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32화 (33/99)

전화위복(1)

[랭크 업을 하셨습니다. A -> S ]

[다음 랭크 업을 위해 필요한 포인트는 500,000,000P입니다.]

[축하합니다. 최초로 조율자의 랭크 업을 달성했습니다.]

[최초 랭크 업 보상으로 보유 스킬 중 하나의 랭크가 1단계 올라갑니다.]

[태초의 힘이 개입합니다.]

[특별 보상으로 엘릭서 –1, 초기 각성물약 – 1 지급합니다.]

엘릭서 – 신들이 만들어낸 기적의 포션. 숨만 붙어있다면 그 어떠한 상태에서도 완전히 회복시켜 준다. (가격 : 1,000,000,000P)

초기 각성물약 –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의 힘이 담긴 물약. 일반 일을 초기 각성자로 만들어준다. B 랭크 이상의 던전스톤이 필요하다. (구매 불가)

순식간에 1500만 포인트가 사라졌다. 허탈해하던 강건우가 다음 랭크 업을 위해 필요한 포인트와 엘릭서의 가격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5억 포인트? 저걸 언제 모아? 더군다나 엘릭서는 10억? 포인트 로또라도 맞아야 하는 건가?’

허탈함의 늪에 빠져있던 강건우가 마음을 다잡았다.

‘못할 것도 없지. 흙수저의 끈기를 보여주마!’

생각을 마친 강건우가 최초 랭크 업 보상을 떠올렸다. 이상한 일이었다.

“카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건우님,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요?”

“응. 최초 랭크 업은 주환이 형이 했잖아? 그런데 나한테도 최초 랭크 업 보상이 들어왔어.”

강건우의 말을 들은 카라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당연하죠. 주환 님은 아마겟돈의 시스템 안에서 보상을 받은 거예요.”

“응? 그럼 나는 아마겟돈의 시스템이랑은 관련이 없다는 거야?”

강건우의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 모습에 카라가 허리에 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

“건우님, 잘 들으세요. 조율자는 아마겟돈의 시스템 따위에 속할 그런 존재가 아니에요.”

“그럼 어떤 존재인데?”

“그···. 그게···. 조율자는 수호신들과 파괴신들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런 분이···. 선택한···.”

카라가 무언가 기억이 날 것 같은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듯 이내 말을 멈추었다.

강건우가 카라와 처음 만난 날을 떠올렸다.

‘처음 만났을 때도 조율자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을 못 했었지. 그런데 오늘은 뭔가가 떠오르는 듯한데. 설마? 랭크 업 때문인가?’

강건우가 생각에서 빠져 나와 카라를 바라보았다. 카라는 여전히 조율자에 대한 무엇인가를 떠올리려 하고 있었다.

“카라, 내가 랭크 업을 하면 너도 성장한다고 했었지?

“네, 맞아요. 그래서 무엇인가 떠오르는 것 같은데···. 왜 이러지?”

카라가 횡설수설하며 혼란스러워했다. 강건우는 카라의 힘든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조용히 다가가 카라를 앉아 주었다.

“카라, 너무 애쓰지 마.”

강건우의 따듯한 위로에 카라가 훌쩍이며 말했다.

“죄송해요.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오를듯하다가 구름처럼 흩어져요.”

“내가 SS 랭크 업을 하면 기억나는 게 있겠지.”

강건우의 위로에 카라의 표정이 대번에 밝아졌다.

“맞아요! 역시 건우님은 똑똑해요. 그럼 다음 랭크 업까지 카라도 최선을 다해 도울게요.”

단순한 카라답게 금세 기분을 회복했다. 강건우가 익숙한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하.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

“너무해요. 건우님!”

강건우의 놀림에 카라가 입술을 삐죽이며 토라졌다. 귀여운 카라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진 강건우가 카라를 마구 쓰다듬어 주었다.

“자 그럼 보상도 챙겼으니 진호에게 가볼까?”

“그전에 건우님의 상태 창도 점검하고 가요.”

“진호 치료는?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야.”

“이미 아이템 창고에 엘릭서를 보내놨어요. 그리고 태정 님이 꺼내 가셨고요.”

“역시! 카라야. 일 처리 하나는 똑 부러진다니까?”

강건우의 칭찬에 카라가 우쭐해 했다.

“엣헴. 이제 아셨나요? 자 이제 마음 놓고 상태 창 점검하세요.”

“알겠어. 고마워 카라.”

강건우가 카라를 향해 웃어준 뒤 상태창을 호출했다.

“상태 창.”

이름 : 강건우

진 영 : 중 립

직 업 : 조율자

각성등급 / 잠재등급 : S 랭크 / SSS 랭크

보유 포인트 : 1535200P

보유 스킬 ( 5 / 6 ) : 홍염의 칼날[Epic], 고귀한 후계자[Unique], 태초의 함성[Legend], 수호의 힘[Unique], 파괴의 힘[Unique]

태초의 함성[Legend] - 태초의 비밀이 담긴 함성을 내지른다. 사용 시 조율자를 포함한 동료들의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다. 또한, 모든 상태 이상에서 회복된다. 재사용 대기시간 12시간. 효과 유지시간 4시간. (성장 가능 스킬)

‘태초의 함성이 랭크 업 했군. 살짝 아쉬운걸···.’

상태창을 확인한 강건우가 스킬 랭크 업 보상을 확인하고는 아쉬워했다. 내심 고귀한 후계자[Unique]의 랭크 업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태초의 함성이 더 좋아졌어. 상태 이상 회복에. 재사용 시간은 절반으로 유지시간은 두 배로 늘어났군.’

스킬의 능력을 확인한 강건우가 레전드 스킬을 얻은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매번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강건우의 얼굴이 아쉬움에서 만족으로 시시각각 변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카라가 제법 엄한 말투로 말했다.

“건우님! 욕심이 지나치면 체해요!”

“헐? 이거 잔소리하는 거야?”

강건우가 장난스럽게 묻자 카라가 더욱 엄한 표정을 지으며 받아쳤다.

“그럼요! 저는 조율자 육성 프로그램의 담당자 카라니까요!”

“그래, 내가 졌다!”

강건우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들었다. 그 모습에 카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강건우도 오랜만에 걱정 없이 웃었다. 한바탕 웃고 난 후 카라가 입을 열었다.

“이제 진호 님한테 가요.”

“지금쯤 의식을 찾았겠지?”

카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식뿐이겠어요? 아마 최고의 몸 상태일걸요?”

“엘릭서의 효능이 그 정도야?”

“당연하죠. 건우님이 가진 상점 50프로 할인권으로도 구입할 수 없는 아이템인걸요?”

강건우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진짜 조율자의 상점은 매번 놀라운 일들뿐이네.”

“고작 엘릭서 정도로 놀라시긴 일러요.”

“뭐가 더 있을지 난 상상이 안 간다.”

강건우와 카라가 대화를 끝내고 회복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회복실 근처에 도착하자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와 기쁨에 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진호가 회복을 마친 것이었다.

“흑흑. 진호야! 내가 너 죽는 줄 알고.”

“진호, 다음부터는 내 말 들어야 한다.”

“만세! 진호 중위···. 아니 형님!!”

“엘릭서 만세다!”

들려오는 소리에 강건우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어째 날 찾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 그래도 기분은 좋군.’

강건우가 조심스럽게 회복실의 문을 열었다. 회복실 안의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였다. 방안의 모든 사람이 이진호를 둘러싼 채 울거나 웃고 있었다.

“진호야, 깨어나서 다행이야!”

“하하하! 진호 님 진짜 걱정돼 죽는 줄 알았습니다.”

“크흑! 진호 형님, 잘못되는 줄 알았습니다.”

수많은 동료에게 둘러싸여 있는 이진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 난 분명히 성벽 밖에서 싸우는 중이었는데?”

김주환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이진호의 등짝을 때리며 장난기 섞인 말을 건넸다.

“인마! 정신 차려. 너 죽을 뻔했어.”

“진호, 다음부턴 절대로 무모한 짓 하지 마.”

“태정 형님! 무사하셨군요?”

박태정이 걱정 섞인 꾸중을 하자 이진호가 반가운 얼굴로 대답했다. 뒤이어 강제 각성 1 팀원들이 다가와 이진호가 의식을 잃은 사이 벌어졌던 일들을 설명해 주었다.

“진호 형님이 쓰러지고 나서 태정 형님이 사력을 다해 버티셨어요. 때마침 건우님이 도착하지 않으셨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니까요.”

“그러니까요. 제가 중앙관제화면으로 쭉 지켜봤는데요. 정말 건우님이 나타나는 순간엔 소름이 쫘악! 돋았다니까요?”

“야! 그뿐이냐 주환 님은 어떻고? 스킬 한방에 상대방 놈들이 순간 나가떨어지는데···.”

앞다투어 쏟아내는 팀원들의 설명을 들을수록 이진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젠장! 이래서는 누가 누굴 모시겠다는 건지···.’

이진호가 속으로 자신을 원망했다. 자신의 무능력 때문에 박태정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었다.

자신이 충성을 다해 모시리라 결심한 강건우도 애를 먹었다. 속으로 자책하던 이진호가 박태정을 향해 입을 열었다.

“태정 형님, 건우님은 어디 계십니까?”

“랭크 업 하러 중앙관제실 가셨어. 아마 곧 오실 거다.”

박태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헐. 이 사람들 너무하네. 나 여기 온 지 한 참됐거든요?”

이진호가 회복하자 기분이 좋았는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였다. 반가운 목소리에 이진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진호가 회복 캡슐에서 벌떡 일어나 강건우에게 달려갔다.

“건우님! 팀원들한테 이야기 들었습니다. 건우 님에게 늘 받기만 하는 거 같습니다.”

“진호야, 내가 뭘 대단한 걸 줬다고.”

강건우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자 이진호가 감동한 얼굴로 강건우를 바라보았다.

“엘릭서라는 거 포인트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습니다. 살려주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아니라니까. 다 받을 만한 자격이 있으니까 받은 거야. 그리고 친구 좋다는 게 뭐겠어?”

“친···. 친구라니요? 그런 말 마십시오. 부담스럽습니다.”

강건우의 친구라는 표현에 이진호가 화들짝 놀랐다.

사실 강건우와 이진호는 동갑이었다.

평소 편하게 지내는 것을 선호하는 강건우는 여러 차례 말을 놓자고 권했다. 하지만 동갑이라 해도 상하관계를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는 이진호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내가 조율자라고 해서 모두가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게 더 불편하다고.”

“그렇게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건우님은 우리의 지도자입니다. 상하관계가 엄격해야 합니다.”

강건우의 불평에 이진호가 진중한 말투로 못을 박았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박태정도 거들고 나섰다.

“진호 말이 맞습니다. 지금은 전시나 다름없습니다. 불편하셔도 참으셔야 합니다.”

“하아···. 군인과 경찰의 화려한 콜라보인가···.”

고지식한 두 사람의 주장에 강건우가 한숨을 쉬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평소 고지식함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들다웠다. 그때 코너에 몰린 강건우를 구해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푸하하. 하여간 군바리하고 짭새 출신들 아니랄까 봐. 지금 사극 찍냐?”

“야! 김주환 너 뭐라고 했냐?!”

“주환 형님! 지금 직업 비하 발언하는 겁니까?”

박태정과 이진호가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변의 1 팀원들은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김주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강건우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강건우가 손뼉을 마주치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자자. 그만하자고. 1팀 애들 바싹 얼어있는 거 봐.”

“......큭”

“하···. 하하···.”

어색한 1 팀원들의 반응에 이진호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비록 군복은 벗었지만, 시간을 내서 정신무장을 시켜주겠노라 다짐했다.

“1팀. 조만간 따로 보자.”

“으악···.”

“헉!! 저희 전부 이제 군인이 아니지 말입니다.”

“내가 다나까 쓰지 말랬지?”

앞뒤가 안 맞는 이진호의 행동에 1 팀원들의 얼굴이 죽을상으로 변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때 카라가 강건우의 품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건우님, 이제 초기 각성물약을 사용해볼 차례에요.”

“아! 맞다. 웃고 떠드느라 깜빡했어.”

강건우가 카라의 지적에 재빨리 초기 각성물약을 꺼내 들었다. 영롱한 흑백의 색으로 빛나는 물약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 강건우가 흥분되는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 이번에는 B 랭크 하늘 요새의 던전 스톤으로 각성이다.’

주변의 사람들의 시선이 초기 각성물약에 쏠려 있었다. 물약을 통해 초기 각성할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아무도 속단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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