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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역대급 수련-15화 (15/177)

# 15

나 혼자 역대급 수련 015화

8장 새로운 힘(1)

달리는 택시 안.

난 조용히 눈을 감으며 몸 상태를 체크했다. 라이칸 슬로프와의 전투에서 받았던 상처는 모두 회복되었다.

딱히 아픈 곳은 없고, 오히려 힘이 넘쳤다.

“손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나는 택시 비용을 결제하고 내렸다.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건물. 벽은 검정 대리석으로 덮여 있으며, 족히 30층은 넘어 보이는 웅장한 건물 주위에는 온통 술집뿐이었다.

지금은 낮이라 다소 분위기가 다운 되 잠잠해 보이지만, 저녁에는 온갖 사건 사고가 터지며 사건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고 들었다.

술집들이 모여 약간의 미로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용병 연합이다.

용병 연합.

길드에 소속되지 못하거나, 길드에 얽매이는 것이 싫은 헌터들이 모여서 만든 집단이었다.

나는 술집들을 지나치며 검은색 건물로 걸어갔다. 저곳이 오늘 내가 용무가 있는 용병 연합이니까.

입구로 걸어가자 검정색 선글라스에 맞춤으로 양복을 입고 있는 덩치 큰 사내 두 명이 서 있었다.

둘 중 왼쪽에 있는 사내가 말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용병 등록하고 임무 좀 받으려고요.”

“용병 등록은 1층에서 등록 센터에서 하시면 됩니다.”

살짝 고개를 숙여 묵례만 간단하게 했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수많은 사람이 이곳저곳을 활보하는 것이 보였다.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나보다 더 초라한 행색을 하고 있었다. 나를 심드렁한 표정을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미 삶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이는 썩은 눈동자들.

죽음과 피를 보는 것에 익숙해진 무덤덤한 표정.

난 그 시선들을 무시하며, 등록 센터를 찾았다. 왼쪽 구석에 은행 업무처처럼 만들어진 곳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등록 센터라고 적힌 것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얼굴이 작고 귀엽게 생긴 여성이 보였다. 가슴에 달린 명찰에 박보영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서 오세요.”

“용병 등록을 하려고 왔습니다.”

나는 그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박보영은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한 가지 서류를 주었다.

“제가 체크한 부분만 적어주시고 싸인해 주시면 됩니다.”

나는 쭉 훑어보면서 적어 내려갔다.

이름, 나이, 특성 등.

그렇게 자세하게 적는 부분은 없었다. 용병이라는 특성상 임무를 수행할 정도의 능력만 되면 범죄자라도 기용하니까.

나는 길드 소속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거짓으로 작성했다. 그래도 이곳에서는 문제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 있습니다.”

난 박보영에게 다 적은 서류를 넘겼다. 그녀는 서류를 받아 컴퓨터에 등록한 뒤, 카드 하나를 발급해 주었다.

“용병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용법을 알려드릴게요.”

박보영은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먼저, 용병 카드는 하나의 신분증과 같이 사용된다. 잃어버려서 신분 도용을 당해도 용병 연합의 책임은 없다고 했다.

내가 받은 카드는 브론즈 카드.

많은 임무를 수행하면 그 등급이 올라간다. 이다음은 실버, 그다음은 골드.

임무를 받는 방법은 생각 외로 간단했다.

2층 임무 검색실에서 내게 맞는 임무를 선택한 다음 카드 리더기에 용병 카드를 인식시키면 끝.

보상은 3층 임무 처리실에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 이외에도 근처 술집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등 다양한 혜택이 존재했다.

“감사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2층 임무 검색실로 이동했다. 그곳에 도착하니 수백 대의 컴퓨터가 있었고, 3분의 2 정도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나도 그중 빈 곳에 가서 앉았다.

“어디보자.”

오늘 내가 할 일은 D급 임무를 찾는 것이었다.

D급 임무를 수행하면서 상태창과 내 몸에 대해 제대로 확인을 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 흘러간다면, 이곳에 꽤나 많은 볼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되었다.

덤으로 높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용병 카드를 올리기도 해야 하니까.

“흠.”

조작법은 어렵지 않았다.

컴퓨터에 있는 F등급부터 S등급까지 다양한 임무들의 카테고리가 있었다.

난 그중 D급 임무에 들어갔다.

F급과 E급은 지금의 힘으로는 어렵지 않게 공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힘 랭크가 5가 되면서 1군 전투 헌터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극한의 경험을 하려면 그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임무를 찾아야 했다. 딱 죽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임무로.

스크롤을 내리던 중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골렘의 사원]

임무 : 골렘의 핵을 20개와 다크 골렘의 핵 1개를 모아주세요.

보상 : 500만 원

추천 인원 : 4명

골렘이라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골렘은 돌로 이루어져 있어 단단하고 힘이 강했다.

그에 비해 속도는 조금 느린 편이라, 오히려 나에게는 더욱 맞는 임무인 셈이었다.

골렘의 사원을 선택하자, 카드를 가져다 대라는 메시지가 떴다. 내가 카드를 리더기에 가져가자, 삐빅 소리와 함께 임무가 접수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임무가 접수되었습니다.

임무 절차가 이렇게 간단한 것은 용병들의 시스템 때문이다. 실력도 안 되는 용병이 A급 임무에 들어가서 죽든 말든 용병 연합은 신경 쓰지 않는다.

임무를 완수한 사람에게만 보상이 지급될 뿐이니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드를 주머니에 잘 챙겨 넣고, 목적지로 가기 위해 용병 연합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 앞에 세워져 있는 택시를 타고 목적지를 얘기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생각보다 저렴하게 이동했다.

* * *

“후우.”

던전 안으로 들어오니 꽤나 분위기가 싸했다. 위가 보이지 않은 거대한 산맥 아래 이상한 문자가 적힌 돌로 된 문이 전부였다.

나는 몸을 풀며 다시 한번, 장비와 몸 상태를 체크했다. 오른손에 들린 검, 허리춤에 달고 있는 비상약.

그리고 차분하게 뛰고 있는 심장까지.

“준비 완료.”

나는 왼손으로 돌문을 열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마법으로 보이는 하얀 빛들이 천장에 가득했다. 빛이 비춰지는 내부는 통로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로지 직진만이 가능한 통로.

지체할 시간 없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쿠구궁.

벽과 통로에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천장에서는 돌가루가 떨어졌다.

입을 막으며 눈으로는 사위를 체크했다. 그리고 정면 왼쪽 통로에서 골렘 한 마리가 분리되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나보다는 두 배는 커 보이는 사이즈.

몸을 돌리며 돌아간 팔이 벽을 치자 움푹 파여 들어갔다.

꿀꺽.

나는 침을 삼키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제부터는 전투에 집중할 시간이다.

검을 부여잡고 골렘에게 달려갔다. 아직 내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을 때 처리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골렘의 가슴.

그곳을 노리며 검을 휘둘렀다.

콰앙!

검에 부딪힌 골렘의 가슴이 터져 나갔다. 돌이 부서지면서 그 안에 있는 골렘의 핵이 드러났다.

초록색 빛을 내고 있는 원형 구슬. 저것이 임무에 적혀 있던 골렘의 핵이었다.

저 핵이 살아 있는 한 골렘은 죽지 않는다. 또한 시간을 주면 자기 몸을 복구시키는 기능이 있어 오래 끌지 않는 것이 좋았다.

너무나 강력했던 내 한 방에 잠시 넋을 놓은 순간, 골렘이 움직였다.

무너져 내리던 돌들은 다시 원상복구 되어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나를 확인한 골렘이 자신의 주먹을 휘둘렀다.

본래라면 골렘의 주먹을 피하면서 핵을 공략해야 했다. 그러나 방금 전 위력으로 깨달았다.

그냥 골렘은 내 적수가 되지 못했다.

주먹을 향해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검과 마주친 골렘의 주먹이 터져 나갔다.

나는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달려가 가슴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콰앙!

터져 나간 사이로 보이는 골렘의 핵. 그곳을 노리며 검 끝을 찔러 넣었다.

탕!

검이 닿은 골렘의 핵에서 초록빛이 사라지며, 골렘의 형태를 이루었던 돌들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빠르게 핵만 낚아채고, 뒤로 빠지며 무너지는 광경을 쳐다보았다.

자욱한 연개가 가시고, 나는 자신감을 얻은 채로 안으로 전진했다.

긴 통로를 걸어가는 동안 골렘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골렘을 공략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검에서 느껴지는 짜릿함.

내 힘에 무너져 내리는 골렘들을 보며 일종의 희열을 느꼈다. 쉬면서 조금씩 안으로 들어갔다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지금 나는 이 상황이 너무나 즐거웠다.

잠깐의 멈추는 시간조차 아까울 정도로.

“후우, 후우.”

약간은 무거워진 몸. 꽤나 지친 숨을 고르며 정면에 보이는 두 번째 문을 쳐다보았다.

이미 내 짐 가방에는 20개 이상의 골렘의 핵이 모여 있었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이 안에는 보스 몬스터 격인 다크 골렘이 있을 것이다.

드르르륵!

문을 열자 검은 돌로 이루어진 골렘이 보였다. 형태만 존재할 뿐 움직이지 않았다.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문 안으로 완전히 들어왔을 때, 다시 문이 닫히며 나는 이곳에 갇히게 되었다.

닫힌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검을 휘둘러봐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폐쇄된 공간.

“젠장.”

이건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내 계산 착오였다. 애초에 직접적으로 경험한 던전은 붉은 늑대의 서식지 하나뿐이었다.

던전마다 특성이 다르고 공략 방법이 달랐다는 것을 수없이 공부했는데 이런 엄청난 실수를 하게 될 줄이야.

최소한 검색이라도 한 번 해보았다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쿠구구궁!

움직이지 않던 몸이 움직였다. 먼저 다크 골렘의 고개가 서서히 올라갔다.

나는 짐 가방을 벗어두고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이젠 어떻게 해서라도 저 녀석을 쓰러뜨려야 했다.

그래야만 이곳에서 나갈 수 있으니까.

검을 들고 빠르게 달려갔다. 하지만 다크 골렘의 움직임에 나는 몸을 멈추고 뒤로 빠졌다.

후욱!

뒤로 빼지 않았다면 그대로 다크 골렘의 주먹에 맞았을 것이다. 일반 골렘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였다.

다크 골렘의 주먹을 피해 안으로 들어가 다시 공격 포인트를 노렸다. 하지만 다크 골렘의 발이 올라왔고, 그것을 피하면서 자세가 무너졌다.

안에서 바깥으로 휘두르는 주먹을 검으로 쳐보지만, 무너진 자세에서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주먹에 맞고 벽까지 날아갔다.

“쿨럭.”

등뼈가 다 박살 난 것만 같은 느낌이다. 살가죽은 다 까진 것처럼 화끈했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잠시 숨을 고를 시간도 없이 다크 골렘이 공격해 왔다. 몸을 굴리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회복 포션을 마셨다.

바로 치유가 되는 최고급이 아니라 고통만 가실 뿐, 지금 상황에서 큰 효과는 없었다.

그래도 고통이 가시니,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다.

녀석의 공격 패턴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다시 달려갔다. 주먹을 피하고, 들어 올리는 발을 피하면서 자세를 잡고 검을 휘둘렀다.

가슴이 터진 자리에 새까맣게 물들어 있는 핵이 보였다. 그곳을 노리며 검을 찌를 때, 다크 골렘이 앞으로 몸을 움직이며 나를 끌어안으려고 했다.

저기에 안기면 백 퍼센트 죽는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 내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다크 골렘의 품에서 빠져나와 자세를 잡았다.

뒤돌아보는 다크 골렘을 보며 마무리를 짓기 위해 움직였다.

뒤에서 휘두른 검에 돌들이 무너졌고, 빠르게 검을 찔러 넣었다. 그러자 일반 골렘과 다르지 않게 육체가 무너졌다.

나는 다크 골렘의 핵을 챙기며 상태창을 확인했다.

‘상태창’

[상태창]

이름 : 오유성

종족 : 인간

힘 : 랭크 5 (34/10,000)

민첩 : 랭크 3 (26/100)

지능 : 랭크 1 (03/15)

체력 : 랭크 3 (41/100)

마력 : 랭크 1 (02/15)

잔여 포인트 : 13p

힘과 민첩 체력이 1~2포인트가 올라갔다. 게다가 잔여 포인트도 10이나 올라 있었다.

역시!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흘러나오며 감정의 고조가 커졌다. 몸이 부르르 떨리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예에쓰으으!!”

내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었다.

얼마 뒤.

나는 골렘의 핵을 가지고서 보상을 받으러 갔다.

보상을 받자마자, 스마트폰에 알림이 왔다.

입금 : 5,000,000원

㈜일성기획

나는 그것을 본 뒤, 곧바로 다시 카드를 찍었다.

[골렘의 사원]

임무 : 골렘의 핵을 20개와 다크 골렘의 핵 1개를 모아주세요.

보상 : 500만 원

추천 인원 : 4명

골렘의 사원 퀘스트를 받고난 뒤, 난 다시 그 던전으로 들어갔다.

던전의 입구.

아까 전, 입구를 밟던 때와는 다르게 몸이 무거웠다.

던전을 들어가서 만난 첫 골렘을 때린 순간, 묵직한 반탄력을 느끼며 확신했다.

몸이 무거워졌다.

힘이 완전하게 들어가지 않자, 더 이상 초입의 고렘도 한 방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난 그럴수록 더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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