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상태창 2개-205화 (205/240)

<내 상태창 2개 - 205화>

SP로 압도하다 (3)

콰콰콰쾅!

옥황상제의 몸이 새하얗게 물들더니, 그대로 폭발했다.

그와 함께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키는 도교의 대신들.

새하얀 불꽃이 피어나 공간을 완전히 장악한다.

‘영혼신…… 대신이 되더니……!’

SSS급에 오른 영혼신.

그 기점을 계기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전까지만 해도, 승리의 길이 없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오직 하나. 하지만 그것도 불안불안하다.

“방진!”

아레스의 외침에 각자 방패를 들어 진형을 짜는 군신의 무리.

갑작스런 상황이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방진을 완성한다.

“군신의 보호.”

“군신의 보호.”

“소울 배리어.”

“소울 배리어.”

군신의 보호 스킬을 사용하고 방패 위에 소울 배리어까지 씌운다.

웬만해서는 이 방진을 뚫기는 힘들 터.

쾅! 쾅!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폭발. 옥황상제뿐만이 아니라 그를 따르는 대신 모두가 폭발해 나갔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충격에, SP가 급격하게 빠져나갔다.

지직. 지지직…….

신들의 방진이 흔들리며, 소울 배리어에 금이 갔다.

‘이대로라면 희생자가 생긴다.’

아레스가 이를 악물며, 창을 소환했다.

휭. 휭.

왼손으로는 방패를 들며, 오른손으로는 창을 풍차처럼 회전시키는 아레스.

곧 창의 모습이 커다란 방패처럼 변하며, 폭발을 일 단계로 차단했다.

쾅. 쾅. 쾅!

전후좌우에서 연속으로 폭발하지만, 정면의 옥황상제에게서 오는 충격이 가장 큰 상황.

아레스가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자, 흔들리던 방진이 안정을 유지했다.

화르르르르-

폭발이 멈추자 그다음으로 찾아온 것은 백색의 영염靈炎.

하나 폭발에 비하면 위력이 크지 않아, 이 정도는 창을 휘두르지 않아도 견뎌 낼 수 있었다.

“모두 무사한가!”

“저희 선발대는 무사합니다만…… 후발대 쪽에서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습니다.”

“힌두교와 불교 쪽도 협력자들은 모두 폭발하고, 열어 둔 포탈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 합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부하의 보고를 듣는 아레스.

‘이미 옥황상제가 폭발할 때부터, 그럴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전황이 좋지 않군. 그래도, 아직은 승리의 길이 남아 있다.’

세 신계에 대한 침공이 막히고, 지구의 공작도 시원치 않은 상황.

하지만 승리의 길은 미약하지만, 하나가 남아 있었다.

“상제궁의 잔해 속에서, 대신계의 핵을 찾아라. 옥황상제가 죽었다지만, 아직 완전히 소멸하지 않았을 터.”

“알겠습니다.”

멋드러진 옥황상제의 궁은 온데간데없고, 새하얀 불꽃으로 뒤덮인 세상.

대신계의 주인이던 옥황상제가 소멸했으니, 이제 신계가 금방 무너지게 될 터였다.

그 전에 대신계의 핵을 확보해야 했다.

‘길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찾아야 한다.’

대신계의 핵.

제우스가 확보하라고 명했던 물건이자, 아레스의 ‘승리의 길’에서도 지목하는 승리의 열쇠.

제우스는 그게 무슨 용도로 쓰일지 말해 주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확보를 해야 했다.

“옥황상제가 여기서 넘겨주겠다고 했으니, 이곳을 중심으로 탐색을 시도하라. 세계가 무너지기 전에 찾아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아레스의 명에 방진을 풀고 탐색을 시도하는 올림푸스의 신들.

아레스도 새하얀 불길을 헤쳐 가며, 핵을 찾고 있었다.

-태양신의 권능.

그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전황은 순조로웠다.

힌두계와 불교계, 모두 SP를 보급받고 신나 하며 싸우고 있는 상태.

폭발로 인해 축소된 포탈에서 기어 나오는 적을 오는 족족 족치고 있었다.

“아레스 쪽은 아쉽지만…….”

옥황상제와 그를 따르는 대신이 일제히 폭발했는데도 크게 피해를 입지 않은 아레스.

녀석을 따르는 부하들도 방진을 형성해서 그런가, 선발대는 대부분 살아남았다.

후발대는 죄다 죽고 포탈까지 사라진 상태지만, 저 녀석들이 최정예인 거 같은데. 아깝네.

폭발의 힘이 사라지자, 불길을 통해서 녀석들을 관찰했다.

내 SP로 터뜨렸던 폭발.

그 여파로 생겨난 불꽃에도 인간처럼 감각을 공유해, 그들을 보고 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도망칠 줄 알았던 아레스의 부대.

협력하려고 했던 도교의 신들은 모조리 폭발했고, 대신계도 옥황상제의 죽음으로 무너질 판이었으니.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방진을 풀면서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탐색하고 있었다.

대신계의 핵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면서.

“대신계의 핵이라.”

어떻게 생긴 것인지, 어디다 쓰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레스가 저렇게 필사적으로 찾는 덴 이유가 있겠지.

방해하러 가자.

감각을 넓게 퍼뜨려, 신계 지하에 있는 분신을 일으킨다.

폭발 속에서도 적절히 방어해 둔 덕분에 몸이 성한 분신.

이제는 이걸 본체처럼 사용해야지.

“태양신의 권능.”

하늘 위로 떠올라, 퍼진 상태의 아레스 부대에게 빛을 퍼붓는다.

SP는 무한하니, 압도적인 출력으로 죄다 전멸시키자고.

“소울 배리어!”

갑작스런 빛의 공격에 일제히 방패를 드는 아레스의 신들.

대부분 중급신으로 이루어진 최정예 부대다.

“영혼신이다!”

“하늘 위에 있어. 이 힘…… 아폴론 님의 힘이군!”

“큭. 견제해라! 1, 2분대는 하늘로 올라가!”

위기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하는 아레스 부대.

창과 방패를 들어, 하늘 위로 포탄처럼 날아온다.

그 숫자는 20. 하나하나 강맹한 위력을 지녔지만…….

“이카로스처럼 만들어 주지.”

이카로스.

밀랍으로 붙인 날개로 높게, 더 높게 날아가다가 밀랍이 녹아내리며 추락한 이.

녀석들의 신화 케이스처럼, 똑같이 만들어 주지.

“크으윽……!”

“엄청난 영력…… 배리어가…… 깨진다!”

20명의 무신들이 빛에 잠긴다.

처음에는 어찌어찌 막아 보려고 하더니, 결국 힘의 격차를 이기지 못한다.

애초에 SP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

SP를 생각 않고 마음껏 퍼부으니, 이길 수가 없지.

“크윽…… 이렇게 가다니……!”

“군신이시여. 대업을……!”

하나하나 타오르는 신들.

죽기 전 몇몇은 마지막 발악으로 창을 던지지만…….

나에겐 닿지 않는다.

휙.

단 하나, 시커먼 단창만을 제외하고.

“소울 배리어.”

쾅!

빛을 모조리 베어 넘기고, 배리어가 단번에 찢겨 나간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3번이나 찢기고, 수복하는 과정을 거치자 멈춘 공격.

대신이 된 이후, 스킬 효율이 급등했는데도 3번이나 찢기다니……?

이런 공격을 할 자는 하나밖에 없지.

“영혼신. 내가 상대하겠소.”

시커먼 전신갑주를 입은 아레스.

아까는 분명 장비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어느새 장착했지?

“빛을 견디는군.”

“당신의 권능, 결국 아폴론의 것이 아니오? 당연히 파악하고 있을 따름이지.”

자신의 갑옷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는 아레스.

“변환.”

그러더니 그의 신형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아니, 태양신의 권능이 발동된 상황에서…… 보이지 않아?

치이이이익.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머리 위가 베였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왼쪽 가슴이 찔렸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계속해서 뜨는 수복 메시지.

머리, 목, 좌측 가슴, 팔, 다리……

내 분신의 모든 부위가 공격당한다.

일격은 이격이 되고, 이격은 삼격이 되고……

끝도 없이 쏟아져 오는 공격.

하나하나가 모두 배리어를 찢어 버린다.

SP만 무한하지 않았다면, 이미 분신의 사지가 잘렸다가 영체가 완전히 가루가 되어 버렸겠지.

이 잠깐 사이에, 대체 얼마나 공격이 들어온 건가.

“영검 소환.”

검을 들고, 아레스와의 전투에 집중한다.

아무리 군신이라도 일반 대신.

SP를 무제한으로 얻고 나니 그와의 전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니 기분이 나쁘다.

이 녀석 정도는 가볍게 이겨 줘야, 제우스도 이겨 내지……!

치지지지직.

실드가 찢기는 와중에, 아레스의 위치를 파악해 봤다.

빛 하나하나로 적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데, 아레스의 위치는 이상하게도 포착이 되지 않는 상황.

이렇게 되면, 공격이 올 법한 곳을 먼저 틀어막아 보자.

휘리리릭.

촉수를 사방으로 뻗고, 영검으로 내 모든 방위를 점한다.

캉! 캉!

“흠……!”

순식간에 맞부딪치는 병장기.

태양신의 권능은 수월하게 피했지만, 영검과 촉수는 그렇지 않은 듯했다.

힘 대 힘으로 맞붙으면, SP 차이 때문에 질 수가 없지!

촤아아악!

반으로 갈라지는 촉수.

하지만 잘리자마자 재생하며 바로 방위를 다시 틀어막는다.

방어는 충분하고, 공격만 하면 되는데…….

대체 어디서 공격해 오는 건지 감이 오질 않는군.

대신이 된 이후로 여러 세계를 한 번에 바라보는 나지만, 눈앞에 있는 게 분명한 아레스는 찾을 수가 없다.

무슨 군신이 아니라, 암살자 같군.

녀석을 찾을 수 없다면…… 일단 아래에 있는 부하부터 족치자.

“태양신의 권능.”

아레스의 공세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소홀히 했던 태양의 힘을 다시 꺼내 든다.

옆에서 공격해 오는 아레스는 신경 쓰지 않고, 녀석의 부하를 하나하나 찾아 불태운다.

화르르르르.

하나둘 타올라 없어지는 아레스의 부하.

방패로 하늘 위를 틀어막아 보지만, 강렬해진 태양신의 권능을 이겨 낼 수는 없었다.

“큭. 영혼신……!”

아레스에게서의 공세가 거세진다.

하지만 어쩔 건데?

내 공격도 먹히지는 않지만, 방어도 뚫지는 못하는 상태.

공격을 틀어막으며 아래에 있는 녀석들을 하나둘씩 없앤다.

“크으으……!”

“주군. 흑뢰가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나둘 씩 각개 격파당하는 아레스의 부하들.

한데 세, 네 명 정도가 더 불타오르자 갑자기 한 놈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

흑뢰가 되도록 허락해 달라고?

“결국 이렇게 되었는가…… 그래. 허락한다.”

허탈한 듯한 아레스의 음성.

그의 허가가 떨어지자, 부하들의 영체가 일제히 검은 번개에 휘감긴다.

지지지지직.

“찾아라…… 대신계의 핵을 찾아라……!”

어느 정도 이성은 있는지 그리 말을 하는 군신의 부하들.

뭐, 아까보다 좀 세지기는 했네.

태양신의 권능도 아까보다는 잘 버텨내고 있고.

“태양신의 권능.”

하지만, 뭐…… SP를 더 주입하면 될 뿐이다.

흑뢰가 되었다 한들, 중급신은 중급신.

아레스처럼 신통방통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니, 이를 이겨 낼 수는 없지.

“으…… 아아아악…….”

“흑뢰가 되었음에도……!”

비통해하며 사라지는 아레스의 부하들.

그들조차 소멸하기 시작하자, 아레스가 공격을 멈추고 사라진다.

이 자식.

어디에 간 거지?

나를 저지하려다 안 될 거 같으니, 대신계의 핵을 찾으러 간 건가?

쿠르르르르-

무너져 가는 신계.

땅바닥이 갈라지고, 하늘도 작아지고 있다.

드넓은 세계가 서서히 한 점으로 축소되려는 상황.

이 속도라면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붕괴할 거 같은데…….

“나도 찾아 봐야겠군.”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서서히 내려간다.

대신계의 핵…….

어떻게 생긴 거기에 신들이 그렇게 찾았는데도 나오질 않는 거지?

태양빛으로 대지를 모두 비추지만, 딱히 핵이라고 할 만한 건 없었다.

옥황상제가 죽어서 그런지, 딱히 SP가 느껴지는 중심도 없고.

대체 어디로 가야 한다는 거지?

흐으음.

땅바닥에 있나?

그곳에는 빛을 퍼뜨려서 찾을 수는 없을 텐데…….

영체로 내려가서 찾아야 하나.

아. 그래. 어차피 SP도 많으니까.

“포탈 개방.”

포탈을 열고, 본체 쪽에서 분신을 마구마구 만들어 투입한다.

1, 10, 100명까지 늘어나는 분신.

태양신의 권능은 여러 명이 동시에 쓴다고 강해지지 않지만, 탐색 작업은 다르지.

한 분신으로는 계속 빛을 내뿜으며, 나머지 99 분신은 땅바닥으로 투입된다.

휙!

[소울 배리어가 수복됩니다.]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수복이 멈춥니다.]

“으…… 컥!”

땅에 내려앉자마자 창에 찔리는 내 분신.

어…… 소울 배리어가 파괴되었네?

저절로 재생되더니, 뭐 때문에 멈춘 거야.

분신 하나가 창에 가슴이 뚫린 채, 서서히 소멸한다.

사라지기 직전 힘을 분석해 보니, 이 힘…….

제우스의 흑뢰와 묘하게 일치한다.

제우스의 힘, 창조주의 힘인가?

등골이 잠시 오싹해졌다.

이게 분신이 아니라 본체였으면, 불의의 일격을 맞았을지도.

SP는 충분한데 분신의 영체가 사라지는 게, 일반적인 힘이 아닌 것 같았다.

“분신인가. 골치 아프구려.”

땅 속에서 스르르 나타나 소멸하는 날 지켜보던 아레스.

진짜 저거, 군신이 아니라 암살신이네.

하지만 100개 중 하나가 죽었을 뿐이다.

그리고 모두 다 분신이니 괜찮아.

“촉수 뿌려!”

영검은 하나만 쓸 수 있지만, 분신의 촉수는 각기 다 달려 있다.

사방으로 퍼뜨려 아레스를 견제하며, 대신계의 핵이라는 것을 찾는다.

내 분신 숫자를 보더니 떨떠름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아레스.

“분신 숫자가 대체…… SP가 그리 남아돈단 말인가?”

“어. 존- 나 많아. 이 새끼야. 너야말로 배리어를 어떻게 뚫은 거지?”

“그걸 적에게 말해 주겠소?”

“하긴.”

그럴 리가 없지.

소리가 들린 쪽으로 촉수나 뿌린다.

그러자 숭덩숭덩 썰려 나가는 촉수.

그러더니 다시 스르르 모습을 감추며 사라진다.

하늘 위에서랑 달리, 검은색 스파크가 튀더니 사라지는 아레스.

저 녀석…….

흑뢰가 된 건가?

공격도 세진 걸 보면 수상하네.

“일단 대신계의 핵이다.”

100명으로도 모자랄 수 있다.

분신을 계속 만들어 투입한다.

휙.

또다시 배리어가 깨진 채 사라지는 분신.

촉수도 재생하지 못하고 그의 공격을 허용한다.

“큭…….”

하지만 상관없다.

죽일 테면 죽여라.

내 분신은 계속 쏟아져 내려오니까.

“크으으……! 영혼신! 작작 와라!”

“2차 부대 투하 갑니다.”

아레스의 창칼에 쓰러진 나의 분신.

어느덧 40이 넘는다.

하지만 분신 숫자는 아까보다 3배 늘어난 300.

망할 핵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나올 법도 한데…….

촤악. 촤악.

칼에 베이는 촉수 소리가 이제는 일상적이다.

무시하고 땅을 온통 헤집을 정도로 검색하니…….

툭.

무언가가 걸리는 감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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