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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12화 (12/250)

12화

약화 스킬 또한 요한이 각성몽 안에서 코딩으로 손보았다.

원래는 한 존재를 대상으로 10%의 능력 감소를 3분 동안 지속할 수가 있었다.

코딩을 손본 약화 스킬은 두 존재를 대상으로 11% 능력 감소를 3분 30초 동안 가능하게 했다.

큰 폭의 증가는 아니었지만, 기본 스킬이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한 편이었다.

“메에에에!!”

약화에 걸린 큰뿔 산양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지금 막 제가 디버프 스킬을 걸었어요!”

“오, 디버프?!”

“어쩐지 녀석의 움직임이 갑자기 느려진다고 했어!”

요한의 디버프 스킬이 사용되자 헌터들의 기세도 함께 올라갔다.

단순히 디버프 스킬로 끝내지 않았다.

‘녀석을 노려보고……

조금만 더 노려보자 궤도가 만들어졌다.

그 궤도를 적절하게 수정해 그대로 스킬을 사용했다.

‘티쓰!’

촤자자작-!

티쓰 스킬은 어떻게 보면 가장 변화가 적은 스킬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원래는 그저 3개의 송곳니를 날리는 공격 스킬이었다.

이것 또한 손을 봤다.

다른 수치는 전혀 변화가 없는 대신 송곳니의 숫자가 2배 상승한 총 6개로 늘어났다.

6개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바람을 타고 빠르게 큰뿔 산양에게 날아갔다.

탱탱탱-!

‘쳇!’

하지만 6개 중에서 3개는 큰뿔 산양의 커다란 뿔에 막히고 말았다.

나머지 3개가 박히긴 했지만, 낮은 스킬 레벨로 큰 타격은 주지 못 한 것 같았다.

‘역시 이 정도론 무리란 말이지.’

그는 스스로 원거리 딜러라고 소개했지만, 엄연히 네크로맨서였다.

그의 진짜 힘은 언데드를 일으키는 순간 시작되었다.

‘시체 제공.’

구웅-!

시체 제공 스킬로 인해서 정체 모를 시체 4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후후, 시체 제공 스킬의 레벨도 올라서 이제 4기의 스켈레톤을 한 번에 불러낼 수가 있지.’

네크로맨서의 강점이라면 역시 압도적인 물량 아니겠는가.

슬슬 그 낌새가 나기 시작했다.

‘라이즈 스켈레톤!’

4기의 스켈레톤이 모습을 드러냈다.

딱딱-!

특징적이라면 4기가 다 똑같이 경찰 진압복과 진압 방패, 그리고 벌목도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좋아, 무려 4기의 스켈레톤이란 말이지.’

처음 그가 불러낸 스켈레톤은 정말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새롭게 프로그래밍을 한 스켈레톤은 달랐다.

“자, 가서 큰뿔 산양인지 뭔지 하는 놈에게 너희들의 무서움을 보여 줘라!”

딱딱-!

턱뼈를 움직이며 스켈레톤들이 앞으로 나갔다.

“음, 뭐, 뭐야?!”

갑작스러운 스켈레톤 4기의 등장에 팀원들은 깜짝 놀랐다.

“저, 저 사람! 네크로맨서였어?!”

“헐, 개깝놀.”

네크로맨서는 클래스 자체도 희귀한 편이었지만, 그들을 놀라게 한 점은 언데드 특유의 외견 때문이었다.

시체를 사용해 일으킨 스켈레톤은 정말 소름 돋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언데드를 처음 보는 사람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스켈레톤 너희들은 2기씩 나뉘어서 녀석의 측면을 공격해!”

딱딱-!

이번에도 역시 성실하게 대답한 스켈레톤 4기는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그렇게 자세히 짜진 않았으니까.’

스켈레톤은 지능이 낮고 어디까지나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는 언데드였다.

하지만 정말 세부적인 부분까지는 짜지 않았다.

만약에 그렇게 세부적인 부분까지 다 프로그램화해 버리면 상황에 맞지 않게 행동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텅- 스걱-!

“메에에에에!!”

스켈레톤의 2기 1조 형식의 공격과 방어는 안 그래도 3명의 헌터와 공방을 주고받는 큰뿔 산양에게 꽤 큰 압박이었다.

쾅-! 절그덕-!

방금은 큰뿔 산양이 마음먹고 휘두른 뿔 치기에 스켈레톤 2기가 뒤로 밀려났다.

“어딜!!”

스걱-!

“메에에에!!”

하지만 요한은 혼자가 아니었고 곧바로 딜러들이 집중공격하기 시작했다.

헌터와 스켈레톤에게 빙 둘러싸인 큰뿔 산양 1마리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이겼다!!”

“푸하!”

“예스!”

짝-!

친구로 보이는 2명의 딜러는 마치 농구에서 득점한 선수처럼 하이 파이브를 나누었다.

꽤 사이가 좋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전투는 끝났지만, 막공 팀원들 사이에선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게 다 요한 때문인데 네크로맨서를 처음 본 그들은 살짝 꺼림칙한 느낌도 들었다.

"......."

“저, 공대장님?”

“아, 그, 그래. 무슨 일이지?”

“사냥도 끝났는데. 이제 저희가 움직여도 될까요?”

“그래, 서둘러.”

“네!”

짐꾼들이 나서서 사체를 정리하겠다고 난 후에야 분위기가 풀릴 수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같은 팀인데 이제야 정식으로 인사하네요. 이아라라고 해요. 보시다시피 힐러고요.”

그런 요한의 곁으로 힐러인 아라가 다가왔다.

참고로 이번 전투에서 아라는 단 한 번의 힐도 사용하지 않았다.

핵심적인 탱커 역할을 스켈레톤이 해 주어서 다른 헌터들은 멀쩡했기 때문이다.

“아, 네. 안녕하세요. 김요한이라고 합니다. 저는 보시다시피 네크로맨서고요.”

“와, 저 네크로맨서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 봤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에요.”

“아, 네.”

딱히 대답할 말이 없는 감탄사였다.

그런데 문득 요한은 그런 의문이 들었다.

‘잠깐만, 이 정도 여성이면 매력적인 데다가 등급은 낮지만, 힐러라서 더 좋은데 왜 이렇게 덤덤하지?’

평범한 D급 헌터라면 어떻게든 친해지기 위해서 온갖 알랑방귀를 뀌어야 정상이었다.

힐러 인맥이 있다면 그 인맥의 도움을 받아서 길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규 공격대에 가입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도 요한은 무덤덤하기만 했다.

‘아, 이거 설마. 엘레노아 씨 때문에 생긴 여유인가?’

그는 S급 헌터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았고 거절했다.

마음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도 했다.

굳이 인맥을 위해서 힐러에게 알랑방귀를 뀔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역시 가진 자는 여유롭다 이건가?’

참 웃기는 일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D급이라고 절망한 것 같은데 어느새 여유 만만해졌으니 말이다.

거기에다가 요한은 지금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왜냐하면, 짐꾼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지이이이잉-!

사냥을 끝마치고 짐꾼들은 당연히 열심히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몬스터 사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게 없었다.

물론 가장 비싼 건 석유를 대체 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마석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부위는 버리는 게 아니었다.

‘저렇게 다 해체해 버리면 언데드를 일으킬 수가 없는데?’

뭔가 남아 있어야 스켈레톤이나 좀비를 일으킬 텐데 말이다.

‘이거 네크로맨서에겐 파티가 영 불편하네.’

이번 사냥으로 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요한 씨?”

“아, 네. 아라 씨 뭐라고 하셨죠?”

“뭐에요. 서운하게 제 말 안 듣고 계셨던 거에요?”

“아하하, 미안해요. 제가 헌터가 된 이후로 처음 하는 사냥이라서 조금 긴장했나 봐요.”

“어머, 처음이라고요?”

“네, 지금까지는 각성몽이랑 마그넷만 죽어라 잡았거든요.”

“아아, 저도 생각나네요. 으으, 그 찍찍거리는 전기 쥐들. 제가 사실 쥐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같은 팀을 해 주셨던 분 덕분에 낙제는 겨우 면했어요.”

“아, 그러셨구나.”

‘하긴, 힐러가 마그넷 1호를 직접 잡을 수는 없으니까.’

기껏해야 팀원이 잘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전부였다.

그 점이 바로 개인 시험이자 팀 시험인 이유였다.

조잘조잘-

아라는 요한의 옆에서 계속해서 뭐라고 떠들어 댔다.

하지만 제대로 듣지는 않았다.

‘거참, 말 많네.’

유나나 엘레노아는 그렇게 말이 많은 타입이 아니었다.

그도 과묵한 건 아니었지만, 조잘대는 건 또 아니었기에 아라가 살짝 부담스러웠다.

딱히 적극적으로 거부하지도 않았다.

‘적어도 막공 팀원일 때는 어색하지 않도록 해야지.’

군대와 회사 생활을 오래 해 본 그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트러블이 안 나는 방법 정도는 마스터한 상태였다.

"......."

그런 둘을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바로 막공의 공대장 강직한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별다른 표정이 아니었지만, 그 안엔 곧 터질 것 같은 질투가 가득했다.

다만 각자 신경 쓰는 게 있어서 그런 강직한의 눈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보더라도 눈치 못 챘겠지만 말이다.

***

전투는 계속되었다.

“아니, 무슨 소환수 1마리가 저렇게 강하데?”

“그러게,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무슨 딜러 보는 줄.”

2명의 친구 딜러들은 스켈레톤의 음직임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가 배워야 할 움직임도 보여.”

“뼈다귀가 뭐 저런 동작을 아는 거지?”

스켈레톤 4기는 마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군인처럼 움직였다.

딜러들은 그게 또 부러웠다.

아무리 그들이 헌터고 강한 힘을 가졌더라도 전문적인 훈련은 어려웠기 때문이다.

훈련을 시켜 주는 기관도 없었고, 설사 있다고 해도 굳이 배울지는 미지수였다.

지금이야 부러워한다지만, 막상 있으면 안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한은 뿌듯했다.

‘후후, 내가 쟤들 경찰 진압 훈련이랑 영화 〈스파르타 400〉 보고 그 동작을 프로그래밍하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다고!’

정말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었다.

텅- 푹!

“메에에에!!”

“녀석을 잡아!!”

덕분에 큰뿔 산양 2마리를 만나더라도 요한이 1마리를 따로 맡을 수가 있었다.

보통 2마리가 있는 걸 보면 피해가는데 이젠 사냥할 수 있었다.

다만 이때는 요한이 좀 바빴다.

‘약화! 티쓰!’

촤자자작-!

모두가 1마리를 노리고 싸울 때는 약화와 티쓰를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혼자서 1마리를 맡을 때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싸워야 했다.

푹-!

“메에에에!!”

정말 죽을힘을 다해서 치고받는 와중에 한 마리 사냥에 성공한 요한이었다.

“오오오, 내가 1마리 잡았다!!”

“와, 대박. D급이라서 그런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기쁨과 민망함이 동시에 몰려왔다.

***

“수고하셨습니다!”

오후 6시가 되자 칼같이 사냥이 끝났다.

필드 사냥의 장점은 역시나 이런 칼 같은 퇴근에 있었다.

“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치 정산해 드릴게요.”

“오오, 일당, 일당!”

“헤헤, 내가 이 맛에 헌터 하지!”

‘와우, 나도 드디어 정산받는다!!’

요한은 잔뜩 기대하고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1,031,000원]

‘키야, 100만 원!'

헌터가 된 이후 처음으로 번 돈이었다.

헌터 기준으론 큰 액수는 아니었지만, 첫 보상이었고 아직 헌터로서의 자각이 100% 안 된 요한에겐 큰 금액이었다.

‘오늘 저녁은 소고기다. 그것도 A++ 한우로!’

세상엔 비싼 음식이 많았지만, 서민 중의 서민인 요한 남매에게 있어서 가장 귀한 음식은 역시 한우였기 때문이다.

‘유나야, 오빠가 간다!!’

룰루-.

허밍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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