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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6화 (16/250)

16화

그날 올튜브 헌터 전문 채널에 묘한 영상 하나가 업로드되었다.

살짝 화면이 떨리고 멀리서 찍은 탓에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올튜브 채널은 꽤 시끄러워진 내용을 품고 있었다.

[영상 댓글]

- 어, 저기 HS-00081 필드 포탈이잖아. 근데 처음 보는 몬스터인데?

- 그러게, 낙지처럼 생긴 몬스터도 처음이고, 저렇게 커다란 몬스터가 있었나?

- 설마, 보스 아님?

- 에이, 설마. 저기 필드 포탈이야, 이 사람아. 필드 포탈에 보스급이 어딨어. 헌알못 인증?

- 에이씨, 나도 E급 헌터라고!!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일반몹은 아니잖아!!

- 고건 인정.

닉네임 ‘하류헌터’와 ‘올빼미헌터’ 채널에 동시에 올라온 영상은 꽤 큰 이슈가 되었다.

일반인들 사이에선 네크로맨서라는 희귀한 클래스의 전투 영상이었다.

일반 헌터들 사이에선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몬스터의 등장이 꽤 충격이었다.

문제는 길드와 정부였다.

‘이거 100% 보스 몬스터다. 그런데 필드 포탈에 보스 몬스터라니?’

워낙 당황스러운 부분이라서 차마 외부에 알릴 수가 없었다.

아무리 수준이 낮은 필드 포탈이라도 꾸준히 청소하지 않으면 언젠가 폭주하게 되어 몬스터가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길드에 소속되거나 상급 헌터들 같은 경우엔 수지가 맞지 않아서 가기 꺼려지는 곳.

그런 곳은 E~F급같이 하급 헌터들이 청소를 해 줘야 했다.

문제는 필드 포탈에도 보스가 나온다는 것이 알려지면 E~F급 헌터들이 겁을 먹고 사냥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선 안 되었기에 함부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필드 포탈에서 활동하면서 보스 몬스터를 혼자 사냥한 인물에 시선이 갔다.

[영상 댓글 2]

- 그런데 저 네크로맨서 누구지?

- 그러게, 이 채널 주인이 올린 다른 영상이랑 사진 보니까 저 필드에서 놀 수준은 아니던데?

- 맞음, 그냥 개학살하고 다녔음. 양학러인가 봄.

- 아,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런데 네크로맨서라니, 개신기 하다.

- 네크로맨서가 희귀한 클래스이긴 한데. 그렇게 좋은 클래스는 아님. D급이 대부분이며 키우기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음. 내가 아는 형님, 네크로맨서로 각성했는데 지금 공사판에서 일하고 있음. 스켈레톤이 벽돌은 기가 막히게 나르거든.

- 레알?

- 레알 트루.

- 헐.

일반인들과 일반 헌터는 요한의 외면만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길드는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했다.

‘저 헌터 누구인지 확인해 봐라.’

‘양학러는 아닌 것 같다.’

그들은 눈썰미가 확실히 달랐다.

‘네크로맨서가 저 정도인 게 이상하다. 당장 정체를 확인해!!’

길드는 영상 속의 네크로맨서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필연적으로 한발 늦을 수밖에 없었다.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사냥이 끝난 직후였다.

“끄아아아, 피곤해.”

별로 한 것은 없지만, 언데드를 지휘하고 몬스터의 살기를 몸으로 받은 것만 해도 꽤 피곤한 일이었다.

그래도 기분만큼은 매우 좋았다.

“안 그래?”

딱딱-.

마나 소모가 심한 탓에 다른 좀비와 스켈레톤은 해체했다.

하지만 짐을 들 1기의 스켈레톤은 남겨 두었다.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녀석이었지만, 경찰 진압복을 입혀 놓으니 좀 덜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상당히 귀찮았지만, 한 번 맡긴 짐을 다시 가져오는 것은 더 귀찮았다.

‘저거 마석이 가득 차서 정말 무겁단 말이지.’

계속 들고 있었다면 모를까, 다시 받긴 정말 싫었다.

대기하고 있던 운송 버스를 타고 헌터 중개소로 향했다.

오전과 달리 오후엔 중개소에는 헌터가 별로 없었다.

애초에 중개소는 사냥할 포탈을 정하고 운송 서비스를 받는 곳이라서 사냥이 한창 진행 중이거나 끝나는 오후엔 헌터가 있을 이유가 없었다.

다만, 한쪽엔 헌터가 꽤 많았다.

바로 그곳은 마석 환전소였다.

물론 다른 곳과 비교해서 꽤 많은 거지, 전체적으론 그리 많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요한이 어제 활동했던 공격대처럼 짐꾼들이 알아서 마석과 몬스터 사체의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굳이 마석 환전소에서 마석을 돈으로 환전할 이유가 없었다.

짐꾼을 고용하지 않는 소수의 헌터들만 직접 환전소에서 마석과 현금을 바꾸었다.

아니면 아주 가끔 어디서 마석을 구했는지 일반인이 가져오는 일도 있었고 말이다.

요한도 아주 잠깐 차례를 기다렸다가 환전소 앞으로 다가가 스켈레톤에 지시했다.

“야, 배낭 여기다 싹 부어.”

딱딱.

턱뼈를 달그락거린 스켈레톤은 등에 메고 있던 배낭을 뒤집어 마석을 놓는 곳에 부었다.

촤르르륵-!

“헙!!”

강화 유리로 막혀 있는 안쪽에서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났다.

그만큼 요한이 뿌린 마석이 어마어마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산처럼 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환전해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당황한 목소리가 리얼하게 들렸다.

잠시 후에 들려온 목소리엔 요한이 놀랐다.

“다 해서 6,000만 원 되겠습니다.”

“오오!!”

어제 열 시간 가까이 팀으로 사냥했을 때 벌었던 수익이 100만 원이 좀 넘었었다.

그런데 혼자 사냥한 수익이 무려 6,000만 원이라니!!

물론 보스 몬스터를 사냥한 후에 얻은 알 큰 마석이 포함됐지만, 이 정도의 수익이라니!

‘으흐흐흐, 그야말로 대박 중의 상대박이로구나.’

6,000만 원이면 괜찮은 중형차를 일시금으로 뽑을 큰돈이었다.

누군 연봉으로 벌 돈을 헌터란 이유로 한 번에 뽑아내니, 특히 금전적인 성공을 최고로 치는 한국에서 헌터가 인기 1위 직업일 수밖에 없었다.

다른 나라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직업에도 상위권에 존재하는 게 헌터였지만, 한국에선 아니었다.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이런 직업의 인식이 대한민국을 G3 헌터 대국으로 만들었다.

***

올튜브에 영상이 올라가고 얼마 있지 않아서 각 길드는 회의를 소집했다.

일반인들은 그저 신기한 장면으로 여겼지만, 전문가들은 달랐다.

“다들 그 영상 보셨겠지요?”

미르 길드의 마스터 최강백이 상석에 앉아 있었다.

“예, 보았습니다.”

“김 팀장, 조사했겠지.”

“예,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양복을 입은 김 팀장이란 남자가 빔프로젝터를 작동시켰다.

그곳엔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보고서 화면이 떠 있었다.

“이름 김요한. 나이 28세, 전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D급 헌터입니다.”

“뭐, D급. 그게 말이 돼?”

미르 길드 수뇌부들은 D급이란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저도 이상해서 몇 번을 다시 확인해 봤습니다. D 급이 확실합니다.

"흠......."

당장이라도 요한을 영입하려던 마스터는 멈칫했다.

“하지만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김 팀장이 보고를 계속했다.

“이상한 부분?”

“예, 그때 헌터 교육관에서 함께 했던 교육생의 말에 따르면 엘레노아가 이자를 스카우트하려고 했답니다. 듣기론 거절했다곤 하는데……."

“뭐?!”

웅성웅성-.

“엘레노아 그 여자가?”

“아니, 왜?”

“거기에다가 D급 주제에 거절했다고?”

미르 길드 수뇌부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한 가지는 확실히 정할 수가 있었다.

“질러.”

“예?”

“얼마가 들든지 간에 일단 질러! 그 빌어먹을 년이 원했던 녀석이야. 계약금을 얼마를 부르든 간에 무조건 찌르란 말이야!!”

베테랑 헌터이자 유명 길드 마스터인 그의 머리가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아무리 필드 포탈이라고 해도 D급 주제에 솔로 사냥을 해. 상식적으로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분명히 무엇인가가 있어, 정확히는 알 수가 없지만. 엘레노아 그년은 무엇인가를 봤으니까 영입하려고 했겠지. 그 망할 영국 년한테 인재를 뺏길 수 없다. 무조건 질러!!”

“아, 예!!”

요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 정보가 풀리면서 인기인이 되어 가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그것도 모른 채로 집안일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슥슥-.

“아이 씨, 왜 이렇게 귀가 간지러운 거야?”

빨래를 널면서 갑자기 귀가 간지러워져 새끼손가락으로 후볐다.

물론 요한은 혼자가 아니었다.

딱딱-.

“오, 다 했냐?”

끄덕.

스켈레톤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요한의 집에서 소환된 스켈레톤은 평소의 진압복을 입은 녀석이 아니었다.

앞치마에 두건을 쓰고 양손엔 청소 도구를 들고 있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별로 넓지는 않지만, 집 안 곳곳에 스켈레톤들이 각자의 도구를 들고 집안일을 돕고 있었다.

‘으흐흐, 이거 정말 마음에 드는 데?"

그가 스켈레톤에게 이런 잡일을 시키는 아이디어는 배낭을 맡겼을 때부터 생각했다.

전날 밤에 각성몽으로 들어간 요한은 스켈레톤 코딩에 집안일을 하는 프로그램도 꼼꼼하게 설정해 두었다.

덕분에 스켈레톤은 요한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집안일이 가능했다.

탁탁-!

스켈레톤 1기가 열심히 먼지를 털고 있었다.

‘그래, 이거지. 이거야말로 소환 계열 각성자의 좋은 점이라고 할 수 있지!!’

할 일이 스켈레톤 숫자만큼 줄어든 덕분에 정말 편했다.

이제 정말 요리 말곤 다 스켈레톤이 하면 되었다.

‘요리는 절대 못 맡기지. 괜히 시체 녀석이 요리 만들었다가 유나가 탈이라도 나면…….'

부르르-.

상상하기도 싫은 장면에 몸을 떨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유나를 위험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머지 집안일은 스켈레톤에 맡긴 요한은 오랜만에 맥주를 따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비록 그가 헌터가 되었지만, 헌터 덕후를 그만둔 게 아니었다.

최근엔 정말 이리저리 바쁜 일이 많아서 정보 수집 자체를 등한시한 게 맞았다.

하지만 이제 여유가 생겼으니 취미이자 특기를 다시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가 컴퓨터를 켜고 들어간 곳은 역시나 올튜브였다.

‘그동안 접속 자체를 안 했으니까, 내가 모르는 정보가 가득하겠지?’

올튜브는 공개적인 플랫폼이다 보니 은밀하거나 중요한 정보가 올라오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정말 가끔 햇병아리 헌터가 정보의 중요성을 모른 채로 올리는 경우가 있긴 했다.

금방 삭제되고 아주 가끔 벌어지는 해프닝 수준에 불과했다.

‘일단 인기 순위로 동영상을 정렬하고 1위부터 10위까지 훑어......!!'

요한은 인가 영상의 썸네일을 보곤 기겁했다.

‘이거 나잖아?!’

영상이나 사진을 찍은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놀라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뭘 했다고 인기 영상 1위를 찍은 거지?!’

올튜브는 매일같이 재미있는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플랫폼이었다.

특히 인기 헌터가 올리는 영상이나, 인기 길드가 올리는 영상은 특유의 팬덤 덕분에 조회 수나 ‘좋아요’ 수치가 높은 편이었다.

그러니 일개 개인이 그들을 뚫고 인기 영상을 자치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았다.

‘도대체 왜?’

솔로 사냥 자체는 드문 편이었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올튜브 인기 채널 상위권에도 몇 명이 있을 정도로 솔로 사냥은 인기 있는 요소였다.

그러니 굳이 그가 솔로 사냥을 했다고 해서 인기가 있을 이유가 없었다.

‘일단 댓글부터 확인해 보자. 도대체 왜?’

자신의 사냥 장면이 남의 손에서 인기가 있으니 조금 열 받는 것도 없지 않았다.

‘일단 수익 창출은 막힌 것 같지만…….'

영상을 눌러서 일시 정지를 누르고 마우스 휠을 돌려서 아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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