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태창 2개 - 150화>
혼돈 진영의 상태창 (2)
[혼돈 진영의 각성자로 각성하셨습니다.]
[각성자 등급은 B입니다.]
“상태창.”
메시지가 뜨자마자 상태창을 열어 봤다.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신
칭호 ? 신살자
영력靈力 - 5034
SP ? 5000만]
이거야 뭐, 자주 보던 합쳐진 상태창.
그 아래에 또 하나의 상태창이 추가되어 있었다.
[이름 - 김지호
클래스 - 영혼 융합자
레벨 - 100
수호신 -
칭호 -
근력 - 上 민첩 - 上 마력 - 上
근원 - 사용 불가
SP - 5000만(공유 상태)]
근원?
근원은 뭐야.
다른 스탯이야 대충 알겠지만.
근력, 민첩, 마력은 뭐 예전에 있던 거랑 다 대동소이하니까. SP는 지금 각성해서 그런지 0이고.
[영혼 융합자로 각성하셨습니다.]
[영혼 계열 스킬이 추가됩니다.]
[‘영혼 융합’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영혼 분해’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중개, 약탈에 이어 융합까지 얻는군.
그럼 이제 SS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걸까?
이런 내 질문에 답하듯, 메시지가 뜬다.
[혼돈 계열의 클래스, 영혼 융합자를 S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하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B등급으로는 안 된다, 이거지?
그냥 아까 혼돈 진영에 속할 걸 그랬나?
한 큐에 해결되었을 텐데.
음…… 아니야.
한번 소속되었다간 못 나갈 수도 있어.
기본 스펙은 이제 빵빵하니까 금방 등급 업 하지 뭐.
레벨이 100이니, 일단 200까지 올려서 A등급 달성하고 그다음에 S로 가면 되지 않겠어?
B에서 육성하기로 하고, 개인적인 궁금증을 푼다.
“황금돼지야.”
“꿀꿀…… 2단계 업! ……옙, 주인님?”
“근원 능력이 뭐야? 혹시 알아? 혼돈의 매니저 일을 했다며.”
“아. 혼돈 진영으로 완전히 각성하셨습니까?”
“아니, 완전히는 안 했거든. 그러니 근원은 사용 불가라고 나오네.”
그러자 돼지가 잘했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꿀꿀. 잘하셨습니다. 근원 스탯 포인트는 혼돈 진영의 유일신, ‘창조주의 왼손’께서 머무는 근원으로 귀환할 때 쓰이는 능력치입니다.”
“근원? 거기에 왜 귀환하는데?”
“꿀꿀. 육신이나 영혼이 소멸할 상황이 되었을 때, 근원으로 귀환하여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아니, 육신에 이어, 영혼 소멸을 막는다고?”
죽은 육체를 되살리는 거야 영체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지구의 신들도 잘만 살렸잖아.
하지만 영혼이 사라지면 말짱 꽝일 텐데.
그걸 되살린다고?
내가 만약 하데스랑 싸워서 그를 운 좋게 영기발출로 죽인다고 해도, 창조주의 왼손이 있는 근원에서 부활하는 건가?
너무 사긴데……?
“꿀꿀. 예. 다만 영체화가 불가능하면 쓸모없는 포인트지요. 하지만 영체화가 가능할 경우, 근원으로 다시 돌아가 재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아니, 그럼 신이 아니어도 영생을 사는 거야?”
“꿀꿀. 영생까지는 쉽지 않습니다. 근원 포인트가 워낙 모으기가 힘들어서요. 혼돈 진영에서 부여되는 임무를 달성해야 주어지는 포상 같은 개념이라…….”
그러면서 꼭 죽을 때 되살아나는 것만이 아닌, 영체 자체를 개조, 강화시킬 때도 근원 포인트가 사용된다고 했다.
나는 완전한 혼돈 소속이 아니라서 그런 게 없는 거구먼.
“그럼 너도 근원 포인트가 있는 거야?”
“꿀꿀. 저는 혼돈 진영에서 나왔으니 이제 없지요. 근원 포인트에 의구심이 계속 가서요.”
“왜? 죽어도 되살아날 수 있고, 영체도 개조할 수 있는데? 근원 포인트, 말만 들으면 완전 좋던데.”
“꿀꿀…… 주위에서 근원에 다녀온 이들이 많이 변화한 걸 보았습니다. 혼돈과 창조주의 왼손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 때때로 원래의 이들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하고 충동적인 행동 등…… 너무 많이 변했어요. 정말 원래 그 존재였나 싶을 정도로.”
황금돼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근원에 가기만 하면 존재의 성격 자체가 변했다고.
처음에는 영체를 개조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근원 자체에서 혼돈에 대한 끝없는 충성을 가지도록 개조시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했다.
“꿀꿀. 저는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세뇌당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 네 말 들으니까 혼돈 진영으로 완전히 각성 안 하길 잘한 거 같다.”
근원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결국 창조주의 왼손이 있는 곳과 연결되었겠지.
그러면 느낌상 득보다는 실이 많았을 거 같다.
“좋아. 그럼 계속 일하고 있어.”
“꿀꿀. 알겠습니다. 주인님.”
근원에 대한 궁금증은 돼지 덕에 풀렸고, 영혼 융합과 영혼 분해 스킬을 봐야겠군.
일단 영혼 융합부터 보았다.
[영혼 융합 Lv.1]
[영체를 융합합니다. 융합 시 본체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영혼 융합 스킬 레벨에 따라 합칠 수 있는 개수가 늘어나며, 스킬 레벨이 20이 될 시 스킬과 아이템도 융합을 할 수 있습니다. 융합된 영체는 영혼 융합자의 등급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융합 후 남은 영체는 사용자의 SP로 들어옵니다.]
흠. 내가 지금 혼돈 B등급이니까 융합하면 B등급까지만 나오는 거군.
근데 영체를 융합한다는 게…….
영혼끼리 합체시킨다는 건가?
이거 실험을 한 번 해 보고 싶네.
거기에 스킬 레벨이 오르면 스킬과 아이템도 융합이 가능하다는데, 이거 뭐 진화도 되는 건가?
“영혼 분해는…….”
[영혼 분해 Lv.1]
[영체를 분해합니다. 스킬 레벨이 20이 될 시, 영체뿐만이 아니라 B등급 이상의 스킬과 아이템도 분해할 수 있습니다. 영체의 분해를 통해 영체의 본질을 이해하게 되어, SP 획득량이 늘어납니다. 스킬 레벨당 1%씩 늘어납니다.
스킬 레벨이 50이 될 시, 자신의 영체를 분해하여 분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영혼 분해 스킬은 분해만 하는 게 아니라 부가 효과도 이것저것 있었다.
SP 획득량 증가 효과. 이건 모든 SP 획득에 해당하는 건가 싶고…….
분신을 만드는 것도 신기했다. 아바타랑은 다른 느낌인가?
영혼 분해로 스킬과 아이템을 분해하고, 융합으로 합쳐서 업그레이드시키는 느낌이군.
일단 이쪽 애들 스킬 레벨부터 올려놔야겠어.
상태창 2개의 SP가 공유 상태로 나와 있으니, 일단 투자를 시작한다.
목표는 레벨 20까지.
레벨 업 버튼을 두두두두 클릭한다.
영혼 융합과 영혼 분해 스킬 레벨이 20이 되자 남은 SP는 1천만.
두 스킬은 레벨 업 하는 데 SP 소모가 적은 편이군.
영혼 중개랑은 다르네.
[영혼 융합 스킬이 레벨 20이 되었습니다. 융합 시너지 효과가 오르며, 스킬과 아이템도 융합이 가능합니다. 스킬과 아이템 등급은 영혼 융합자의 등급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영혼 분해 스킬이 레벨 20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B등급 이상의 스킬과 아이템도 분해할 수 있습니다. 분해한 영체 재료의 등급은 영혼 융합자의 등급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스킬 레벨은 다 빠방하게 올렸지만, 영혼 융합자 등급이 문제다.
이거 원, 다시 레벨 업을 시작해야 하나?
이럴 때 쓸 만한 칭호가 있지.
[지구인 일인자]
[등급 A]
[신들이 인정한 지구인 일인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지구인 각성자가 얻는 경험치의 1%를 획득한다. A등급에 도달할 시 효과가 없어진다.]
요놈에 제우스의 번개를 처리하고 신들을 죽이다 보면 레벨 업이 되겠지.
지금 당장은 융합이나 분해를 쓰기가 애매하다.
융합한다고 해도 최고로 나오는 게 B급인데, 이걸 어따 써먹어?
영혼 융합자의 등급을 후딱 올리는 게 우선이지.
지금은 영혼 분해의 부가 스킬, SP 획득 효율 증가만 믿고 가야겠네.
“꿀꿀. 주인님. 다 끝났습니다.”
“오. 그래. SP 거래소 레벨과 저장 한도가 어떻게 변했어?”
“꿀꿀. SP 거래소 레벨 20입니다. 저장한도는…… 500조로 늘었습니다.”
500조?
원래는 50조였는데…….
아주 수치가 안드로메다로 가는구나.
“500조? 헐……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꿀꿀. 주인님의 영력과 SP 거래소 레벨이 오르면서 대출을 할 수 있는 범위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게 모두 찰 것 같지는 않으니, 상품을 좀 다각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급 준비율도 SP 거래소 레벨이 오름에 따라 낮아졌습니다.”
“엥. 지급 준비율은 스킬 레벨 30이 되어야 낮아지는 거 아니었어?”
“꿀꿀. 혼돈 세력과 하데스가 SP 거래소 사업에 투자하고 하부 은행으로 소속되면서 시스템에 안정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런 예외 조항이 있더군요.”
두꺼운 SP 거래소 매뉴얼을 꺼내서 나에게 찾아보여 주는 황금돼지.
뭐 나야 지급 준비율이 풀리면 좋지.
“오오. 그래? 몇 프로로?”
“60%입니다. 이제 500조가 꽉 차면, 200조를 대출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꿀꿀!”
60%라니…….
원래 80%여서 50조 저장하면 10조만 대출해 줄 수 있었는데 두 배로 올랐네.
야. 이거 어마어마한 소득을 기대해 봐도 되겠구먼.
“200조 대출을 다 받을 수 있긴 할까? 오딘이 제우스에게 조종당해서 그런 거였잖아.”
“꿀꿀. 그래서 대출 상황을 보고 이자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운용은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그래. 잘해 봐.”
“아, 그리고 수익 반출도 3%로 늘었습니다. 꿀꿀.”
“그럼 500조 꽉 차서 200조를 대출로 운용한다고 치자. 거기에 수익 반출 3% 꽉 채우면 어떻게 돼?”
“500조 예금의 이자 1%, 5조. 200조 대출 이자 10%, 20조. 20조의 3%를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6000억을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꿀꿀. 다만 대출 이자를 조절할 수 있으니, 실제 수익은 이보다 낮겠죠.”
“헐…… 예전에는 얼마였지?”
“예전에는 1백억 가져가셨지요.”
헐…….
60배 뛴 거냐, 수익이?
어마어마한 액수에 그저 입을 쩍 벌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자율 조정으로 수익이 낮아질 수는 있지만, 어쨌든 수십 배 뛰었네.
“와. 대박이네. 그럼 지금 바로!”
“꿀꿀. 하지만 예금과 대출이 꽉 찼을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아무리 영력이 올라 범위가 늘어났다 한들, 예금이 하루아침에 꽉 차기는 힘듭니다. 대출도 그렇고요.”
“하긴. 예전에도 오딘이 눈이 돌아가서 단번에 찬 거니까.”
“꿀꿀. 제 예상으로는 올해에는 100조 정도 확보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0조 대출이 가능하지요. 주인님께는 일단 지금 확보한 50조의 이득을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이제는 20조 대출이 가능한 거지? 그건 채울 수 있겠어?”
“꿀꿀. 충분합니다. 이걸 채운다는 가정 하에 미리 집행해 드리겠습니다. 20조의 대출 기대 수익은 2조. 여기서 예금 이자를 빼면 1.5조가 되지요. 주인님께서는 여기서 3%를 가져가실 수 있으니 450억이 됩니다.”
450억.
내가 예전에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은 100억이었는데, 4.5배 늘었네.
여기에 예금 대출이 추가되면 또 기하급수적으로 늘겠지.
“그럼 미리 땡겨 줘. 저번엔 7.5억 줬나?”
“예. 수익의 90%를 나눠서 드렸지요. 저번 거를 빼고 계산하면 26.25억이군요. 바로 드릴까요?”
“어…… 어. 그래.”
100조 투자를 받았지만 실감이 안 났는데, 26.25억을 받으니 뭔가 확 체감이 된다.
이걸 받자 순식간에 보유 SP가 26.35억이 되었다.
“꿀꿀. 이제부터 할 일이 많아지겠군요. 주인님을 모시게 된 건 제 일생의 영광입니다.”
“그래. 잘 관리해서 수익 팍팍 줘. 바쁠 텐데 들어가 봐.”
“알겠습니다. 주인님!”
황금돼지가 내 말을 듣고 내게 고개를 깊게 숙이더니 물러났다.
보유 SP 26.35억…….
어마어마하네. 진짜.
시간은 제우스의 편이기도 하지만, 나도 그다지 꿀릴 건 없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SP 수익이 있으니, 이 어마어마한 SP를 어떻게 쓸까 실실거리고 있자니, 갑자기 통신과 메시지가 동시에 왔다.
[지호야. 네 사도가 되고 싶다는 신을 찾았다.]
[김지호 님. 이번 뉴스 일 이후 사도가 되기를 요청하는 C급 헌터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재 200명이 넘는 헌터들이 요청 중입니다. 다 받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