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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18화 (18/177)

# 18

나 혼자 역대급 수련 018화

9장 C급 임무(2)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찬성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것으로 회의는 모두 끝이 났고, 해미 길드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나가 버렸다.

밖으로 나가던 이호연이 고개를 돌리더니, 친절하게 썩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다음에 보자고.”

김세아를 보고 한 것인지, 나를 보고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둘 다 대답하지 않았다.

더 이상 저 녀석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회의 시간 내내 재수가 없었다.

저 녀석뿐만이 아니라, 해미 길드 자체가 싫어진 회의 시간이었다.

박나윤이 큰 목소리와 흐름을 지배하여 회의가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중간중간 강한수가 잘라 먹긴 했지만, 종합적으로 해미 길드에서 원하는 쪽으로 정리가 되었다.

먼저 분배에 관해선 따로 가기로 했다.

한 만큼 가져가고, 그중 일부만 던전 제공 길드인 환웅에게 넘기는 조건이었다.

강한수의 얘기가 고마웠는지, 이 부분에서는 크게 딴지를 걸지 않고 넘어갔다.

두 번째는 섹터.

임무 구역을 나누는 일에 있어서는 서로 민감했다. 결국 4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환웅, 아이리스, 해미 길드가 각 1구역씩 맡기로 했다.

공동 구역은 해당 구역이 마무리 되는 순으로 들어가면 되었다.

결론은 빠르게 자신의 구역을 처리하는 쪽이 더욱 많은 이득을 가져가게 되는 구조였다.

그 이외에도 자잘한 것들도 박나윤의 입김에서 정리가 되었다. 나는 이번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강한수를 다시 평가하게 되었다.

‘아무리 귀찮다고 해도 입을 다물고 있다니.’

초반을 제외하면 강한수는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회의 결과가 만족스러워 보이는 강한수.

이찬혁도 그 분위기가 살짝 불만이었는지 입을 열었다.

“선배님 너무 조용하신 거 아니었습니까? 저희 쪽으로도 뭔가 유리하게…….”

“저 여우한테서 이정도면 훌륭한 협상이야.”

자리에서 일어난 강한수가 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리고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야. 너네 자신 없어?”

“그건 아닙니다.”

“우리도 전투 헌터 3명인데 꿀릴 건 없다고 봐요.”

나도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자신 있습니다.”

“원래 협조로 인해 다른 길드와 같이 진행하게 되면 최대한 마찰을 피하라고 다들 얘기할 거야.”

이 상황이 재미있는지 피식 웃던 강한수가 먼저 걸어 나갔다.

“근데 저런 식으로 나오면 당연히 재수가 없지. 그럴 땐 뭐라 말할 필요도 없어. 그냥 있는 그대로 눌러 버리면 돼.”

강한수는 슬쩍 뒤로 돌아보며 말했다.

“어차피 한 만큼 가져가기로 한 거잖아?”

우리는 그의 말을 머릿속에 새기며 같이 걸어 나왔다.

“난 들렀다 갈 데가 있어서 먼저 간다.”

강한수가 사라지고 나는 운전석에 타면서 물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할 거야?”

내 질문에 김세아가 답했다.

“당연히 몸 좀 풀러 가야지.”

“역시 팀장이 뭘 좀 안다니까.”

다시 도착한 던전.

이미 그곳에는 불청객들이 도착해 있었다. 먼저 나갔던 해미 길드 녀석들이 던전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우리도 차에서 내려 짐을 챙겼다.

내가 전투 헌터가 되었다고 해도, 기본 포지션은 지원 헌터를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잡다한 짐은 내 몫이었다.

그것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이제는 무게도 느껴지지 않을뿐더러 움직이는 것도 불편하지 않았다.

김세아가 던전을 들어가기 전, 간단한 체크 사항을 확인한 뒤에 우리는 다 같이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횃불을 따라 이동했다.

곳곳에 보이는 스켈레톤의 뼈다귀. 먼저 앞서 들어간 해미길드의 소행으로 보였다.

두개골만 가루가 되어버린 것도 있고.

검으로 부서진 것들도 보였다.

이제 조금만 더 가게 되면 3개의 갈림길이 나올 것이다. 그중 하나가 우리가 맡은 구역이었다.

얼마 걷지 않아 앞에서 전투중인 해미 길드 녀석들의 모습이 보였다.

180㎝ 넘는 덩치의 사내가 스켈레톤을 잡아채더니 양손으로 두개골을 잡았다.

근육이 불끈거리며, 두개골이 으스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두개골이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

목 밑으로의 뼈들이 힘을 잃고 바닥에 뿌려지듯 떨어졌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손에 묻은 가루를 털어내었다.

그리고 옆에는 이호연이 검을 휘두르며 스켈레톤의 왼쪽 팔을 날렸다.

그리고 다시 오른쪽 팔을 떨어뜨렸다.

입만 달그락 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본 이호연이 미친놈처럼 웃더니 검을 들었다.

왼손으로 두개골을 잡고 오른손에 들린 검 자루로 찍어버렸다. 그러자 힘을 잃고 스켈레톤의 뼈들이 무너져 내렸다.

총 3구의 스켈레톤이 있었으나, 여자가 움직이진 않은 것으로 봐서 전투 계열은 아닌 것 같았다.

아마 힐러나 버퍼 쪽인 서포트 계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기준에서 나름 그들의 파악을 마쳤을 때, 김세아가 앞으로 걸어갔다.

발소리에 우리를 확인한 해미 길드 일행.

그들 사이를 지나가며 김세아가 흘리듯 얘기했다.

“더럽게 오래 걸리네.”

그 소리가 작지 않았기에 동굴 안에 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었다. 김세아의 도발에 가장 먼저 발끈한 것은 해미 길드의 여자 헌터였다.

“야!”

이호연이 그녀를 막아서며 김세아의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덕분에 곱게 여기까지 왔으면 고맙다고 얘기하는 게 맞지?”

그러나 김세아는 이호연을 무시했다.

“가자.”

나나 이찬혁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김세아의 뒤를 따랐다.

이찬혁이 뒤를 쓱 돌아보더니 말했다.

“이호연 봐봐. 웃고 있는 거. 저건 확실히 미친놈이야.”

“미친놈한테 물리기 전에 빨리 가자.”

임무 구역이 나눠지는 3개의 갈림길과 큰 공간이 나타났다. 김세아가 더욱 안으로 들어가자, 그 공간에서 15구 이상의 스켈레톤이 삐그덕대며 일어섰다.

아까 전, 해미 길드가 상대하던 스켈레톤들보다 배는 많은 수의 스켈레톤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들을 뒤따라온 해미길드 사람들은 삐딱하게 뒤에서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딱 봐도 어느 정도나 하는지 한 번 보자 하는 심보였다.

그러나 김세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뒤돌아보더니, 해미 길드를 쳐다보며 말했다.

“시간 절약해 줄 테니까 감사해라.”

그녀가 오른손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주위로 나타나는 수십 개의 아이스 스피어. 일순간 싸늘한 기운이 퍼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아이스 스피어가 스켈레톤에게 날아갔다.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가 스켈레톤의 머리에 박혀 버리는 아이스 스피어.

하나가 빗나가면 뒤에 오는 다른 아이스 스피어가 마무리를 지었다.

파바밧!

공격을 받은 스켈레톤들이 무너져 내리는 데 걸린 시간은 5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스켈레톤의 뼈다귀 주위로 빙판이 생겨 있었다. 아이스 에로우가 가져온 부가적인 효과.

박수를 한 번 치자, 얼음들이 가루로 변하면서 모두 사라졌다.

김세아의 표정은 너무나도 편안해 보였다. 꽤나 많은 마나를 사용했기에 힘들어할 줄 알았다.

평소였다면 분명 그랬을 테니까.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생각보다 너무 약하네. 너네 없어도 되겠는데?”

김세아에게 겹쳐 보이는 강한수의 얼굴. 심지어 지금 짓고 있는 미소는 내가 봐도 재수 없어 보였다.

이찬혁이 내 귀에다 대고 조용히 얘기했다.

“강한수 선배님 말을 너무 착실히 수행하는 거 아니냐?”

“내가 봤을 땐 사람 하나 배린 것 같아.”

우리가 맡은 구역은 오른쪽 길이었다. 뒤에서 놀라고 있는 해미 길드를 두고, 우리는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멀쩡한 척 하고 있는 김세아에게 내가 물었다.

“무리한 거 아니야?”

뒤쪽을 쳐다보더니 크게 숨을 내쉬며 김세아가 대답했다.

“괜찮아. 휴가 기간에 놀기만 한 건 아니라서.”

그때, 딱딱 소리가 나며 동굴 안쪽에서 스켈레톤 5마리가 나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이찬혁이 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김세아에게 말했다.

“팀장, 거기서 쉬고 있어.”

그러고는 검을 들고 앞으로 달려가며 스켈레톤의 머리를 부쉈다. 간결하고 빠른 움직임으로 스켈레톤 사이를 헤집으며 사냥해 나갔다.

라이칸 슬로프라는 벽을 겪은 이찬혁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놈이라 밤에는 밖으로 나돌아 다녔지만, 낮만큼은 땀에 쩔을 정도로 수련을 했다.

항상 숙소에 오면 땀 냄새로 진동할 정도로 열심히 한 훈련의 성과인 것 같았다.

덜그럭 덜그럭.

스켈레톤 한 마리가 샜는지, 내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김세아가 나를 다급하게 외쳤다.

“오유성 피해!”

아무래도 내가 전투 헌터가 되었다는 걸 일시적으로 깜빡한 모양이었다.

뒤에서 마법을 준비하는 김세아에게 왼손을 들어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검을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횡으로 그은 검에 스켈레톤의 머리가 떨어져 내 앞으로 굴러왔다. 나는 그 두개골을 발로 밟아 부수며 말했다.

“팀장. 나도 놀기만 한 건 아니야.”

그제야, 내가 전투 헌터가 되었다는 정보가 다시 입력되었는지, 김세아가 피식 웃었다.

“깜박했네.”

그런데 그 순간, 나에게 꽂히는 따가운 시선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예상이 가는 대상이 있어서, 그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리고 그곳엔 방금 전에 지금의 나보다 몇 배는 더 화려하게 활약한 김세아를 목격했을 때보다, 훨씬 더 경악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이호연이 있었다.

나는 이호연은 보면서 명백한 비웃음을 날려주었다.

* * *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년 남성의 옆에 앉았다. 오늘은 전투 헌터로써의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날이었다.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그렇지.”

중년인과 언제나처럼 술을 마시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자니, 금세 나의 이름이 불렸다.

-이번 결투는 여러분이 기다리던 오유서어어어어어엉!

그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혼자 소주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띠는 중년 남성. 그를 남겨두고 나는 철창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에게 맞서 싸워 종족의 자존심을 되찾으으을 오크 케슈라아아아아악!

철창이 열리고, 초록색 피부가 아닌 붉은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오크가 걸어 나왔다.

레드 오크.

오크의 돌연변이 중 하나였다.

기존의 오크보다 두 배는 강력한 힘과 터질 듯한 질긴 근육. 그리고 피부가 단단해 웬만한 방어구와 비슷했다.

몸이 붉어서 그런지 더 흉폭해 보였다. 녀석이 들고 있는 몽둥이는 내 몸보다 더 컸다.

거대한 몬스터의 다리뼈로 보이지만, 정확히 어떤 몬스터인지는 모르겠다.

레드 오크 케슈락이 앞에 서서, 몽둥이로 자신의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재미있겠어.”

“뭐가? 네가 죽는 게?”

내 말에 케슈락이 웃었다.

“큭큭. 운영자 빨리 시작하지.”

그건 나도 원하는 바였다.

-그럼 지금부터 경기를 시자아아아아악하겠습니다아아아아아!

[투기장에서 승리하십시오.]

클리어 조건 : 상대방을 죽이거나 항복 선언을 받아내어 승리하십시오.

승리 : 포인트 100점

패배 : 죽음

부우웅!

말이 끝나기 무섭게 케슈락이 자신의 몽둥이를 휘둘렀다. 몽둥이가 너무 커서 피할 공간이 없었다.

그저 검을 들어 직접적인 타격을 막을 뿐이었다.

퍼억!

몽둥이에 검이 부딪치며 내 몸이 뒤로 밀려났다. 발이 끌리면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흙먼지.

그 사이로 다시 몽둥이의 그림자가 보였다.

“어딜.”

이런 잔기술에 당하는 것은 한 번이면 족했다. 검을 들어 몽둥이를 막았다.

“힘이 세네?”

이 돌연변이의 속성은 근력인 것 같았다.

그러나 내 말의 뉘앙스는 비아냥에 가까웠다. 그 뉘앙스를 읽은 오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는 레드오크에게 빠르게 달려갔다.

“근데 나도 힘이 좀 세거든.”

케슈락의 몽둥이와 맞대고 있는 검의 손잡이에 힘을 바짝 주었다.

그러자 몽둥이가 서서히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케슈락의 얼굴에 당황이 번지기 시작한 순간, 챙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뼈 몽둥이가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나는 케슈락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넌 그래도 좀 괜찮았다.”

이제는 끝낼 시간이다.

레드 오크든.

다른 돌연변이 오크든.

결국 나한테는 그냥 오크일 뿐이었다.

케슈락이 휘두르는 몽둥이에 맞춰 점프를 했다. 몽둥이에 몸을 실으며 점프를 하고는 레드 오크의 뒤에 떨어지며 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레드 오크의 목에서 핏줄기가 터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생각보다 질기네.”

나는 마무리 짓기 위해 녀석의 머리를 다시 한번 더 베었다.

[투기장에서 승리하셨습니다.]

보상 : 100p

추가 보상 : 0p

그때와 같은 반응이었다. 고블린을 학살하면서 시들거리던 관객들의 반응.

주위에서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나마 오크는 호전적인 몬스터여서 나한테 죽자고 덤볐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볼 맛이 났을 테지만, 이제는 그것도 끝인 것 같다.

저번과 매우 유사한 상황.

하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이곳은 점점 강한 상대를 내놓고 있었다.

그리고 고블린에서 오크가 나타났듯, 어느 순간에는 이전보다 훨씬 강한 상대를 내놓을 것이다.

그 전까지 꾸준히 수련하고, 그래서 강해진 채로 기다리면 그만이었다.

* * *

던전 공략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일단 초반부라 그런지 스켈레톤만 나와서, 아주 빠르게 처리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각 길드에게 해당되었던 구역은 비슷한 시기에 탐색이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공동 구역뿐이었다.

“하나씩 선택하죠.”

정면에 보이는 수십 개의 구멍을 바라보며 김세아가 말했다. 그러자 환웅 길드의 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여기서 갈라질까요.”

김세아가 고개를 끄덕였고, 세 길드의 팀장은 구멍들의 개수를 보더니 예정대로 구역을 나눴다.

구역을 나눈 뒤 환웅 길드는 가장 왼쪽에 있는 구멍으로 몸을 움직였다.

그들이 사라지고 해미 길드의 이호연 일행도 길을 선택해서 들어갔다.

그런데, 우리의 시선에 그들이 그 끝에서 또다시 갈라지는 게 보였다.

그들은 그들이 맡은 구역의 갈림길에서, 이차웅과 강채리가 짝을 이뤄서 한 구멍으로 들어갔고, 그 옆의 구멍으로 이호연이 들어갔다.

김세아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감정이 읽혔다.

저것들보다 못하긴 싫다는 감정이.

“들어가자.”

김세아는 마음 같아선 자신도 똑같이 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혼자, 그리고 이찬혁과 나를 함께.

그러나 그녀는 이호연과 달랐다. 그녀는 함께 움직이기를 선택했다. 지극히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곧바로 우리 구역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난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이곳은 넓은 게 문제지 지역 단위로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아.’

그럼 차라리 위치를 표시하며 이동하고, 산개해서 전투하고, 위험할 경우 서로의 방향으로 도주하는 것도 나쁜 계획이 아니었다.

‘상황 봐서 적당히 찔러봐야겠군.’

강한수 같은 사람들이 나서기엔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지언정, 나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곳은 생각보다 값진 부산물이 꽤 많은 곳이다.

그렇기에 구역을 나눌 때 민감하게 굴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내가 실컷 날뛸 판만 만들어지면, 난 제대로 한탕 챙길 수 있게 된다.

계산이 끝이 나자, 입꼬리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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