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태창 2개 - 152화>
역으로 습격하다 (1)
바로 한계 도달이야?
상태창을 띄웠다.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신
칭호 ? 신 중의 신
영력靈力 - 5034
SP ? 26.85억]
딱 영력 수치만큼 하루 수입이 정해졌구나.
한 번에 거액이 들어와서 영혼 중개 스킬 레벨을 더 올리려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어.
기본 근간이 되는 능력치, 영력에 팍팍 투자를 해 봐야겠다.
영력 하나 올리는 데 드는 SP 수치는 50만.
일단 천씩 올리기로 하고, +버튼을 그냥 꾹 누르고 눌렀다.
5034가 5035, 5036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하나하나씩 오르는 게 아니라 십의 단위가 바뀌어 가는 영력.
숫자가 순식간에 변하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봤다.
영력은 어느새 6000이 되고, 7000이 된다.
그럼 10억 쓴 건가?
뭐 더 투자해 보자 싶어서 손가락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잠깐 정신줄을 놓고 멍하니 지켜보니 어느새 영력 수치가 9000을 돌파하고 있었다.
9000?
어, 이건 좀 많이 나간 거 같은데.
손가락을 급히 떼어 봤지만, 이미 떼었을 때는 9500이 돌파된 상태였다.
그러고도 계속 올라가는 영력.
숫자가 계속해서 쭉쭉 오르다가, 10000에 도달하자 툭 하고 멈췄다.
[영력이 현재 등급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올릴 수 없습니다.]
10000이 끝인가?
그럼 SP 중개로 아무리 수익을 얻어도 1억이 끝이겠네.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신
칭호 ? 신 중의 신
영력靈力 - 10000
SP ? 2.02억]
그동안 받은 SP가 싹 다 날아간 상태창.
2억밖에 남지는 않았지만, 뭐 지금 당장 싸울 건 아니니까 괜찮다.
오히려 영력 수치를 후딱 올리는 게 낫지.
그리고 SP 중개 수입도 1억으로 맞추면 S등급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루는 거다.
상태창에 시선을 떼고 영체를 움직여 보니, 아까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제는 영체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이 공간 전체를 주무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삼두육비 - 아수라도.”
이제는 산에 가지 않고, 이 집 안에서 영체를 소환한다.
그러자 내 앞에 붉은색 포탈이 열리더니 ‘나’의 분신 영체가 튀어나왔다.
저번과 다른 점이라면 촉수가 있다는 점.
그는 저번 김지호와는 달리 냉정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이 김지호는 예전에 내가 분신을 제압한 사실을 알고 있는 김지호라 그런가?
생각보다 침착하다.
그는 잠시 나를 살펴보더니, 바로 말문을 열었다.
“헤임달의……!”
벌써 헤임달의 귀환을 쓸 정도의 힘이 있는 건가?
하지만 소용없다.
“멈춰.”
그러자 말을 다 끝내지도 못한 채 입이 막히는 아수라도의 영체.
꼼짝도 못한 채 날 그저 멍하니 쳐다본다.
“다시 나에게로 흡수되어라.”
내가 가벼이 손을 뻗자, 김지호의 영체가 사르르 흩어졌다.
그러더니 내 몸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해, 종국엔 완전히 합쳐졌다.
그와 함께 그의 사투 경험이 속속 나에게로 녹아들었다.
특히 이번 영체는 촉수를 잘 활용했기에, 그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영체를 다시 파견하고…….”
파견된 영체의 최종 성적은 1018위.
1000위권을 돌파하면 삼두육비 중 뭐가 하나 더 생길지도 모르지.
영력 10000 상태에서 보내니까, 이번에는 더 순위가 오르지 않을까?
삼두육비 - 아수라도 스킬을 다시 사용하여 영체를 보냈다.
일을 처리한 후, 현재 내 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SP 수입은 이제 궤도에 올랐다.
SP 거래소에서 이제 받을 기대 수익은 최소 월 30억원대.
거기에 SP 중개로 얻는 수익도 최소 5천만이다.
이제 1억까지 한도가 늘었는데, 신 몇을 더 사도로 받으면 1억의 목표도 금방 채워질 것 같았다.
능력치는 일단 영력은 풀로 채운 상태.
전투 스킬들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매일 들어오는 수익으로 투자를 하면 금방 오르겠지.
S급 이상의 전투 스킬을 더 익혀야 앞으로 대신과의 싸움에선 쓸 만하겠지만, 일단 가진 스킬들을 투자하며 구해 보면 될 터.
혼돈의 상태창은 아직 레벨이 낮다.
이 레벨, 금방 올릴 던전이 없는 게 문제야.
부서진 세계에 가서 몬스터라도 잡을까?
헤라클레스가 주관하던 에슈타르.
여기는 좀 가기가 꺼려진다.
제우스가 권능을 사용하여 헤라클레스를 쫓아냈는데, 그 이후 에슈타르 땅이 어떻게 변해 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괜히 레벨 업 하러 갔다가 제우스한테 재수 없게 붙잡힐 지도 모르니까.
하데스와 엘프리안이 있는 케브리안에서 가서 상황을 보고 몬스터라도 때려잡아야겠군.
레벨 100만 올리면 되니까.
[지호 님. 일은 잘 처리되셨습니까? 일단 C급 헌터 200명 정도를 추렸습니다.]
내가 상념에 젖어 있자니, 강시아가 나에게 보고해 왔다.
흠. 그래.
신들을 받게 된 이후로 C급 헌터에 대한 갈망은 적어졌지만, 그래도 슬롯이 많이 비어 있는데, 채우는 게 낫겠지.
200정도면 뭐, 괜찮은 거 같다.
[어. 신 5명이 들어왔어.]
[와…… 신 중의 신이시로군요. 대단합니다. 혹시 그분들은 어디에……?]
[지금은 사도의 정원에서 쉬고 있지.]
[그렇군요.]
살짝 아쉬워하는 느낌의 강시아.
신들을 사도로 임명한 신이라고 알리고 싶었던 걸까?
그런 그녀에게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신 5명만으로도 SP 수입은 가득 찼어. 앞으로는 사도의 질을 따져서 천천히 받아도 될 것 같아. 다른 하급신도 들어올 수 있거든.]
[아. 그렇습니까? 그럼 인원을 더 추리도록 할까요?]
[흠…… 그럼 최정예로, 100명만 일단 추려 보자. 그들이 사도가 되면 어마어마한 능력 혜택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예…… 저도 이번에 SP 들어온 것을 보고 놀랐어요. 한 번 사도가 되면 입소문이 금방 날 거라 생각됩니다.]
[좋아. 아, 그리고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매입 가능할까? 신들의 거점으로 삼을까 해서 말이야.]
[물론입니다.]
묻지도 않고 바로 즉답하는 강시아.
그리고 조금 있다가 답 메시지가 또 온다.
[그렇지만 신들의 거점으로 삼기에는 너무 초라한 아파트 아닐까요?]
[그런가?]
[예. 신전은 그 종교의 힘과 위엄을 보여 주죠. 요즘 각 종교 교단에서 거대한 신전을 다시 신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그 아파트도 지호 님이 머무시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지요.]
[뭐, 돈이 없어서 말이지.]
사실 재산은 만드려면 만들 수는 있지만…….
“황금아, 나와라.”
가볍게 이야기하니까 내 이미지 속의 금괴가 만들어졌다.
땅바닥에 차곡차곡 쌓이는 금괴.
금빛이 아주 아름답다.
근데…… 이거 진짜 금 맞겠지?
신언으로 형성한 거니까.
[뭐, 돈이 부족하면 내가 황금을 만들면 돼.]
[앗, 그냥 만드실 수 있는 겁니까……?]
[신언으로 가능하거든.]
[정말 대단하군요…… 하지만 굳이 돈 때문에 만드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저희 대현 길드의 재력, 이 정도는 가뿐합니다.]
대한민국 1등 길드장다운 발언.
믿음직스럽군.
[아파트는 일단 매입하겠습니다. 그리고 신전은 강남에 예전에 대현 그룹이 국가로부터 사들인 부지를 이용해 지을까 합니다.]
[그건 대현 그룹 거잖아?]
그거 다른 대기업이랑 경쟁해서 산 땅 아니었나?
왜, R&D에 투자하지 않고 땅 사냐고 비난 꽤 받았던 금싸라기 땅.
하지만 강시아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신을 위한 일입니다. 그룹 차원에서 이 정도 투자야 당연하지요.]
[뭐, 알았어. 돈 부족하면 말해. 금 찍어 줄게.]
[정말 괜찮습니다. 신전, 기대해 주십시오.]
땅 매입과 신전 건설까지 자기에게 맡겨 달라는 강시아.
알겠다고 하며 그녀에게 자질구레한 일을 맡기기로 하자, 지구에서 할 일이 사라졌다.
사도는 신들을 더 받을 수도 있으니 아주 정예들로만 구성하고.
제우스의 번개도 일주일 후에 나타나니 그때까지 할 일이 없어.
그럼 결국…….
“레벨 업을 해야겠군.”
혼돈의 상태창.
융합의 권능을 완전히 파악하고 얻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SS급으로 올라가지.
SS급만 되면, 제우스측 대신도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케브리안으로 가서 레벨 업을 시작하자.
여기는 던전에 비해 사람이 포화니, 하데스와 엘프리안이 있는 케브리안에서 레벨 업 하는 게 낫겠어.
“헤임달의 귀환.”
엘프리안의 은신처.
내가 이곳에 발을 디디자, 엘프리안이 금방 찾아왔다.
“지호 님. 오셨어요?”
얼굴에 가득 미소를 담고 나에게 다가오는 엘프리안.
평소보다도 더욱 반겨 준다.
“SP 중개 수익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늘었어요. 혹시 저한테 또 중개를 해 주신 건가요?”
왜 이렇게 반기나 했네.
중개 효율이 갑자기 미친 듯이 뻥튀기되니 이렇게 반길 만도 하다.
“뭐, 비슷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어마어마한 힘이 돼요. 제가 보답을 하고 싶은데…….”
좋은 향기를 뿌리며 다가오는 엘프리안.
알게 모르게 몸짓이 교태롭다.
이거 참, 옷도 뭔가 살결이 많이 보이는 걸 입고 오셨대, 왜.
새하얀 피부와 신이 빚은 듯한 몸매, 그리고 긴 귀.
귀를 보자 갑자기 디아나가 떠올랐다.
“어떤 보답이라도 괜찮습니까?”
“어머. 네. 당연하죠.”
“그럼, 디아나 좀 도와주시죠.”
“디아나요?”
김샜다는 얼굴을 한 엘프리안.
하나 곧 표정을 바꿔 나에게 물었다.
“그녀에게 무슨 도움이 필요한가요? 그녀는 비록 지호 님의 사도가 되었지만, 제가 총애하던 하이 엘프입니다.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야죠.”
“잠시만요.”
디아나를 이 자리에서 소환한다.
완전무장을 한 채 소환된 디아나.
그녀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와 엘프리안을 바라보았다.
“지호 님. 여기는 대체……?”
“엘프리안 님의 은신처야.”
“오랜만이야. 디아나.”
엘프리안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디아나.
그녀는 나를 보고도 고개를 숙인다.
“제우스의 번개 때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해요. 지호 님.”
“아니야. 알고 보니 별거 아니더라고. 다음엔 도와줘.”
“예. 그리고…… 저, 뭔가 이상해요. 사도의 정원에 있는데 갑자기 SP 획득량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어요.”
“그건 내가 성장해서 그래. 이상한 거 아니니까 그냥 그거로 능력치 올리고 있어. 그건 그렇고, 디아나. 그때 S등급 오르기 위해서는 정령신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지?”
“아…… 네.”
나와 엘프리안을 번갈아 쳐다보던 디아나.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엘프리안 님. 디아나를 좀 도와주시죠. 그거로 보답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정령신의 인정이요? 어머. 그거 쉽지 않은데…… 호호.”
엘프리안은 살짝 웃더니 내 제안을 승낙했다.
“좋아요. 대신 디아나를 저한테 좀 맡겨 주세요. 하루 이틀 만에 끝나는 일이 아니거든요.”
“알겠습니다.”
“지호 님. 전 괜찮은데……!”
“S등급이 되어야지 계속 같이 있지. 디아나. 이런 기회 흔치 않아.”
내 설득에 잠시 생각을 하던 디아나.
결국 결심을 한 듯했다.
“알겠습니다. 지호 님. 사실 번개 앞에서 역소환되었을 때, 제 무력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엘프리안 님에게 가르침을 받아, 이번엔 꼭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후후. 제가 잘 가르칠게요.”
제우스의 번개 앞에서 역소환한 게 마음에 걸렸나 보군.
굳은 결의를 다지는 디아나.
엘프리안도 웃으며 이를 도와주겠다 말한다.
좋아. 그럼 이 일은 잘 해결되었고…… 원래 목적으로 돌아가자.
“감사합니다. 엘프리안 님. 근데 혹시, 케브리안에서 처리할 만한 몬스터는 없나요?”
“처리할 만한 몬스터요?”
“네. 상태창을 한 개 더 받았는데, 레벨 업이 필요해서요.”
대략적으로 설명하자 엘프리안은 의아한 얼굴로 말한다.
“음…… 신이 되셨는데 일반 몬스터를 잡는다고 경험치가 오를까요? 격이 완전히 다른데. ‘경험’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흠…….”
“아. 그래도 혹시 A급 던전이면 다를 수도 있겠네요. 하데스의 영역에 A급 던전이 몇 있던데, 그쪽에 가 보시면 어떨까요?”
“알겠습니다. 하데스한테 문의해 보고 가 봐야겠네요.”
하데스의 반응은 심플했다.
[킬킬. 미쳤어요? 그게 되겠습니까?]
“경험치가 하나도 안 올라?”
[그럼요. 신이 필멸자와 싸운다고 무슨 경험이 되겠어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신인데 각성했으면 혼돈 영역도 S급이어야 할 텐데…….]
나를 보고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는 하데스.
[근원의 힘도 느껴지지 않는군요. 이상해라.]
아니, 통신 창으로 바라보기만 해도 아나?
일단 그쪽 주제에서 화제를 돌린다.
“에이. 그래도 던전 한 번 돌아보면 안 돼?”
[킬킬. 그러시죠. 제가 위치는 알려 드리겠습니다.]
엘프리안과 디아나와 헤어진 후, 하데스가 알려 준 위치로 이동했다.
검은 대지 위를 날아가며 언데드 군단을 지나고 시체의 산을 지나자, A급 던전 포탈이 있었다.
가볍게 들어갔다가 클리어하고 나왔다.
뭐 이런저런 적들이 튀어나왔던 거 같지만, 다 죽으라고 하니까 금방 사라지는 적들.
A급일 때도 순식간에 클리어 했었는데, 지금은 뭐, 순삭이지.
그리고 경험치를 확인했다.
“와. 1% 올랐네.”
혼돈 100 레벨에서 1%가 오른 경험치.
근데 시간은 이미 하루가 지나 있었다.
던전 클리어는 1분도 안 걸린 거 같은데, A급 던전을 클리어 하니 시간은 예전처럼 무조건 하루가 지났다.
“이거 효율이 너무 안 좋은데?”
100 레벨인데 1%면…….
계속 1%씩 오른다고 가정해도 만 번 돌아야 하잖아.
던전으로 레벨 업 하는 건 의미가 없는데?
거기에 이 1%는 지구인 선구자 칭호 때문에 경험치가 쌓이는 것도 포함되었단 말이지.
음…… 뭔가 아닌 거 같아.
다른 방법이 없을까?
[김지호. 자네, 케브리안에 왔는가?]
갑자기 용신 드라키아로부터 통신이 왔다.
통신 화면을 띄우자, 황금색의 알이 자리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알.
갑자기 무슨 알이야?
“모습이…….”
[영체를 제대로 회복하기 위해 알로 돌아갔지.]
“그렇군요. 제가 온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내 힘과 자네는 용의 힘으로 연결 고리가 있다네. 그 힘을 느낄 수 있었지.]
“예. 몬스터 잡으러 왔습니다만, 영 부족하네요.”
[아니, 자네 수준에 무슨 몬스터인가? 신이 말이야.]
혼돈의 상태창을 이야기해 주니 잠시 생각하는지 말이 없던 드라키아.
그가 갑자기 뜻밖의 제안을 했다.
[우리가 적을 침공하는 게 어떻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