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네크로맨서는 세계최강-7화 (7/250)

7화

“자, 1조부터 출발!!”

“네!!”

‘아, 잠시 내가 딴생각을…….'

이번 실전 테스트를 담당한 교관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한의 정신도 돌아왔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요한은 차례가 되자 엘레노아와 함께 푸른빛으로 울렁거리는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포탈 안으로 들어간 요한과 엘레노아는 미리 교육받은 위치로 향했다.

‘음, 여기쯤이면 되겠지?’

공정한 시험을 위해서 연락이 올 때까지 일단 대기였다.

아무래도 팀이 2인 1조다 보니 보통 이 시간엔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실전 테스트는 개인 시험이기도 하지만, 팀 시험이기도 했으니까.

"......."

둘의 사이에선 잠깐의 서먹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요한의 입장에서였다.

“엘레노아 러셀,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엘레노아였다.

다이아 수저를 타고난 그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늘 당당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저는 김요한이라고 합니다.”

딱히 큰 의미는 없는 인사치레였다.

왜냐하면, 서로의 이름은 조를 편성할 때 이미 다 확인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인사치레 그 자체인 것.

하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비교적 부드러운 엘레노아는 조금 더 접근했다.

“이렇게 팀이 된 것도 인연인데. 간단하게 서로를 소개하도록 할까요?”

“네, 소개요?”

그녀의 적극적인 태도에 살짝 당황스러운 요한이었다.

‘이 여자가 이렇게 적극적인 성격이었나?’

교육관에서 교육받을 때도 딱히 별다른 활동이 없던 그녀였다.

그저 도도한 학처럼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로 교관들의 수업만 경청할 뿐이었다.

그래서 요한은 엘레노아는 친해지기 어려운 성격일 것이라 예상했다.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그녀는 그저 사람을 대하는 기술이 좋을 뿐, 실제로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

엘레노아 본인이 인정한 사람만 그녀의 곁에 함께 있을 수가 있었다.

“네, 아시다시피 러셀 가문 소속이에요. 나이는 (만) 18세, 그리고 능력 계열은 세이버를 다루는 검사 이기도 하고요.”

“아…… 저는 딱히 대단한 집안은 없고. 나이는 28살. 능력 계열은 조금 이따가 보시면 어차피 아실 테니까. 시체를 다루는 시체 술사, 즉 네크로맨서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밝히는 건 같은 팀이 된 헌터끼리만 하는 행동이었다.

“시체를 다루는 네크로맨서라고요?”

“네.”

‘아, 부두 술사를 말하는 건가?’

한국과 영국 혼혈이고 한국어에 능통하지만, 평생을 영국에서 살았다.

그런 그녀에겐 시체 술사는 네크로맨서가 아니라 부두 술사로 더 익숙했다.

“꽤 흥미로운 능력을 갖추고 계시네요?”

부두 술사에 흥미가 많은 그녀는 진심이었다.

“아, 감사합니다.”

‘영국인이라서 그런가. 립서비스가 좋네.’

D급인 요한은 S급인 그녀가 칭찬하는 것을 그저 매너라고 생각했다.

"......."

조금만 더 대화를 깊이 나누면 풀 수 있는 오해였다.

실제로 엘레노아는 부두 술사를 좋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쉽지만 둘은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인간관계에 익숙한 그녀라도 워낙 과묵하고 말을 거는 것보단 걸어오는 말에 대답하는 데 익숙했다.

요한은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둘은 자연스레 말이 없어졌다.

치익-!

그런 어색한 둘의 분위기를 환기 한 것은 귀에 착용하고 있는 인이어였다.

[지금부터 실기 시험을 시작한다. 이미 교육한 내용이지만, 간단하게 다시 설명한다. 이번 시험 목적은 효율적인 사냥의 여부다. 이곳 연습 필드에 있는 마그넷 1, 2, 3, 4, 5호를 사냥해라. 1마리당 번호대로 점수를 매길 것이다. 그리고 그 점수가 높은 대로 순위가 측정되며 50점 이하는 실격이다. 물론 그 전에 기절해도 실격이다. 포기도 가능하다. 합격하고 싶으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시험에 임하도록. 이상.]

‘시작됐네.’

이무기 이재성의 말대로 이곳은 연습용 필드 포탈이었다.

물론 처음 이곳이 나타났을 때는 당연히 인근 지역이 큰 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토벌대가 파견된 이후로 이곳은 예비 헌터 교육생들이 사용하는 연습용 필드 포탈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곳에 등장하는 몬스터인 마그넷 1~5호엔 살상력이 없었다.

자석으로 이루어져 조립형 쥐처럼 생긴 녀석들은 ‘쇼크’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쇼크’라는 기술은 당하는 사람에게 엄청난 고통과 다양한 추태를 선보이게 해 주었다.

하지만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거기에다가 마그넷들이 딱히 강하지도 않았다.

5m 이내에 다가가지 않는 이상 먼저 공격하지도 않고 말이다.

헌터의 자질을 살피는 데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

“출발할까요?”

“네."

무전이 끝나자마자 요한과 엘레노아는 곧바로 움직였다.

‘자, 이제는 진짜 실전 훈련이다.’

여전히 그의 눈 밑엔 진한 다크 서클이 가득했다.

전날에도 코딩하느라 각성몽을 풀로 썼기 때문이다.

아직 100%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실전에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실전 훈련에서 괜찮은 데이터를 뽑았으면 좋겠는데…….'

마음 같아선 노트북도 들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부족한 능력으로 지팡이를 들고 같이 싸워야 해 그런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

‘난 아직까진 평범한 D급 각성자야. 방심할 수는 없지.’

조심 또 조심이었다.

“찍찍!!”

“찌직!”

“역시, 금방 나와 주시는군.”

이곳은 마그넷 몬스터가 가득한 필드였다.

조금만 움직여도 녀석들이 보였다.

‘마그넷 1호 2마리군. 몸풀기로 딱 맞네.’

요한은 지팡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시체 제공 스킬을 사용해 시체 2구를 불러냈다.

털썩-.

‘후후, 이 스킬도 내가 밤새도록 수정해서 1구를 2구로 바꾸었지.’

스켈레톤의 코딩을 바꾸는 것은 비교적 쉬운 편이었으나 다른 시체 마스터리나 본 아이덴티티의 코딩은 매우 복잡했다.

‘시체 마스터리’의 시체 제공 스킬을 수정해서 시체 양을 1구에서 2구로 바꾸는 데만 나흘을 소모했을 정도였다.

시체 2구를 불러낸 요한은 곧바로 라이즈 스켈레톤을 사용했다.

‘일어나라 해골들이여, 라이즈 스켈레톤!’

첫 실전이라는 흥분으로 살짝 중2병 같은 멘트도 들어갔다.

구우웅-!

2구의 시체의 뼛조각들이 살아 움직이며 새롭게 조립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기의 당당한 스켈레톤을 형성했다.

딱딱-!

‘흐흐, 언제 봐도 든든하다니까.’

처음 봤을 때의 볼품없던 스켈레톤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코딩을 통해서 장비 착용 불가를 제거하고 사비를 털어서 스켈레톤을 무장했다.

척척-!

‘일명 전투 경찰 스켈레톤이지!’

처음엔 진짜 갑옷으로 무장시키려고 했다.

동묘에서 파는 갑옷은 아무렇게나 만든 깡통 갑옷이었다.

그래서 예비 헌터라는 신분을 이용해 민간인은 구매할 수가 없는 경찰 진압복을 ‘수입’했다.

물론 한국 경찰 진압복도 있지만, 한국은 평화 시위가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였다.

경찰 진압복의 발전이 없어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시위가 생활이나 마찬가지에 한 번 시위가 터지면 화염병과 거친 폭동이 일어나는 유럽은 달랐다.

그들이 발전시킨 경찰 진압복은 갑옷이나 마찬가지였다.

최첨단 탄소강 나노 튜브를 이용해 만든 경찰 진압복은 유럽에선 특수 부대도 착용하는 진압복이었다.

비록 헌터가 사용하는 마나 코팅 장비와 비교해선 부족하지만, 9mm 권총탄 정도는 방어해 낼 수 있는 최첨단 진압복이었다.

동그란 원형 방패도 세트로 수입해 착용시켰다.

하지만 무기는 조금 다른 것을 쥐여 줬다.

‘시위 진압용 무기는 나무로 되어 있는 데다가 짧아서 몬스터를 상대론 무리니까.’

그래서 요한은 인터넷에서 가장 구하기 쉬우면서도 강력한 무기인 벌목도로 무장시켰다.

‘크으, 마치 〈스파르타 400〉의 전사를 보는 것 같단 말이야.’

아무것도 없어서 불쌍해 보이기 까지 하던 스켈레톤의 변화에 프로그래머인 요한은 뿌듯했다.

‘응, 뭐지?’

그런 요한을 보는 엘레노아의 눈빛이 이상했다.

‘킴은 이제 막 첫 실전 아닌가?’

그렇다는 것은 기껏해야 레벨2가 한계였다.

‘그런데 어째서 해골 병사가 무장하고 있는 거지?’

부두 술사는 희귀한 클래스인 것은 맞았다.

하지만 옛날부터 부두 술사의 잠재력을 인정한 러셀 가문은 재능 있는 부두 술사 3명을 영입해 전략적으로 키우는 정책을 펴고 있었다.

덕분에 엘레노아는 부두 술사에 꽤 익숙한 편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상식을 요한이 무너트렸다.

‘볼품없는 해골 병사가 나와야 하는데?’

요한이 불러낸 스켈레톤도 딱히 멋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장을 든든히 하고 있었다.

맨몸인 스켈레톤보다도 훨씬 강해 보였다.

“엘레노아 씨.”

“네?”

“각자 1마리씩 맡도록 하죠?”

“아, 네. 그렇게 해요.”

엘레노아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의 관심은 이미 그녀에게 없었다.

그저 미친 듯이 열심히 코딩한 스켈레톤의 위력을 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가라, 스켈레톤. 마그넷 1호를 짓밟아 버려!”

끄덕-.

고개를 끄덕인 스켈레톤 2기는 방패를 들어서 천천히 마그넷 1호에 다가갔다.

“찍찍!!”

지지직-!

스켈레톤 2기가 5m 이내로 접근하자 온순해 보였던 마그넷 1호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자석으로 이루어져 있는 쥐 몬스터인 마그넷 1호는 가까이 오는 상대에게 쇼크를 사용하는 습성이 있었다.

“찌이익-!!”

파지지직-!

강력한 전류가 스켈레톤 2기에 그대로 쏘아졌다.

척-!

방패를 들어 올린 스켈레톤은 전기를 맞으면서도 그대로 전진했다.

“찍?!”

‘후후후, 언데드인 스켈레톤은 고통이 없단다!’

만약에 마그넷 1호가 쏘는 전기가 목숨을 뺏을 정도였다면 아무리 언데드라도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충격만 주는 쇼크론 고통을 모르는 언데드를 무력화 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조져 버려!”

흥분 가득한 외침에 스켈레톤 2기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기가 앞으로 나서서 방패로 견제하고 나머지 1기가 검을 휘둘렀다.

후웅- 퍽!

“찍찍!!”

자석으로 된 녀석이다 보니 살을 베는 소리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타격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 잘한다. 그대로 밀어붙여!!”

목이 터져라, 열심히 응원했다.

"!!"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엘레노아는 맑고 예쁜 눈동자를 크게 뜨며 깜짝 놀랐다.

‘어, 어떻게?’

그녀가 아는 해골 병사는 정말 단순한 행동밖에 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단순한 행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바보 멍청이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어째서, 어떻게 해골 병사가 저렇게 철저한 연계를 하며 싸우는 걸까?’

마치 영혼의 듀오를 보는 것 같은 철저한 합동 공격이었다.

1기가 막아 주면 다른 1기가 공격한다.

같은 무장이다 보니 그 작전을 둘 다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가 있었다.

‘내가 저 코딩 입력하느라 팔자에도 없는 시위 진압 동영상을 반복해서 봐야 했지. 볼 때는 짜증 났는데 보람은 있네.’

단순 설정 코딩은 그냥 수정하는 것으로 바꿀 수가 있었다.

하지만 행동 코딩은 요한이 직접 선보여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스켈레톤이 반복 하게 해서 코딩을 완전히 익히게 했다.

그래도 그런 노력 덕분에 스켈레톤 2기는 숙련된 전투 경찰이 되어 있었다.

‘다 죽었어!!’

요한의 눈이 열정과 의지로 활활 불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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