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24화 (25/99)

팔크람 지하광산(2)

온통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산의 초입, 저 멀리서 강건우와 김주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건우야, 여기까지 오는 동안 개미 한 마리 발견 못 한 거 실화냐?”

감주환의 너스레에 강건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형, 요즘 SNS로 어린애들이랑 어울리더니 말투가 이상해졌어.”

“이렇게라도 스트레스 푸는 거지. 너 지금 꼰대 질하는 거냐?”

김주환이 장난치듯 말했다. 강건우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바위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걷던 강건우의 눈앞으로 철로 만들어진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문 한 번 엄청 크네.”

철문에는 망치와 모루가 양각되어있었다. 게임에서나 존재하던 드워프의 구조물이었다.

“이젠 드워프까지 나와?”

드워프를 눈으로 확인할 생각에 강건우의 가슴이 설렜다. 비록 적으로 만나겠지만 상관없었다.

“형, 내가 문을 열 테니 경계를 부탁해.”

“알았어.”

강건우가 문을 힘껏 밀었다.

쿠르릉! 웅장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철문이 손쉽게 열렸다. 생각보다 쉽게 열린 문 안으로 금속으로 이루어진 회랑이 나타났다.

“.....”

“.....”

회랑의 중심부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지하가 존재했다.

카라가 힘찬 날갯짓으로 회랑의 중심부를 조사하고 돌아왔다.

“건우님, 이 회랑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야 하나 봐요.”

“알겠어, 형은 주위 경계하는 거 잊지 말고 출발하자.”

“오케이.”

강건우와 김주환이 서로 주위를 경계하며 금속으로 이루어진 회랑으로 올라섰다. 그 순간 주변이 밝아지며 경보음이 울렸다.

[경보 발령! 경보 발령! 각성자 침입이 확인 됨!]

[광산 내의 모든 경비인력 전투태세에 돌입!]

경고음에 긴장하던 두 사람의 중심이 크게 흔들렸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회랑이 갑자기 작동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형! 앞을 봐!”

강건우의 외침에 앞을 돌아본 김주환의 눈이 크게 떠졌다.

바닥이 미끄러지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으아아!”

“으악!”

두 사람이 빠른 속도로 지하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건우의 품 안에 있던 카라가 고개를 내밀며 소리쳤다.

“건우님! 지하에 가까워질수록 사도의 힘이 느껴져요.”

강건우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사도? 여긴 C 랭크 던전인데?”

김주환이 기겁하며 말했다.

“으아! 저번에 조던 왕자같이 무시무시한 괴물은 아니겠지?”

“사도라고 말하기에는 약한 힘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사도의 기운이에요.”

카라의 확신에 찬 말에 강건우와 김주환이 긴장했다. 사도가 무슨 일을 벌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강건우와 김주환이 자세를 고쳐 잡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렇게 보드를 타듯 한참을 아래로 쏟아져 내려갔다. 잠시 후 끝을 모르게 내려가던 회랑의 끝이 보였다.

“드디어 끝이다.”

“형, 방심하지 마.”

강건우와 김주환이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 무언가를 발견한 강건우가 입을 열었다.

“형, 여기야. 입구를 찾았어.”

두 사람의 눈앞에 금속 재질로 이루어진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신비로운 빛을 내뿜는 아치 모양의 문이었다.

김주환이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가 입구 같은데?”

“드워프들의 기술력이 지구보다 훨씬 앞서 있는 거 같네.”

강건우가 문을 만지면서 입을 열었다. 마치 SF에 나오는 연구소를 연상시키는 입구였다. 김주환이 강건우를 바라보았다.

“건우야, 여기 드워프들 총 쏘고 그러는 거 아니냐?”

“어차피 각성자는 검이든 총이든 싸우는 방식만 다를 뿐이야.”

“하긴, 말도 안 되는 신체 능력에 스킬까지 사용하는데 굳이 총이던 냉병기던 가릴 이유가 없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문을 살펴보는 두 사람을 카라가 재촉했다.

“자자! 구경은 그만하시고 안으로 진입하셔야죠.”

카라의 재촉에 강건우가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이 근처까지 도착하자 아치 모양의 문이 양쪽으로 활짝 열렸다. 열린 문의 안쪽으로 거대한 격납고가 나타났다. 격납고 안으로는 네모난 성냥갑 모양의 전차들과 탱크를 연상시키는 전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건우야, 내가 알던 드워프들이 사는 곳의 이미지랑은 아주 다른데?”

“뭐, 우리가 알던 소설 속의 드워프랑은 다르긴 하네.”

강건우와 김주환이 대화를 나누며 조심스럽게 격납고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격납고의 중앙에 도착했을 때였다.

철컥! 격납고 안에 있는 전차들의 문이 열리며 타락한 드워프 강습병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금속갑옷에 레이저가 흐르는 도끼와 검, 모닝스타 등으로 무장한 모습이었다. 일사불란하게 전열을 정비한 드워프 강습병들이 강건우와 김주환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각성자다! 죽여라!”

“파괴신의 영광을 위해!”

광기에 휩싸인 채 달려드는 드워프들의 모습은 섬뜩할 정도였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강건우가 다급하게 외쳤다.

“형, 전차 위로 올라가자!”

“오케이!”

강건우와 김주환이 땅을 박차고 전차 위로 올라섰다. 순식간에 전차를 둘러싼 드워프 강습병들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형, 포션 아끼지 말고 드워프들 몰려 있는 곳에다가 스킬을 마구 날려!”

강건우가 한손 검과 방패를 들고 김주환을 호위하기 시작했다. 김주환이 힘을 끌어 모아 블러드 익스플로전을 난사했다.

쾅! 쾅! 강력한 폭발과 함께 드워프 강습병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하지만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갑옷의 강력한 방어력 덕분에 즉사하지 않은 드워프들이 고통을 참아내며 일어났다.

“죽여야 한다!”

“크윽! 파괴신의 대업을 위해!”

그 광경을 발견한 김주환이 몸을 떨었다.

“건우야, 저놈들 D 랭크 크리쳐 확실한 거야?”

강건우가 전차 위로 올라오는 드워프 강습병들의 목을 쳐내며 소리쳤다.

“나도 이상하다고 느끼는 중이야! D 랭크 크리쳐치고는 너무 강해!”

“건우님, 던전에서 느껴지는 사도의 힘이 두 종류예요.”

카라의 말에 강건우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도대체 여기의 정체가 뭐야?”

강건우의 품 안에서 카라가 당황하고 있었다. 강건우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이럴 리가 없어요. 크리쳐들이 A 랭크 던전의 수준에 육박해요. 이건 말이 안 돼요.”

“제길! 일단 이놈들부터 처리하고 생각해보자.”

강건우가 검과 방패를 휘둘러 드워프 강습병들을 막아냈다.

“건우야, 나는 조금만 휴식을 취할게. 손가락 하나 들 힘이 없다,”

김주환은 스킬을 남발한 나머지 탈진이 온 듯했다. 피의 힘을 이용한 스킬의 부작용이었다, 포션으로 체력을 회복했지만 밀려오는 피로감까지 어쩔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제길 이래서는 끝이 없겠어.’

강건우가 무언가를 결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조율자의 상점에서 광역 도발[Norma] 스킬스톤을 구매했다.

“형, 내가 태초의 함성을 사용하면 격납고의 입구 쪽으로 달려.”

“건우야, 혼자 어쩌려고 그래?”

“나를 믿고 시키는 대로 해!”

“제길! 알겠어. 위험한 짓은 절대 하지 마.”

강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태초의 함성[Unique]을 사용했다.

“흐아아압!”

순식간에 강건우와 김주환의 모든 능력치가 올라가고 체력이 회복되었다.

“지금이야! 달려!”

강건우가 신호하자 김주환이 주변의 전차로 이동하며 입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드워프 강습병들이 그 뒤를 쫓았다.

“어딜! 네놈들 상대는 나야!”

강건우가 고함을 치며 광역 도발[Normal] 스킬스톤을 사용했다. 그러자 김주환을 쫓던 드워프 강습병들이 돌아섰다. 나머지 드워프 강습병들도 고함을 지르며 강건우에게 달려들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어느새 양손 검으로 장비를 변경한 강건우가 드워프 강습병들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품속에 있던 카라가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건우님, 어서 입구 쪽으로!”

“나도 정말 그러고 싶다!”

강건우가 양손검을 풍차처럼 휘둘렀다. 드워프 강습병들이 짚단처럼 잘려나가며 쓰러졌다.

“크아아!”

하지만 동족의 죽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듯 끊임없이 달려들었다. 강건우의 전투는 치열했다. 한쪽 손으로는 포션을 마시고 나머지 손으로 양손검을 휘둘렀다. 드워프 강습병들이 썰물처럼 썰려 나가고 밀물처럼 들이닥쳤다.

‘제길! 입구 쪽으로 가야 하는데.’

강건우가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크리쳐들에게 둘러싸여 보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콰앙! 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막혀 있던 입구 쪽의 강습병들이 터져 나가며 틈이 생겼다.

“건우야, 지금이야!”

강건우가 땅을 박차며 입구를 향해 달렸다. 주변의 강습병들이 괴성을 지르며 막아섰다.

“흐아압!”

강건우의 양손검이 크게 휘둘러지며 막아서던 강습병들이 나가떨어졌다. 그렇게 포위를 뚫고 입구에 도착한 강건우가 김주환을 바라보았다.

“형, 괜찮아? 움직일 수 있겠어?”

강건우의 위기에 무리해서 스킬을 사용한 김주환이 주저앉아 있었다.

“으으···. 건우야. 입에서 피 맛 난다. 움직일 수가 없어.”

“이 상황에서도 농담이 나와?”

강건우가 피식 웃으며 김주환을 부축했다.

“일단 격납고 밖으로 나가서 단단히 준비하고 오자.”

“밖으로까지 쫓아오지 않을까?”

“일단 나가보자고.”

두 사람이 격납고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이었다.

쿵! 열려있던 격납고의 문이 순식간에 닫혔다.

순간 당황한 강건우가 김주환을 땅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입구를 등진 채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크아아!”

“쫓아라!”

“죽여라! 죽여!”

드워프 강습병들이 광기 어린 말을 내뱉으며 몰려오고 있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던 김주환이 잔뜩 열 받은 얼굴로 소리쳤다.

“아! 젠장! 이게 무슨 B급 영화 같은 전개냐!”

강건우가 조율자의 상점에서 포션을 잔뜩 구매했다. 그리고 반을 나누어 김주환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카라에게 물었다.

“카라, 잠시 강습병들의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을까? 회복할 시간이 필요해.”

“잠시 만요.”

카라의 눈동자에 흑백의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 찰나의 순간이 지나고 카라가 입을 열었다.

“찾았어요. 쉴드 월[Epic] 스킬스톤이에요.”

강건우가 황급히 스킬스톤을 여러 개 구매한 후 능력을 확인했다.

쉴드 월[Epic] - 주변을 감싸는 거대한 보호막을 생성한다.

“역시! 카라야!”

강건우가 카라를 칭찬하며 스킬스톤을 사용했다. 그러자 밝은 빛과 함께 강건우와 김주환을 감싸는 보호막이 생겨났다.

“건우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3 중첩했으니까.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을까?”

“포인트가 무한히 있는 것도 아니고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이 드워프 강습병들이 입구에 도착했다. 주저앉아 쉬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쿵! 쿵! 캉! 캉! 하지만 드워프 강습병들은 보호막에 막혀 다가올 수 없었다. 그렇게 밝게 빛나는 보호막의 주변으로 드워프 강습병들이 시커멓게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보호막을 부수기 위해 미친 듯이 무기를 휘둘러 댔다. 그 괴기스러운 모습에 김주환이 헛웃음을 흘렸다.

“허···. B급 좀비 영화를 현실에서 직관하는 기분이야.”

강건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형, 농담하지 말고.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강건우가 김주환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한참을 듣던 김주환이 버럭 화를 냈다.

“안 돼! 그건 내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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