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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134화 (134/177)

# 134

나 혼자 역대급 수련 134화

34장 내가 당하기만 할 것 같아? (1)

나는 먼저 배 채우는 것을 실행했다. 섬을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열매들을 먹었다. 깨끗한 시냇물을 마시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데 3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 * *

그렇게 한 달 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훈련을 했다. 내가 가진 스킬과 마나를 다루는 능력, 발칸이 알려준 기술들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이곳에서 얻은 스킬들은 비록 다음 층에 가면 사라지겠지만, 운용적인 측면이나 스킬에 담긴 핵심만 익힐 수 있다면 비슷하게나마 사용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이런 훈련을 하기 적합한 동굴이 있었고, 나는 그곳에서 훈련에만 집중했다. 밖으로 나오는 것은 배를 채울 때뿐이었고, 한번 나갈 땐 꽤 많은 식량을 챙겨왔다.

“으차.”

나는 마나를 갈무리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나가도 좋을 만큼 훈련 성과도 만족스러웠다.

동굴 밖으로 나가자 상쾌한 바람과 맑은 하늘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식량을 구하러 갔던 것이 일주일 전이니,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보는 게 딱 일주일 만이었다.

역시나 바뀐 것은 없었다.

처음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투의 흔적은 사라졌다. 원래의 모습 그대로 돌아와 있었다.

‘투기장이나 가 볼까.’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투기장이나 한번 구경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나를 끌어올리고 육체적 능력을 끌어올렸다.

파아앙!

내 몸은 총알처럼 튀어나갔고, 엄청난 속도로 이동했다. 주위의 경관들이 흐릿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도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평화로웠다.

“으차.”

앞발을 살짝 들면서 바닥에 멈추자 내 몸이 약간 미끄러져 나갔다. 발 주위로 작은 모래 돌풍이 일어났다. 깔끔하게 멈춰야 하지만 아직 익숙지 않았다.

이곳을 나가는 데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 큰 상관은 없었다. 나는 앞에 있는 투기장을 쳐다보았다.

투기장 문 주위로 돌들이 가득 보였다. 돌들로 이루어진 언덕과 가운데에는 문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잘 올라갔겠지?’

투기장 문을 보자 백소교가 떠올랐다. 머뭇거리면서 올라가지 않으려고 했던 것을 내가 강제로 올려보냈다.

고인물 투사들을 잡으면서 얻은 스킬도 있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백소교는 산발 머리 투사에게 밀리던 신입 투사 한 명 정도는 가볍게 제압할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연검술은 화려하면서도 강했다. 복잡한 마나 운용이 필요해 보이는 동작들이었고, 백소교는 자유롭게 연검을 다뤘었다.

나는 언덕 위에 앉아서 잠시 밑을 내려다보았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아마 이래서 투기장의 위치도 위에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나는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번 가 볼까.’

그때, 한 달 동안 조용하던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 무시하려 했지만, 요정이 친히 음성지원까지 해주었다.

[새로운 투사들이 이 섬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투사들은 당신을 향해 달려올 겁니다. 그들이 당신을 죽이게 되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을 가지고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룰을 추가했거든요, 헤헤.]

[그러면 당신에게도 이득이 있어야겠죠. 지금 달려오는 모든 투사를 죽이신다면 당신이 가진 모든 스킬을 가지고 위로 올라가게 해드리겠습니다. 크으, 이건 정말 지금까지 중에 최고의 대우라고요.]

요정의 이죽거리는 듯한 말투는 여전히 꼴 볼견이었다. 어차피 내가 참여만 하지 않으면, 요정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요정의 말을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투기장 계단을 내려와서 지금 서 있는 기준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미친…….”

자동으로 사용하고 있던 마나 탐지에 하나둘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보고 있는 북쪽에서도 5명의 투사가 나타났다.

그곳을 시작으로 남쪽, 서쪽, 동쪽에서도 투사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수는 점점 늘어나서,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마지막까지 센 것이 80명이었고, 지금도 늘어나고 있으니 족히 100명은 넘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마치 짠 것처럼 내가 있는 중앙 투기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서로를 죽이면 스킬을 가지는 것은 동일한지, 다가오는 와중에도 한두 명씩 죽어나갔다. 나는 일단 북쪽으로 몸을 날렸다.

내가 이 섬에 왔을 때와는 다른 인원 배치였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것, 그것은 누가 봐도 진행자의 노림수였다.

진행자는 나의 죽음을 바라고 있었다. 내가 산발 머리 투사를 죽인 것처럼, 나는 신입 투사들에게 산발 머리 투사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저 놈인가?”

“저건 내 거다!”

다섯 명의 투사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일시적 협력 관계를 맺은 그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마나를 끌어올렸다.

나는 그들을 보며 검을 꺼내 들었다. 이곳에서 죽을 거였으면 백소교를 먼저 올려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나를 노렸다는 것 밖에는 없었다.

‘번개의 춤.’

몸 주위로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그리고 마나를 끌어올리자, 내 몸은 번개처럼 빠르게 이동했다. 번쩍임과 함께 정면에 보이는 투사의 목을 베었다.

투사는 차마 반응하기도 전에 내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그만큼 내 속도는 빨랐다.

서걱!

목이 떨어져 나가고, 나는 금빛 마나 블레이드를 만들어 거대한 참격을 날렸다. 반월혁의 참격이 남아 있던 투사들을 향해 날아갔고, 그들의 무기들까지 베어버렸다.

콰가가가강!

근처에 있던 나무들과 돌이 베어졌고, 참격은 바닥에 부딪히면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자욱한 먼지 연기를 뒤로하고 하나 남은 투사에게 이동했다.

나는 번쩍임과 함께 마지막 남은 투사에게 다가갔고, 내 압도적인 무력을 본 투사는 다리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이, 이런……. 커억!”

마지막 남은 투사의 목에 검을 찔러 넣으며 마무리 지었다. 투사들을 모두 처리했지만, 따로 떠오르는 메시지는 없었다.

‘수작을 부렸네.’

나는 투사들에게서 더 이상 능력을 얻을 수 없었다. 진행자는 내가 살아남았을 경우 모든 스킬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내가 가져갈 수 있는 스킬은 현재 가지고 있는 스킬뿐이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스킬만 가져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진행자는 그런 그림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진행자에게 최고의 그림은 내가 죽는 것일 테니까.

그리고 내가 산발 머리 투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나를 죽일 수 있는 무언가를 풀어놓을 것이다. 가만히 있다가는 신입 투사들에게 당할 수 있었다.

진행자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서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 지금은 신입 투사들의 수를 줄여놓을 필요가 있었다.

‘좋아.’

나는 목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몸을 풀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진행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주고, 얻을 것들은 확실하게 얻을 것이다.

그다음 진행자에게 한 방 먹이면, 제대로 된 복수도 할 수 있고 일석이조였다. 나는 북쪽으로 향하던 방향을 남쪽으로 돌렸다.

남쪽.

그곳에서 올라오는 투사들의 수가 가장 많았다. 진행자가 새로운 룰을 추가하기 전, 최대한 많은 투사를 처리하기에는 남쪽이 제격이었다.

현재도 계속된 전투가 진행 중이고, 내가 한바탕 휘몰아친다면 지금 있는 투사의 수는 절반 정도는 줄어들 것이다.

‘가 볼까?’

나는 번개의 춤을 사용하며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 * *

번쩍!

콰과과과광!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찼고, 먹구름 사이사이에서는 번쩍이는 천둥 번개가 내리쳤다. 번개가 내리칠 때마다 한 명의 투사가 죽었다.

먹구름으로 인해 어둠이 찾아온 곳에서 나는 자유롭게 움직였다. 번쩍임과 동시에 내 몸은 이동했고, 어리둥절하고 있는 투사들의 심장에 칼을 꽂아 넣었다.

“컥!”

검을 뽑자 투사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본래라면 이렇게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다. 번개의 춤으로 지금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엄청난 마나를 소비했다.

산발 머리 투사가 오랫동안 먹구름을 유지하지 못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마나 무한이라는 스킬이 있었고, 마나를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제약이 없었다.

콰아아앙!

다시 한번 번개가 내리쳤다. 한데 이번엔 투사의 비명이 아닌, 무언가에 막히는 소리가 들렸다. 팅 하고 번개가 튕겨 나가는 소리였다.

나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호막을 사용해 번개를 막고 있는 투사가 보였다. 내가 가진 앱솔루트 배리어와 같았다. 그렇다면 더욱 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번쩍임과 함께 나는 투사의 앞으로 이동했다. 내 모습을 본 투사가 놀라움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투사의 몸은 기계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치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언가에 의해 내 번개 공격이 막힌 것이었다.

“진짜 신기하네.”

그러나 놀라는 것은 여기까지, 나는 금빛 마나 블레이드를 만들어 휘둘렀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검격이었다.

동시에 하늘에서는 번개가 내리쳤다. 땅이 움푹 파여 나갔고, 일대에 강력한 스파크가 퍼져 나갔다.

나는 번개의 춤으로 인해 번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내 앞에 있는 기계 투사의 온몸에서 뿌연 연기가 흘러나왔다. 곳곳에 스파크가 튀며, 몸을 움찔거리고 있었다.

내 마나 블레이드가 배리어를 부쉈고, 번개에 직격탄을 맞은 모양이었다. 다시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해 기계 투사를 완전히 처리했다.

-이런 이런. 너무나 강력한 적이죠? 헤헤. 그래서 여러분에게 이벤트를 열어드리겠습니다.

요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뒤에 나온 내용은 나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초록빛이 나는 상자에서 직접 스킬을 얻었으니까.

‘총 다섯 개.’

마나 탐지에서 다섯 곳의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그중 4개에는 투사들이 접근하고 있었고, 다른 1개는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나는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이질적인 기운으로 방향을 잡았다. 나머지 3개가 있는 곳은 다른 신입 투사들보다 빨리 도착할 수 없었다.

지금 가려고 하는 곳도 이미 신입 투사가 거의 다 도착해 있었다. 그나마 이쪽을 선택한 것은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였다.

마나를 끌어올리고, 번개의 춤을 사용해 빠르게 이동했다. 내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이었다.

그곳에는 시냇물이 있었다. 식수로 먹을 수 있을 만큼 깨끗한 물이었다. 현장에 도착하니 시냇물에 들어가 있는 투사가 보였다.

초록색 빛이 일어나는 상자는 열려 있었다. 그리고 투사는 나를 보며 웃었다.

“제 발로 찾아왔네?”

자신감 넘치는 몸짓에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투사가 시냇물에서 걸어 나왔다. 검을 자유롭게 돌리더니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런 스킬을 얻다니. 나도 저 위로 올라갈 수 있겠구나.”

나는 가만히 투사를 쳐다보았다. 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으로 보아, 금의 기운과 비슷한 종류의 스킬 같았다. 무력화가 아니라면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검을 들어 다가오는 투사를 보며, 나도 검을 들었다. 금빛 마나가 흘러나와 검을 감싸고, 마나 블레이드를 만들어냈다.

반면에 저 투사는 기운을 뿜어내는 것이 다였다.

나는 정면에서 투사의 검을 받아쳤다. 순간 검은 기운과 금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상성 탓인지, 쉽게 이기지 못했다.

오히려, 검은 기운이 황금빛을 잡아먹으며 내 쪽으로 흘러오고 있었다.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투사가 미친 듯이 웃으며 몸에 힘을 실었다.

“뒤져라!”

“미안. 그냥 죽기에는 내가 가진 게 많다.”

먼저 왼손에서 파이어 볼을 날려 투사의 얼굴을 가격했다. 뜨거운 열기에 투사가 주춤거렸다. 나는 그 상태로 오른발을 들어 투사의 배를 밀쳤다.

퍼억!

강한 힘이 담긴 내 공격에 투사는 시냇물까지 날아가 빠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왼손을 들어 번개의 춤을 사용했다. 하늘에서 노란 빛줄기가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앙!

시냇물에 전기 속성이 더해져 파괴력은 극에 달했다. 검은 기운을 사용하던 투사는 시냇물에 처박혀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이질적인 기운이 있었던 곳을 떠올리며 자리를 떠났다. 초록빛 스킬을 가진 자들끼리 만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 전에 모두 처리해야 했다.

‘이제 3개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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