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SSS급 랭크 조율자-7화 (8/99)

다난 사막(2)

전투는 치열하게 이어졌다.

거대 병정개미들은 염산성분의 타액을 연신 뱉어내며 강건우를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프로텍트 쉴드에 가로막혀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일회성으로 사용한 스킬은 그 효과도 본래 능력보다 뛰어났다.

‘스킬로 사용할 때보다 훨씬 강력하군. 포인트만 넉넉하다면 정말 사기스러운 능력이야.’

강건우가 다시 한번 조율자의 능력에 감탄했다.

타액을 이용한 공격이 먹히지 않자 거대 병정개미들이 접근전을 시작했다.

“그래! 치사하게 침이나 뱉지 말고 들어오라니까?”

모습을 드러낸 거대 병정개미의 크기는 매우 컸다. 거대 일개미의 두 배 정도는 돼 보였다. 강건우를 순식간에 둘러싼 거대 병정개미들이 강력한 턱을 이용해 압박해 오기 시작했다.

“쳇! 비겁하게 떼거리로 덤벼드는군.”

“개미니까요. 건우님.”

“누가 그걸 몰라? 쉴드와 고귀한 후계자의 능력을 믿고 싸우는 수밖에 없겠어!”

강건우가 검에 두른 화염을 더욱 크게 만들며 휘둘렀다. 사방에서 개미들의 턱이 프로텍트 쉴드를 두들겨 댔다. 강건우가 개미들 사이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닥치는 대로 죽이기 시작했다.

“카라. 얼마나 더 남은 거야?!”

강건우가 외쳤다.

“건우님, 오른쪽! 오른쪽의 포위가 허술해요!”

카라의 외침에 강건우가 오른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으랏차! 와일드 스윙!”

화르륵! 쾅! 쾅! 화염의 검을 크게 휘두르자 반원형의 화염이 오른쪽에 있는 거대 병정개미들을 휩쓸었다.

곧이어 매캐한 냄새와 함께 거대 병정개미들의 포위에 구멍이 생겼다.

“건우님! 지금이에요!”

“알겠어!”

포위가 뚫리자 거대 병정개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포위망을 메꾸기 위해 움직였다. 하지만 한발 앞선 강건우가 포위망을 벗어났다. 포위망이 뚫리자 거대 병정개미들이 다시 원거리 공격을 위해 뭉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강건우가 결심한 듯 말했다.

“카라, 안 되겠어. 화염의 구슬을 사용하자.”

“네에? 아까워서 못 쓰겠다고 하셨잖아요.”

강건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생각이 바뀌었어. 여기서 시간을 지체하느니 그냥 깔끔하게 정리하고 가는 게 낫겠어.”

“에이. 그럴 거였으면 시작부터 한 번에 몰아서 정리하시지 그랬어요.”

카라의 말에 강건우가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최대한 포인트를 아껴보려고 그랬지.”

강건우가 인벤토리에서 화염의 구슬을 꺼내 들었다. 화염이 구슬을 바라보는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화염의 구슬(500P) - 반경 5m 안에 엄청난 위력의 화염 폭발을 일으킨다.

500포인트나 하는 아이템을 사용하려니 강건우는 마음이 쓰렸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거대 병정개미들이 뭉쳐있는 곳으로 구슬을 던졌다.

“터져라!”

우르릉 쾅! 거대 병정개미들 사이로 떨어진 구슬이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으며 터졌다. 화염 폭발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역시 현질이 최고네.”

강건우가 휘파람을 불며 감탄했다. 게임은 아니었지만 역시 템빨은 위대했다. 거대 병정개미들을 한방에 정리한 강건우가 쏟아져 들어오는 포인트에 비명을 질렀다.

‘와우! 이 정도면 몰이 사냥을 해도 되겠는걸?’

포인트를 모으기 위해 고민하던 강건우에게 방법이 보이는 것 같았다.

“카라, 조율자는 던전을 초기화시킬 수 있다고 했지?”

“네. 포인트를 이용해 초기화가 가능해요. C 랭크 던전은 1000P 정도 필요하고요.”

“좋았어. 다난 사막이 포인트 작업하기 딱 좋아. 작업장은 여기로 결정했다.”

강건우가 호기롭게 말하며 던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후로도 강건우는 개미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크리쳐들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개미굴 안을 정리한 강건우가 거대 개미 여왕의 방 앞에 도착했다.

“카라, 이번 보스의 특징이 있으면 설명 부탁할게.”

강건우의 부탁에 카라가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처럼 두 종류의 보스가 같이 나오는 경우는 말이죠. 보스가 하나일 때보다 각자의 능력치는 떨어져요. 하지만 보통 각 개체의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연계하는 능력이 뛰어날 거예요.”

강건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한마디로 매우 까다롭다는 거잖아.”

“네. 맞아요.”

“보스룸만 잘 넘어간다면 포인트 벌기에는 딱 좋은데 말이지.”

강건우가 심호흡하고는 보스룸의 문을 열었다.

문 너머에는 거대한 크기의 여왕개미가 알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고전 영화 에일리언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이었다.

“왠지 더러운데?”

강건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화염의 검을 발동시켰다. 그리고는 여왕개미를 향해 달려나갔다.

“카라? 거대 수개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

“건우님! 위예요! 위!”

강건우가 고개를 들자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거대 수개미들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 개미가 왜 날아다녀!”

“건우님! 개미도 날 수 있거든요?”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파브르 곤충기 좀 제대로 읽어볼 걸 그랬어!”

강건우가 방패를 머리 위로 들어 거대 수개미들의 공격을 방어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강건우가 뒤로 나가떨어졌다.

입에서 피를 뱉어내며 강건우가 분노에 찬 말을 했다.

“쿨럭. 제길 벌레 놈들이!”

거대 수개미들은 강건우가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공격을 해왔다. 강건우가 방패로 수개미들의 공격을 막아내며 말했다.

“카라, 무슨 방법이 없을까?”

카라가 재빨리 대답했다.

“건우님! 날개를 공격하세요.”

“날개를? 알겠어!”

강건우가 날아드는 거대 수개미들을 피하며 화염의 검을 휘둘렀다. 날개가 타버린 거대 수개미들이 고통에 찬 소리를 냈다.

끼기긱. 날개를 잃은 거대 수개미들이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강건우가 재빠르게 다가가 수개미의 머리통에 검을 박아 넣었다.

그때 미처 처리하지 못한 수개미들이 여왕개미 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여왕개미가 자신의 엉덩이 쪽에서 알을 생산해 거대 수개미 쪽으로 날려 보냈다.

우걱우걱. 거대 수개미들이 알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그러자 놀랍게도 거대 수개미들의 몸이 희미하게 빛나며 날개가 재생되기 시작했다.

“건우님. 저거 보세요. 거대 수개미들이 알을 먹고 회복하고 있어요.”

“뭐야 저건!? 무슨 힐러도 아니고 짜증 나는데?”

도망가지 못한 거대 수개미들을 정리한 강건우가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먹었다. 체력을 회복한 강건우가 방패를 들고 벽을 등졌다.

‘제길. 이래서는 끝이 없어.’

강건우가 날아드는 거대 수개미들을 방패로 쳐내며 상황을 살폈다. 방패 너머로 보이는 거대 여왕개미가 끊임없이 알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건우님, 알에서 거대 수개미들이 태어나고 있어요.”

“제길! 여왕개미를 먼저 처리해야겠어.”

강건우가 여왕개미를 살피며 처리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건우님. 여왕개미의 방어력이 높아서 일반적인 공격은 통하지 않을 거예요.”

“쳇···.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강건우가 이를 악물고 거대 여왕개미를 향해 달려갔다.

강건우의 돌격에 여왕개미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사방에서 거대 수개미들이 미친 듯이 공격을 해왔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거대 수개미들의 공격은 강력했다.

우드득! 프로텍트 쉴드가 능력을 다하고 깨져 나갔다. 방어구가 너덜너덜해지기 시작하고 온몸에 상처가 생겨났다. 고귀한 후계자[Unique]의 효과가 아니었다면 이미 목숨을 잃었을 정도였다.

“진짜 아파 죽겠네!”

거대 여왕개미의 지척에 다다른 강건우가 무기를 양손검으로 교체했다. 날아드는 거대 수개미들을 양손검으로 휘둘러 쳐냈다.

“흐아아아압!”

강건우가 힘찬 기합과 함께 거대 여왕개미의 배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리고 품 안에서 화염의 구슬을 꺼내 들었다.

“제길! 이판사판이다!”

강건우가 양손검을 크게 휘둘러 거대 여왕개미의 가슴에 틈을 만들었다. 그리고 잔뜩 쥐고 있던 화염의 구슬을 그 틈으로 박아 넣었다.

끼기긱! 처음 겪는 고통에 여왕개미가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터져라!”

쿠르르릉!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거대 여왕개미의 몸이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주변의 알들과 거대 수개미들도 폭발의 여파에 휘말려 죽어 나갔다.

폭발이 가라앉고 난 보스룸의 구석에 피범벅이 된 강건우가 쓰러져 있었다.

“건우님! 정신 차리세요.”

강건우의 품 안에서 카라가 나오며 다급하게 말했다.

“으으으···. 진짜 벌레라면 이제 쳐다보기도 싫어.”

“건우님! 잘못되신 줄 알았잖아요!”

“폭발이 일어나는 순간 프로텍트 쉴드 스킬스톤을 한 번 더 사용했어.”

“너무 무모했어요!”

강건우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살았으면 된 거지.”

잠시 후 강건우가 포션을 마셔 체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보스룸에 생겨난 포탈을 이용해 던전 대기실에 도착했다. 강건우가 던전 정보석으로 다가가 손을 올렸다.

[C 랭크 던전 - 다난 사막]

크리쳐 정보 - 거대 일개미(D 랭크), 거대 병정개미(C 랭크)

거대 수개미(C 랭크 BOSS). 거대 여왕개미(C 랭크 BOSS)

최초발견 보상 : 20000P

[공략 완료- 다음 리스폰까지 남은 시간 : 148시간]

[축하합니다. C 랭크 던전 -다난 사막을 최초 공략에 성공하셨습니다.]

[최초 공략 보상으로 40000P를 지급합니다.]

[C 랭크 던전 -다난 사막이 강건우 님에게 귀속됩니다.]

[조율자의 상점- C 랭크 던전 - 다난 사막의 봉인을 해제하셨습니다.]

[조율자의 상점 - 다난 사막의 던전스톤 구매가 가능합니다.]

“깨, 깼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던전 공략 완료 창을 확인한 강건우가 상태창을 호출했다.

이 름 : 강건우

진 영 : 중 립

직 업 : 조율자

각성 등급 / 잠재등급 : A 랭크 / SSS 랭크

보유 포인트 : 99280P

보유 능력(3 / 3) : 화염 베기[Normal], 고귀한 후계자[Unique], 와일드 스윙[Normal]

“와우! 포인트가 엄청나게 모였네.”

“포인트 두 배가 최초 보상에도 적용됐어요.”

“그래? 그럼 던전 한 바퀴당 대략 1만 포인트 정도 들어온다는 건데.”

“1만 포인트면 대단한 거예요. 건우님은 부산물은 챙기시지도 않았잖아요.”

“그걸 나 혼자 챙기기에는 양도 많고 시간도 아깝지.”

강건우가 턱을 만지며 생각에 빠졌다.

‘음. 던전 공략을 위해 들어간 포인트가 대략 화염의 구슬에 3000P, 스킬스톤에 4000P, 기타 물품에 1000P 정도군. 보스도 까다롭고 C 랭크 던전이라 부산물도 별것 없고 다른 던전을 알아봐야 하는 건가.’

생각을 정리한 강건우가 카라에게 물었다.

“카라, 귀속 던전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초기화가 가능한 거지?”

“네. 원하신다면 지금 바로 초기화 가능해요.”

“흠···. 포인트 작업하기에는 보스 크리쳐가 좀 까다롭네.”

강건우가 팔짱을 끼며 고민에 빠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카라가 강건우에게 말했다.

“건우님. 그 부분이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왜?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네, 최초 공략을 완료한 던전은 보스룸을 클리어하지 않더라도 대기실로 이동할 수 있어요.”

카라의 말을 들은 강건우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진짜야?!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해?”

카라가 대답했다.

“귀속을 완료한 던전일 경우 조율자의 상점에서 귀환 석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어요.”

“조율자 만세다!”

강건우가 카라를 껴안으며 만세를 외쳤다.

보스룸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졌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강건우가 다난 사막에서의 포인트 작업을 결정했다.

“카라. 바로 가자.”

“네? 지금 당장요?”

“놀아서 뭐해? 시간 남을 때 부지런히 벌어야지.”

“그, 그렇긴 한데요.”

“가자. 카라.”

“네. 건우님.”

강건우가 카라와 함께 사라졌다.

아이템을 이용한 몰이 사냥을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수십 번을 반복적으로 던전을 공략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던전에 익숙해지면서 사냥의 효율도 올라갔다.

그렇게 현실의 시간으로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나 이제 길바닥에 지나가는 작은 개미들만 봐도 토할 거 같아.”

“그러게요. 그런데 건우님도 징그럽긴 하네요. 안 질리세요?”

“질리지 근데 이게 짭짤하잖아?”

강건우가 손가락으로 동전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사냥에만 몰두했다.

초췌한 모습의 강건우를 카라가 질린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사냥을 마친 강건우가 던전 밖으로 나왔다.

잠시 주변을 둘러본 강건우가 가족이 머무는 집으로 향했다. 잠시 후 강건우가 사라진 자리를 한 명의 남성이 바라보고 있었다.

“저 사람은 예전의 증미산에서의 그 오타쿠?”

남성의 정체는 강건우와 증미산의 통신탑에서 마주쳤던 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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