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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37화 (3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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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 037화

14장 더 높은 곳으로(3)

누워 있는 내 눈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전에 받았던 내용과 비슷했다.

[당신의 경이로운 실력에 찬사를 표합니다. 3층에 머무를 실력이 아닙니다.]

[4층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시험에 응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3층의 시험에 응하시겠습니까? Y/N]

내 속마음을 읽었는지, 옆으로 다가온 발칸이 조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엔 진짜 죽을 수도 있다.”

“그래?”

난 잠시 고민을 하다가 발칸에게 물었다.

“3층에서 머무르면서 얻는 포인트. 4층에 특전으로 올라가면서 얻을 포인트. 뭐가 더 커?”

“당연히 후자. 이런 기회는 아무한테나 오는 게 아니니까. 괴물한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지.”

확실히 이번 보상만 해도 5,000p.

상상 이상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다.

정말 우려가 되는지 발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만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갈 거다. 지금의 너로는……. 흠, 버거울 거다.”

잠깐 동안 생각을 정리한 그의 말에, 난 되물었다.

“지금의 나를, 제대로 관조할 수 있다. 이건가?”

“너를 시험할 때, 내가 한 말을 잊었나?”

그가 정확히 내 능력과 동일한 힘을 가지고서 나를 상대했다는 게 떠올랐다.

그렇다면 그는 그것을 기준으로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속으로 상태창을 떠올렸다.

‘상태창.’

[상태창]

이름 : 오유성

종족 : 인간

힘 : 랭크 5 (1,456/10,000)

민첩 : 랭크 5 (1,032/10,000)

지능 : 랭크 3 (8/100)

체력 : 랭크 5 (1,780/10,000)

마력 : 랭크 3 (13/100)

잔여 포인트 : 12,832p

스킬 : 관찰자(D) (156/2,000), 정신 오염 면역(E) (373/500), 마나운용(E) (21/500), 이형환위(C) (0/10,000)

어마어마한 양의 포인트가 쌓여 있었다. 저주받은 동굴을 공략하면서 오른 스탯들까지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수치였다.

그 스탯창을 보고 있던 나는 결심했다.

“충분히 가능할 거 같은데.”

자잘한 짤 파밍도 좋지만, 실력으로 짓누를 수 있으면 그 위로 올라가 시간을 단축시키는 게 좋았다.

그리고 라이칸 슬로프 때, 여실히 느꼈다.

위기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난 안주하면, 언제 눈먼 칼에 죽을지도 몰라.”

그게 헌터라는 직업의 운명이었다.

그걸 피할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더 강해지는 것.

더 빠르게 강해지는 것.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위기를 감내하고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미친놈 보듯 쳐다보는 발칸에게 말했다.

“무엇보다 난 죽을 생각이 없거든.”

[시험에 응하셨습니다. 시험을 치르기 위한 장소로 이동합니다.]

* * *

시험 장소가 바뀌었다.

30m는 넘어 보이는 나무들이 빼곡한 숲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잔가지들도 굵었고, 풍성한 나뭇잎을 가지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발칸이 보이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다만, 내 눈앞에 나타나 있는 메시지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시련을 이겨내십시오.]

[첫번째 시련]

이곳은 루칸족이 지내고 있는 숲입니다. 매우 호전적인 루칸족은 침입자를 용서치 않습니다.

그들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야 합니다.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습니다.

클리어 조건 : 루칸족의 상징인 붉은 보석을 쟁취하십시오.

승리 : 두 번째 시련. 포인트 2,000p

패배 : 죽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눈만 마주쳐도 나를 죽이려는 놈들 본진에 가서 붉은 보석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였다.

루칸족.

처음 들어보는 종족이었으며, 호전적이라는 것 외에는 전투 능력이나 다른 정보들이 없었다.

첫 번째 시련을 통과하기 위해선 먼저 자료 조사를 할 필요가 있었다. 발칸이 없어진 게 다소 걸리지만, 여태까지 발칸 없이도 잘해왔다.

특히 현실에서 던전을 탐험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나는 몸을 풀고 숲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일단 걷다 보면 기척이 느껴질 것이다.

그럼 그때 자세히 알아보면 되었다.

풀에서 풀풀 풍기는 흙냄새를 맡으며, 땅을 내려다보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종족이 아닌 이상, 땅에서 돌아다니면 흔적이 남았다.

‘찾았다.’

족적이 남아 있는 땅.

난 그쪽으로 다가가 자세히 쳐다보았다.

사이즈를 비교해 보기 위해, 족적위로 내 발을 가져다 대보았다. 2배 정도는 차이 나는 크기.

족적의 크기로 보아 나보다 덩치가 크다는 걸 알아낼 수 있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 곳에 보이는 족적은 최소 3개. 바꿔 말하면 최소 3이 묶여 다닌다고 생각해야 했다.

일단 이 정도면 큰 수확이었다.

3마리가 몰려다니니 몸을 사리며 움직여야 했다. 이제는 족적을 따라가며, 실제로 루칸족의 모습을 확인할 차례였다.

나는 족적을 따라 쭈욱 걸어갔다. 혹시나 모를 공격을 대비해 좌우를 경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걸었을까?

멀지 않은 곳에서 무언가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나무 위로 몸을 올리며, 아주 조금 멀리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따로 번역 스킬이 있는 것이 아니었지만, 내 귀에 한글로 번역돼 쏙쏙 들어왔다.

아마 이곳의 특성인 것 같았다.

난 투기장에서 오크랑도 이야기를 했으니 이상한 것은 없었다.

-아까 먹이를 구하러 조금 멀리 갔다 왔는데 침입자의 흔적이 보였다.

-그래? 가뜩이나 몸도 심심했는데 우리끼리 처리하자.

저 침입자는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주된 내용은 나를 찾아 죽인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침입자는 정말 민감한 문제인 것 같았다.

나는 좀 더 다가가 생김새를 확인하기 위해, 점프를 했다.

그때, 포근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을 느끼며, 나무에서 나무로 이동하며 소리가 들리지 않게 노력했다.

대화를 하는 루칸족의 목소리가 커졌을 때, 가까이 다가가 안력을 높였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원숭이나 침팬지같이 전신에 털이 자라고 있었다.

양팔은 다리만큼이나 길쭉했다.

손에 들고 있는 무기는 다양했다. 검은 기본이고, 한 마리는 활, 다른 한 마리는 창을 들고 있었다.

주된 갑옷은 따로 없어 보이지만, 혹시나 가죽이 두꺼워 쉽게 공격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었다.

모든 가정을 하며 추론을 진행한 결과, 하나를 알아낼 수 있었다.

‘쟤네한테는 없네.’

저 3마리 중에서는 보석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수를 줄이기 위해 죽여야 했다. 종족이 모여 사는 사회이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가게 되면 내가 불리할 수 있었다.

보이는 족족 정리해야 나중에 최악의 상황으로 갔을 때도 다수 대 혼자의 싸움이 수월해질 것이다.

나는 검을 빼 들고, 나무를 박차며 무게를 실었다.

바닥으로 빠르게 내려가 앞에 보이는 창을 든 루칸족에게 검을 휘둘렀다.

놈들은 곧장 다리를 박차 엄청난 도약력을 보이며 검을 피하려고 했다.

서걱!

그러나 이미 그것까지 내 머릿속에 있었다. 한 놈을 처리하고 원거리 공격 수단인 활을 든 루칸족에게 다가갔다.

이형환위.

활시위를 걸 새도 없이 빠르게 녀석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피가 허공으로 솟구치며 쓰러지는 활을 든 루칸족.

아직도 적응되지 않은 이형환위로 인해 속이 울렁거렸다.

[50p를 획득하셨습니다.]

[50p를 획득하셨습니다.]

루칸족을 죽일 때마다 포인트가 들어왔다. 꽤나 쏠쏠한 포인트 양을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작전 변경.’

이제 남은 것은 검을 든 녀석밖에 없었다.

검을 든 녀석이 자리를 박차더니, 엄청난 도약력과 함께 검으로 나를 내리찍으려 했다.

가볍게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았다. 그런 다음 빠르게 검을 휘둘러 왼쪽 팔을 베어냈다.

피를 뚝뚝 흘리며, 뒤로 빠진 루칸족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무와 나무를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며 멀어지는 루칸족을 바라보며 나는 씨익 웃었다.

‘계획대로 착착 움직이네.’

나는 녀석을 일부러 놓아준 것이었다.

저렇게 도망간 녀석은 종족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얘기할 것이다.

침입자가 나타났다고.

그렇다면 루칸족은 나를 찾기 위해 부락에서 나와 삼삼오오 모여서 수색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

부락에 모여 방어하는 루칸족을 뚫어내는 것보다는 이렇게 이끌어내고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승산을 높이는 일이었다.

거기다 포인트도 얻고.

하지만 먼저 할 일이 있었다.

‘일단은 함정부터.’

“저기 있다!”

원숭이가 말을 하는 것은 정말 계속해서 들어도 이상했다. 어느 정도 함정을 설치한 나는 일부러 몸을 드러냈다.

나를 찾아낸 루칸족 한 마리가 신호를 보냈고, 다수의 루칸족이 신호를 확인하고 모여드는 중이었다.

머릿속으로 함정의 위치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며, 루칸족이 날리는 화살을 피하며 달렸다.

일단 정면에 보이는 것은 7마리. 루칸족은 계속해서 화살을 날리며 쫓아오고 있었다.

더 합류하기 전에 수를 줄여놓는 것이 좋다고 판단, 첫 번째 함정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아무것도 모르고 쫓아오는 루칸족.

나는 뒤를 확인하며, 앞에 보이는 동굴로 들어갔다. 어두컴컴해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루칸족도 내가 안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둠 속에서 루칸족 7마리가 모두 들어온 것을 확인한 나는 이형환위를 사용해 동굴 바깥으로 이동했다.

그러곤 마나를 사용해 검을 휘둘렀다.

콰과과광!

동굴의 천장을 부숴 버리자, 돌들이 무너지며 동굴을 막아버렸다. 루칸족 여러 마리가 꽤나 빠르게 반응해 탈출하려 했지만, 그들은 결국 돌에 깔려 죽었다.

[50p를 획득하셨습니다.]

[50p를 획득하셨습니다.]

[50p를 획득하셨습니다.]

[50p를 획득하셨습니다.]

‘3마리 남았네.’

당장 처리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죽을 녀석들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를 치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 소란피운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다가오는 소리가 꽤나 여러 곳에서 들려왔다.

나에게 다가오는 포인트들을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 * *

서걱!

검을 휘둘러 앞에 있는 루칸족을 처리했다. 뒤에서 화살을 날리려고 하는 루칸족에게 이형환위로 다가가 검으로 목을 베어냈다.

“후우.”

수많은 함정을 이용하며 루칸족들의 수를 줄여 나갔다. 중간중간 위험할 뻔한 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나에겐 큰 자극으로 다가왔다.

내 안전이 확보되는 순간에는 이형환위를 이따금 사용했다.

그때마다 강한 반동이 몸에 찾아왔지만, 빨리 몸에 적응시키는 것이 내가 살 수 있는 확률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꽤나 많은 루칸족을 죽여 포인트도 쏠쏠하게 챙겼다. 내 예상대로라면 아마도 지금쯤이면 부락이 텅텅 비어 있을 것이다.

더 시간을 끌면, 수상함을 느끼고 루칸족들도 부락으로 모여 방어태세를 취할 터, 그러기 전에 부락으로 들어가 보석을 찾아야 했다.

나는 몸을 일으켜 가장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다.

가장 높은 곳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유독 나무가 없는 커다란 홈이 보였다.

곳곳에서 연기도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저곳이 확실했다.

루칸족의 부락.

나는 그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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