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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41화 (41/177)

# 41

나 혼자 역대급 수련 041화

14장 더 높은 곳으로(7)

이제 남은 시간은 20분.

잔챙이를 처리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두 부족장을 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나는 상태창을 열어 힘 스탯에도 포인트를 올렸다.

[힘 랭크 5가 랭크 6이 되었습니다.]

랭크 업이 되었지만, 바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체력을 올렸을 때도, 시간이 걸렸다.

‘조금만 기다려보자.’

두 부족장은 서로를 노려보더니, 너나 할 것 없이 나에게 달려들었다.

크리마 족장은 등에 달고 있던 석궁을 쏘았고, 해라족장은 도끼를 휘둘렀다.

챙!

화살은 몸을 움직이면서 피했고, 도끼는 검으로 가볍게 막았다.

내 몸이 해라족장의 안쪽으로 움직이며 시야에서 사라지자, 크리마족장이 신경질적인 말투로 소리쳤다.

“이런 멍청한 새끼야. 안 보이잖아.”

그러더니 석궁 화살을 그대로 쏴버렸다.

화살은 그대로 해라족장의 머리 옆을 지나갔다. 뒤에 있는 나무 기둥에 박힌 화살.

깃대가 위아래로 떨리는 것을 보며, 크리마족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음엔 정말로 네 대가리로 날아갈 거야.”

크리마 족장의 말을 사뿐히 무시한 채, 해라족장은 나를 향해 우직하게 도끼를 휘둘렀다.

부웅!

바람을 가를 정도로 엄청난 위력.

하지만 나에겐 너무나도 느린 공격이었다. 몸을 아래로 접으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검에 마나를 두른 뒤, 해라족장의 심장을 노렸다.

순간, 해라족장이 검은 피부가 강철처럼 매끈하게 변했다.

삭!

강철로 변한 피부의 끝을 조금 베어냈을 뿐, 내 일격은 깊은 상처를 내지 못했다.

“크흐흐.”

해라족장은 비웃음을 날리고는 자신의 몸을 앞으로 들이밀었다.

나는 발에 힘을 실어 높게 점프했다.

피슛!

검에 마나를 실어, 나를 향해 날아오는 석궁 화살을 쳐냈다. 그리고 바로 마나를 두르고, 해라족장의 등을 향해 검을 크게 내리그었다.

일자로 길게 난 상처.

피가 흐르지만, 해라족장은 여전히 멀쩡해 보였다. 분명 공격은 통하고 있었다. 다만 그 위력이 강하지 못할 뿐이었다.

그때, 몸에 변화가 찾아왔다.

찌지직!

체력이 기본적은 골격을 단단하게 만드는 식으로 변화했다면, 힘은 온몸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시작했다.

근육이 찢어지고, 다시 붙기를 반복하며 좀 더 촘촘하고, 강하게 만들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지만, 두 부족장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뒤에서 석궁 화살이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자세를 숙이고, 몸을 앞으로 날리며 화살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점프하는 순간에 근육이 찢어지면서 생각보다 멀리 뛰지 못해 위험할 뻔했다.

앞에서는 해라족장이 도끼로 나를 찍으려고 하고 있었다. 근육이 붙는 타이밍을 계산해 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엄청난 위력과 함께 해라족장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도끼는 허공을 떠다니다 해라족장의 옆에 박혔다.

‘이런.’

내 힘에 감동받을 시간조차 없었다.

위험을 감지했는지, 크리마 족장이 전력을 다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석궁 화살은 기본.

단검과 침의 형태의 투척물들이 화살과 함께 나를 노리며 날아왔다. 최대한 타이밍을 맞춰서, 발에 힘을 주고 몸을 날렸다.

엄청난 도약과 함께 크리마 족장의 코앞까지 이동한 나는 검을 휘둘렀다.

턱!

크리마 족장의 석궁에 내 검이 막혔다.

검을 휘두르는 순간 근육이 찢어지며, 온전한 위력을 내지 못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크리마 족장의 팔뚝에 달린 소형 석궁을 들이밀었다.

석궁은 내 미간을 정확하게 노리고 있었다.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쏴.”

크리마 족장은 ‘썩소’를 날리며 소형 석궁을 발사했다. 화약 냄새가 풍기며 8개의 구멍에서 화살이 분출되었다.

푸슈슈슛!

이형환위.

몸을 옆으로 이동해 가뿐하게 화살을 피했다. 뒤이어 크리마족장이 두 번 다시는 웃지 못하게 검을 휘둘렀다.

[2,000p를 획득하셨습니다.]

반대편에는 어느새 정신을 차린 해라족장이 도끼를 들고, 분노한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코가 연신 벌렁거리고, 근육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때마침, 내 몸의 변화도 끝이 났다.

체력의 변화 이후, 뭔가는 아쉬웠던 부분이 상당 부분 해결되었다.

나는 해라족장을 향해 가볍게 달려갔다.

그러자 해라족장도 자세를 숙인 채, 나를 향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가속도를 얻어 위력을 높이겠다는 속셈인 것 같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해라 족장이 다가올 때 즈음, 마나를 끌어올렸다.

몸을 왼쪽으로 회전하며, 검 또한 같이 움직였다. 무방비했던 해라 족장의 왼쪽 팔이 잘려 나갔다.

깔끔하게 잘려 나간 팔.

나는 당황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빠르게 검을 사용해 해라족장의 목을 베어냈다.

[2,000p를 획득하셨습니다.]

전투가 끝난 뒤, 나는 품에서 붉은 보석을 꺼냈다. 이제 이 보석에 해라족장과 크리마족장의 피를 묻히면, 수호신이 나타날 것이다.

그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이제는 전투 중에 스탯을 올리는 일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체력 랭크와 힘 랭크를 올렸을 때.

이 전에는 파워 업이 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몸에 드러나는 변화가 찾아왔다.

또한 이번에 변화를 겪었기에 다음에는 안 그럴 거라는 법은 없었다.

앞으로는 스탯을 올릴 수 있으면 최대한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잔여 포인트를 확인해 보았다.

민첩 또한 랭크 6으로 올릴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포인트가 아주 조금 모자랐다.

어쩔 수 없는 일.

지금의 내 전력을 올릴 수 있는 스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정신 오염 면역을 제외한 나머지 스킬들을 모두 올리고 싶었지만, 민첩을 랭크 6으로 만드는 것이 먼저였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포인트를 투자할 수 없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스킬이 하나 있었다.

마나 운용.

마나를 사용하는 힘에 대해서는 전투 때마다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투기장에서 싸우게 되면서, 강함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지금 투자를 해도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는 스킬.

나는 마나 운용에 포인트를 투자해 등급을 올렸다.

[마나 운용(E)이 마나 운용(D)으로 랭크 업되었습니다.]

[‘극대화’가 추가되었습니다.]

[마나 운용(D)]

운용 : 소유자가 가진 마나 운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랭크가 올라갈수록 효율성이 대폭 상승합니다.

극대화 : 온몸에 있는 마나를 전부 끌어모아 위력을 극대화 시킵니다.

극대화라니.

텍스트로 읽었을 뿐인데도, 빨리 사용해 보고 싶었다. 한번 사용해 보고 전투에 임하고 싶었지만, 미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보석에 크리마족장과 해라족장의 피를 묻혔다.

그 순간, 보석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엄청난 열기에 보석을 앞쪽에 던졌다. 더 들고 있다가는 손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

붉은빛을 내던 보석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 형태를 잃어 보석이라고 부르기도 힘들었다.

“응?”

맑았던 하늘이 변하고 있었다.

검은 구름이 맑은 하늘을 점령해 나가고 있었다. 간간이 울리는 천둥소리.

쿠구구궁!

내 앞에 있는 보석을 향해 정확히 내리치는 번개.

파지직!

스파크와 함께 보석에서 붉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빠르게 생성된 붉은 연기는 스파크와 결합하며, 하나의 형태를 만들었다.

둥그런 머리와 팔다리만 보이는 형태.

수호신이 마치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 순간에도 수호신의 몸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시간이 없어.’

대화를 나누기도, 변화가 끝날 때까지는 기다리기에는 나한테 남은 시간은 없었다.

그리고 아직 형태를 이루지 못했을, 아마도 가장 약할 때 공략을 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검을 들고 달려, 마나를 두른 공격을 날렸다.

수호신의 팔이 검으로 바뀌며 내 공격을 막았다. 수호신의 검에서 스파크가 일었다.

충격으로 인해 몸을 구성하고 있던 붉은 연기가 흩어졌다가 이내 다시 모였다.

나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검을 휘둘렀다.

계속해서 몰아쳤지만, 오뚝이처럼 수호신은 쓰러지지 않았다. 점점 몸의 구성을 제대로 갖춰가고 있었다.

‘이대론 힘들어.’

거리를 벌린 뒤, 양손으로 검을 잡았다.

새로 얻은 스킬을 사용해 볼 차례였다. 얼마나 강력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가진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리고 명색이 시련이라고 하지만, 못 깰 정도로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흡!”

몸 안에 느껴지는 마나를 모두 검에 집중시켰다.

마나는 검을 타고 올라가 활활 타오르듯, 그 크기를 더해갔다.

몸 안에 있는 마나가 다 빠져나갔을 때, 내 검에서 피어오르는 마나는 검보다 3배의 크기로 커져 있었다.

마나로 이루어진 거검.

나는 검을 양손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다음, 있는 힘껏 아래로 내리그었다.

먹구름을 가르며, 거검은 수호신을 향했다.

거검과 수호신이 마주했을 때.

콰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풍압이 양쪽으로 비산했다. 그 바람에 부족의 시체들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앞에 있는 수호신은 절반으로 잘려 있었다.

그와 함께 수호신의 뒤로 거대한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내 검이 만들어낸 현상.

‘대박이다.’

하지만 그 순간 내 몸은 탈진 한 듯 바닥으로 쓰러졌다. 6랭크나 되는 체력으로도 감당하지 못한 듯,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근육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 옆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허…….”

짧은 탄성을 내뱉고 있는 사람은 발칸이었다. 내가 이루어낸 광경을 보면서 연신 탄성을 내뱉으며, 놀란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이내 고개를 돌리며 나를 쳐다본 발칸이 입을 열었다.

“이런 미친…… 대체 뭔 짓을 한 거냐.”

고통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뭐…… 뭘.”

“세 번째 시련은 두 부족장만 잡으면 되는 거였다. 근데 저 수호신은 뭐야.”

내가 고통스러워하며 대답을 하지 못하자 발칸이 손짓했다.

[보상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 : 8,000p

보상과 함께 내 몸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나는 자리에서 먼지를 털고 일어나며, 발칸의 질문에 대답했다.

“왠지…… 졸라 세더라.”

“진짜 넌…….”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 * *

다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침대와 의자 두 개였다.

바뀐 발칸의 모습을 처음 보았던 대기실.

나는 잠시 멍하니 서서 이번에 있었던 일을 상기해 보았다. 두 층을 패스하며, 엄청난 포인트를 얻었다.

힘과 체력은 6랭크로 올렸고, 민첩 또한 6랭크로 올릴 충분한 포인트를 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나 운용을 올리며 생긴 극대화.

이것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큰 위력이었다. 6랭크의 체력으로도 버티지 못한다는 게 문제이지만, 이것도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다.

정말 위험한 경우에만 사용하기로 하고, 당분간은 변화가 일어난 신체에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고개를 돌리자, 침대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발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스폰서 인생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발칸은 마치 내 옆을 따라다녔던 것 마냥,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나는 혹시나 싶어 발칸에게 물었다.

“혹시 다음 층도 패스할 수 있나?”

고개를 저으며 발칸이 대답했다.

“불가능하다. 특전으로 올라갈 수 있는 층은 4층이 끝이다.”

“아쉽네. 하아아암.”

긴박했던 순간이 끝나고, 긴장이 풀리자 내 입에서 하품이 흘러나왔다.

발칸은 그 모습을 보고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일단은 돌아가고. 다음 투기장에서 보자.”

[귀환합니다.]

* * *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날짜를 확인했다.

‘하루?’

투기장에서 보낸 시간은 고작 이곳에서 하룻밤밖에 되지 않았다.

남들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보내야 얻을 수 있는 것을, 나는 하룻밤 사이에 해내 버렸다.

내 실력 말고도 바뀐 것이 있었다.

[7일 뒤 투기장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이전과 다르게 투기장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바뀌었다. 매일 같이 이동했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띠링!

스마트폰을 꺼내자 문자 하나가 와 있었다.

내용 : 오늘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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