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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103화 (103/177)

# 103

나 혼자 역대급 수련 103화

25장 결승전(4)

이정일은 가운데 앉아 앞에 보이는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카메라에 촬영되고 있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대박이네요.”

김재학 캐스터의 말에 최성우 해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갈렸습니다.”

“현재 김세아 선수가 혼자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정일은 화면에 나오는 영상을 보며 말했다. 영상에서는 김세아가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저건 미끄러지고 있는 거 아닌가요? 하하하…….”

정확히는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아주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이었다.

김세아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의해 휘날렸다. 보통 저런 상황이 온다면, 강한 바람에 의해 얼굴이 이상해 보일 만도 한데 김세아는 그러지 않았다.

여전히 뛰어난 미모가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오늘 개안을 하고 있습니다.”

“어! 김세아 선수도 이제 깃발에 다가갑니다.”

얼음 대지에서 시작한 김세아가 중앙에 다다르자, 거대한 얼음 골렘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뒤에 깃발이 있었다.

“김세아 선수 바로 골렘을 제압하러 들어갑니다.”

“그린나래 길드에서 얼음 대지로 온 선수가 없어서 저 깃발은 김세아 선수가 가볍게 가져갈 것 같네요.”

김세아를 제외한다면 현재 얼음 대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린나래 길드에서는 얼음 대지를 포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골렘만 제압한다면, 저 깃발은 김세아의 것이 될 것이다.

김세아의 머리카락 색이 변하며, 여러 개의 얼음 사슬이 나타나 골렘을 팔과 다리를 옭아맸다.

쓰러뜨리는 것보다는 빠르게 깃발만 챙기는 것을 선택한 김세아가 다시 미끄러지며 골렘의 다리 사이로 지나갔다.

“아이리스 길드에서 첫 번째 깃발을 챙겨갑니다!”

김세아의 손에 깃발이 잡히는 것을 끝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숲으로 이루어진 대지에서 이찬혁과 박준호가 만났다. 그들의 주변에 깃발은 없었다.

깃발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좀 더 안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리고 안전하게 깃발을 가져가기 위해 이찬혁과 박준호는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이찬혁 선수가 이진수 선수에게 압도를 당하긴 했지만 절대 약한 선수가 아닙니다.”

“맞아요. 맨 처음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보여준 선수였죠.”

둘은 서로를 향해 무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누군가 우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전투는 아니었다.

서로 간을 보듯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한 번 떨어진 다음, 다시 자세를 잡았다.

파악이 끝났는지 상대를 향해 전력을 다했다. 박준호의 검과 이찬혁의 검이 빠르게 부딪치고, 멋진 전투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둘의 결투는 너무나 비등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박준호는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고, 인상을 팍 쓰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화면에 나갔다.

“박준호 선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것 같습니다.”

“이찬혁 선수도 대단합니다. 이진수 선수에게 지면서 멘탈이 흔들렸을 법도 한데, 저렇게 침착하게 싸우다니.”

싸움이 끝이 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피디의 신호와 함께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평야 대지였다.

그곳에는 그린나래 길드의 에이스 이진수와 아이리스 길드의 최정환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은 시작 단계에서부터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중심에는 깃발 하나가 덩그러니 바닥에 꽂혀 있었다.

“저 깃발 조심해서 가져가야 합니다. 깃발 밑에는 땅속에서 숨어 지내는 몬스터 그레이트 웜이 있습니다.”

“둘은 언제까지 눈싸움만 하는 거죠?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면 유리한 것은 아이리스 길드입니다.”

“그렇죠. 현재 깃발을 챙긴 김세아 선수가 다른 곳에 합류하게 된다면, 빠르게 두 번째 깃발도 챙길 수 있습니다.”

“그린나래 길드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이진수 선수가 일단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과연 무슨 전략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렇게 화면은 다시 넘어갔다. 이번에 나온 곳은 화염 대지였다.

“아, 아무래도 이곳 깃발은 그린나래 길드가 가져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게요.”

화면에 잡힌 것은 두 명이었다. 그린나래 길드의 레이나와 한수종이 중앙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에 반해 아이리스 길드에서는 한소희 혼자였다. 그러나 조금 더 속도가 빠른 것은 한소희 쪽이었다.

“잘만 한다면 한소희 선수가 먼저 깃발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정일의 말처럼 한소희가 깃발에 먼저 도착했다. 강력한 스파크와 함께 한소희의 모습이 사라졌다.

한소희의 모습이 다시 잡힌 곳은 불꽃 도마뱀의 뒤쪽이었다. 정확히 깃발이 있는 곳에 도착한 한소희가 깃발을 빼 들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아, 마법을 이용해 한소희 선수가 깃발을 챙겨갑니다!”

“그린나래 길드에서도 그걸 확인하고 빠르게 뒤쫓고 있습니다.”

한소희의 뒤를 쫓는 레이나와 한수종의 모습이 찍혔다. 레이나가 한수종보다 빠르게 치고 나갔고, 아주 조금씩 한소희와의 거리를 좁혔다.

“아! 저 깃발을 가져갔을 때 사용했던 마법을 사용하면 좋을 텐데 다시 쓰지는 못하는 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당장 쓰는 것은 힘듭니다. 아무래도 뛰어난 마법이다 보니 재사용 대기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군요. 한소희 선수가 가는 방향은 김세아 선수가 있는 얼음 대지 방향입니다.”

화면이 이 분할로 나뉘었다.

왼쪽 화면에는 빠르게 미끄러지며 화염 대지가 있는 쪽으로 가고 있는 김세아의 모습이 찍혔다.

오른쪽 화면에는 열심히 한소희를 쫓고 있는 레이나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화면이 다시 넘어갔다.

“어! 오유성 선수가 깃발을 지나쳐서 달리고 있습니다.”

오유성이 눈앞에 있는 깃발을 피해 달리고 있었다. 달리는 곳에는 그린나래 길드의 배찬기가 있었다.

“배찬기 선수가 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걸까요? 정확한 방향으로 달려가 결국 만났습니다.”

“먼저 선공을 날린 것은 배찬기 선수입니다!”

배찬기의 채찍이 오유성의 검을 휘감았다. 그러나 오유성의 힘에 못이긴 배찬기가 오유성이 있는 쪽으로 끌려갔다.

그리곤 오유성의 일격과 함께 배찬기의 모습이 사라졌다.

“아! 오유성의 공격으로 배찬기 선수가 아웃되었습니다.”

“아웃된 선수는 10분 뒤에나 다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유성 선수도 깃발을 하나 얻게 된 것 아닙니까?”

“맞습니다. 벌써 아이리스 길드는 깃발을 세 개나 모았습니다. 남은 시간이 30분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린 나래가 어떻게 움직일지가 중요해졌습니다.”

* * *

“그래서 도움 필요한 곳이 없다고?”

나는 중앙에 있는 개구리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내 질문에 팀원들은 아직까지는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다.

-세아야, 어디쯤이니? 나 이제 곧 따라잡힐 것 같은데.

-거의 다 왔어요.

한소희의 뒤에서 레이나와 한수종이 쫓아오지만, 김세아만 만난다면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곧 만나게 될 거고, 내가 깃발 하나만 챙긴다면 총 3개의 깃발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초반의 흐름은 아이리스 길드 쪽이었다. 다만 그 흐름에서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이진수 때문이었다.

최정환과 함께 서로를 향해 견제만 하고 있을 뿐, 아무런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고 무전을 했다.

그에 김세아가 계속해서 그렇게 시간을 끌라는 명령을 내렸고, 최정환은 열심히 수행 중이었다.

‘뭐지…….’

이진수가 움직인다면, 충분히 깃발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정이 그리 평탄하게 흐르지는 않을 것이다. 최정환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 이진수에게는 꽤나 걸림돌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진수가 깃발을 가져가게 되리라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최정환은 어디까지나 이진수가 깃발을 늦게 가져가기 위해 시간을 끌뿐, 깃발을 가져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까.

“개굴…… 개애애굴…….”

이찬혁도 아직까지는 해볼 만하다고 하고, 방금 김세아와 한소희가 만났다는 무전도 들어왔다.

당장은 내가 걱정할 일은 없었다. 개구리 뒤에 있는 깃발을 챙기고 난 뒤에 생각해도 될 것 같았다.

‘쉽진 않겠네.’

김세아가 만난 얼음 골렘이나 한소희가 만난 불꽃 도마뱀은 오히려 쉬운 편이었다. 깃발을 챙겨서 도망을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조금 힘들었다.

빠르게 접근해서 깃발을 챙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개구리의 긴 혀가 문제였다. 거기다 개구리는 높은 도약력이 있어 움직이는 이동 거리도 넓었다.

그렇다면 개구리를 쓰러뜨려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였다

‘시간 좀 걸리겠다.’

나는 일단 검을 들고 개구리가 있는 쪽으로 달렸다. 내 모습을 확인한 개구리의 혀가 빠르게 튀어나왔다.

몸을 옆으로 움직여, 개구리의 혀를 피했다. 나를 잡지 못한 혀는 빠르게 개구리의 입안을 돌아갔다.

찌지직!

옆에서 하얀 연기가 일어났다. 그리고 풀들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정확히 개구리의 혀가 닿았던 곳이었다.

저 개구리의 침에는 산성 효과도 있는 모양이었다.

“후유…….”

나는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검과 몸에 마나를 퍼뜨리며, 일격 필살을 준비했다.

원래라면 계속된 전투를 생각해서 마나를 최대한 아끼면서 싸워야 했다.

그러나 팀원들이 매우 잘해주고 있었고, 그에 대한 나비효과로 인해 내가 마나를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빠르게 개구리를 정리한 다음,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마나를 회복시키면 충분했다.

주어진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했다.

파앗!

나는 바닥을 박차고 앞으로 달렸다. 그때를 맞춰 개구리의 혀가 다시 정면에서 날아왔다.

이형환위를 사용해 혀를 피하면서 검을 휘둘렀다. 마나가 담긴 검에 의해 혀가 반으로 잘렸고, 내 몸은 개구리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개구리의 턱밑을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쑤욱!

그러고는 마나를 분출시키며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개구리의 몸에 반으로 잘려 나갔고, 그 피가 내 몸 위로 비가 떨어지듯이 떨어졌다.

나는 비릿한 냄새에 코를 막고는 깃발을 챙겼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바위에 가서 잠깐 자리에 앉았다.

4분의 1 정도의 마나를 소모했다. 이 정도만 해도 박준호나 배찬기, 한수종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이진수나 레이나가 좀 걸렸다.

나는 혹시나 싶어 무전을 날렸다.

“혹시 도움 필요한 곳 있으면 얘기해 줘.”

결국, 내가 마나를 모두 회복할 때까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곳은 없었다.

나는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10분 정도가 지났고, 이제 배찬기가 다시 이 전장에 들어올 시간이었다.

배찬기가 어디로 갈지는 이 전장에 들어오기 전까지 알 수 없었다.

그사이 김세아와 한소희는 레이나와 한수종을 아웃시켰다. 현재 화염 대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상태였다.

최정환과 이진수는 아직도 대립 중이었고, 이찬혁과 박준호는 아직도 싸우는 중이었다.

나는 일단 깃발을 하나 더 획득하기 위해 이찬혁이 있는 숲의 대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5분이 지나고 강을 건너 숲의 중앙으로 갔다. 그곳에는 굵은 나무에 발과 팔이 달린 트리어가 있었다.

나는 빠르게 몸을 움직여 근처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러곤 앞에 보이는 트리어의 머리끝에 꽂혀 있는 깃발을 챙겼다.

이로써 내가 두 개.

김세아와 한소희가 두 개.

총 네 개의 깃발을 확보했다. 이렇게 시간만 지난다면, 아이리스 길드의 승리였다.

그때, 최정환에게서 무전이 날아왔다.

-이진수가 움직였다. 크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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