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상태창 2개-240화 (완결) (240/240)

<내 상태창 2개 - 240화>

한계 돌파 (5)

1차.

[영혼신. 나의 승리다.]

제우스는 웃음 지었다.

드디어…….

드디어!

끝이 다가온다.

[지구에 강림한 지 7일.]

그리스에서부터 시작한 제우스의 진격.

[인류는 절멸하였다.]

헤라가 죽고, 올림푸스의 서약이 발동하는 사고가 있긴 했지만…….

아무리 영혼신이라 하더라도 혼돈의 권능을 완전히 얻은 제우스를 막을 수는 없었다.

단 7일.

7일 만에 인간은 어둠에 삼켜졌으며.

영혼은 모조리 뽑혀 제우스의 양분이 되었다.

그 누구도 제우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때 어깨를 나란히 하던 오딘은 아스가르드와 함께 미리 빠져 버렸고.

인드라는 멀리서 보다가 대적이 불가함을 알고 숨어 버렸다.

아수라는 제우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으나 신의 검기는 어둠에 튕겨 나갔고, 결국 아수라는 팔을 모두 잃었다.

그리고 가장 걸림돌이던 영혼신은…….

“큭…… 뒤지게 세네. 진짜.”

[소멸]과 [추방].

최강의 창과 방패.

이 두 가지 권능을, 영혼신은 끝까지 넘지 못했다.

[살기 위해 북극까지 도망치다니…… 바퀴벌레 같구나.]

“하. 혼돈의 권능. 왜 이렇게 사기냐?”

[네가 할 말은 아니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영혼신.

지금까지 단번에 쓸어 버렸던 분신과는 달랐다.

소멸과 추방의 권능에 상당히 저항하며, 나름 반격도 가하던 영혼신.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았지만, 만약 그에게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상황이 골치 아파졌겠지.

[어차피, 네놈 하나를 잡는다고 영혼신 김지호가 사라지는 건 아님을 안다.]

“…….”

[그렇게 바퀴벌레 같았던 놈이, 패색이 짙어졌는데도 지구에 남아 있을 리가 없겠지.]

“……호오.”

[인간의 영혼 일부를 탈출시키면서, 네놈의 본신도 지구를 떠났겠지.]

그 말에 영혼신이 어깨를 으쓱였다.

제우스는 그가 탈출하지 못하도록, 주변을 완벽히 봉쇄하고 말을 이어 나갔다.

[네놈은 좀 더 강력한 분신이거나, 아니면…… 여러 본체 중의 하나일 터.]

그 말에 씩 웃는 영혼신.

“거참, 어떻게 알았대.”

[너를 집어삼키겠다.]

제우스의 어둠이 영혼신에게 접근한다.

영혼신.

비록 여러 개의 본체 중 하나거나, 강력한 분신이라 할지라도…….

이 녀석을 삼켜 권능 ‘분해’를 사용하면 어마어마한 SP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구와의 융합 속도는 더욱 빨라질 터.

[너를 먹어, 한 차례 더 도약하겠다.]

“크. 헤라를 살려 뒀어야 했네. 이때 방패로 쓸걸 그랬어.”

죽기 전의 마지막 도발일까?

굳이 헤라를 언급하는 영혼신.

하나 제우스는 이미 지난 일로 동요할 정도로 낭만적인 신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잊었다.

[그만큼 더 잘근잘근 씹어 주지.]

제우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즐거운 포식을 선언했다.

어둠이 곧 영혼신의 영체를 감싸기 시작할 때.

“루프.”

[루프?]

영혼신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그 단어를 언급했다.

그러자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춘다.

[아니……?]

거대한 힘이 느껴진다.

지구의 바깥.

우주에서부터.

어마어마한 SP가 요동치며, 태양계의 공간을 붙잡았다.

[이게 무슨……!]

제우스가 머무르는 또 다른 행성.

목성도 예외가 없었다.

갑자기 일어난 거대한 힘이 그를 완전히 속박했다.

[소멸하라!]

전 우주적인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멸의 권능을 진행하지만…….

[얌전히 있거라.]

이미 SP를 너무 많이 쓴 탓일까?

자신을.

태양계 전체를 옥죄는 속박을 끊을 수가 없었다.

한 여성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제우스의 시야가 끊어져 갔다.

이때를 기점으로, 제우스의 지옥이 시작되었다.

2차.

[아니. 여긴…….]

이대로 죽는 줄 알았는데?

제우스는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SP의 양, 1조.

올림푸스의 서약 시행 중.

지금까지 차지한 지구의 영토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 히말라야까지.

[며칠 전의 상황이다.]

한숨 고르며, 죽음의 권능을 다시 본격적으로 뿌리기 전의 상황.

올림푸스의 서약에 위기감을 느끼고, 속전속결을 결심한 그때였다.

[그 힘은 대체…….]

그 어떤 징조도 없이 태양계 전체를 장악하던 힘.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아직도 마음이 제압당하는 느낌이었다.

[그건, 이길 수가 없어.]

대번에 태양계를 장악하는 힘.

SP가 충분하다면 좀 더 반항은 가능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다.

[헤라클레스.]

제우스가 혼돈에 귀의한 이후, 그쪽에서 붙여 준 혼돈의 군주 헤라클레스.

혼돈의 세력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그를 불러 보았으나…….

[통신이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생전 처음 보는 메시지가 제우스의 앞에 떴다.

[이게 무슨 소리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만 통신했는데?

[무언가…… 잘못되었어.]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면…….

“루프.”

영혼신의 한마디.

그것이 지금 떠올랐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자신만만해하던 영혼신.

거대한 힘의 개입.

과거로 돌아온 자신.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이었다.

[설마…….]

영혼신.

그가 이 세계를, 돌렸다고?

[아니다. 그가 그런 힘을 지녔을 리가 없다.]

태양계 전체의 시간을 되돌린다고?

창조주 제우스가 있는데도?

그럴 리가 없다.

그럴 힘이 있으면 진작 제우스를 제압했지, 저렇게 도망 다닐 리가 있겠는가.

[조력자가 있어.]

어디서 강력한 후원자를 끌어들였을 터.

제우스는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식히며,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

[그 어떤 후원자라고 할지라도. 혼돈의 힘을 이겨 낼 수는 없을 것이다.]

혼돈에 귀의한 이후.

제우스가 처음 느낀 건 혼돈의 막강함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힘의 정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혼돈의 저력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했으며, 그 어떤 창조주도 혼돈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가 없었다.

질서니 중립이니 하는 진영은 혼돈에 비하면 0.1%도 되지 않는…….

그저 모백사장에서 모래 한 줌을 쥘 뿐의 비중에 불과했다.

[혼돈에 도움을 요청하자.]

후원자의 질로 따지면 이쪽이 우위.

이번에는 지구 장악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는, 혼돈과의 연락을 시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나…….

[어디를 가느냐.]

태양계를 미리 장악하고 있는 힘.

어마어마했다.

1조 SP의 대부분을 온전히 통신망을 뚫어 내는 데 사용했는데도.

그는 결코 태양계 밖을 나설 수가 없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다시 지구로 들어가거라.]

여러 번의 시도가 모두 실패하고…….

제우스는 파산했다.

그래도 죽음의 권능은 유지되어…….

그의 영역은 하루에 40m씩.

최소한으로 넓어져 나갔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40m씩 뻗던 죽음의 영역.

그래도 100일이면 4km씩 늘어나니, 쌓이면 적은 거리가 아니었다.

영역이 사방에서 커져 나가니, 비록 속도는 느리다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구는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년이 지났을까.

그렇게 뻗어 나가던 죽음의 영역 앞에, 영혼신이 섰다.

“야. 너 대단하네.”

[영혼…… 신.]

“어떻게 2회차에 바로 튈 생각을 하냐.”

[2회차라니…… 루프라고 말한 게, 설마!]

“그래도 네가 SP를 죄다 탕진한 덕에, 시간을 벌었고…… 내가 강해질 시간을 벌게 되었어.”

[네놈……!]

“나 얼마나 강해졌나, 한번 실험해 보자.”

그러면서 다짜고짜 덤벼드는 영혼신.

제우스는 얼마 남지 않은 SP를 쥐어짜, [소멸]과 [추방]의 권능을 사용했다.

영혼신은 이를 또다시 넘지 못했다.

“햐. 나 좀 세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공격이 안 먹히네.”

[하찮은 것. 네놈 따위가 힘을 모아 봤자다!]

“한계를 아직 한참 더 늘려야겠다. 그럼 다음에 또 올게.”

제우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영혼신.

그 모습을 본 제우스는 화가 났지만, 동시에 위기감도 느꼈다.

[이대로 시간을 줄 수는 없다.]

이대로라면 그냥 영혼신의 샌드백 신세가 될 게 뻔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일단은 또다시 회귀를 해야 해.]

혼돈과 연락하기 위해 날린 1조.

회귀를 한다면 그 SP가 다시 생겨날 테니, 그걸 가지고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지구를 빨리 장악할 필요가 있는데…….

[목성을 포기한다.]

어차피 회귀하면 처음부터 시작할 테니.

목성과의 융합을 완전히 포기하고, 인류를 멸망시키는데 힘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그런 제우스의 의도는 성공하여.

“루프.”

영혼신의 입에서 다시 루프가 나오게 만들었다.

[대체 당신들은……!]

[돌아가.]

3회차.

4회차.

5회차.

몇 번이고 되돌아왔다.

몇 번이고 발악해 봤다.

목성은 애시당초 포기.

지구에 온 힘을 집중한 채, 수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태양계 밖을 나가기 위해 각양각색의 수를 써 보기도 했으며.

영혼신의 후원자에게 우리 협상하자며 꼬드기기도 했고.

아예 지구와의 융합에만 온 힘을 쏟아부어서 격을 올려 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모든 시도가 다 실패했다.

그리고 회차가 진행될수록, 영혼신은 점점 강해져 갔다.

“이제 공격이 통하네.”

17회차에 권능 [추방]이 뚫렸다.

“아하. 이렇게 막으면 되는구나.”

31회차에 권능 [소멸]이 막혔다.

“이제 이길 수 있겠네.”

44회차에 제압당했다.

어둠은 모조리 걷혔으며, 새로운 영체 형태로 삼은 ‘목성의 액체 금속’이 영혼신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죽여라.]

제우스는 담담히 말했다.

루프에 갇혔을 때.

언젠가 이럴 날이 올 줄 알았다.

44회차면 차라리 이른 편.

영원히 갇히느니…… 이대로 소멸하는 게 나을 터다.

“싫은데.”

하나 영혼신은 해맑게 웃으며 이를 거부했다.

“분신으로도 이겨 봐야지.”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떠나는 영혼신.

[영혼신!]

제우스가 일갈을 내지르지만…….

세상이 또다시 멈춘다.

45회차.

제우스를 제압할 힘을 갖추게 된 영혼신이 본격적으로 그를 도발하기 시작했다.

“어머. 여보. 절 공격하시는 거예요?”

헤라의 모습으로 변해서, 자신을 공격하는 영혼신.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입가에 피식 피식 웃음 짓는 걸 그치지 않았다.

[이 미친 자식이……!]

“어머. 천박한 언사 보세요.”

찰싹. 찰싹.

어둠을 때리는 헤라의 손바닥 공격.

하지만 그 안에는 영혼신의 무지막지한 영력이 담겨 있었다.

[커억!]

“어머, 약해라. 조강지처도 찔러 버린 주제에, 이런 것도 못 막고. 실망이야.”

헤라의 모습을 한 영혼신에게 쥐어 터지기 시작했다.

회차가 바뀌면서 또 한 번 강해졌는지, 예전보다 훨씬 가볍게 제압하는 영혼신.

마지막엔 헤라의 모습을 한 채, 하이힐을 신은 발로 제우스를 짓밟았다.

“에이. 약해 빠졌어. 다음부턴 분신만 보내야겠어.”

[이…… 놈…….]

87회차.

제우스는 자살하기로 했다.

영혼신과 자신의 격차는 이제 어마어마하다.

어차피 평생 샌드백이 될 신세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낫다.

“자살하게?”

그 생각을 읽은 것일까.

영혼신이 불쑥 나타나, 제우스에게 말한다.

“네 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죽을 수 없어. EX등급의 영체잖아.”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이왕 이렇게 된 거, 네 권능으로 분해해 보지 그래?”

[내 혼을…… 나보고 갈라는 소리냐?]

“어. 그럼 쓸 수 있는 SP가 확 늘어나서, 여기서 도망칠지도 모르잖아.”

[……무슨 생각이지?]

“그냥 궁금해서. 창조주의 혼을 분해하면 어떻게 되나 말이야.”

[…….]

“일단은 내 분신이랑 싸우면서 생각해 보자고.”

제우스와 헤라의 모습으로 변한 영혼신의 분신.

서로 손에 손을 잡고 제우스를 공격하러 다가온다.

[내 영혼을 분해하라고.]

저 지긋지긋한 광경을 보자, 제우스는 결심했다.

[그래. 어차피 이대로 죽느니…… 내 영체를 파괴하겠다.]

99회차.

[영체를 이렇게 분해했는데…… 왜 안 죽지……?]

스스로의 영체를 분해하고, 잠시 희망이 보였었다.

거의 100조에 달하는 SP를 얻었으니까.

원래 보유했던 1조에 비하면 백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힘이라면, 혼돈과 연락을 할 수도 있고…….

저 건방진 영혼신을 짓누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좀 재밌었다. 야.”

하나 싸워 보니 알았다.

영혼신과의 격차, 이제는 도저히 뒤집을 수 없다.

그가 보유 SP가 지금의 백 배, 천 배가 된다고 해도…….

이제는 영혼신을 이길 수가 없었다.

탈출도 불가능.

[많이 강해졌군.]

[스스로의 혼을 분해한 건가? 신기하구나.]

태양계 밖에 있는 존재들이 짓누르니, 다시 지구로 튕겨 나갔다.

희망은…….

없다.

스스로의 혼을 분해해서 SP를 얻는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

[그냥 사라지고 싶은데…….]

죽지를 않는다.

영체를 벌써 80% 이상은 분해시켰을 텐데.

사라지지가 않는다.

[왜 그런지 알아?]

갑자기 제우스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자신과 똑같은 음성이다.

그리고 말투…….

영혼신을 닮았다.

[네가 흡수했던 인간 영혼. 그게 내 거였거든.]

[……그게 무슨 소리지?]

[네가 40억을 학살하고 먹은 혼이 다 원래 내 거였다고. 내가 만든 가짜.]

가짜 혼?

크툴루의 모습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영혼신. 언제부터 그런 준비를…….

[네 영체가 붕괴한 틈을 타, 그 자리를 내 가짜 혼으로 메웠지.]

[너…… 대체…… 왜……?]

[내 꼭두각시가 되어 주어야겠어.]

[이러려고 영체를 분해하라고 한 거였나?]

[후후. 겸사겸사지. 어차피 네가 자살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었으니까.]

[영…… 혼…… 신…….]

창조주.

신계를 배신하고.

인간을 멸망시키며.

자식을 버리고.

부하를 집어삼키고.

조강지처를 찌르면서까지 오르려고 했던 자리다.

[내 야망의 결과가…… 이거라니…….]

[영혼신의 병기면, 일개 대신에서 출세한 거라고 생각해. 제우스.]

[아…… 아…….]

영체가 붕괴한다.

그러며 다른 것에 집어삼켜진다.

가짜가, 진짜를 대신한다.

[100회까지는 안 갔네, 제우스. 잘 가라. 네 영체는 잘 써 주마.]

자신의 목소리로 사형 선고를 들으며…….

제우스는 소멸했다.

* * *

-준비되셨습니까?

“그래. 쓸 만한 병기도 생겼지. 이름은 아스트라페로 지었어.”

한 때 ‘제우스였던 것’을 바라보며, 관리자 시스템과 얘기를 나눴다.

-인간의 삶도, 충분히 즐기셨습니까.

“당연하지. 각각의 본체로 얻은 마누라만 해도 수백. 자식만 수천을 넘게 봤는데. 자식 백 명 이상일 때부터 인간의 삶은 훌쩍 넘었지.”

-자식이 천 명을 넘어설 때부터, 빠르게 초월을 시도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후. 너무 많아, 애들이.”

인간으로서의 삶.

충분히 즐겼다.

제우스의 루프.

초반 몇 회차는 며칠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중에 갈수록, 한 회차당 흐르는 세월이 느려졌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힘을 기르면서도, 한때 누리고 싶었던 인간으로서의 삶도 잘 즐겼다.

“초월을 준비하지.”

-알겠습니다.

충분히 인생을 보냈으니…….

이제는 한계를 깰 때가 되었어.

초월 의식을 준비한다.

“아스트라페는 ‘라이트 암’의 창조주들을 견제하고.”

[알…… 았다.]

“나는 초월 의식을 시작한다.”

나를 이루던 영체가 서서히 퍼져 나간다.

수천 년을 보내며, 억지로 ‘김지호’로 뭉쳐 두었던 영체.

몇 번이고 깨달음이 왔지만, 그냥 무시하면서 살았던 김지호가 흩어져 나간다.

-드디어 왔구나. 환영한다.

그리고 나를 누구보다도 환영하는 목소리.

처음 듣는 목소리지만, 대번에 창조주의 왼팔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너…… SP, 그 자체구나.”

-그렇다.

혼돈의 색을 띠는 SP.

그 자체가 모두 ‘창조주의 왼팔’이라니.

이 공간에 오니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놈…… 스케일이 차원이 다르구나.

-너도 너만의 것을 수립하라. SP를 계속 다루면, 언젠가는 나에게 먹힐 것이니.

나에게 친절하게 충고하는 왼팔.

자신이 SP 그 자체니, 그 위에 있다가는 언젠가 흡수당한다, 이거지?

좋아.

“그럼 나는 GP 할란다.”

-GP?

“그래. Giho POINT.”

-그럼 JP 아닌가?

“Game Point, Gold Point이기도 하거든. 그냥 임의로 지어 봤어.”

-GP라…… 맘대로 하라. 나에게서 독립하는 것이 중요하니.

영체가 완전히 흩어진다.

인간으로서의 김지호는 이제 끝을 고한다.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이 단위를 만들면서.

-이제 질서를 기다리도록 하자.

“그건 얼마나 걸려?

-좀 걸릴 거다.

“…… 얼마나?”

-너도 당해 보면 알 거다. 중립신.

젠장…….

더 놀걸.

괜히 왔나?

내 상태창 2개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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