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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16화 (17/99)

신의 파편(4)

납골당이 위치한 분지의 한 가운데로 강건우가 얼어붙은 기사들과 대치중이었다.

기사들은 각각 검과 창 그리고 할버드로 무장하고 있었다. 이지가 존재하지 않는 무심한 표정이었다.

강건우가 양손검을 고쳐 잡으며 투덜댔다.

“거참 부하들 한번 더럽게 다양하네.”

“건우님, 조심하세요. 느껴지는 기운이 만만치 않네요.”

걱정스럽게 말하는 카라에게 강건우가 말했다.

“카라, 지금 주환이 형이 있는 곳으로 가서 내 말을 전해줘.”

“네. 말씀하세요.”

강건우가 카라에게 속삭였다.

“내가 신호하면 블러드 익스플로전을 이 놈들에게 사용하라고 해.”

“네? 그럼 건우님도 폭발에 휘말리실 텐데요?”

“나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봐.”

“네, 조심하셔야 해요?”

카라가 강건우의 품에서 빠져나와 김주환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을 발견한 3인의 기사가 흉성을 지르며 강건우에게 달려들었다.

기사들의 합격술은 정교하고 날카로웠다. 검을 든 기사가 강건우의 품으로 파고들며 시선을 끌었다. 창을 든 기사는 파고드는 기사의 틈새 사이로 창을 찔러 넣었다.

“크윽!”

처음 겪는 정교한 합격술에 당황한 강건우가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할버드를 든 기사가 긴 리치의 할버드를 이용해 강건우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움직임이 제한당한 강건우에게 창을 든 기사의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가 쏟아졌다.

“으윽!”

검을 든 기사의 방해로 창을 막아 낼 수 없는 강건우가 온몸으로 찌르기를 받아냈다. 쇠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갑옷이 파괴되며 피가 쏟아졌다. 그때 충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강건우의 목을 노리고 할버드가 날아들었다.

부웅! 고개를 젖혀 피하는 강건우의 귓가에 할버드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섬뜩할 정도로 들려왔다. 기사들의 합격에 고전하는 강건우였다. 하지만 고귀한 후계자의 영향으로 심각한 부상은 입지 않았다.

“제길. 정말 짜증나네.”

강건우가 욕설을 내뱉으며 인벤토리에서 전투집중[Normal] 스킬스톤을 사용했다. 강건우의 두 눈에 은은한 흑백의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전투집중 스킬은 전투 중에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몸의 반응속도를 극한으로 올려주는 스킬이었다. 노말 등급의 스킬이기 때문에 기본능력으로는 아쉬웠다. 하지만 스킬스톤을 아이템처럼 사용 가능한 강건우에게는 매우 유용한 스킬스톤이었다.

“아···. 아까운 포인트!!!”

태초의 함성 효과와 전투집중의 효과로 신체의 모든 능력이 극한까지 올라갔다. 강건우는 묘한 고양감을 느끼며 소리쳤다.

“다 죽었어!”

강건우가 양손검을 크게 휘두르자 깜짝 놀란 기사들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잠깐 강건우와 기사들의 대치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바뀐 강건우의 기세에 섣불리 덤벼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조던 왕자가 기사들을 향해 말했다.

“망설이지 말라! 어서 나에게 승리를 바쳐라!”

조던 왕자의 호통에 3인의 기사가 괴성을 지르며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다.

“크오오!”

“카아아악!”

“크크크!”

강건우가 전투에 한껏 심취한 듯 소리치며 달려 나갔다.

“하하하! 그래 쥐새끼처럼 망설이는 모습보다는 보기 좋은데?”

강건우와 기사들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분지의 입구에 서 있는 김주환과 박태정이 입을 벌린 채 놀라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건우 저 녀석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실력이 늘어나고 있어.”

“마치 건우 씨가 기사들의 기술을 배우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야.”

두 사람의 말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강건우의 대처가 여유로워지기 시작했다. 엄청난 전투 감각으로 적들의 움직임을 배워나가는 중이었다.

‘그나저나 조던 왕자는 왜 지켜만 보는 걸까.’

불리한 상황의 강건우를 공격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지켜만 보고 있는 조던 왕자였다.

마치 무언가를 지키는 것 같은 위화감이 들었다.

기사들과 공방을 주고받던 강건우가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분명 오랫동안 봉인되어있던 왕자는 힘을 되찾지 못했다고 말했어. 만약 내 생각이 맞는다면···.’

자신의 가설을 확인하기로 마음먹은 강건우가 김주환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주환이 형! 납골당이야. 납골당을 공격해!”

강건우의 외침을 들은 김주환이 큰소리로 대답하며 말했다.

“알겠어!”

김주환에게서 폭발적인 기운이 흘러나왔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조던 왕자가 당황하며 말했다.

“막아라! 납골당을 공격하게 놔두어선 안 된다!”

조던 왕자의 명령에 기사들이 강건우를 지나쳐 김주환에게 향하려 했다. 하지만 강건우가 앞을 가로막으며 방해했다.

“어디를 가시려고!”

잠시 후, 피의 힘을 잔뜩 끌어 모은 김주환이 납골당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블러드 익스플로젼!”

쿠르릉 쾅! 납골당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냉기가 서린 푸른빛이 터져 나오며 납골당에 묻혀 있던 파괴신의 힘이 산산이 흩어졌다. 그 장면을 목격한 조던 왕자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크아아아악! 안돼! 조금만 더 버텼으면 힘을 회복할 수 있었단 말이다!”

파괴신의 힘이 흩어지자 3인의 기사 역시 가루가 되며 허물어졌다.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김주환과 박태정이 강건우의 양옆에 섰다. 카라가 강건우의 품으로 날아들며 입을 열었다.

“역시 조던 왕자에게 힘을 주었던 파괴신도 전쟁에 휘말려 소멸한 것이 분명해요.”

강건우가 카라를 쳐다보며 물었다.

“역시 그랬군. 그렇다면 어째서 납골당에 파괴신의 힘이 남아있던 거지?”

카라가 대답했다.

“이 세계의 수호신이었던 칼라가 조던 왕자를 봉인하면서 사도에게 주어진 파괴신의 힘까지 같이 봉인 됐던 거 같아요.”

“그 힘이 봉인 때문에 흩어지지 못하고 납골당에 머물러 있던 거였군.”

“네, 맞아요. 납골당이 마치 신전과 같은 역할을 한 거죠.”

김주환이 강건우와 카라의 대화를 끊으며 말했다.

“건우야,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저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김주환의 말에 강건우가 조던 왕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파괴신의 힘을 조금이라도 흡수하기 위해 집중하던 조던 왕자가 흡수를 마친 듯 보였다.

“크크···. 네 놈을 결코 살려 보내지 않겠다.”

조던 왕자가 원한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양쪽으로 벌렸다. 양손이 벌어지며 영혼마저 얼릴 것 같은 냉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말을 하는 조던 왕자의 양손에 타오르는 듯한 냉기를 머금은 검이 생겨났다.

크어어엉! 커다란 괴성을 내지른 조던 왕자가 두 검을 높게 든 후 땅을 향해 내리찍었다.

쿵! 하는 소리와 강력한 냉기의 파도가 강건우와 일행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가 막겠습니다!”

박태정이 다급하게 말하며 타워 쉴드로 일행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시 후 냉기의 파도가 타워 쉴드를 강타했다. 쩌저정! 하는 소리와 함께 방패가 깨져나갔다. 타워 쉴드를 받치던 자세 그대로 얼어붙은 박태정이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

“쿨럭. 제길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건우 씨 뒤를 부탁합니다.”

김주환이 재빠르게 포션을 먹여주었다. 하지만 큰 데미지를 입은 박태정은 그대로 혼절해버렸다.

“크하하하! 버러지 같은 놈! 나의 힘을 받아낼 수 있을 것 같았나?.”

강력한 일격을 날린 조던 왕자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일행에게 다가왔다. 조던 왕자가 가까워질수록 서늘한 냉기가 주변을 얼리기 시작했다. 강건우가 김주환에게 말했다.

“형, 일단 물러나 있어 줘.”

“알겠어. 너라면 무슨 방법이 있겠지.”

김주환이 강건우에게서 거리를 벌리자 조던 왕자의 검이 날아들었다. 홍염의 칼날을 발동시킨 강건우가 양손검을 들어 막아냈다. 화염이 검과 냉기의 검이 부딪히며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주변에 강력한 기파가 퍼져 나갔다.

폭발의 여파에 말려 앞으로 고꾸라진 김주환이 황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크흑! 제길!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더니.”

전투의 중심부에서 거리를 벌린 김주환의 시선이 강건우를 향했다. 두 사람의 전투가 치열하게 진행 중이었다.

강건우가 조던 왕자의 맹공을 어렵게 막아내고 있었다. 조던 왕자의 냉기를 머금은 검이 강건우의 양손검을 마구 후려치고 있었다. 그때마다 홍염의 불꽃이 위태롭게 꺼질 것만 같았다.

강건우가 신음성을 내뱉으며 카라에게 말했다.

“으음···. 카라 조던 왕자의 검에 실린 힘이 너무 강력해!”

“파괴신의 힘이 담긴 무구가 분명해요!”

강건우의 품에서 고개를 내민 카라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건우님,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강건우가 조던 왕자의 공격을 막아내며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뭔데? 빨리 말해!”

“홍염의 칼날[Epic]을 중첩하는 거예요.”

카라의 설명에 강건우가 급히 스킬스톤을 구매했다. 10만 포인트나 하는 [Epic] 등급의 스톤이었지만 포인트를 아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은은한 빛과 함께 스킬스톤이 사라졌다. 그 순간 강건우의 양손검에서 폭발적인 기세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아직 부족해!’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 강건우가 홍염의 칼날[Epic]을 두 번 더 사용했다. 스킬의 힘이 3 중첩되자 강건우의 양손검에 타오르던 불꽃이 사그라 들었다. 그리고 마그마를 떠올릴 법한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쏟아지는 공격을 막아내며 중첩에 성공한 강건우가 반격을 시작했다.

스르릉. 강건우의 검과 부딪힌 조던 왕자의 한쪽 검이 깔끔하게 반 토막 나며 사라졌다. 그 틈을 노린 강건우가 양손검을 빙글 돌려 조던 왕자의 한쪽 팔을 베어냈다.

툭! 땅에 떨어진 조던 왕자의 팔이 녹아내리며 사라졌다. 팔을 잘린 조던 왕자가 뒤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분노에 찬 말을 내뱉었다.

“누구의 사도냐? 너 같은 힘을 사용하는 사도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강건우가 짙은 붉은색이 뚝뚝 떨어지는 양손검을 겨누며 말했다.

“그건 네 놈이 알바 아니고. 빨리 죽어서 보상이나 뱉어내라고.”

조던 왕자가 온몸의 냉기를 발광시키며 분노했다. 하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힘이 약해진 조던 왕자는 파괴신의 무기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강건우의 양손검이 갑자기 강력해진 후 무기의 이점이 사라졌다. 더군다나 힘을 사용할수록 약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네놈 따위에게 내가 당할 것 같으냐!”

조던 왕자가 검에 남은 힘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그러자 차가운 냉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조던 왕자의 검에 시리도록 파란색의 기운이 맺혔다.

“죽어라!”

조던 왕자가 검을 가슴 앞으로 쭈욱 뻗었다. 검에 맺혀있던 기운이 냉기의 광선을 만들며 강건우를 향해 일직선으로 쏟아졌다.

“흐아압!”

강건우가 자신의 양손검을 앞으로 쭈욱 뻗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의 끝부분에 냉기 광선이 충돌했다.

‘역시, 조금씩 힘이 빠지고 있는 게 맞아.’

강건우가 충돌로 조던 왕자의 힘이 약해진 것을 눈치 챘다.

‘지금이 기회다.’

강건우가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남은 힘을 전부 쏟아냈다. 양손검의 붉은빛이 더욱 짙어지며 조던 왕자의 공격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주환이 형! 지금이야!”

강건우가 김주환을 향해 소리쳤다. 전투를 지켜보던 김주환이 조던 왕자를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블러드 익스플로전!”

김주환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빠져나갔다. 온몸의 힘이 빠진 김주환이 신음성을 내뱉으며 주저앉았다.

쿠르르릉 쾅! 조던 왕자가 서 있는 곳에 무시무시한 위력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여파로 인해 냉기의 광선이 사라졌다. 냉기 광선이 사라지자 강건우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졌다.

“크윽! 이놈들!”

조던 왕자가 블러드 익스플로전의 강력한 위력에 몸을 비틀거리며 괴로워했다. 그때 조던 왕자의 코앞까지 다가온 강건우가 전력을 다해 홍염의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서걱. 조던 왕자의 목이 베어지며 주인을 잃은 육체가 허무하게 쓰러져갔다. 그리고 강렬한 파란색 빛을 내뿜으며 사라져갔다.

[던전 퀘스트 - 완료]

목표 - 하늘 요새에 존재하는 플레인 왕국의 조던 왕자의 처치.

내용: 최후의 순간 파괴신의 유혹에 빠져 타락한 왕국의 조던 왕자가 하늘 요새에 깊은 곳에 봉인되어있다. 멸망한 세계의 신의 힘이 약해져 가는 지금 봉인이 위태롭다. 왕자를 처치하고 타락해버린 요새의 병력을 처치해 요새를 정상화해라.

보상 : 아이템 - 하늘 요새 구매 가능 , 200000P

[축하합니다. 파괴신의 사도를 처치했습니다.]

[최초로 사도를 처치한 인간이 되었습니다.]

[보상으로 신의 파편[?????]을 지급합니다.]

보상을 확인한 강건우의 눈이 크게 떠졌다. 카라 또한 평소와는 다른 심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신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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