면 우리가 이긴다!!”

“예!!”

요한이 일반적인 소환 술사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있었다.

‘어차피 모든 술사는 술사만 집중하면 돼. 술사가 죽으면 아주 쉽단 말이야.’

그들이 가장 즐기는 표적이 바로 솔로 사냥을 하는 소환 계열 헌터였다.

숙련된 소환 계열 헌터는 몬스터 사냥 능력은 우수해 마석을 쓸어 담는다.

하지만 같은 헌터 상대론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야말로 쏠쏠한 사냥 대상이란 의미였다.

애초에 요한을 얕보지 않았으니 10명이나 동원된 것이었다.

‘확실히 녀석들의 몸에 원혼이 덕지덕지 붙어 있군.’

끔찍한 원귀가 된 영혼이 요한의 눈에 보였다.

‘그렇다면, 나도 죄책감 없이 죽여 주지.’

“얘들아!!”

딱딱-.

‘좀비가 좀 아쉽군.’

좀비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으나 주술사를 일으킨 좀비라 허약했다.

딱히 도움은 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스켈레톤과 고스트는 100% 전력을 갖춘 상태였다.

척척- 쿵!

10기의 스켈레톤이 각자의 적을 맞이했다.

“흥, 이딴 스켈레톤 따위. 단번에 부셔 주마!!”

블랙 헌터로선 스켈레톤은 그저 일개 소환물에 불과했다.

비슷한 D급 헌터인 그들이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다.

후웅-!

“하압!! ”

거대한 도끼를 휘둘러 스켈레톤을 부술 작정이었다.

텅-!

“으, 응?!”

온 힘을 다해서 휘두른 도끼는 허무하게 방패를 스치고 땅에 처박혔다.

씨익-.

요한은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헌터 전용 장비가 아니다 보니, 내가 철저하게 공격을 흘리는 법을 코딩했지!’

그것도 모르고 그냥 무식하게 도끼를 휘두른 대가는 컸다.

푸욱-!

“컥!”

일체의 망설임도, 자비도 없이 벌목도가 덩치의 목을 꿰뚫었다.

촤악- 스걱!

그리고 곧바로 검을 뽑고 위에서 아래로 쳐내 목을 몸과 분리했다.

촤아악-!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휘유, 나였으면 조금 망설였을 텐데, 역시 언데드.’

태어난 이후 첫 살인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하는 게 아니다 보니, 느낌이 조금 덜했다.

그리고 범죄자를 극도로 싫어하는 요한은 정당방위라는 명분까지 있어서 크게 괘념치 않았다.

“철수야, 젠장!!”

싸우자마자 1명이 죽어 버렸다.

블랙 헌터 무리는 눈에 띄게 당황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것들아.”

‘티쓰!’

촤자작-!

9개의 송곳니가 블랙 헌터 무리를 향해서 쇄도했다.

“젠장, 막아!!”

파바박-!

"컥!"

다리를 맞은 블랙 헌터 1명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딱딱-.

“으으, 사, 살려!”

스걱-!

잠깐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스켈레톤이 검을 휘둘러 목을 떨어트렸다.

‘오케이, 2마리 획득. 그럼 바로 라이즈 좀비!!’

들썩들썩-.

드디어 등장하게 되었다.

언데드의 꽃, 인간으로 된 좀비가.

물론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그런 쓸모없는 좀비는 아니었다.

생전의 능력을 70% 계승한 좀비였다.

“철수, 지태! 제기랄!!”

‘큭큭. 늦었어, 이 범죄자 놈들아.’

범인을 잡지 못한 뺑소니 사고 피해자의 유가족인 요한은 범죄자를 정말 극도로 싫어했다.

살인의 죄책감보다 범죄자에 가지는 혐오심이 더 컸다.

무장한 좀비의 합세로 어느새 언데드는 14기가 되었고 (주술사 좀비는 빼고) 블랙 헌터는 여섯 명으로 줄어 있었다.

삐질삐질-.

‘젠장, 이거 X 된 거 아니야?’

블랙 헌터 대장, 부대장은 당황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네 명이 죽을 정도로 실력 차이가 날 거론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 도망……!”

푸욱-!

“컥!”

“어딜 도망치려고. 너희들 다 죽어.”

“으, 으아아!!”

기세 좋게 요한에게 덤빈 블랙 헌터는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조금 떨어져 있던 대장과 부대장만 도망치는 데 성공하고 전부 좀비가 되어야 했다.

“제, 제발……."

스걱-!

마지막 남은 1명까지도 목을 베었다.

“흥, 남의 목숨은 그리 쉽게 뺏어 놓고 너희들은 살려 달라고? 우습지도 않아.”

블랙 헌터가 죽자, 붙어 있던 원혼들의 영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요한은 그런 영혼들을 보고 말했다.

“이제 이자들은 나의 언데드로 영원히 고통받을 거야. 다들 이제 성불해.”

끄덕-.

원혼에서 구원받은 영혼들은 일제히 웃는 얼굴로 허리를 숙이며 빛과 동시에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후우.’

5장.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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