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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창 2개-214화 (214/240)

<내 상태창 2개 - 214화>

올림푸스 기습 (2)

올림푸스로 간다라.

지금까지 지구는 당하기만 했지.

역으로 들이치는 거, 흥미가 가는 건 사실이다.

다만, 아직 아레스를 믿을 수 있을까도 의문인 데다가.

“창조주 제우스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갔다가 그냥 소멸되는 거 아냐?

[아버지는 올림푸스에 항상 계시지 않소. 없는 날이 더 많을 거요.]

“그래? 어디에 있는 거지?”

[그거야 나도 모르오.]

“흠…….”

그럼 재수 없으면 제우스를 맞닥뜨리는 거군.

본체로는 갈 수 없겠어.

분신도 창조주급을 제외하면 충분히 잘 싸우니까, 분신을 파견해야겠다.

“널 잡았을 때처럼, 분신을 대거 투입하면 되겠네.”

[끔찍한 기억을 상기시키는구려. 제우스가 없다면 그 정도로 충분할 것이오.]

“그럼 가서 죄다 부숴 버리면서 찾으면 되나?”

[그건 추천하지 않소. 올림푸스를 부수면 제우스를 도와주는 격이 될 것이오.]

“흠…… 그래. 일단 행방불명된 신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 보지.”

적이었던 아레스의 말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

그래도 일단은 맞장구치면서, 정보 얻기에 초점을 맞춘다.

올림푸스 신계의 위치만 알면, 나중에라도 쳐부수면 되니까.

[당신도 포세이돈이 개척한 길을 지나갈 수 있지 않소? 그 쪽에서 위치를 알려 주도록 하지.]

“그래.”

트라이아나를 소환해 오케아노스의 지도를 연다.

[이게 오케아노스의 지도인가. 올림푸스는 좌측 최하단에 있을 것이오.]

“여기?”

[그 옆이오.]

아무 이름도 뜨지 않는 신계.

여기가 올림푸스인가.

이쪽을 목표로 삼고, 분신을 하나둘씩 소환한다.

처음에는 떼거지로 갈까 했지만…….

[너무 많이 갔다가 제우스가 있으면 낭패를 보지 않겠소? 그라면 분신의 SP를 흡수할 수 있을 텐데.]

“그러네.”

[SP도 한도를 정해서 침공하는 것이 좋아 보이오.]

아레스의 충고에 따라 11명의 분신 결사대를 만든다.

각각에 천억씩만 담고.

[천억이면 너무 많은 것 아니오?]

“제우스 있으면 자폭하면 돼.”

천억이면 설령 제우스가 있더라도 단번에 자폭하면서 금방 터뜨릴 수 있는 SP.

그래도 각 천억쯤은 있어야 어디서 얻어맞고 살지 않지.

커다래진 트라이아나에 하나둘씩 탑승하는 분신.

그들을 출격시키며, 시야를 공유했다.

대신이 된 이후로 훨씬 속도가 빨라진 트라이아나.

그래도 아마 한 시간은 넘게 걸릴 거 같다.

그 여유 시간 동안…….

“저 제우스상, 못 없애냐?”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오. 하지만 여기서 그를 계속 소멸시킨다면, 제우스의 SP는 소모시킬 수 있겠지.]

“호오. 그래?”

그럼 여기도 분신 배치해야지.

4개쯤 배치해서, 나오는 족족 없애 버린다.

이거로 제우스의 SP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줄여야지.

[진짜 SP가 넘치는군…….]

내 행동을 보고 기막혀하는 아레스.

녀석의 봉인석을 들고, 파르테논 신전 밖으로 나섰다.

하늘은 여전히 뇌전의 소용돌이로 가득 차 있었다.

분석을 해 보려고 쳐다보았으나, 짧은 시간 동안 큰 소득은 없었다.

저게 혼돈의 EX급 신기인 건지 아닌 건지 긴가민가해.

“제우스의 힘에 대해 아는 거 없어?”

[나는 알지 못하오. 우리는 그저 명령을 들었을 뿐. 설명을 듣지는 못했소이다.]

“그래. 흑뢰나 내 공격을 무시하던 거나…… 그런 것도 그냥 제우스한테 힘을 받아서 쓴 건가?”

[그렇소. 다만, 공격을 무시하던 거는…… 예전 하데스 숙부의 퀴네에와 비슷하더군.]

“퀴네에?”

[하데스 숙부의 투구요. 모습을 감추며, SS급의 공격을 자동으로 회피하게끔 해 주지.]

“그래? 하데스의 물건이라…….”

그 녀석. 페르세포네 일로 제우스랑 원수가 되지 않았던가.

알고 보니 페르세포네뿐만이 아니라 투구의 권능도 빼앗긴 건가?

으음…….

근데 예전에 퀴네에란 이름, 들어 본 거 같은데.

투명화하는 능력도 그렇고…….

기억을 더듬어 보자, 가물가물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자. 무슨 스킬이 필요하세요? 즉사 스킬을 드릴까? 아니면 투명 스킬 퀴네에? 아바타 교환도 있고…… 일단 원하는 종류부터 불러 봐요.]

그래.

분명히 투명 스킬 퀴네에 언급을 했었지.

페르세포네의 보석을 주니까 나에게 스킬을 주겠다고 했고, 그래서 아바타 교환 스킬을 얻지 않았던가.

“예전에 하데스가 퀴네에 스킬을 나에게 전수해 줄까 했는데. SS급 스킬이었지.”

[흠…… 그런가? 그럼 아버지에게 권능을 강탈당했나 보지. 그 이후 힘이 약해졌나 보오. 원래는 더 높은 등급을 줘도 이상하지 않은 스킬이니까.]

그래. 그게 일반적인 추론이겠지.

근데 뭔가 거슬린다.

제우스가 혼돈의 신기를 쥐고 있고, 하데스는 혼돈 소속 아닌가.

물론 혼돈과의 연계성은 신기를 제외하고도 예전부터 알았지.

헤라클레스와 하데스를 제외한, 나머지 세 혼돈의 군주.

그들은 제우스가 창조주가 되었으니 개입하지 말자고 하지 않았던가.

그 정도뿐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제우스가 신기까지 얻은 상태라는 게 문제다.

혼돈과 제우스가 생각보다 밀접하게 연관이 되었을지도.

[혼돈의 EX 신기? 아버지 제우스의 힘이 그것이란 말이오?]

“뭐, 그런 거 같아.”

내 말에 화들짝 놀라는 아레스.

[창조주들의 신기라니…… 내게는 너무 높은, 고차원적인 이야기구려.]

“제우스가 혼돈의 신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좀 이상하단 말이지. 야훼는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1/3 정도밖에 못 만들었는데, 제우스는 벌써 완성한 상태거든.”

[우리가 시간을 계속 돌리긴 했지만, 그때 모은 SP는 창조주가 되는 데 다 썼지. 거기에 혼돈의 침공은 우리에게 분명 위협적인 일이었소.]

“하데스랑 헤라클레스는 웃는 얼굴의 악마를 위시한 세 명의 혼돈의 군주가 올림푸스를 자꾸 옹호했다고 말했지. 애초에 혼돈이랑 짠 거 아니야?”

[흠, 그런가…… 하지만 그렇게 애초에 짜고 칠 거면, 굳이 이렇게 돌아올 필요는 없었을 것이오. 영혼신 당신도 금방 제압해 버렸겠지. 하데스와 헤라클레스는 당신을 위해 오케아노스에서도 싸우지 않았던가?]

그건 그래.

나름 길을 막는 데 도움이 되었지.

그 녀석들은 관련이 없는 건가?

[물론 나는 명령을 받는 입장이라, 정보가 제한적이긴 하다만…… 우리가 혼돈과 예전부터 협력하고 있었으면, 영혼신 당신은 무조건 제압당했을 것이오.]

“그래. 참고하마.”

그래. 애초에 협력 관계였으면 이렇게 길게 돌아올 필요가 없었겠지.

나는 애초에 제압당했을 테니까.

혼돈이 주최한 경매장에서 잡혔을 수도 있고.

그래도, 이제부터는 긴밀하게 협력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제우스가 혼돈의 신기를 얻은 게 시작이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확실히 얻은 거니까.

이제부터 혼돈의 동향도 좀 살피고…….

“아스트라페.”

제우스의 번개를 소환해, 하늘 위로 살짝 쏘아 본다.

휘이이이잉.

그러자 더욱 거칠게 몰아치는 뇌전의 소용돌이.

아스트라페를 집어삼키려고 빨아들이는 힘이 엄청나다.

소용돌이가 오로지 아스트라페에 집중한 나머지, 애초의 목적이던 인간의 영혼 수집 속도는 느려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울렁이는 소용돌이.

지금까지 분석이 안 되던 게, 아스트라페를 쏠 때는 틈을 보이고 있다.

[영혼신. 자칫 잘못하면 아스트라페를 빼앗길 수도 있소.]

“나도 알아. 하지만 제우스 정보를 수집하는 게 더 중요해.”

[아스트라페는 완벽하게 분석했소?]

“이거? 이건 뭐…… 보자마자. 흔한 SSS급 스킬이라.”

대신일 때의 제우스의 힘과 영체 패턴이 담긴 아스트라페 스킬.

이 정도 급까지는 분석에 아무 문제가 없다.

아스트라페를 분석하니, 제우스의 영체 패턴도 대강은 파악했지.

“제우스의 영체 패턴은 눈에 익었는데, 저 소용돌이는 아직 분석이 더 필요해. 그래도 예전보다는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그렇구려…….]

아스트라페를 빼앗기지 않게 살짝 살짝 쏘며, 소용돌이를 분석한다.

하루, 이틀 정도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완전히 분석하면 아예 지구에서 치워 버릴 수도 있으니, 해 볼 만큼 해 봐야지.

[그대의 분신들이 올림푸스에 도착했소.]

“어. 같이 보자.”

시야 공유 화면을 띄워, 봉인석 앞에 놓는다.

그리스의 본체로는 하늘에 아스트라페를 쏘고…….

분신 무리 1은 올림푸스 침공.

2는 제우스상 부수기.

집의 본체와 나머지 분신들은 지구인들 강제 각성 중.

이건 뭐 멀티태스킹도 아니고…… 4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네.

그런데도 하나도 안 불편한 게 더 신기하다.

저벅. 저벅.

트라이아나에서 내리는 10명의 분신.

한 명은 남아 있다가, 트라이아나를 조종해 빠져나간다.

[영혼신. 분신을 그냥 둘 셈이오?]

“혹시 제우스 있어서 트라이아나 사라지면 다시는 못오는 거잖아? 트라이아나 챙기는 게 더 나아. 어차피 1000억씩밖에 안 들고 갔는데, 올림푸스 헤집고 다니다가 다 자폭하지. 뭐.”

[……부럽군.]

내 돈지랄 멘트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아레스.

그런 녀석과 함께 화면을 지켜본다.

새하얀 하늘 위에 펼쳐진 천상 세계.

고대 그리스 양식의 건물이 다들 큼지막하게 건설되어 있었는데, 어째 기둥 색이 다 시커멓다.

[올림푸스는 그대로군.]

“그래? 원래 저리 시커멓게 색이 변했어?”

[아버지께서 흑뢰를 운용하신 다음, 저리 되었소. 그래도 반 이상은 하얀 편인데…….]

말문을 흐리는 아레스.

10명의 분신이 초고속으로 움직이며 보여주는 화면 속에는 검은 건물들로 가득했다.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과 닮은 그리스 신전.

규모는 오히려 파르테논 신전보다 훨씬 컸는데, 신들이 기거하니 그럴 법했다.

온통 시꺼먼 신전인 와중에, 그나마 중심부에 흰 건물이 조금 있는 정도.

“흰 건물에 유폐되어 있을까?”

[아니, 가장 검은 신전으로 찾아가시오. 동북쪽에 있소.]

“흰 건 뭐야, 그럼?”

[살아남은 12주신이 기거하는 곳이오. 지금은 아테나가 있겠군.]

아테나…….

그녀랑은 지금 연락할 필요가 없겠지.

일단 아레스의 안내에 따라, 동북쪽을 향해 분신을 움직인다.

한 줄기 빛이 되어 날아가는 분신 무리.

눈 깜짝할 사이에, 아레스가 지목한 검은 신전에 도착했다.

“영체가 탁하네. 흑뢰가 생성되는 곳인가?”

[그렇소. 원래는 하급신들을 잡아다가 넣었는데…….]

분신의 영체를 빛과 동화시키고, 검은 신전에 다가간다.

그리스의 영웅신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눈에 초점을 잃은 채, 신전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아레스 님도 패배하시다니…….”

“이제 이 방법밖에는 없다.”

“제우스께 완전히 영혼을 맡기자, 형제들이여.”

“우리는 죽음으로써, 다시 살아날 것이다.”

모두 자포자기한 얼굴로 암흑 신전 안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저들이 모두…… 흑뢰가 되려고 하다니.]

“네가 봉인당하니 그런 건가?”

[봉인 전에도 흑뢰가 되려는 이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규모는 아니었소. 저들이 모두 흑뢰가 되어 제우스의 SP가 되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질 거요. 이쪽 신전으로도 한 번 가 보시오.]

아레스가 찍어 주는 7곳의 신전.

각기 분신을 하나씩 보내서 보니, 올림푸스 신들이 흑뢰가 되려고 줄을 서 있었다.

[사태가 심각하군. 결국 모두 제우스에게 마음이 꺾였어.]

“개입해야겠다.”

이대로 제우스의 양식이 되게 둘 수는 없지.

“태양신의 권능.”

줄을 서고 있는 녀석들에게 태양빛을 뿌린다.

아무런 방비도 없이 흐리멍덩해하던 영웅신 무리.

빛에 닿자마자 삽시간에 타오른다.

“크으윽!”

“무…… 무슨 일인가!”

“적의 기습이다!”

스르르르.

무기를 소환하기 시작하는 적.

하나하나가 하급신 이상이라, 전투태세 전환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뭐…… 그래 봤자지.

그깟 창과 방패로 빛을 어떻게 막을까.

[영혼신. 소멸시키기보다는, 봉인을 하는 편이 나을 것이오.]

“너처럼? 그러려고 했어.”

아레스의 말에 동의하며, 일곱 군데를 동시에 들이친다.

제우스가 있다면 바로 대응을 할 텐데.

딱히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버지는 없는 것 같군.]

이 난리를 피우는 데도 조용한 제우스.

그만 없다면, 올림푸스에서 신경 쓸 존재는 아무도 없지.

이러면 빈집 털이가 되는 건가?

좋아. 최대한 쓸어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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