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18화 (19/99)

누가? 내가?(1)

임마트에 있는 조율자의 방에 강건우 일행이 모여 있었다. 하늘 요새에서 얻은 포인트로 랭크 업과 아이템 교체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첫 사냥을 마친 박태정이 50만 포인트를 이용해 랭크 업을 완료했다.

이 름 : 박태정

진 영 : 조율자

직 업 : 개미 전사

각성등급 / 잠재등급 : B 랭크 / B 랭크

보유 포인트 : 700000P

보유 스킬(1 / 1) : 집단의 힘[Epic]

집단의 힘[Epic] - 소속된 본거지의 각성자가 늘어날수록 방어막과 방어시설의 성능이 향상된다.

장비도 강건우가 물려 준 B 랭크 장비로 교체했다.

[데모닉 원핸드 블레이드] - B 랭크

[데모닉 투핸드 블레이드] - B 랭크

[데모닉 라운드 쉴드] -     B 랭크

[데모닉 미디엄 아머 셋트] -B 랭크

김주환은 다음 랭크 업을 위해 포인트를 아껴놓기로 했다. 다만 아크로폴리스의 확장을 위해 약간의 포인트를 적립하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본거지 관리에 전부 쓰고 싶은데 각성자가 기부할 수 있는 포인트에 한계치가 있을 줄은 미처 몰랐네.”

강건우가 김주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니야. 내가 받는 포인트가 두 배라 나 혼자 감당할 수 있어. 형은 지금 성장에 집중할 때야. 본거지 확장은 나한테 맡겨.”

“고맙다, 건우야.”

“새삼스럽게 뭘.”

그렇게 박태정과 김주환의 정비가 끝났다.

강건우의 차례였다. 현재 강건우는 370만 포인트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B 랭크 던전을 한번 공략했음에도 240만 포인트가량을 벌어들였다.

‘조금 더 모아서 본거지를 확장할지 아니면 나에게 투자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말이지.’

강건우가 팔짱을 낀 채 고민에 빠져들었다.

각성자들의 귀환이 1개월 정도 남아있었다. 남은 시간 동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만 했다. 현재 상황으로는 본거지 랭크 업을 위한 포인트가 반 이상 모자랐다.

권역 범위를 강서구 전체로 확장하는데 필요한 랭크 업 횟수는 단 1회였다.

잠깐의 고민 끝에 강건우가 결심했다.

‘차라리 나에게 투자한 다음 빠른 속도로 C 랭크 던전에서 포인트 작업을 하고 마지막 남은 시간에 다른 던전을 한 번 더 공략한다.’

강건우가 조율자의 상점에 접속했다. 그리고 스킬 슬롯 확장을 위해 포인트를 사용했다. 100만 포인트라는 거금이 빠져나가며 알림음이 울렸다.

[축하합니다. 스킬 슬롯을 확장하셨습니다.]

[현재 스킬 슬롯은 4개입니다.]

무지막지한 가격에 잠시 망설인 강건우가 다시 한번 슬롯을 확장했다. 200만 포인트라는 거금이 빠져나가며 알림음이 울렸다.

[축하합니다. 스킬 슬롯을 확장하셨습니다.]

[현재 스킬 슬롯은 5개입니다.]

스킬 슬롯의 확장을 끝낸 강건우가 수호의 힘[Uniqe]과 파괴의 힘[Uniqe] 힘을 습득했다.

무기와 방어구 역시 A 랭크 급으로 교체했다. 지름신이 강림한 것 같았다.

[아크 데모닉 원핸드 블레이드] - A 랭크

[아크 데모닉 블레이드] - A 랭크

[아크 데모닉 쉴드] -     A 랭크

[아크 데모닉 아머 셋트] -A 랭크

정비를 마친 강건우가 상태창을 호출했다.

이 름 : 강건우

진 영 : 중 립

직 업 : 조율자

각성등급 / 잠재등급 : A 랭크 / SSS 랭크

보유 포인트 : 125280P

보유 스킬(5 / 5) : 홍염의 칼날[Epic], 고귀한 후계자[Uniqe], 태초의 함성[Uniqe], 수호의 힘[Uniqe], 파괴의 힘[Uniqe]

강건우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포인트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썼으니 된 거다.’

정비를 끝낸 일행이 각자의 휴대폰을 확인했다.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가족들이 남긴 안부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잔뜩 쌓여있었다.

강건우가 김주환과 박태정에게 말했다.

“일단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휴식을 좀 취하고 있어.”

“오케이. 다음 일정이 잡히는 대로 연락해줘.”

“전 일단 서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화를 마친 세 사람이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강건우가 카라에게 물었다.

“카라, 신의 파편 말이야. 무슨 용도로 쓰려고 했었는지 말해 줄 수 있어?”

카라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건우님의 질문에 답하기 전에 일단 신의 파편에 관해 설명해 드릴게요.”

“알겠어.”

“신의 파편은 전쟁에 패해 소멸한 신들이 남긴 힘 일부분이에요. 신의 힘의 크기에 따라 파편마다 담긴 힘의 양도 다르죠.”

“예상은 했어. 신의 파편. 이름이 너무 정직하잖아.”

카라가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그렇죠? 이름을 누가 정했는지는 모르지만요.”

“누군지 궁금하네.”

카라의 설명이 이어졌다.

“알고 계시겠지만 신의 힘으로는 던전의 창조, 상점의 이용, 신력의 증가가 가능해요. 신들이 서로를 죽이며 싸웠던 이유도 바로 신의 파편 즉 신의 힘을 흡수하기 위해서죠.”

설명들 듣던 강건우가 놀랐다.

“카라. 신의 힘이라는 게 마치 포인트를 말하는 것 같은데?”

“네. 잘 보셨어요. 아마겟돈을 위해 신의 힘을 수치화시킨 것이 바로 포인트에요.”

“그러면 신들이 이용하는 상점이 조율자의 상점을 말하는 거야?”

“네, 하지만 건우님과 달리 매우 제한된 목록만 이용 가능해요.”

강건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 전생의 경우 수호자와 파괴자들은 신전을 통해 포인트를 바치고 신에게서 원하는 물품을 얻었었다. 그것이 신들이 상점을 통해 내려 준 것이었다니 놀랍기 짝이 없었다.

강건우가 카라에게 물었다.

“그러면 수호자, 파괴자와 각성자들은 어째서 상점을 이용할 수 없는 거야?”

“그들은 대리자일 뿐 신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카라의 충격적인 설명에 강건우의 머리가 멍해졌다. 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자신은 신격이 존재한다는 말이었다.

궁금증이 더욱 커진 강건우에게 카라가 고개를 저었다.

“건우님의 존재에 대한 대답은 저도 알 수 없는 부분이에요.”

“알겠어. 어쩔 수 없지.”

강건우가 찝찝한 마음을 달래며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걷던 강건우가 집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강경식과 설현숙이 반겨 주었다.

“건우야, 무사히 돌아왔구나.”

“우리 아들, 다친 데는 없어?”

강건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별일 없으셨죠?”

강건우가 그동안의 일을 물어보았다. 강경식이 어두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게 말이다. 이 지역 일대로 들어오는 전기랑 수도가 보름 전부터 끊겼다. 아마도 정부에서 조치를 취한 것 같구나.”

강건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자 설현숙이 위로를 하려는지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는 아들이 주고 간 물품들 덕분에 편안하게 지냈어.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제가 미쳐 생각을 못 했네요. 조만간 수도나 전기 같은 편의시설에 대한 부분은 조치를 취해 놓을게요.”

부모님과 한참을 대화하던 강건우가 집 안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지영이가 안 보이네요?”

설현숙이 망설이며 대답했다.

“그게······. 사실은 수도랑 전기가 끊기던 때쯤부터 정부가 군대를 통해 성벽주위를 포위하고 있어.”

설현숙이 말하기를 주저하자 강경식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간간이 성벽을 부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단다. 그래서 안에 모여 있는 가족들끼리 돌아가면서 성벽 주변을 순찰하기 시작했어. 오늘은 마침 지영이의 순번이라 지금 밖에 나가 있다.”

아버지의 말을 들은 강건우의 얼굴이 분노로 터질 듯 달아올랐다. 물론 어떤 공격으로도 성벽을 뚫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이 느꼈을 불안감과 공포를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강건우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카라에게 말했다.

“카라, 우리가 던전에 있는 동안 아크로폴리스에 별다른 특이사항이 있었는지 알아봐 줘.”

“네, 잠시만요.”

카라의 눈을 감았다. 몸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다. 잠시 후 카라가 눈을 뜨며 말했다.

“안전에 위협적인 일은 없었어요. 그런데 확인하셔야 할 영상이 있네요.”

“보여줘.”

카라의 눈에서 흑백의 빛이 뭉실 거리며 튀어나왔다. 허공을 둥둥 떠다니던 빛이 적당한 크기의 영상으로 변했다. 영상 속에는 성벽을 둘러싼 군부대와 시위를 벌이는 수많은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성벽 주변을 돌아다니며 순찰을 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있었다.

“하! 이것들이 내가 그렇게 경고했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네.”

강건우가 박태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찰서에 나가 있는 박태정을 통해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박태정의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강건우는 박태정의 안전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물론 각성자를 어찌할 수는 없겠지만.’

박태정에게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후 강건우가 집 밖으로 나왔다. 성벽 밖의 상황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한동안 말없이 생각하며 걷던 강건우가 카라에게 말했다.

“카라, 본거지의 안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마겟돈이 시작되면 크리쳐들의 공격도 잦아질 거예요. 수호자나 파괴자가 공격해올 것도 생각해야 하고요.”

“방법이 없을까?”

강건우의 질문에 카라가 대답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본거지 방어를 맡기면 돼요.”

“혼자서 막기에는 너무 힘들 텐데?”

“C 랭크 강제 각성자를 각성시켜서 방어를 맡기면 돼요.”

“역시! 카라야!”

강건우가 카라를 쓰다듬으며 칭찬해 주었다. 강건우가 본거지 방어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 태정이 형이 적임자겠군. C급 강제 각성자들이 문제인데. 가족들을 아크로폴리스 내에 거주하게 해주고. 생활을 책임져 주면 쉽게 모을 수는 있겠어.’

강건우가 차분히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이번 일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협은 커질 것이다. 지금의 강건우에게는 주변 사람이 너무 없었다.

‘소란을 일으키지 않을 사람들로 잘 골라서 뽑아야지. 일단 밖의 상황을 정리하는 게 우선이겠군.’

아크로폴리스를 포위 중인 군대와 시위대를 생각하자 머리가 아파졌다. 하루아침에 쫓겨난 거주민들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군대를 통해 포위망을 펼치고 공격을 퍼부은 정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강건우가 성벽에 도착했다. 시위대와 군부대의 지휘관들이 모여 있는 방면이었다. 성벽을 잠시 바라보던 강건우가 카라에게 말했다.

“카라, 나 혼자 나갈 테니까 지영이랑 다른 사람들이 오거든 기다리라고 전해줘.”

“네, 건우님. 조심하셔야 해요.”

강건우가 자신을 가리키며 웃었다.

“하하. 누가? 내가?”

“아니요. 밖의 사람들 안 죽게 힘쓰는 거 조심하세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은 강건우가 성문으로 향했다. 문이 활짝 열리며 강건우가 밖으로 나갔다. 시위 중이던 사람들이 강건우를 발견하고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저놈이다! 저놈이 그 테러리스트야!”

“테러리스트가 아니고 북한에서 온 간첩이라는 말도 있던데.”

“종말을 몰고 올 사탄의 자식아! 물러나라!.”

쏟아지는 비난과 함께 각종 물건이 날아들었다. 어이없는 광경에 강건우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홍염을 일으켜 날아오는 물건들을 태워버렸다.

“환영 인사 한번 걸쩍지근하군.”

강건우가 보여주는 믿을 수 없는 힘에 시위대가 침묵에 빠졌다. 강건우가 그런 시위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대표를 뽑아서 정식으로 나를 찾아와. 비겁하게 다수를 믿고 나대지 말고.”

강건우가 싸늘하게 말했다.

시위대를 한번 훑어본 강건우가 군부대의 지휘관이 있는 막사로 향했다. 강건우가 나온 것을 보고 받은 군 지휘부의 막사 안에는 격한 말싸움이 오가고 있었다.

“중대장님. 안 됩니다. 그자는 결코 악한 자가 아닙니다.”

“이보게 이 중위. 지금 도움을 받았다고 두둔하고 나서는 거야?”

“아닙니다.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무력을 쓴다 한들 생포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닙니다.”

중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말이 지나치다! 지금 우리 군을 무시하는 발언이야!? 그러고도 네가 대한민국 육군이야!?”

“죄송합니다. 중대장님. 하지만 전 병사들이 무모하게 희생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 중위는 필사적이었다. 지난번 숲 트롤 사건 당시 바로 앞에서 목격한 강건우의 힘을 알았기 때문이다. 총탄으로도 어찌하지 못한 숲 트롤을 단신으로 박살 낸 사람이었다. 힘을 사용해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중대장과 이 중위의 의견대립이 심해질 무렵. 막사 안의 통신병이 중대장에게 보고했다.

“중대장님. 대대본부로부터의 연락입니다. 지금 즉시 타겟 생포 작전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중대장이 화색을 띠며 말했다.

“지원은 언제쯤 도착한다고 했어?”

“지금 막 출동했다고 합니다.”

“좋아! 지원군이 오기 전에 사로잡는 거야.”

중대장은 전공을 세울 욕망에 빠져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이 중위가 얼굴을 감싸 쥐며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명령을 받은 군인들이 강건우를 향해 포위망을 펼치고 총구를 겨누기 시작했다.

주변의 시위대는 긴박해지는 상황에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지휘 막사를 향해 느긋이 걸어오던 강건우가 포위망이 펼쳐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 이거 우리 후배님들 다치게 하기는 싫은데 말이지.”

그랬다. 강건우 역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 출신의 예비역 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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