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13화 (14/99)

신의 파편(1)

임마트 내부에 있는 조율자의 방에 강건우가 앉아 있었다. 퀘스트를 완료하고 던전 공략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조율자의 상점을 살펴보고 있는 강건우를 향해 카라가 날아들었다.

“건우님! B 랭크 던전은 C 랭크 던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일단 던전의 크기부터가 다르고 크리쳐들도 훨씬 강력해요.”

강건우가 상점을 살펴보는 것을 멈추었다.

“대충은 알고 있어. 공략하는데 들어가는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겠지.”

“네. 한번 들어가시면 몇 개월은 기본으로 걸릴 거예요.”

“일단 퀘스트부터 완료하자고.”

“네!”

퀘스트를 완료할 생각에 강건우의 얼굴에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보상은 물론 두 명의 믿을 수 있는 동료도 얻었다.

퀘스트 완료 보상을 받는 순간은 언제나 즐거웠다.

“퀘스트.”

[각성 퀘스트 - 완료]

목표 - 초기 각성자의 발현(2/2)

내용: 조율자 상점의 봉인을 풀고 던전스톤을 구매하자. 구매한 던전스톤을 이용하여 자신의 동료가 될 2명의 초기 각성자를 각성시켜 보자.

보상 : 초기 각성자의 영입, 태초의 함성[Unique], 포인트 50000

태초의 함성[Unique] - 태초의 비밀이 담긴 함성을 내지른다. 사용 시 조율자를 포함한 동료들의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다. 재사용 대기시간 24시간. 효과 유지시간 2시간. (성장 가능 스킬)

“와우! 대박이야!”

보상 스킬을 확인한 강건우가 감탄을 내뱉었다. 성장형 스킬은 전생에서도 본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물론 사기에 가까운 스킬 능력은 덤이었다.

이렇게 강력한 스킬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있었다니. 강건우는 점점 자신을 조율자로 만들어준 존재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태초의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카라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 뻔했다. 빠르게 궁금증을 포기한 강건우가 스킬의 교체를 시작했다.

‘일단 노말 스킬을 빼버리자.’

강건우가 포인트를 이용해 와일드 스윙[Normal]을 태초의 함성[Unique]으로 교체했다.

“상태 창.”

이 름 : 강건우

진 영 : 중 립

직 업 : 조율자

각성등급 / 잠재등급 : A 랭크 / SSS 랭크

보유 포인트 : 495280P

보유 능력 (3 / 3) : 홍염의 칼날[Epic], 고귀한 후계자[Unique], 태초의 함성[Unique]

“좋아. 아주 좋아.”

상태창을 확인한 강건우의 마음이 만족감으로 충만해졌다. 화려한 보유 능력을 볼 때마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아직 각성 랭크는 낮았다. 하지만 랭크 업은 시간문제였다.

‘이렇게 화려한 스킬을 보유한 각성자는 존재하지도 않을 거야.’

다음으로 강건우는 본거지를 정비하기로 마음먹었다.

B 랭크 던전을 공략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남아있는 가족들과 동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포인트를 아낌없이 사용하기로 한 것이었다.

본거지 정보석에 접속한 강건우가 카라에게 물었다.

“카라, 일단 임마트에 한정된 보호막을 권역 범위 내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지?”

“가능해요. 음···. 잠시만요.”

“응.”

잠시 조율자의 상점을 검색하던 카라가 입을 열었다.

“건우님, 보호막만 확장할 경우 10만 포인트가 필요해요. 별도의 방어벽을 추가하려면 15만 포인트가 필요해요.”

강건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어벽? 보호막만으로도 크리쳐나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잖아?”

“네, 물론이에요. 하지만 물리적인 방어력의 강화, 기타 방어시설 설치를 위해서는 방어벽이 필요해요.”

강건우가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설치해야겠어.”

강건우가 15만 포인트를 이용해 보호막을 권역 범위 전체로 확장했다. 방어벽도 설치했다.

임마트를 중심으로 한 반경 10㎞에 황금빛 보호막이 생겨났다.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거대한 성벽도 생겨났다.

“꺅! 저게 뭐야?”

“성벽이 생겼어···. 이게 무슨 일이지?”

“종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회개하십시오.”

성벽을 생기는 장면을 목격한 권역 밖의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두려움에 울부짖는 사람, 회개하라며 소리치는 종교인, 이 현상이 신기한지 동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강건우가 조율자의 방에 있는 정보화면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강건우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자신에게는 사람들을 지킬 힘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누구를 우선해야 하는지 누구를 버려야 하는지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프지.’

잡념을 털어낸 강건우가 다시 아크로폴리스 정비를 이어갔다.

‘내가 던전에 들어가 있는 동안 이곳을 최대한 안전하게 만든다!’

강건우가 검색을 시작했다.

조율자의 상점에는 수많은 방어시설이 존재했다. 그중에서 강건우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설이 있었다. 바로 마력방출 타워였다.

마력방출 타워[Epic] - 마력으로 이루어진 구체를 발사해 적을 제압한다. 크리쳐에게 매우 유용하다.

크리쳐에게 특화되어있는 시설이었다. 거기다가 가격도 적당했다.

“이게 딱 맞네.”

설치를 결심한 강건우가 성벽으로 마력방출 타워를 설치했다. 급격히 빠져나가는 포인트를 바라보며 우울해졌지만 금세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아크로폴리스 정비를 마친 강건우가 본거지 상태창을 호출했다.

[아크로폴리스-강서구]

진영 : 조율자

소속 : 조율자

본거지 랭크 - C 랭크

소속 각성자 - 2 / 2

랭크 업 필요 포인트 - [0/5000000]

랭크 업 필요조건 - [권역 내의 모든 던전의 귀속.]

보호막 - 10000000 / 100000000

방어벽 - 2000000 / 2000000

보유 시설 - 마력방출 타워[Epic]

상태창을 확인한 강건우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카라, 이 정도면 당분간은 안전하겠지?”

“네, 충분해요.”

***

아크로폴리스의 정비를 끝낸 강건우가 김주환과 박태정을 임마트로 불렀다. B 랭크 던전 공략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C 랭크 던전과는 다르게 충분한 대비와 사전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일단 세 명이 공략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지.’

강건우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강건우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빠져들었다.

잠시 후 강건우의 핸드폰에서 문자 알림이 울렸다. 강건우가 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여동생 강지우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오빠. 지금 빨리 인터넷에서 강서뉴스 채널 확인해봐. 꼭 이야. 알았지?

동생의 메시지를 확인한 강건우가 미튜브에서 강서뉴스 채널을 검색했다. 거기에는 긴급속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조회 수도 상당했다.

‘이걸 보라는 건가?’

강건우가 동영상을 재생했다.

-안녕하십니까? 긴급속보를 알려드립니다. 현재 강서구의 임마트 주변에 살고 있던 시민들이 일시에 외부로 쫓겨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시민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과 이 현상이 관계가 있는지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편 강서 경찰은 잠시 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강건우가 뉴스의 내용을 끝까지 확인했다.

역시 난리가 났다. 당연한 결과였다. 하루아침에 임마트 근방의 주민들이 한꺼번에 쫓겨났다. 정부와 강서 경찰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직 경찰에 남아있는 박태정이 해준 말이 떠올랐다. 지난번 카페에서의 사건 이후로 강건우에 관한 판단이 굉장히 조심스러워졌다고 했다.

‘뭐 나야 아쉬울 것 없지. 귀찮게만 하지 마라. 제발.’

강건우가 속으로 귀찮을 일이 없길 빌었다. 그때 김주환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건우야, 태정이하고 상의해봤는데 우리 가족 모임 한번 하는 게 어때?

갑작스러운 제안에 강건우가 되물었다.

“가족 모임?”

-그래, 가족 모임. 앞으로 가깝게 지내야 할 사이인데 안면은 터야 하지 않겠어?

“그렇기는 하지.”

강건우가 동의하자 김주환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 아니면 힘들 것 같아서 그래. 하자, 가족 모임. 어때?

“그래. 까짓거 하자 가족 모임. 전부 임마트 식당가로 모이라고 해.”

강건우의 호탕한 결정에 김주환이 기뻐했다.

-역시! 강건우! 화끈하단 말이야.

“사람 비행기 그만 태우고 얼른 오기나 해.”

-오케이.

김주환과의 통화가 끝났다.

“파티라.”

강건우가 조금 뒤에 있을 파티를 생각하며 웃었다. 조율자가 된 이후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재충전의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즐기는 거 제대로 놀아보자고.’

강건우가 임마트의 식당가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가에 도착한 강건우가 조율자의 상점에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잔뜩 샀다.

‘가족 모임이라니. 뭔가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야,’

준비를 마치고 한참을 기다리던 강건우가 김주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자마자 통화가 연결되었다.

-건우야. 그렇지 않아도 연락하려던 참이다.

“어디쯤이야?”

-지금 임마트 앞에 다 모였어. 바로 올라갈게.

“응. 알겠어.”

잠시 후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모든 가족이 도착했다. 김주환과 박태정의 가족들은 눈앞의 산해진미에 환호성을 질렀다.

“대박! 먹을 게 잔뜩 있어.”

“태정 아버님, 우리 오늘 제대로 마셔 봅시다.”

“호호. 건우 씨, 잘 먹을게요.”

전국이 혼란에 빠지면서 식료품 또한 매우 구하기 어려웠다. 박태정과 김주환의 가족들 역시 식료품을 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강건우와 가족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제가 신경 써서 먹을 것을 챙겨 드리겠습니다.”

강건우가 박태정과 김주환의 가족에게 사과했다. 그동안 다른 가족들의 상황을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강건우의 사과에 김주환과 박태정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야, 건우야.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건우 씨, 그런 말 마십시오.”

그때 박태정의 어린 조카가 강건우에게 다가왔다.

“아저씨, 맛있는 음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이거 전부 공짜인가요?”

“어···. 어?”

아이의 순진한 질문에 강건우가 당황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렸다.

“하하하하!”

그렇게 유쾌한 식사시간이 시작되었다.

김주환이 입안에 먹을 것을 가득 넣은 채로 말했다.

“건우야, 생각할수록 네가 말해준 그 상점이라는 능력은 말이 안 된다.”

김주환의 말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최고예요! 고마워요. 건우 씨.”

“정말 건우 씨 아니었으면 어찌할 뻔했어요?”

사람들의 칭찬에 강지우가 턱을 내밀며 말했다.

“우리 오라버니 대단하죠?”

즐겁게 먹고 즐기던 가족들을 바라보는 강건우의 입가에 미소가 떠날 줄을 몰랐다. 이런 것이 행복인 것 같았다. 강건우가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켠 후 입을 열었다.

“저와 형들이 앞으로 몇 주간 자리를 비우게 됩니다.”

가족들이 먹던 것을 멈추고 강건우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절대 임마트 주변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주환이 형과 경장님이 설명해 드릴 겁니다.”

말을 마친 강건우가 조율자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김주환과 박태정이 뒤따라갔다.

조율자의 방에 도착한 세 사람이 카라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B 랭크 던전부터는 난이도는 물론이고 던전의 크기부터 달라져요. 또한, 시간이 흐르는 배율 또한 급격하게 차이가 나고요.”

김주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렇게 까다롭다면 지금 당장 공략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C 랭크 던전에서 조금 더 힘을 키우고 가도 될 것 같은데?”

강건우가 김주환에게 대답했다.

“원래는 그럴 계획이었지. 하지만 정부 사람들이랑 마찰이 생겨서 귀찮게 됐어. 빠르게 강서구 전체로 권역 범위를 확장해야 할 것 같아.”

던전에 대한 경험이 없어 조용히 있던 박태정이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김주환이 박태정을 위로하며 말했다.

“네가 뭐가 미안해. 다 높은 놈들 잘못이야.”

강건우가 입을 열었다.

“카라가 미리 조사해봤는데, 마침 던전 입구도 임마트 옆 주차장 건물에 존재한다고 하니까, 빠르게 정비하고 다녀오자고.”

강건우의 말에 김주환과 박태정이 말했다.

“오케이. 난 언제든 준비돼 있어.”

“첫 경험이라 떨리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건우 씨.”

“일단 상점에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줄게.”

강건우가 조율자의 상점에 접속했다. 그리고 김주환을 위한 장비를 먼저 구매했다.

[엘프 마법사의 완드] - B 랭크

[엘프 장인의 라운드 쉴드] - B 랭크

[엘프 장인의 미디엄 아머 세트] - B 랭크

김주환의 현재 스킬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장비 구성이었다.

‘마법을 쓰며 탱킹 하는 마법사라니. 정말 끔찍한 혼종이 탄생한 건가.’

김주환이 기존에 장비했던 고블린 장인 세트는 박태정의 소유가 되었다. 던전에서의 긴 체류가 예상되었기 때문에 각종 생필품과 도구들을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비를 끝낸 일행이 던전 입구가 존재하는 주차장 건물로 향했다.

“카라. 정확한 위치를 부탁해.”

강건우의 부탁에 카라가 날갯짓하며 날아올랐다. 잠시 후 건물의 스캔을 끝낸 카라가 말했다.

“입구가 옥상 층에 있네요.”

“알겠어. 출발하자.”

강건우와 일행이 임마트를 나와 주차 동으로 향했다. 카라의 안내로 입구를 찾은 강건우가 김주환과 박태정을 바라보았다.

“B 랭크 던전은 C 랭크와는 차원이 달라. 다들 긴장해야 할 거야.”

강건우의 충고에 두 사람이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케이. 맡겨만 달라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옥상 층에 존재하는 던전 입구를 통과한 일행이 던전 대기실에 나타났다. 강건우가 던전 제어석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손을 올렸다.

[B 랭크 던전 - 멸망한 고대문명의 하늘 요새]

크리쳐 정보 - 멸망한 문명의 병사(C 랭크), 멸망한 문명의 기사(C 랭크)

멸망한 문명의 마법사(B 랭크), ??? (A 랭크),

하늘 요새 사령관(A 랭크 BOSS)

최초발견 보상 : 스킬스톤[Unique] X2, 200000P, ???

“미친!”

던전의 정보를 확인한 강건우가 소리쳤다.

B 랭크 던전의 엄청난 위용에 기가 질린 것이었다. 더군다나 물음표가 무엇인지 알 수조차 없었다. 강건우의 마음속에서 다시 두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은 이제 찌질했던 전생의 강건우가 아니었다.

‘까짓거 셋이서 완벽하게 클리어해 주겠어.’

강건우가 김주환과 박태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 정보를 확인했지만 두려워하지 않았다. 강건우를 전적으로 믿기 때문이었다.

“가자!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야.”

강건우가 포탈을 향해 몸을 던졌다. 그 뒤를 김주환과 박태정이 뒤따랐다. 모두가 사라진 던전 대기실에 적막한 공기만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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