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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61화 (61/177)

# 61

나 혼자 역대급 수련 061화

17장 대표 선발전(5)

한번 뚫어놓은 길을 가는 것은 쉬웠다.

인비도그를 잡은 이후에 몇 번 더 연습을 해보니 감이 왔다.

지금 당장은 내 주변 10m 정도까지는 마나 탐지를 할 수 있었다.

-좀 더 범위를 넓히려면 마나를 더 가늘고 길게 뿌려야 한다. 집중력 또한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필요하지.

“그래도 오늘 목표는 이뤘네.”

-재능은 뛰어나다. 다만 너 자신이 모를 뿐이지.

마나 탐지.

유용한 기술 하나를 배웠다. 그 과정이 조금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하루 만에 배운 것은 나 자신도 조금 놀랐다.

발칸의 툴툴거리는 칭찬에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나는 자리에 앉아 범위를 넓히는 연습을 했다. 지금의 마나보다 출력을 낮추고, 조금 더 멀리 보내려고 노력했다.

역시나 쉽지는 않았다.

일정 부분 이상 나아가면 마나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 느끼는 것은 아예 시도도 못 했다.

-마나 탐지 능력을 기르다 보면 마나 컨트롤 능력도 알아서 훈련될 거다. 워낙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부분에서는 도움이 필요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

“다 이런 거 아니야?”

스탯을 올려 강해졌지만 완벽히 적응하기도 전에 또다시 스탯을 올려야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동안 단순히 스탯을 올려 강해진 것에 그쳤기 때문에 마나를 컨트롤하는 데 있어 많이 미숙했다.

-아니다. 네가 특이한 쪽에 속한다. 이쪽 비유를 하자면 아이에게 총을 쥐여준 느낌이랄까.

인터넷의 힘이 대단하긴 했다.

-안 그래도 다음 층에서는 마나 컨트롤 능력이 꽤나 중요하니, 들어가기 전까지 일단 감이라도 확실하게 갖고 가는 게 좋은 거다.

“그냥 스킬로 주면 안 돼?”

-스킬에 너무 의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내가 투사에게 줄 수 있는 권한은 한 개였고, 넌 이미 받았으니까.

“그럼 다른 스폰서는 한 개 이상도 받는다는 건가?”

-스폰서의 규모가 크다면 두 개나 세 개까지 받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는 나처럼 대기 방에서 너에게 조언해 주는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왜?”

-스폰서가 클수록 자신이 후원하는 모든 투사를 돌보고 챙길 수 없으니까.

스킬 하나를 받고 다음 층에 대한 조언을 얻는 것과 스킬 두 개를 받고 혼자서 투기장을 오르는 것.

나는 전자가 더 좋다고 생각했다.

-후회하나?

“아니, 난 내가 받은 스킬 하나도 충분히 만족한다.”

이형환위 스킬은 그만큼 좋은 스킬이었고, 잘 사용하고 있었다. 덕분에 목숨을 구한 적도 많았다.

발칸이 자신의 장점을 얘기했다.

-스킬은 주지 못하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널 강하게 만들어줄 거다. 그리고 이렇게 항상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시간이 좀 더 단축되겠지.

“그래그래. 우리 한번 잘해보자고.”

-그러니까 빨리 집중해라.

* * *

부아앙!

내 몸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아주 빠르게 퍼져 나갔다. 발칸의 힌트로 인해 성공할 수 있었다.

아주 넓게 퍼진 마나.

그곳에서 유독 크기가 큰 마나가 느껴졌다.

돌연변이 인비도그.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감을 잡았으니 이제 숙소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빨리 잡자.’

나는 마나 포션을 꺼내 마셨다. 감은 잡았지만, 넓은 공간을 탐지하는 것은 효율이 극악이었다.

아직 마나 컨트롤이 섬세하지 않았다.

방금 전 성공한 것은 극대화처럼 몸에 있는 마나를 모두 사용해 퍼뜨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일단 기본은 익혔으니, 차차 다듬으면 됐다.

-그럼 난 이만.

아마 게임을 하러 가지 않을까 싶다.

발칸도 나를 가르쳐 주느라 고생을 했다.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지게 놔두고, 나도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볼까.”

돌연변이 인비도그의 마나가 느껴졌던 곳으로 몸을 옮겼다. 가는 도중 나타나는 인비도그들을 처리하면서 마나 탐지에 대한 감도 올렸다.

서걱!

허공에 튀는 피와 이내 나타난 인비도그의 사체.

확실하게 느껴지는 인비도그 움직임들로 인해 자신감이 올라갔다.

“여기쯤일 텐데.”

아까 느꼈던 곳에 도착하고 난 뒤에 마나 탐지를 사용해 보았지만,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어디로 간 거지.’

돌연변이 인비도그가 분명 이 지점에 있었다.

도망을 갔을 리는 없었다. 인비도그 자체가 선공을 취하는 녀석들이기 때문이다.

분명 이 근처에 있는 것은 확실했다. 어디선가 숨어서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 어딘가를 찾아야 하는데, 선뜻 마나를 모두 사용해서 탐지하기에는 위험이 있었다.

돌연변이인 이상 투명화 말고도 다른 능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도박수를 던질 수는 없었다.

그때, 발걸음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마나 탐지를 사용했다. 그러나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싸한 느낌에 검을 들었다.

챙!

묵직한 공격이 검을 내려쳤다. 분명 돌연변이 인비도그가 맞는 것 같았다. 마나 탐지를 다시 사용했지만, 역시나 마나가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마나도 숨기는 건가.”

삭!

인비도그의 할퀴기 공격에 왼쪽 팔뚝이 긁혔다. 따끔한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며 거리를 벌렸다.

다시 달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른쪽으로 움직이려는 모션을 주면서, 왼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공격을 피한 모양이었다.

마나도 느껴지지 않고,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면 이제 정공법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마나가 실린 검으로 땅을 내려쳤다.

쾅!

땅이 움푹 파이면서, 흙과 돌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나는 그 순간을 노리며 주위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흙과 돌들이 무언가에 막혀 튕겨 나가는 곳.

‘저기다!’

나는 이형환위로 몸을 움직였다. 회전과 동시에 마나가 담긴 검으로 돌연변이 인비도그를 공격했다.

서걱!

뭔가 베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피가 보이지 않았다. 상처 입은 인비도그의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울음소리가 울리는 쪽으로 흙을 날리고, 위치를 파악했다.

빨리 끝내기 위해서 마나를 더욱 끌어냈다.

자연스러웠다.

평소라면 힘 조절을 하기 위해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 했지만, 지금은 아주 자연스럽게 마나를 끌어낼 수 있었다.

“잘 가라.”

검을 휘두르자 마나가 솟구쳤다. 검의 궤적을 따라 같이 움직이는 마나가 돌연변이 인비도그의 몸을 갈랐다.

돌연변이 인비도그는 완전히 죽고 나서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확실히 정공법으로 잡으면 그리 어려운 녀석은 아니었다. 나는 체력 포션을 마신 뒤 돌연변이 인비도그의 사체를 챙겨 던전 밖으로 나왔다.

아공간에 사체를 넣고, 택시를 타서 용병 연합에서 내렸다.

㈜부전 화학

입금 : 10,000,000

입금 내용을 확인한 뒤에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 * *

발칸이 울리는 종소리에 눈을 떴을 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마트폰을 열어서 문자가 왔는지 확인해 보았다.

발칸이 나를 보며 말했다.

-오늘은 얼굴 좀 보자는 군.

나는 반쯤 감긴 눈으로 물었다. 그저께 발칸에게서 마나 탐지를 배우고, 어제는 던전을 돌며 전투에서 사용하는 마나의 효율을 올리는 법을 배웠다.

이틀을 수련으로 달렸기에, 약간 피곤했다.

“누가…….”

-김동수라고 등록되어 있었다.

안 나가도 상관은 없었지만, 그러다 저들이 모두 뭉쳤을 때 나만 빠지게 되면 독박을 쓸 수 있었다.

일단은 나가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으아아!”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났다.

문자를 열어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간단하게 씻고 나와 보니, 이찬혁은 연습을 하러 간 모양이었다.

점심이 훌쩍 넘은 시간.

나는 옷을 갈아입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김동수의 팀이 사용하는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니, 김동수와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김찬규와 한혁이 보였다.

번호를 받으면서 프로필을 확인했기에 이름을 알 수 있었다.

4명이 모였으니, 이제 남은 사람은 김현 한 명이었다. 김동수가 팀장이 되는 것을 반대하고 가장 먼저 나갔던 사람이다.

어쨌거나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선배이니,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앉아라.”

김동수의 말에 빈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러자 김찬규와 한혁 또한 내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래.”

“왔냐?”

그 뒤에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은 없었다. 다들 침묵을 유지하며 김현이 오기를 기다렸다.

약속했던 시간에서 20분 정도가 더 흐르고 나서야 김현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싸늘한 분위기를 풍기며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것을 보고 김동수가 입을 열었다.

“난 길드 대항전 대표 선발전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너희들은 포기할 거냐?”

김찬규와 한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나 또한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대답했다.

김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마냥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또한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같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도 이렇게 와서 앉아 있다는 것은 대표 선발전을 나가고 싶다는 것이니까.

“그럼 일단 레이드 몬스터부터 정하는 게 우선이겠지. 각자 원하는 것을 얘기해 봐라.”

내일 테스트에서 만나게 될 몬스터 3마리.

말이 3마리지, 사실 한 마리 몬스터나 다름없었다.

화염의 크리방스.

얼음의 크리방스.

대지의 크리방스.

크리방스라는 몬스터에게 각각의 속성을 부여한 것이었다.

골렘과 비슷하게 돌로 이루어져 있는 크리방스는 자유의지가 있는 몬스터였다.

자신의 능력을 알기에 더욱 무서웠다.

크리방스가 처음 나타난 곳은 중국이었다.

진시황의 무덤이 있는 쪽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고 당시 중국 정부는 자신들의 유산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헌터들을 투입했다.

빠른 대처에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끝난 줄 알았던 그때 크리방스가 나타났다.

크리방스는 주변 땅의 기운을 흡수하며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렸고, 헌터들은 그를 막기 위해 총공격에 나섰다.

하나 별다른 공략법 없이 무작정 공격을 난사하는 방식이었기에, 당시 투입되었던 헌터 인력의 10분의 1 정도를 잃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크리방스가 나타났고, 조사와 공략법을 찾아냈다.

크리방스는 주변에 있는 속성의 영향을 받았고, 속성별로 특유의 능력을 사용했다.

‘김세아가 화염이었나?’

이찬혁과 김세아네 팀은 화염의 크리방스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세아가 빙계 마법을 주로 사용하니까.

“대지가 낫지 않을까요?”

김찬규가 먼저 자신의 의견을 꺼냈다. 그리고 한혁이 그 의견을 보충했다.

“화염이나 얼음은 잡기 까다로우니 저도 대지 쪽이 나을 것 같습니다.”

차례대로 얘기하는 것인지, 김동수의 시선이 나에게 꽂혀 있었다.

“전 상관없습니다.”

뭐가 나와도 결과는 똑같을 테니 어떤 것을 골라도 상관없었다.

김동수의 시선은 나에게서 김현으로 넘어갔다.

“얼음. 그놈으로 한다면 협조하지.”

김현의 특성은 화염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C급 특성으로 준수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김동수.

김현과 다르게 얼음 마법을 사용하는 자였다. 김현과 같은 C급 특성이었다.

김현은 김동수와 포지션이 겹쳐, 더욱 팀장 자리를 노렸던 것으로 생각됐다.

“나야 좋지. 그럼 얼음으로 정하고 포지션을 정해볼까?”

이번에도 김찬규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근접 딜러를 맡겠습니다.”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혁이 입을 열었다.

“탱커를 맡겠습니다.”

한혁이 몸을 강화시키는 특성을 가졌으니, 탱커를 맡는 게 맞았다.

탱커라고 해봤자 정말 피해를 입는다기보다 어그로를 끌며 시선을 끄는 것이 중요했다.

근접 딜러 1명, 탱커 1명.

그때, 김현 또한 입을 열었다.

“원거리 딜러는 내가 맡지.”

저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면, 김동수나 나는 서브 딜러와 서브 탱커로 빠져야 했다.

뒤쪽에 빠져 메인 탱커와 딜러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

자신의 능력을 더욱 보여줘야 하는 테스트에서, 그런 자리를 맡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동수는 가뜩이나 팀장에다가, 욕심이 넘치는 사람이라 더더욱 서브로 빠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두 손을 깍지 낀 채 입꼬리를 올린 김동수가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맘대로 하자. 원하는 포지션에서 한번 해보자고.”

김동수의 시선이 김현에게 돌아갔다.

“내가 왜 재작년에 대표로 뽑혔는지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지.”

그 둘의 신경전을 보면서 나는 속으로 웃었다.

‘활활 타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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