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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9화 (19/250)

19화

어쨌든 그런 해프닝을 뒤로하고 요한은 주술사의 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자, 이거 받아라.”

딱딱-.

별로 든 건 없지만 스켈레톤이 나왔으니 가방은 스켈레톤이 드는 게 맞았다.

‘부하가 있는데 대장이 짐을 든 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암!’

주술사의 땅은 대부분이 황야였다.

나무는 전혀 보이지 않고 풀들만 살짝살짝 보이는 황토색 땅, 중간에 바위산만 드문드문 존재했다.

‘주술사는 저 바위산에 모여 산다고 했지.’

그렇다고 밀집해서 사는 건 아니었다.

보통 한 무리에 2~3명의 주술사가 있었다.

하지만 약하다 보니 2~3명도 그렇게 큰 위협은 아니었다.

주술에 대처만 잘하면 방금 요한에게 쫓겨난 공격대처럼 5명으로도 충분했다.

보통 필드 사냥에 5명이면 소규모 그룹에 속했다.

“가자, 얘들아.”

딱딱-.

필드 포탈 안에서 혼자 묵묵히 걷는 건 지루한 일이었다.

‘에효, 이건 확실히 솔로 사냥의 단점이네.’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당장 해결할 방법이 없었기에 스켈레톤을 갈구며 참았다.

바위산에 도착했다.

“우억우억!”

‘와, 이렇게 바로 보네?’

2명의 주술사가 곧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좋아, 일단 가서 죽여. 영혼을 뽑아내야 하니까.”

딱딱-!

명령을 받은 스켈레톤 6기가 동시에 움직였다.

“우억우억!!”

주술사 2명은 곧바로 스켈레톤을 향해서 주술을 사용했다.

쿵쿵-!

‘겨우 돌멩이?’

주술사가 사용하는 주술은 주술사마다 달랐다.

그 점을 아는 요한이 어이가 없는 것은 주술사가 짱돌을 날렸기 때문이다.

보기에 너무 허접했다.

쿵쿵-!

“우억우억!!”

주술사는 그 후로도 몇 번이고 짱돌을 날렸지만, 스켈레톤이 들고 있는 철보다 충격에 강한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방패(대신 절삭력이 철보다 약함)에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신체 능력이 부족한 주술사가 근접전을 허용하자 허무하리만큼 쉽게 스켈레톤이 주술사 2명의 목을 베었다.

‘너무 쉬운 곳을 선택했나?’

갯벌 필드도 쉽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건 시시해도 너무 시시하지 않은가.

‘뭐, 어차피 이번 사냥은 테스트 용이니까. 최대한 많이 사냥해서 마석이나 챙기자.’

어쨌든 2구의 시체가 생겼다.

이제 요한의 힘을 발휘할 때였다.

"......."

2개의 영혼이 철천지원수인 요한을 노려보았다.

“어쭈, 노려보면 어쩔 건데. 칠 자신은 있냐?”

"......."

당연하지만 딱히 별다른 대답은 없었다.

주술사의 영혼은 악령도 아니었기에 별다른 힘도 없었다.

요한이 손바닥을 펼치고 영혼을 향했다.

지그시 쳐다보자 아이콘이 떴고 스킬을 사용했다.

‘영혼 흡수.’

슈우우우-!

스킬이 사용되자 요한의 손바닥에서 청소기처럼 녀석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주술사 영혼은 버티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그대로 손바닥으로 빨려들었다.

‘이거, 마치 옛날에 보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법사 같네.’

꽤 이상한 경험이었다.

어쨌든 스킬은 성공적으로 사용되었다.

그의 몸에서 묘한 고양감이 느껴졌다.

‘이게 마나가 회복되는 느낌인가?’

정말 만족스러운 효과가 아닐 수 없었다.

‘이제 쉼 없이 사냥이다.’

다만, 그의 체력이 되는 대로.......

‘아, 그 전에 먼저 실험해 볼 스킬이 1개 더 남았지.’

소울 마스터리를 획득하는 동시에 그 영향인지 얼떨결에 획득한 스킬.

바로 3대 언데드 소환술에 해당하는 콜 고스트 스킬이었다.

"......."

2개의 영혼 중, 1개는 흡수되어 사라지고 나머지 1개의 영혼만이 남아서 요한을 노려보고 있었다.

‘거참, 찝찝하게.’

죽은 영혼이 노려보는 건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니었다.

‘그러니 나의 부하나 되어라.’

요한은 이번에도 영혼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주술사의 영혼은 기겁하며 도망치려고 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영혼 상태라 움직이는 법을 몰랐다.

손을 뻗자 이번에도 아이콘이 떠올랐다.

‘콜 고스트.’

파악-!

마치 번개가 치는 것 같은 효과와 함께 무엇인가가 주술사의 영혼에 강하게 꽂혔다.

“으어어어어어……."

그러자 흰색에 가까운 무색이었던 주술사의 영혼이 반투명한 푸른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동공도 사라지면서 눈 전체가 하얗게 변했다.

마치 공포 영화에 나오는 귀신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된 건가? 야 고스트. 오른팔 올려봐.”

스으으-.

마치 무엇인가가 안개 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 효과와 함께 고스트가 오른팔을 머리 위로 들었다.

“흠, 됐네.”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실전 테스트만 남아 있었다.

‘얼마나 오래 사냥할 수 있느냐와 고스트가 사용하는 환각이 얼마나 효과를 보느냐가 문제인데.’

실전 테스트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요한은 그렇게 바위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우억우억우억!”

이번엔 3명의 주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좋아, 모두 방패를 들고 진격. 그리고 고스트는 환각을 사용해!”

딱딱-.

“으어어어……."

‘한 영혼의 환각이 얼마나 쓸모 있겠냐만…….'

어차피 지금은 실전 테스트였다.

효과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먼저였다.

본격적인 사냥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았다.

후웅-!

고스트의 손에서 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주술사 한 명의 표정이 몽롱해졌다.

녀석은 그 상태를 풀기 위해서 고개를 세게 저었다.

그러자 몽롱했던 표정이 원상태로 돌아왔다.

‘에게?’

이 어이없는 장면에 요한의 표정이 나빠지는 건 당연했다.

‘겨우 고개를 터는 것으로 환각이 사라졌다고?’

실망감이 드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곧 진짜 효과가 나왔다.

후웅-!

'어?'

끊기는 게 끝이 아니라, 지속해서 환각 효과가 적용되었다.

그러자 주술사는 전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환각에 빠져드는 건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환각을 털어 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가 없다.

‘잠깐만, 이거 달리 생각해 보면 겨우 1레벨에 불러낸 고스트 1기가 몬스터 1마리를 무력화시키는 거잖아?’

물론 완벽한 무력화는 아니었다.

적극적이진 않아도 소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 정도 능력이라면 디버프로선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할 수가 있었다.

‘괜찮은데?’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메인 전투는 고스트가 아니라 스켈레톤이 하는 것이니까.

펑펑-!

‘이번엔 제대로 된 녀석들이군.’

전의 주술사는 돌멩이를 던졌지만, 이번엔 확실히 화염 덩어리를 던졌다.

하지만 그래 봤자 스켈레톤의 방패를 뚫지 못하는 건 똑같았다.

거기에다가 세 명 중 한 명이 해롱해롱하니 답이 없었다.

스걱-!

“우억!”

결국, 버티지 못하고 세 명의 주술사 모두 죽음에 이르렀다.

"......."

이번에도 3개의 영혼이 나타났다.

‘어디 보자, 영혼 흡수 스킬이 재 사용 대기 시간이 10분이었지. 10분 됐나?’

보통 게임에서 스킬 쿨타임이 10분이면 그야말로 초궁극기 스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긴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사냥 1번 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하면 10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됐네.’

요한은 곧바로 영혼 흡수를 사용해 1개의 영혼을 흡수했다.

“후아, 기분 좋다.”

영혼을 흡수할 때 느껴지는 청량감은 중독성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콜 고스트를 사용해 고스트 1기를 추가로 불러냈다.

물론 마석은 다 회수한 상태였다.

‘자, 일단 유령 2기는 다 채웠으니까. 부족한 스켈레톤을 채워 볼까?’

그가 불러낼 수 있는 스켈레톤의 맥시멈은 8기였다.

하지만 시체 마스터리의 레벨 제한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시체는 6구였다.

그러니 추가로 2기의 스켈레톤을 불러내기 위해선 시체가 필요했다.

묘한 점이 있다면, 영혼을 흡수 하거나 고스트를 불러내는 건 영혼을 다루는 일인데 스킬을 사용하자 시체도 함께 사라졌다.

그래서 요한이 지금까진 스켈레톤을 추가로 불러내지 못한 것이다.

어쨌든 이젠 스켈레톤이 7기가 되었다.

‘응, 뭐지?’

그때 스켈레톤의 행동이 뭔가 이상했다.

덜컥덜컥-.

‘왜 저러지?’

뭔가 불편해하는 것 같았다.

“이 녀석 왜 이래?”

녀석은 진압복을 벗으려고 했다.

‘뭐야.’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일단 요한은 다른 스켈레톤에게 지시했다.

“야, 쟤 진압복 좀 벗겨 줘라.”

딱딱-.

주변의 스켈레톤들이 동시에 달려들어 진압복을 벗겨 주었다.

털썩-

땅에 떨어진 진압복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건 진짜 장비가 아니라, 코딩해서 만들어 둔 장비였다.

요한으로 시작된 스켈레톤의 마나가 끊기자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신기한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슈욱-!

“어?”

검과 방패까지 버린 스켈레톤은 원래 상태의 맨몸이 되었다.

그런데 단순한 맨몸이 아니었다.

‘저건 뭐야?’

녀석의 양손에서 파란 불꽃이 치솟고 있던 것이다.

완전한 불꽃이라기보다는 약간 도깨비불 같은 효과였다.

‘잠깐만, 쟤 설마 메이지 계열 스켈레톤이 된 거야?’

네크로맨서의 스킬은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시체의 영향을 많이 타는 스킬일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 시체를 사용해서 언데드를 일으키는 것이다.

‘주술사를 일으켰다고 메이지 계열이 된 거야?’

허허, 요한은 저절로 입에서 쉰소리가 나왔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뭔가 신기했다.

‘새로운 스켈레톤은 좋은데……. 이 녀석은 코딩이 전혀 안 된 깡통이잖아.’

퍽-! 딱딱-.

요한은 메이지 계열의 스켈레톤 뒤통수를 강하게 1대 후려쳤다.

“나오려면 깜빡이는 좀 키고 나올 것이지. 이렇게 뜬금없이 나오면 내가 당황해, 안 해?”

딱딱-!

녀석은 그저 묵묵히 대답할 뿐이었다.

‘하아, 골치 아프네. 잠깐만, 이렇게 되면 좀비로 일으켜도 순 깡통이잖아?’

좀비는 생전의 육체적 능력의 70%를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주술사는 육체적 능력이 거의 없는 허수아비였다.

‘뭐야, 이거. 여기 완전히 별로잖아?’

뭐, 그렇다고 해서 사냥이 어려운 건 아니었다.

‘쩝, 어쩔 수 없지. 일단 6기 스켈레톤으로 휩쓸기나 하자.’

추가로 불러내지 않고 2기의 고스트와 기존에 있던 6기의 스켈레톤으로도 사냥은 충분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자, 가자!!”

딱딱-.

그렇게 바위산 사냥이라고 부르고 학살이라고 쓰는 사건이 시작되었다.

주술사는 보이는 족족 전부 스켈레톤이 휘두르는 칼에 썰려 나갔다.

2기의 고스트가 사용하는 환각 스킬도 빠른 사냥에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영혼 관련 스킬의 테스트도 성공적이었고 마석도 꽤 많이 얻을 수가 있었다.

“무겁냐?”

딱딱-.

의미 없는 대답.

“수고해라.”

딱히 대화할 상대가 없어서 심심한 요한은 스켈레톤과 대화하는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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