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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55화 (55/177)

# 55

나 혼자 역대급 수련 055화

16장 투기장 5층(6)

메이슨의 죽음.

숨을 내쉬고 있는 지금도 왜 죽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보았다.

어제.

메이슨은 자신의 친우에 대해 나한테 털어놓았다. 가슴에 담아두었던 슬픈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의 끝은 바드였다.

메이슨은 범인을 특정했지만, 증거를 찾을 수 없었던 울분을 토했다. 그리고 때마침 바드가 나타나, 나에게 시비를 걸었다.

메이슨이 말리면서, 나를 노렸던 바드가 목표를 바꾸었다.

메이슨과 바드.

둘 다 술에 잔뜩 취해 있었고,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였다.

그러나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 둘은 병사들과 용병들이 떨어뜨려 놓았고, 각자에게서 멀어졌다.

‘누굴까.’

생각하면 바드가 술이 깬 뒤에 메이슨에게 갔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최근에 용병들과 영지민, 메이슨의 친우를 죽인 살인자일 수도 있었다.

무차별 살인이니 동기 따윈 필요 없을 테니까.

일단 바드를 찾아봐야 할 것 같았다.

그놈이 아니라면, 이 일은 살인자가 저지른 일이니 무언가 정보를 흘렸을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움직여 산 중턱으로 달려갔다. 빠르게 달리는 동안 병사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탐문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기 위해, 건물 위로 올라가 몰래 움직였다.

“뭐지?”

산 중턱에 있는 바드의 아지트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어제 분명 이 방향으로 올라가는 것을 봤는데, 이쪽까지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일단 내려가자.’

광장에서 이쪽으로 올 수 있는 경로를 중심으로 찾아봐야 할 것 같았다.

산을 빠르게 내려가 바로 앞에 있는 건물 위로 올라가 숨을 죽였다.

내 밑으로 중무장한 병사 두 명이 걸어갔다.

“바드 새끼. 메이슨 기사님을 죽이다니.”

“심장에 꽂힌 단검이 바드 거라지?”

“그놈 눈빛부터가 이상했어. 내가 얘기했잖아. 그놈이 분명 살인자일 거라고.”

“바드를 잡는 사람한테는 영주님께서 포상을 내린다고 했으니 우리가 잡자고.”

“그래. 분명 아지트에 있을 게 뻔해.”

두 명의 병사는 내가 왔던 길을 따라 바드의 아지트로 걸어갔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영주가 모든 일에 대한 범인을 바드라고 확신하여 체포 명령을 내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증거물도 발견되었으니, 바드는 이제 확실한 살인범이 된 것이다.

나는 그게 진짜 바드가 저지른 일인지만 확인하면 되었다.

‘어디 있을까.’

몸을 다시 움직여, 밑으로 내려가며 두 눈으로 빠르게 훑었다. 그리고 저 멀리, 문틈 사이로 머리를 내민 바드의 밑에 있는 용병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내가 한발 늦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병사들이 문을 발로 차며, 안으로 들이닥쳤다.

짧은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언쟁이 벌어지고, 병사 두 명이 문밖으로 튕겨 나왔다.

그다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드였다.

방금 일어난 것처럼, 눈은 반쯤 감겨 있었고, 짜증이 잔뜩 나 있는 얼굴이었다.

“다시 한번 말해봐. 내가 누굴 죽여?”

병사 한 명이 몸을 일으켜, 자신의 창을 다시 잡으며 말했다.

“메이슨 기사단장님의 심장에서 네놈의 단검이 발견되었다.”

“하. 이 새끼들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네. 내가 그놈을 죽여야 할 이유가 뭐지?”

“그건 당신이 알겠지. 우리는 당신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누구?”

“영주님의 명령이다.”

바드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는 사이 근처에 있던 병사들과 기사들이 도착해, 바드를 포위했다.

바드의 앞에 선 기사가 입을 열었다.

“네놈이 결백하다면 따라와라.”

“개소리 하지 마.”

순간, 기사가 팔을 들었고, 근처에 있는 병사들은 무기를 들었다. 아무리 바드가 강하더라도, 이들 모두를 상대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다른 문을 통해 들어갔는지, 바드의 부하 용병들에게 창과 검을 가져다 대고 있는 병사의 모습도 보였다.

기사는 바드에게 다시 말했다.

“따라오지 않는다면, 모두 죽이고 너만 데려가겠다.”

그 말에 바드가 입을 꽉 깨물었다.

잠시 뒤를 돌아보더니, 자신을 바라보는 부하 용병들의 시선을 본 바드가 입을 열었다.

“가자.”

“안 됩니다!”

“대장!”

부하들은 바드를 말려보려 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병사들에게 압박당하고 있어 움직일 수가 없었으니까.

병사 두 명이 바드에게 다가가 포승줄로 팔과 다리를 묶어 끌고 갔다.

기사가 바드 옆에 섰고, 병사들과 함께 철수했다.

‘바드는 아니다.’

이 상황을 눈에 담고, 나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일부러 바드를 데리고 사라지길 기다렸다.

그들이 가고 난 뒤에, 바드의 부하 용병들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다.

병사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자신들의 대장을 잃어버린 용병들에게 다가갔다.

“물어볼 것이 있다.”

내 모습을 기억하는지 부하 용병이 다가왔다.

“대장 좀 살려주십시오.”

“내 질문에 대한 대답 여부에 따라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그러니 빠릿빠릿하게 대답하는 게 좋을 거다.”

“알, 알겠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확인할 몇 가지를 질문했다.

“이곳에서 죽은 영지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나?”

“남자 한 명에 여자 한 명이 죽었다는 것 이외에는 모릅니다.”

“영지민을 건드렸던 일. 기사를 죽인 건 그것에 대한 보복이었나?”

“아닙니다!”

부하 용병의 목소리가 급격히 올라갔다.

“대장은 그 일에 대해 듣고 내부적으로 처리하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추행도 아니었습니다. 술을 먹고 움직이다 비틀거리며 몸을 부딪혔을 뿐입니다.”

주먹을 불끈 쥔 부하 용병이 하소연을 했다.

“그 기사 놈 저희한테 시비를 걸기 위해 일부러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그럼 그저께 기사가 죽을 때 바드는 뭣 하러 영지에 내려갔던 거지?”

“살인자를 찾기 위해 갔던 겁니다.”

예상외의 이야기에 나는 부하 용병에게 물었다.

“왜지?”

“여러 사건이 터지고, 영지민을 건드렸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저희 용병단의 이미지가 실추됐습니다. 그리고 은은하게 영지민들 사이에선 저희 용병단 중 살인범이 있다는 소문이 났고, 대장은 그것을 해결하려고 한 겁니다.”

“바드가 하는 행동을 보면 누가 봐도 살인자라는 생각이 들 텐데?”

“대장님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무시당하거나 약점을 보이면 물어뜯기는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강하고 빈틈을 보이면 안 됐습니다.”

“마지막이다. 최근에 영주와 함께 공략했다던 던전의 위치를 알고 있나?”

“예.”

* * *

던전으로 가기 전, 광장에서 일어난 시끄러운 소리에 무슨 일인지 확인을 해보기 위해 이동했다.

최대한 몸을 숨겨가며 광장으로 다가갔을 때,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먼저, 광장 중심에는 포승줄에 묶인 바드가 보였다.

그리고 주위로 영지민들이 나와 있었고, 그들의 중심에는 영주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진심으로 화를 내는 것처럼 보였으며, 목소리 끝이 살짝 떨렸다.

“네놈의 죄를 고해라.”

영주의 말에 바드는 미친놈처럼 웃을 뿐 침묵을 유지한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영주가 입을 열었다.

“최근에 일어난 살인 사건. 그중에 바드 용병단에서만 피해자가 없었다. 또한 내가 데리고 있는 기사와 시비가 붙었지. 자네의 부하를 잃은 복수를 한 것인가?”

여전히 묵묵부답인 바드.

그를 바라보며 영주가 손짓하자 여자 한 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얼굴이 수척했고, 바드를 보자마자 두 눈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말해보거라.”

“저, 저 사람의 부하가…… 제 몸을 건드렸습니다. 흑…….”

“넌 저 여인의 남자이자 내 부하인 기사도 죽었지. 그리고 오늘!”

영주는 보자기에 싸져 있던 단검을 꺼내 들어 바드의 얼굴 앞으로 가져다 대었다.

“메이슨이 네놈의 단검에 죽었다. 변명할 여지가 있는가?”

역시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바드를 바라보며 영주가 마지막 말을 꺼냈다.

“처형일은 사 일 뒤. 이곳에서 내가 직접 거행하겠다.”

그 말을 끝으로 영주가 마차를 타고 영주성으로 돌아갔다. 바드는 병사들에게 포박된 채로 끌려갔다.

‘뭐지?’

영지민들은 무엇 때문이지 모르겠지만, 이 상황에 대해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영지민들의 입장에서 바드는 살인자와 같은 놈이라고 들었다. 그런 사람이 죽는데 두려워한다?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영주에 대한 의심이 강하게 피어올랐다.

영주와 관련된 정보가 필요했다.

나는 그 정보를 줄 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 베일을 떠올렸다.

그리고 마침, 광장에서 몸을 돌린 베일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의 뒤를 쫓아갔다.

베일이 집 앞에 서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도 뒤따라 그 안으로 들어갔다.

“누, 누구냐!”

“접니다.”

나는 모습을 드러냈고, 베일은 안도감의 한숨을 쉬었다. 너무나 격렬한 반응에 오히려 내가 놀랐다.

베일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며, 나를 보고 말했다.

“여긴 어떻게…….”

“한 가지만 물어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일단…… 앉으시죠.”

베일이 안내하는 자리에 앉았다. 주방으로 들어간 베일이 차 두 잔을 준비해 가져왔다.

그러고는 한 모금 마시면서, 베일의 입이 열렸다.

“뭐가 궁금하신 겁니까.”

“처음 죽은 영지민 두 명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도 그것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순순히 얘기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영지 사람들은 자신들의 영지에 관한 이야기는 잘 하려 들지 않았다. 나는 다른 사람에 간신히 하나 들었던 정보를 털어놓았다.

“영주성에 물건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예. 제가 맡고 있습니다.”

“두 명의 영지민이 죽었던 날도 영주성에 들어갔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협조해 주신다면 제가 살인범을 잡아드리겠습니다.”

“이, 이미 바드라고 판결 난 거 아닙니까?”

이러한 반응을 보니,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물신 들었다.

“정말 모릅니까?”

이번에도 말하지 않는다면, 다시 물어볼 생각은 없었다. 알고 있으면 살인자를 특정 짓는 데 좋은 것일 뿐, 던전에 가서 다른 정보를 찾은 다음 와도 늦지 않았다.

“그…….”

베일의 손이 떨렸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침을 삼키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후우…… 영주님의 비서와 시녀였습니다.”

“비서와 시녀?”

“예. 영주님께서 던전에 갔다가 돌아오신 다음날 동시에 죽었습니다.”

이로써, 퍼즐 조각이 어느 정도 맞춰졌다. 영주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바드를 이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왜?

왜 던전에 갔다 온 다음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전까지는 멀쩡했던 영주의 갑작스러운 변화.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동시에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어차피 시간은 남았다. 그에 대한 해답은 던전에 가게 되면 나올 것이다.

던전으로 가기 위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사합니다.”

나는 베일에게 고개를 숙인 뒤, 밖으로 나왔다. 그러곤 바로 산 중턱 너머에 있는 곳으로 달렸다.

이것만 확인한다면, 7일까지 걸리지 않고 그전에 시련을 종료할 수 있었다.

더욱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마나를 끌어올리며 속도를 올렸다.

나는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던전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확실한 증거.

그것만 있으면 충분했다.

이미 던전은 공략되어 처리할 몬스터들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면서, 이상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보이지 않아.’

흔적이나 힌트가 될 만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보스가 있을 만한 공간에 들어왔을 때,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나는 그곳으로 다가가 물건을 주워들었다. 보물 상자처럼 생긴 물건을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 확인해 보았다.

아공간 주머니를 이용해서 그 물건들을 확인했을 때, 나는 누가 범인인지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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