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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40화 (40/177)

# 40

나 혼자 역대급 수련 040화

14장 더 높은 곳으로(6)

가장 먼저 일어난 변화는 석궁으로 입은 상처의 회복이었다.

석궁 화살을 뽑으며 찢긴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었다. 끊어진 혈관이 다시 이어지고, 금이 갔던 뼈들이 붙었다. 너덜너덜했던 피부도 원상태로 돌아왔다.

동시에 몸에서 힘이 넘쳤다.

‘이게 끝인가?’

그때, 2차 변화가 일어났다.

뚜두둑!

왼쪽 팔목에 있는 요골이 부러지며, 팔이 기형적으로 꺾였다. 뒤이어 오른쪽 다리의 경골이 부러졌고, 발이 돌아갔다.

이내 뼈들이 다시 원상태로 붙으며 팔과 다리의 감각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뼈들이 부러지고 다시 붙기를 반복했다.

피부 위로 드러나는 기형적인 꺾임과 부러지는 소리.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변화에 나는 신기한 눈으로 몸을 쳐다보았다.

강력한 진통제를 먹어서 그런지, 시스템적인 보호인지는 모르겠지만, 뼈가 부러지는 고통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변화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이 붙으며 끝이 났다. 이게 끝이라고 하기에는 뭔가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더 변화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더 이상의 변화는 없었다.

몸에서 넘쳐흐르는 활력을 느끼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팔을 하늘 위로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후우.”

온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새로웠다. 하나하나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손가락을 오므렸다가 펴보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려 보았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한 감각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알맹이가 꽉 찬 듯 내 몸이 단단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온몸에서 활력이 끓어올랐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 몸은 격렬한 신호를 보냈다.

‘오케이.’

나는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나, 고고한 눈빛으로 해라족과 크리마 족을 쳐다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어서일까.

녀석들의 표정에서는 당혹감과 놀라움이 흘러나왔다. 방금 전까지 싸우고 있던 것도 잊은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뭘 봐?”

그와 동시에 이형환위를 사용해 바로 앞에 있는 해라 부족원의 앞으로 이동했다.

파앗!

해라 부족원의 눈동자는 아직 내가 서 있던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나는 검에 마나를 두르고, 크게 휘둘렀다.

서걱!

머리가 하늘로 솟구치며, 피가 분수처럼 흘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

내 검에 목숨을 잃은 해라 부족원의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육중한 몸체가 바닥에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쿵!

[100p를 획득하셨습니다.]

그제야, 해라족과 크리마족은 이 상황을 인지하고 내가 서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렸다.

한결같이 긴장한 듯, 몸이 경직된 채로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나는 검을 휘둘러, 피를 털어내며 자세를 잡았다.

‘멀쩡하네?’

이형환위를 사용했음에도, 몸에 무리가 오기는커녕 활력이 넘쳤다. 이전에 느꼈던 어지러움이나 몸의 떨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형환위를 사용한 이후, 무력해지는 단점이 사라졌다.

이거면 충분했다.

그때, 앞에 있던 크리마 부족원 한 명이 매우 긴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 집중 사격!”

말이 끝나기 무섭게, 10개가 넘는 석궁들이 동시에 나를 겨누었다. 나무 위에 곳곳이 숨어서 겨누고 있었지만, 내 눈에는 모두 보였다.

빨간 점.

약점 공략으로 인해 녀석들의 위치는 모두 파악된 상태였다.

“개시!”

크리마 부족원의 말을 끝으로, 석궁 화살들이 나를 향해 날아왔다.

순간, 내 신형은 사라졌다가, 공격을 지시한 크리마 부족원의 앞에 나타났다.

나는 녀석의 목에 검을 찔러 넣었다.

“쿠르륵!”

크리마 부족원은 내 검을 부여잡고, 살려고 부들부들 떨다가 절명하고 말았다.

나는 목에서 검을 빼고, 가볍게 점프를 해서, 나뭇가지를 밟으며 나무 위로 올라갔다.

해라족과 편하게 싸우기 위해서는 크리마족부터 처리해야 했다.

빨간 점들로 보아, 크리마족은 그물망처럼 서로를 향해 견제 사격을 할 수 있게 자리 배치를 하고 있었다.

‘외곽부터 차례차례.’

크리마족과 같은 위치에 서게 되었을 때, 석궁 화살들이 날아왔다.

피슛!

은밀하게 숨어서 자신들을 찾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며, 석궁을 날리는 녀석들.

나는 근처에 있는 나무로 점프하며, 크리마 족의 머리를 잡고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빠르게 다음 나무로 이동했다.

쿠웅!

내가 있던 나무는 해라족의 공격으로 인해 크게 흔들렸고, 크리마 족이 날린 석궁 화살이 여럿 박혔다.

“미안하지만. 이젠 안 통해.”

서걱!

빠르고 신속하게.

쉬지 않고 움직이면서, 크리마족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크리마족의 수가 점점 줄어들수록, 상대하기가 수월해졌다.

“죽어라!”

크리마족은 발악을 하며 석궁 화살을 날리지만 통하지 않았다. 이젠 여유롭게 화살을 쳐내며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공포에 얼룩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크리마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살…… 살려줘.”

아까 전, 내 어깨에 석궁 화살을 맞췄다고 신나 하던 크리마족이었다.

워낙 큰 소리로 얘기했기에 쓰러지는 와중에도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았다.

“그래.”

나는 앞에 있는 크리마족의 어깨와 허벅지에 검을 빠르게 찔렀다.

“크아악!”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크리마족을 발로 차며, 나무 밑으로 떨어뜨렸다.

“기회는 줄 테니. 알아서 살아봐.”

나는 떨어지는 크리마족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른 나무로 이동했다.

[100p를 획득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크리마족의 심장에 검을 찔러 넣었다.

“크아아악!”

내가 세운 계획대로 흘러가려면, 도망자는 없어야 했다. 크리마족은 이제 모두 처리했고, 남은 해라족을 처리하기 위해 나무 밑으로 내려갔다.

쿠우웅.

바닥에 착지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 있다는 건가?’

해라족은 도망가기는커녕, 오히려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동료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일까.

앞으로 한 걸음 걸어 나온 해라 부족원이 콧김을 불며 입을 열었다.

“해라의 영혼을 위하여!”

“우와아아!”

“우오오오!”

“와아아아아!”

사기를 끌어올린 해라 부족원은 뒤이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녀석은 지금 체력이 빠져 있다. 우리는 승리 할 것이다!”

“우와아아아!”

“저 녀석의 머리는 내가 부순다!”

일부러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며, 내 기를 꺾어보려고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나는 녀석들에게 질 생각이 없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녀석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있었다. 내 몸은 지치기는커녕, 아직도 힘이 넘쳐흘렀다.

‘이제 몸 좀 제대로 풀어볼까?’

검을 들고, 앞으로 달렸다.

가장 먼저 부족원들의 사기를 이끌었던, 해라 부족원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챙!

내 검을 막은 해라 부족원이 웃고 있었다. 체력이 빠졌다고 확신하고, 자신이 이겼다는 승리의 미소인 것 같았다.

“그만 쪼개.”

나는 발을 들어 로우킥으로 해라 부족원의 허벅지를 내려쳤다. 단단해진 내 몸은 해라 부족원의 가죽을 뚫고, 치명타를 입혔다.

주춤.

자세를 잃은 해라 부족원의 심장에 검을 찔러 넣었다.

너무나도 일방적인 싸움에 다른 해라족이 주춤거리며 쉽게 다가오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가 가는 수밖에.

* * *

“해라족 이 새끼들이!”

크리마 족장은 눈앞에 펼쳐진 참담한 상황에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자신의 부족원들이 검과 창 등 다양한 무기에 난도질당한 채, 주검이 되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해라족의 시체도 보였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며, 흉흉한 기세를 풍기고 있는 부족원들에게 크리마 족장이 분노 가득 찬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모든 부족원을 집결시켜. 이젠 전면전이야.”

* * *

“흐흠.”

해라 족장은 자신들의 부족원 몸에 박힌 석궁 화살을 차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대부분 머리에 석궁 화살이 박혀 있었고, 심할 때는 다섯 개의 석궁 화살도 박혀 있었다.

사방에 박힌 석궁 화살을 보아하니, 전투가 얼마나 심각했을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비열하게 숨어서 석궁 화살을 날렸을 게 뻔했다.

뒤에선 다른 부족원들이 분노의 울음소리를 내질렀다.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해라 족장은 뒤로 돌아서서 부족원을 쳐다보았다.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라는 감정을 최대한으로 담아, 소리를 내질렀다.

“부족원을 모아라! 이제부턴 크리마 족부터 쓸어버릴 것이다.”

* * *

나는 나무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주머니에 있는 보석에서 나던 빛이 조금씩 흘러나왔지만, 이제 더 이상 이 빛에 집중하는 사람은 없었다.

‘슬슬 지치는군.’

몸은 멀쩡했다. 완전히 회복됐다. 지치는 건 정신력 쪽이었다.

미션창에 떠 있는 시간상으로 이틀이 조금 넘는 시간이 지났다.

혹시나 했는데, 이번 미션을 하는 동안에는 하루가 넘게 지나도 잠에서 깨어나질 않았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해라족과 크리마족이 서로를 노려보며 무기를 들고 있었다. 두 부족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크리마족은 갈고리를 이용해 나무 위로 올라가 석궁으로 해라족을 노렸다. 그것을 본 해라족은 나무 기둥에 검집을 내고, 자신의 몸을 부딪쳤다.

연속으로 몰아치는 해라족의 공격에 나무 기둥이 꺾이며 한쪽으로 쓰러졌다.

쩌저적!

도미노가 쓰러지듯, 나무가 쓰러지며 다른 나무를 쓰러뜨렸다.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현상에 크리마족의 대열이 무너졌다.

지면으로 떨어지는 크리마족을 향해 해라족이 달려들었다. 그렇게 두 부족의 싸움이 일어나고 있을 때, 나는 허리춤에 매달고 있는 석궁을 꺼내 들었다.

크리마 부족이 사용하던 석궁.

해라족을 상대로 연습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능숙하게 다루지는 못하지만, 집중만 한다면 원하는 곳에 보낼 정도의 실력은 되었다.

“일단 하나.”

크리마 족을 죽이려고 하는 해라족의 머리에 석궁 화살을 발사했다.

정확히 왼쪽 눈을 뚫은 화살과 함께 해라족 한 명이 죽었다.

[100p를 획득하셨습니다.]

나는 등에 달려 있는 수십 개의 화살을 하나씩 장전하면서 죽기 직전의 해라족, 크리마족에게 화살을 갈겼다.

혼란스러운 전장.

나를 신경 쓰는 부족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모든 녀석을 죽일 수는 없었다. 전투는 사방에서 일어났고, 나는 최대한 많은 녀석을 죽이기 위해 쉬지 않고 화살을 날렸다.

그럼에도 들어오는 포인트는 상당했다.

‘쏠쏠하네.’

다 잡으러 다니려고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 이상 어쩔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게 훨씬 좋은 점도 있었다. 전부 모여 있기 때문에 잡으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됐다.

“어?”

화살집에 있는 화살을 모두 사용하였다. 꽤 많이 챙겨놨는데 사용하는 데는 순식간이었다.

나는 석궁과 화살집을 뒤에다 버리고, 검을 꺼내 들며 나무 위에서 가볍게 점프했다.

바닥에서 끌어당기는 중력과 공중에서 느껴지는 부유감은 더 이상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쿠우웅!

내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바닥이 움푹 파였다.

높은 곳에서 떨어졌음에도 별다른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앞으로 몸을 날리며, 앞에 있는 죽기 직전의 해라족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서걱!

[100p를 획득하셨습니다.]

전체적인 전투는 크리마가 좋은 분위기로 이끌고 있었다. 최대한 많은 녀석을 죽이기 위해, 나는 크리마족이 있는 나무로 다시 올라갔다.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크리마족의 심장에 검을 박았다.

“크헉.”

녀석에게 빼앗은 석궁과 화살을 챙겼다.

석궁에 화살을 장전하고, 해라족에게 집중하고 있는 크리마족을 향해 날렸다.

피슉!

크리마족이 머리에 정확하게 맞고 나무에서 떨어졌다.

나는 다시 화살을 걸고, 눈앞에 보이는 빨간 점들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렇게 전투를 이어갈수록, 숲은 해라족과 크리마족의 시체가 가득 쌓여갔다.

그러던 시점이었다.

[사흘이 지났습니다.]

[두 번째 시련을 성공적으로 마치셨습니다.]

[보상으로 4,000p가 지급되었습니다.]

상태창을 보면서 미소 짓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이상한 창들이 연이어서 떠올랐다.

[세 번째 시련을 시작하겠습니다.]

[두 번째 시련이 기형적인 방식으로 클리어되었습니다. 난이도를 상향합니다.]

[……조정 완료.]

[특별 시련을 시작하겠습니다.]

붉은 보석은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을 불러내는 도구입니다. 해라족장과 크리마 족장의 피를 묻혀 수호신을 불러내세요.

클리어 조건 : 수호신을 불러 죽이십시오.

제한 시간 : 1시간

승리 : 귀환. 포인트 8,000p

패배 : 죽음

새로운 창을 본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 * *

시간이 지날수록 양측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전투의 열기 또한 점점 거세졌다.

나로 인해 전황이 비등비등하게 흘러갔기 때문이었다. 불리한 쪽이 있으면, 우세한 쪽의 수를 줄여 나가며 균형을 맞췄다. 그러자 어느 한쪽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고, 원한이 계속해서 숲에 누적되어갔다.

그렇게 전투가 계속 지속되다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나는 전면으로 나섰다.

먼저 귀찮은 원거리 공격을 하는 크리마족의 잔챙이부터 처리했다.

서걱!

“크윽!”

마지막 남은 잔챙이를 처리하고, 밑을 쳐다보았다.

크리마족장이 품에 있던 단검을 빠르게 날렸다. 단검은 해라 부족원들의 어깨와 다리 쪽에 박혔다.

목숨이 끊기지는 않았지만, 전투 불능이 된 해라족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바닥으로 내려, 크리마족장이 할 일을 대신 처리해 주며 포인트를 챙겼다.

내 모습이 드러나자, 해라족장과 크리마족장이 나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내가 품에서 보석을 꺼내 보였다.

보석이 빛을 내고 있었다.

그것을 본 해라족장과 크리마족장의 눈에는 욕망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네놈이구나.”

“네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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