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22화 (23/99)

준비를 하다(2)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방안.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최신식 제품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중 거대한 캡슐 안에 강건우와 김주환이 누워 있었다. 잠시 후 캡슐의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깨어났다.

“건우야, 이거 진짜 최고다. 잠깐 잤는데 아주 며칠은 잔 것 같아.”

강건우가 기지개를 켰다.

“포인트면 진짜 못할 게 없겠어.”

사냥에서 돌아온 강건우가 성안에 들어왔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과 3주 남짓한 사이에 성안이 크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카라가 내 포인트를 쓸 수 있게 해달라더니. 이러려고 그랬던 거였어,’

던전으로 떠나기 전, 본거지 정보석을 통해 카라와 포인트를 공유했었다. 조율자인 강건우와 카라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공유된 포인트를 이용해 조율자의 성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한 것이었다.

지금 머무는 각성자 대기실을 비롯해 훈련실도 최신 훈련장비와 훈련시설들로 가득 채웠다고 했다. 하지만 카라는 아직 성에 안 찬다는 듯 앞으로 갖추어 나가야 할 것들이 잔뜩 있다고 했다.

‘후···. 포인트 열심히 벌어오라고 하는 것이 꼭 마누라 같아.’

강건우가 깨어난 것을 확인한 카라가 스르륵 날아들었다.

“건우님, 어때요? 최신식 회복 캡슐! 효과가 엄청나죠?”

강건우가 카라를 쓰다듬었다.

“응. 몸이 날아갈 것 같고 좋네.”

“당연하죠, 제가 엄선한 제품이니까요.”

김주환이 강건우를 쳐다보았다.

“건우야, 난 집에 다녀올게.”

“응, 다녀와.”

회복을 마친 강건우가 김주환과 헤어졌다.

그리고 조율자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잔뜩 모인 포인트로 아크로폴리스를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자신에게도 잔뜩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강건우가 상태창에서 포인트를 확인했다. 560만 포인트가 모여 있었다.

‘아크로폴리스의 범위부터 확장해야겠어.’

강건우가 아크로폴리스의 확장을 위해 자신의 포인트 400만과 김주환이 적립한 100만 포인트를 사용했다.

그러자 본거지 정보석이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잠시 후 빛이 사라지며 강서구 전체에 큰소리의 알림음이 들려왔다.

[아크로폴리스의 랭크가 상승합니다. C -> B]

[강서구 전역으로 범위가 확장됩니다.]

[보호막의 최대치가 상승합니다. [100,000,000] -> [300,000,000]

[소속 가능 각성자의 최대치가 늘어납니다. [2 -> 6]

[소속 각성자들의 능력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다음 랭크 업 필요 포인트는 [0/50,000,000]입니다.]

[축하합니다. 본거지의 랭크 업에 최초로 성공하셨습니다.]

[최초 랭크 업 보상으로 조율자의 상점 50% 할인권(1회)을 드립니다.]

강건우가 아크로폴리스의 정보를 확인했다.

[아크로폴리스-강서구]

진영 : 조율자

소속 : 강건우

본거지 랭크 - B 랭크

초기 각성자 - 2 / 6

랭크 업 필요 포인트 - [0/50,000,000]

랭크 업 필요조건 -[권역 내 모든 던전의 귀속. 조율자 랭크 S 달성, 초기 각성자 6명 보유]

보호막 – 300,000,000 / 300,000,000

방어벽 - 2000000 / 2000000

보유 시설 - 마력방출 타워[Epic]

“좋았어!”

정보를 확인한 강건우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카라가 강건우의 어깨 위에 앉으며 말했다.

“축하드려요. 건우님.”

강건우가 카라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당분간 아크로폴리스 랭크 업은 안 해도 되겠지?”

“네, 이제 건우님의 랭크 업에 집중해야죠.”

“산 넘어 산이군.”

투덜대며 말하는 강건우에게 카라가 보고를 시작했다.

“건우님, 그동안 권역 범위 밖에 머물던 사람들의 1차 선별이 끝났어요.”

“그래? 그 부분은 카라랑 태정이 형한테 일임했으니 알아서 진행해 줘.”

“네. 알겠어요.”

“강서구 주민 중에 초기 각성의 재능이 있는 사람은 없는 거지?”

“네. 초기 각성 재능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강건우가 아쉬운 듯 말했다.

“그렇겠지.”

“그런데 강서구 안에 자리 잡은 정부와 군부대들은 어쩌실 생각이에요?”

카라의 질문에 강건우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태정이 형보고 정부 관계자한테 전하라고 해. 정확히 3일 안에 강서구 밖으로 벗어나지 않으면 강제로 쫓겨나게 될 거라고.”

“네, 건우님.”

강건우가 조율자의 상점에 접속했다. C랭크 강제 각성 물약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개당 5만 포인트 하는 물약을 20개 구입했다. 포인트가 순식간에 60만 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카라, 물약을 아이템창고에 보관해 놓을게. 태정이 형보고 가져가라고 해.”

“네, 건우님.”

강건우가 중요한 일들을 끝마쳤다. 그리고 아크로폴리스 확장으로 권역 범위에 들어온 던전의 정보를 검색했다.

‘C 랭크 5개, B 랭크 3개, 오! A 랭크가 무려 2개나. 대박이군!’

던전이 개수를 확인한 강건우의 입이 귀에 걸렸다.

매우 찾기 힘든 A 랭크 던전이 무려 2개나 있었다. A 랭크 던전은 난이도는 물론 공략에 걸리는 기간도 어마어마했다. 전생에서 상위권의 수호자와 파괴자들도 대규모 각성자를 투입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시간을 걸려 클리어했었다.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만큼 얻을 수 있는 포인트와 보상이 어마어마했지.’

강건우는 당장이라도 새로운 던전들을 공략하고 싶었다. 하지만 각성자들이 돌아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진호를 비롯한 강제각성자들을 적응시키고 훈련하는 일을 해야 했다. 새로 받아들일 주민들을 살펴보고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지도 지켜봐야 했다.

‘이진호와 18명의 강제 각성자들의 훈련은 주환이 형에게 맡기면 될 거고. 가족들도 각성을 시켜야 할까···.’

강건우가 가족들의 강제 각성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위험한 세상이었다. 비롯해 C랭크에 불과하지만, 자신을 지킬 정도의 힘은 필요했다.

‘일단 가족들에게 의사를 물어봐야겠어.’

강건우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조율자의 방에 박태정이 들어왔다.

“건우님, 말씀하신 대로 이진호 외 18명을 성으로 소집했습니다.”

“형, 수고했어. 아이템창고에 강제 각성 물약을 보관해 놓을게.”

“강제 각성을 바로 진행할까요?”

강건우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음···. 일단은 마지막으로 강제 각성에 대해 확실히 설명해줘.”

“네, 그 부분은 완벽하게 인지시켜 놓았습니다.”

“그리고 각성이 끝나면 훈련실에서 적응 기간을 가져야겠지. 그다음 주환이 형이랑 같이 던전도 체험시켜주고.”

“던전은 어디가 좋을까요?”

“C 랭크 다난 사막이 무난할 거야.”

“네, 알겠습니다.”

강건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집에 좀 갔다 올게. 나 없는 동안 잘 부탁해.”

“네, 다녀오십시오.”

강건우가 조율자의 방을 나갔다. 그리고 아이템창고에 들려 강제 각성 물약을 보관했다. 조율자의 성에서의 볼일을 끝낸 강건우가 집으로 향했다. 강건우의 가족들은 아직 임대아파트에 머물고 있었다.

‘이번에 가면 꼭 조율자의 성으로 모시고 와야겠어.’

잠시 후 강건우가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강건우를 가족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푸짐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강건우와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앉았다. 일주일 남은 아마겟돈을 걱정해서일까. 가족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무거운 침묵을 깨고 강건우가 입을 열었다.

“조율자의 성으로 거처를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기보다 안전할 거예요.”

강경식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언제 그런 호화스러운 곳에 살아 봤어야지. 왕족도 아니고 사람들 보기 민망하기도 하고.”

성으로 들어갈 생각에 들떠있던 강지우가 재빠르게 말을 했다.

“아빠, 우리가 들어가는 게 오빠한테도 편할 거야. 우리 안전이 얼마나 걱정되겠어?”

설현숙이 강지우를 거들었다.

“그래요 여보, 우리도 아들 덕에 호강 좀 해봐요.”

강경식이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건우야 그럼 집을 정리하는 대로 성으로 들어가마.”

“네, 아버지. 잘 생각하셨어요.”

거처를 옮기는 일을 마무리 지은 강건우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어요.”

가족들의 시선이 강건우에게 몰렸다. 강건우가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제가 가족들을 각성자로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뭐!? 오빠, 진짜야?! 대박!”

강지우가 깜짝 놀라며 신나했다. 강격식과 설현숙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힘들지 않아요. 그냥 제가 드리는 물약 하나만 마시면 돼요. 약간의 고통이 있겠지만요.”

부모님이 망설이자 강건우가 말을 이어갔다.

“각성자가 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요. 몸도 건강해질 거예요. 자신을 지킬 힘도 필요하고요.”

한동안 고민하던 부모님은 끝내 각성자가 되는 것을 거절하셨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고집을 꺾지 못했다. 강지우는 각성자가 된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비롯해 초기 각성자가 될 재능은 없었지만

강제 각성자라도 만족하는 눈치였다. 가족들의 거취에 대한 일을 마무리한 강건우가 기분 좋게 집을 나섰다. 그리고 조율자의 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날 이후 아크로폴리스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강건우는 새로운 던전들의 위치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카라와 바쁘게 돌아다녔다. 정보 확인을 끝낸 후에는 B 랭크 던전 하늘 요새로 사냥을 떠났다.

박태정과 김주환은 훈련을 마친 강제 각성자 19인과 함께 C 랭크 던전 다난 사막으로 떠났다. 강건우가 지급한 C 랭크 장비로 무장한 19인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던전에 들어가 포인트를 모으고 팀워크를 맞추는 것에 전념했다.

강건우의 경고에 겁을 먹은 정부는 군부대와 주민들을 양천구 일대로 옮겼다.

이미 쫓겨 난 경험이 있는 김선태 구청장과 강서경찰서장의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일로 인해서 강건우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커졌다.

하지만 시위를 하거나 불만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강건우가 받아들이기로 한 명단에서 제외될 것을 걱정해서였다.

각자의 스케줄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던 강건우와 소속 각성자들이 아마겟돈을 하루 앞두고 한자리에 모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간단한 술판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한자리에 모인 각성자들을 쓱 훑어본 강건우가 입을 열었다.

“모두 짧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강건우의 감사 표시에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손을 들어 분위기를 진정시킨 강건우가 말을 이어갔다.

“내일 드디어 각성자들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아마겟돈이 시작됩니다. 내일 우리는 카라와 태정이 형이 선별한 여러 분야의 사람들 5천 명을 받아들일 겁니다.”

“.....”

“.....”

강건우의 말에 좌중이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내일이면 다가올 재앙에서 5천 명을 제외 한 사람들의 비참한 미래를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이기적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 가족 그리고 여러분과 그 가족들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5천 명. 저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강건우가 담담히 진심을 토해냈다. 김주환과 박태정을 비롯한 각성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강건우의 진심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무거운 분위기를 깨려는 듯 강건우가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자자! 내일이 오기 전에 마지막 평화를 즐기죠. 오늘은 먹고 죽자!”

강건우의 외침에 우울한 기분을 털어내려는 듯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오늘은 나 말리지 마!”

“술독에 빠져 죽을 테다!”

“바보야, 각성자는 아무리 마셔도 안 취한다고!”

“하하하!”

2021년 3월 31일. 지구에 아마겟돈이 시작되기 하루 전. 마지막 평화를 즐기려는 강건우와 소속 각성자들의 술판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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