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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128화 (128/177)

# 128

나 혼자 역대급 수련 128화

31장 이변(3)

콰아아앙!

허공에서 날아온 파이어 볼이 근처에 있는 나무를 불태웠다. 날아온 경로 쪽에서 두 명의 투사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검을 들고 근처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 옆에서 나란히 달리고 있던 백소교도 근처에 있는 나무에 올라가 몸을 숨겼다.

우리가 있는 나무 밑까지 다가온 투사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두 명 모두 인간의 모습이었다.

손에 들고 있는 무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둘 다 마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수염을 기르고 있는 투사가 키가 작은 투사에게 말했다.

“이 근처에 있어.”

“나도 알아. 빨리 탐색 스킬로 찾아봐!”

“기다려.”

수염을 기른 투사는 잠시 멈춰선 뒤에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 옆을 키가 작은 투사가 지켰다.

키가 작은 투사는 양 손에 아이스 볼 두 개를 뛰어놓고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약간은 긴장했는지 오른쪽 눈가가 살짝 떨리는 게 보였다.

-시작할게요.

눈을 마주친 백소교가 전음으로 시작을 알렸다. 허리춤에서 풀린 연검이 파르르 떨더니 길게 뻗어 나갔다.

푸른 마나가 검의 형태로 뻗어 나가 키가 작은 투사의 심장을 뚫고 지나갔다. 피를 토하는 키가 작은 투사가 자세를 돌려 아이스 볼 두 개를 날렸다.

펑! 펑!

백소교가 가볍게 점프를 해서 마법을 피했다. 그녀가 있던 자리는 아이스 볼로 인해 얼어붙었다.

나 또한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이제 막 눈을 뜨고 있는 수염 기른 투사에게 다가가 목을 베었다.

서걱!

[인간 ‘카슘’을 죽이셨습니다.]

[파이어 볼(B)을 얻었습니다.]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백소교에게 다가갔다. 사실 나 혼자도 처리할 수 있지만, 임시적 협력 관계를 맺은 동안은 나눠서 죽이기로 했다.

내가 한 제안이고, 백소교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한 사람의 독식은 협력 관계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이 없네요.”

백소교가 진절머리난다는 듯 한숨을 푹 쉬고는 연검을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백소교의 말처럼 안전 구역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계속된 공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일부러 몸을 드러냈다. 찾으러 가는 것보다 우리를 잡으러 오는 투사들을 잡기 위한 전략이었다. 내가 마나 탐지를 사용해 상대의 수준을 파악했다.

지금까지 온 투사들은 우리가 잡을 만했기 때문에 피하지 않고 역으로 공격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투사들은 끝이 없었다.

‘운도 없지.’

생각보다 많은 투사를 잡았는데 쓸모 있는 스킬을 얻은 것은 처음에 얻었던 ‘미래를 보는 눈’밖에 없었다.

대부분이 스탯이었고, 마력과 지능을 빼면 나보다 낮은 스탯이라 쓸모가 없었다. 그리고 방금 드디어 두 번째 스킬을 얻었다.

마법은 처음이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래도 일단 스킬을 얻었으니, 확인이라도 해보기 위해 스킬을 사용했다.

“파이어 볼.”

오른손을 쫙 피자,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화염구 하나가 나타났다. 조금 따뜻한 느낌이었다.

나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파이어 볼은 내 손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움직였다. 이번엔 파이어 볼을 날린다는 생각으로 정면에 있는 나무에 던졌다.

퍼엉!

나무의 밑 둥 부분에 맞은 파이어 볼이 터졌다. 그 여파로 나무가 갈라지고 옆으로 쓰러져 넘어갔다. 거멓게 그을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

“쓸 만하겠는데.”

처음임에도 생각보다 위력이 좋았다. 아마도 다른 투사들을 잡으면서 얻은 마력과 지능 스탯의 영향 같았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게 되니 최고였다.

나는 좀 더 확실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 파이어 볼을 여러 번 사용했다.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터져 나갔고 초토화되었다.

“도망가야겠는데요?”

백소교가 옆에서 다가오며 말했다. 나는 파이어 볼을 사용하는 것을 멈추고, 마나 탐지를 사용했다.

아니, 마나 탐지가 아니더라도, 이런 소란을 벌였으니 다른 투사들이 가만둘 리가 없었다. 3곳의 방향에서 다수의 투사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일단 빠지자고.”

우리가 모습을 감추면, 알아서 서로 싸울 것이다. 나는 백소교와 함께 원래 가려던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내가 만들어 놓은 현장에서 빠르게 나오고 있을 때, 뒤에서 우리를 쫓아온 투사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 다시 돌아가서 기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나는 같이 달리고 있는 백소교를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돌아가서 저놈들 처리해도 될 것 같은데 어때?”

“전 상관없어요. 오히려 그쪽이 더 걱정이죠. 아까 마법 엄청 사용하던데 괜찮겠어요?”

내가 마법을 사용하게 될 줄은 차마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 전에는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마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법을 난사했더라도 아직 내 몸에는 꽤나 많은 마나가 남아 있었다. 녀석들의 수준을 봤을 때, 이 정도의 마나면 충분했다.

“당연하지.”

“그럼 갈까요.”

우리는 몸을 돌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으로 돌아갔다. 역시나 그곳에서는 4명의 투사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주위에는 이미 시체가 된 두 명이 쓰러져 있었다.

네 명의 투사의 모습은 비슷했다. 원숭이처럼 상대적으로 긴 팔을 가지고 있었고, 다리 또한 길어 구부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들을 구별하는 것은 무기였다.

창, 검을 하나씩 들고 있었고, 다른 두 투사는 마법을 사용했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무기와 마법을 사용했다.

챙!

콰아앙!

전투는 치열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싸우기 때문에 온 힘을 다하는 것처럼 보였다. 공방을 주고받으며, 서로가 지쳐갈 때쯤, 우리도 몸을 움직였다.

“뭐야!”

갑자기 나타난 나와 백소교를 확인한 네 명의 투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를 향해 무기를 겨눴다. 곁눈질을 해가며, 일시적 동맹을 맺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죽어 있는 투사들도 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네 명의 합공에 무너졌고, 살아남은 네 명은 다시 서로를 향해 검을 들었을 것이다.

나는 검을 꺼내 들었고, 백소교 또한 연검을 꺼내 들어 준비를 했다. 이번에 먼저 달려간 것은 나였다.

새로 얻은 스킬을 전투에 적용해 보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먼저, 왼손에 만들어진 파이어 볼을 네 명 중 검을 든 투사에게 날렸다.

퍼엉!

이미 진이 빠진 상태라 그런지, 내 공격을 막았음에도 약간의 피해를 입었다. 검을 들어 막았지만, 몸이 뒤로 밀려나며 여러 번 굴렀다.

그러더니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세 명의 투사는 긴장 가득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삭!

오른쪽에서는 백소교가 공격을 시작했다. 마나를 이용한 연검술을 사용하며, 오른쪽에 있는 마법을 사용하는 투사들을 노렸다.

“죽여!”

“여기서 뒤질 순 없어.”

“젠장!”

나 또한 다시 공격을 개시했다. 왼손으로는 파이어 볼을 사용하면서 투사들의 자세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달라붙어 검을 휘둘렀다.

상대적으로 도약력이 높았던 상대가 허공으로 도망쳤다. 체공 시간이 조금 길었고, 나를 향한 역공을 준비하며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당해줄 마음이 없었다.

“파이어 볼.”

좀 더 정확하게 날리기 위해 오른손에 있는 검을 왼손으로 옮겼다. 활활 타오르는 파이어 볼을 허공에 떠 있는 투사에게 연속으로 날렸다.

펑! 펑! 펑!

검을 들어 막아보지만, 이미 체력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내 공격을 완전하게 막긴 힘들었다.

나는 계속해서 파이어 볼을 날렸고, 투사는 바닥을 밟아보기도 전에 끝이 났다.

[몽키족 ‘바레레’를 죽이셨습니다.]

[스킬 ‘민첩한 몸놀림(D)’를 얻었습니다.]

하얀빛과 함께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파이어 볼처럼 사용하는 액티브 스킬이 아닌, 상시 적용되는 패시브 스킬이었다.

‘이런 것도 있네.’

나는 새롭게 얻은 스킬에 만족하면서, 오른쪽에 있는 마법을 사용하는 투사에게 달려갔다. 백소교는 투사 한 명을 정리하고 2 대 1로 전투를 하고 있었다.

아마 나보다는 백소교가 약해 보인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크나큰 오산이었다. 그녀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을 정도로 강했으니까.

펑!

나를 향해 날아오는 아이스 에로우를 베었다. 잘려 나간 아이스 에로우가 얼음 가루로 변하며 사라졌고, 나는 검을 잡아 투사의 목을 향해 크게 베었다.

콰아앙!

그때, 바닥에서 올라온 크나큰 얼음으로 이루어진 손이 내 오른손을 콱 잡았다.

내 오른쪽 어깨까지 얼어붙었고, 완전하게 얼어버려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희미한 미소와 함께 바로 앞에 있던 투사가 아이스 스피어 마법을 준비했다.

“쯧, 멍청한 놈.”

나는 빠르게 왼손에서 파이어 볼을 만들어내 투사를 향해 날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투사가 허공을 날랐고, 나는 다시 파이어 볼을 만들어 오른손으로 가져갔다.

파이어 볼의 열기로 오른손은 빠르게 녹았고, 나는 어느 정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졌을 때 몸을 움직였다.

약간은 움직이는 게 자연스럽지 않았지만, 내 검은 투사의 심장을 향해 정확히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완전히 죽었는지, 오른손에 남아 있던 얼음이 가루가 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몽키족 ‘하레레’를 죽이셨습니다.]

[스킬 ‘민첩한 몸놀림(F)’을 얻었습니다.]

[동일한 스킬을 얻었습니다. 높은 등급의 스킬로 유지됩니다.]

스탯 또한 더 높은 것으로 유지가 되니, 스킬 또한 그러는 게 당연했다. 나는 오른쪽 어깨부터 조금씩 움직이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었다.

현장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언제 어떤 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 놓고 움직여야 했다.

나는 잠깐의 휴식을 가지는 동안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백소교가 어떻게 투기장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꽤 상세한 내용을 스폰서에게 들은 것 같은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거지?”

따지고 보면 나도 제약이 많이 풀려 있었다. 발칸이 스마트 폰에 들어가게 되고, 투기장 위로 올라오면서 많은 정보를 들었으니까.

그러나 백소교가 알고 있는 정보의 수준은 차원이 달랐다. 분명히 스폰서와 백소교 사이에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으음. 제가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방법이 궁금한 거죠? 따지고 보면 그렇게 큰 비밀이라고 할 것은 없어요.”

나는 백소교를 바라보았다. 곧 백소교의 입에서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야기예요.”

“이야기?”

“네. 루이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스폰서고 저도 이야기를 꽤나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루이가 하는 이야기 속에 담긴 말을 파악할 수 있었죠.”

“음…….”

나는 잠시 고민했다. 백소교가 말하는 방법이 뭔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루이는 핵심이 담긴 이야기를 하고, 백소교는 그 이야기 속에서 핵심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말로 하기는 쉬울지라도 실제로는 힘들 것이다. 옛날 위인들의 시나 이야기도 개개인의 해석이 다른 마당에, 저런 소통이 가능한 것은 저 둘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정말 큰 비밀은 아니네.”

“그냥 궁금한 게 있으면 저한테 물어봐요. 알고 있는 한에서는 이야기해 줄 수 있으니까.”

“산발 머리 투사를 잡는 방법.”

“그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니까요. 그리고 우린 충분히 올바른 길을 걷고 있어요.”

확실하게 알고 싶지만, 백소교가 입 밖으로 내뱉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다만, 헌터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실에서 내가 공부해온 자료를 종합하면, 대충 어떤 방법으로 공략해야 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남을 죽이고 스킬과 스탯을 얻을 수 있는 투기장.

그중에서도 핵심이 될 스킬을 얻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예전에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헌터 감옥에 있던 유명한 마두가 탈출했던 적이 있었다. 그는 감옥에서 후천적 능력을 각성했고, 그 능력을 사용해 탈출했다. 헌터 협회에서는 10년을 걸쳐 마두를 추적했다.

마침내, 다시 찾는 데 성공했지만,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리고 말았다. 그만큼 그가 가진 능력은 사기적이었다.

무력화.

헌터의 모든 육체적 능력과 마나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능력이다.

‘이곳에도 분명 있겠지.’

다른 투사들을 죽이면서 이 섬에서 살아가고 있는 고여 버린 투사 중 한 명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안전 구역을 확보한 뒤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고여 버린 투사들을 사냥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능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나는 빠르게 회복된 체력과 마나를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이런 상황에 어디로 가야 할지는, 헌터 학교에서 기초 생존법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이 있었다.

나는 그곳으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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