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역대급 수련-28화 (28/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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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 028화

12장 던전의 주인(3)

빠각!

나는 손에 들린 두개골을 부쉈다. 그러자 듀라한 한 마리가 중심을 잃어버리며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도 내 바로 밑에 듀라한의 두개골 하나가 있었다. 한 마리를 줄였으니, 이제 두 마리 남았다.

세 마리와 두 마리의 차이는 컸다.

나는 빠르게 주위를 훑으며, 듀라한의 두개골을 찾아보았다. 위치를 확인한 뒤 몸을 움직였다.

먼저 제단 오른쪽에 있는 두개골을 처리하기 위해 달렸다. 앞에 있는 스켈레톤 정예 병사를 부수며 지나갔다.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스켈레톤 정예 병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만 좀 걸리적거려라.”

내 공격을 막은 스켈레톤 정예 병사의 다리를 걷어찼다. 무너지는 녀석의 두개골을 검 자루로 찍어내려 부수고, 다시 앞으로 달렸다.

빨간 점이 보이는 곳에서 두개골을 꺼내 제단에 내려쳐 부쉈다.

두개골이 갈라짐과 동시에 듀라한 한 마리를 더 처리했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만한 상황이 되었다.

일단 아까부터 걸리적거리는 스켈레톤 정예 병사들부터 처리했다.

중간중간에 들어오는 듀라한의 공격을 피하며, 갑옷을 공격하고 뒤로 빠졌다.

그러곤 옆에 있는 스켈레톤 정예 병사에게 다가갔다. 깔끔하게 처리한 뒤 앞을 쳐다보았다.

‘마지막!’

나에게 달려오는 마지막 스켈레톤 정예 병사에게 검을 휘두르며 처리했다.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듀라한이 내 쪽으로 빠르게 달려왔다.

내 공격으로 인해 이미 갑옷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듀라한의 검을 피하며, 그 틈을 노리고 갑옷을 벗겨내었다.

훤히 보이는 뼈 사이로 마석이 빛나고 있었다.

두개골을 공략해도 되지만, 이미 눈앞에 마석이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손을 뻗었다.

검은 기운이 마석을 숨기려고 했지만, 내 눈에는 훤히 보였다.

“끝이다!”

검은 기운에게서 마석을 빼앗아, 손에 힘을 주어 부쉈다.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마석과 함께 듀라한도 쓰러졌다.

나는 바닥에 잠시 앉아 숨을 골랐다.

상대가 많아 너무 정신없는 전투였다. 한 놈을 처리하면, 그 틈을 노리고 다른 한 놈이 들어왔기 때문에 힘들었다.

잠시간의 휴식을 취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변에 떨어져 있는 마석들을 챙기며 아공간 주머니에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마지막으로 눈앞에 보이는 노란 마석이 있는 제단으로 다가갔다.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노란 마석을 쳐다보았다.

혹시나 함정이 있을 것을 대비해 주변을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따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함정이 보일 리가 없지.’

나는 제단에 있는 노란 마석을 집어 들며, 있는 힘껏 달렸다. 종아리와 발바닥에 온 힘을 집중시키고, 이를 악물면서 이호연이 있는 곳까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이곳에 도착하기까지 별다른 소리는 듣지 못했다.

“후우후우.”

나는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노란 마석을 가져온 것을 뺀다면, 바뀐 것은 없었다. 마음에 안정을 취하면서, 이호연을 챙겼다.

이곳에서는 볼일이 끝났으니, 오른쪽에 있는 길로 가기 위해 다시 걸어 나갔다.

넓은 공간으로 나와, 오른쪽에 있는 길로 들어갔다. 이번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이호연을 입구 안쪽에 내려놓았다.

그러곤 속도를 내며 쭈욱 달렸다.

이 길에서도 중간에 나타나는 몬스터는 없었다. 한편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길 끝에 도착했다.

제단이 보이는 것은 똑같았다.

다만 노란색이 아닌 빨간색 마석이 그 위에 있었다.

‘응?’

또 하나 다른 점이 있었다.

시체 더미나 듀라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제단에 빨간색 마석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수상한데.”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봤을 때, 다수의 스켈레톤 마법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예상은 빗나갔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변에 모든 것을 눈에 담으며 이동했지만,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뭐라도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라도 난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너무나도 조용해 오히려 더 긴장되는 상황이었다. 급격하게 올라간 긴장감으로 온몸에 힘이 들어갔다.

마침내, 제단 앞에 도착했고 나는 손을 뻗어 빨간색 마석을 집어 들었다.

쿠구구구궁!

마석을 들어 올리는 순간, 평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지면이 흔들렸다. 그 진동에 중심을 잃어 휘청거렸지만 빠르게 제단을 잡았다.

자세를 잡고 보니 내가 걸어 들어온 입구 쪽 길이 거대한 돌에 막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짙은 어둠이 아른거렸다.

마치 검은 안개같이 생긴 것이 자욱했고, 그 안은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뭔가 있다.’

하지만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저 안에는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손에 들린 빨간색 마석을 품에 넣고, 검을 들어 자세를 취했다.

검은 안개가 조금씩 옅어지면서, 안에 있는 무언가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검은 뼈로 이루어진 굵은 손이 가장 처음 나타났다. 뒤이어 나타난 손에는 검은 도신을 가진 검을 들고 있었다.

손 위로는 갑옷이 보였는데, 다크 블루와 비슷한 색상이었다.

검은 안개가 점점 무언가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두 다리를 가지고, 양팔을 가진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다크 블루 색상의 전신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투구를 쓰고 있었다.

검은 안개가 모두 사라지고, 검은 기운이 일렁거리며 하나의 망토를 만들어냈다.

동시에 투구 사이의 홈에서 푸른 안광이 흘러나왔다.

차갑고도 시린, 어둠이 깔린 안광에 나는 몸이 절로 주춤거렸다. 저게 무엇인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리치 다음으로 가장 강한 몬스터인 데스 나이트.

리치가 만들어낸 최고의 역작이자, 사고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최강의 병기였다.

공격 본능만 남아 있는 듀라한과 다르게 데스 나이트는 죽기 직전의 능력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괴물이었다.

‘설마 진짜 나올 줄이야.’

솔직히 이런 C급 던전에서, 듀라한은 예상했지만, 데스 나이트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만드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만은 분명했다.

조금이라도 아는 것은 데스 나이트가 되려면, 일단 죽기 전 육체가 굉장히 뛰어나야 했다.

충분한 마나를 머금어야 했고, 리치의 엄청난 마법들을 버텨야 했다. 그런 신체이니만큼 왕년에 이름을 날린 무사였을 가능성이 컸다.

거기다 리치에게 세뇌되었지만, 자신의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공격 패턴은 통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살아…… 나갈…… 수 없……다.”

귀를 긁는 듯한, 신경을 거스르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근원은 눈앞에 서 있는 데스 나이트였다.

나는 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난 빨리 나가봐야겠는데?”

그러고는 검을 들고 앞으로 달렸다.

데스 나이트의 머리를 노리며 휘두른 검은 가볍게 막혔다.

검을 뒤로 빼고, 몸을 회전하면서 다시 한번 공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데스 나이트가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았다.

나는 탐색전을 마치고 잠시 뒤로 물러섰다.

‘강하다.’

힘이나 속도에서 밀리지는 않았다.

거기다 데스 나이트가 하나인 것을 고려한다면,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 같았다.

데스 나이트는 오로지 입구를 지키며,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먼저 움직이는 것은 나였다.

양손으로 잡은 검을 들어 위에서 아래로 크게 내리그었다.

챙!

검과 검이 마주치는 풍압으로 인해 나와 데스 나이트를 중심으로 원형의 바람이 퍼져 나갔다.

바닥에 발을 딛고, 오른발을 들어 돌려차기를 갈겼다. 데스 나이트가 힘에 밀려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나는 바로 몸을 회전하면서 뒤돌려 차기를 시전했다. 하지만 데스 나이트의 손에 막혔다.

내 발을 잡으려는 손을 피하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데스 나이트가 앞으로 움직이며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았다. 뒤이은 연격에 나는 뒤로 점프하며 거리를 벌렸다.

그때, 시간이 지났는지 내 눈에 데스 나이트의 약점이 빨간 점으로 나타났다.

‘젠장.’

온몸에 생긴 빨간 점.

모든 곳이 약점이었지만, 쉽게 공략할 수가 없었다. 마치 거대한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웬만한 공격으로는 틈조차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데스 나이트는 듀라한과 다르게 온몸에 자체적으로 마나가 흐르기 때문에 마석이 따로 없었다.

몸이 부서지면 그 마나로 회복하기 때문에, 마나를 모두 사용하게 되면 일반적인 스켈레톤과 달라질 게 없었다.

이건 헌터 학교에서 배웠던 텍스트에 적혀 있던 말이었다.

‘달라.’

그러나 지금 녀석에서 풍기는 기운으로 봤을 때, 그 마나를 모두 소모하게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그때, 데스 나이트의 검은 도신에 검은 기운이 흘러나와 감쌌다. 그러고는 횡으로 휘두르자 검은 기운이 반원 형태로 길게 날아왔다.

나는 몸을 피했고, 검은 기운은 벽으로 날아가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벽을 무너뜨렸다.

‘미친!’

속으로 욕을 하며 검을 들고, 데스 나이트를 쳐다보았다. 지금의 나는 저런 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다.

물론 육체적인 능력은 밀리지 않았지만, 마나를 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참이나 뒤떨어졌다.

다시 한번 날아오는 검은 기운을 바라보며, 나는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포인트 상점을 열었다.

[포인트 상점]

그리고 신성력에 관련된 아이템을 검색했다.

[최하급 성수] 100p

[하급 성수] 500p

[중급 성수] 1,000p

……

[신성력 인챈트 주문서] 1,500p

[성녀의 눈물] 10,000p

…….

나는 그중에 하급 성수를 구매했다. 포인트가 조금 아깝긴 했지만, 언제든 벌 수 있었다.

지금은 이곳에서 살아 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하급 성수를 구매하셨습니다.]

[하급 성수]

교단의 평신도들이 만든 성수입니다. 무기에 바르거나 뿌려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확인한 나는 하급 성수를 검에 부었다. 그러자 내 검에서 새하얀 빛이 흘러나왔다.

나는 그 검을 들고 녀석을 향해 달렸다. 어둠 속성에 치중되어 있는 언데드 계열의 몬스터에게 신성력은 치명적이었다.

데스 나이트의 앞에 서서 검을 휘둘렀다.

챙!

데슨 나이트의 검은 검과 나의 새하얀 검이 부딪치며 다시 한번 파동을 일으켰다.

이후, 데스 나이트의 검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운이 옅어지기 시작했다.

‘됐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데스 나이트를 몰아붙였다.

그럴 때마다 데스 나이트는 검을 들어 막았고, 검은 기운이 빠르게 소멸해 나갔다.

내 손에 들린 검에서도 새하얀 빛이 사라지고 있었다. 아직 남은 성수를 검에 한 번 더 바른 뒤에 데스 나이트의 다리를 노렸다.

서걱!

베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데스 나이트의 중심이 무너지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빠르게 일어난 검은 기운이 다리로 스며들어 상처를 회복시켰다.

그리고 데스 나이트는 나를 향해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쳤다. 나는 낮은 자세에서 검을 들어 올렸다.

탕!

검과 검의 충격으로 인해 바닥이 움푹 파이며 내 하체가 들어갔다.

이를 악물며 검을 밀어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순간, 데스 나이트의 온몸을 휩싸고 있던 기운이 일순간 흩어졌다.

나는 리치를 위해 남겨두려 했던, 남은 성수를 데스 나이트에게 뿌렸다.

‘이거나 처먹어라.’

치지지직!

마치 불에 타오르듯, 데스 나이트의 몸에서도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고통에 몸부림치듯, 검을 놓치고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나는 그런 데스 나이트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렀다.

온 힘을 다해, 위에서 아래로 휘두른 검에 데스 나이트의 머리가 잘려 나갔다.

그와 함께 데스 나이트가 연기가 되어 공중에 흩날리며 사라졌다.

그리고 입구에 막힌 돌이 옆으로 움직이면서, 다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흐아.”

나는 바닥에 뒤로 드러누웠다.

‘강하네.’

어둠의 기운으로 온몸을 둘러싸고 있을 때는 성수로도 쉽게 부수지 못했다.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기운을 걷어내고 나서야 간신히 성수로 제압할 수 있었다.

빨간색과 노란색의 열쇠형 마석.

이것을 가운데 문에 꽂고 열게 되면, 이 던전의 진정한 주인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 가기 전에 할 일이 있었다.

‘죽을 것 같네. 좀만 쉬자.’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대한 문이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넓은 공간의 딱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문. 그 중앙에 있는 두 개의 홈을 쳐다보았다.

내 손에 들린 두 개의 열쇠형 마석을 꽂게 되면 열릴 것이다. 앞으로 다가가 두 개의 마석을 꽂았다.

노란색과 빨간색 마석에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나는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조금씩 열리던 문이 사람 한 명 지나갈 정도까지 벌어지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노란색과 빨간색 마석은 빛을 잃어버렸다.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홈에서 툭 하고 빠져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에 부딪히며 가루로 변한 마석을 보며 생각했다.

‘왠지 모르게 엿 같네.’

열쇠형 마석의 용도는 알고 있었지만, 저것을 얻기 위해 했던 일들을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마석을 바라보다, 문 사이로 보이는 틈으로 시선을 옮겼다.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

그렇게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바람이었지만, 피부에 닿는 순간 팔뚝에 변화가 일어났다.

‘으으으.’

나는 닭살이 오른 팔뚝을 문지르며, 천천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몸에서 위험하다고 보낸 일종의 경고였지만, 애초에 여기서 멈출 것이었으면 시작도 안 했다.

저 사라져 버린 마석이 아까워서라도 들어가야 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천장에 박힌 마석에 빛이 나기 시작했다.

어두웠던 통로가 환해지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보였다.

나는 천장에 박힌 마석들을 쳐다보며,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거대한 문을 넘어서게 되면서, 이번에도 문이 닫히나 싶어 뒤를 쳐다보았다. 예상과 다르게 문이 닫히지는 않았다.

뭐 닫혔더라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어차피 나는 이 안에 있는 녀석을 잡고, 포인트와 마석들을 모두 챙겨서 살아 나갈 테니까.

빛나는 마석이 비춰주는 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자, 여태껏 봐왔던 것 중에 가장 커다란 공간이 나타났다.

조금 큰 고등학교의 운동장만 한 크기.

그곳에서는 다소 놀라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저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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