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태창 2개 - 143화>
최초의 SSS급 스킬(1)
[오늘 발표하려고?]
[원래는 좀 더 있다가 발표하려고 했습니다만, 지금 인터넷에서 지호 님이 꽤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이용하려고 합니다.]
이슈가 되고 있을 때 노를 젓겠다는 건가?
[천국과 아스가르드, 두 신계와 제우스의 번개에 대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어. 내 이름도 거기에 같이 끼기로 했지. 이걸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아테나가 정보를 줬다는 사실은 이야기하지 않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잠시 답장이 오지 않던 사도 메시지.
몇 분이 지나자 답장이 도착했다.
[21세기의 인간이 신이 되었다는 발표를 하면,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한데 현재 가장 세가 강한 기독교 쪽과 아스가르드에서 지호님을 뒷받침해 준다면, 그 논란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일 자체는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어떻겠냐는 강시아.
[논란이 크게 일어나고 있을 때, 후속으로 발표가 이루어진다면 한 번 더 이슈가 되며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21세기의 인간이 신이 되었다고 하면 갑론을박이 벌어지겠지.
저거 구라다, 아니다 하면서 인터넷에서도 엄청나게 싸울 테고…….
저 사람 확실히 맞냐, 아니냐를 화제로도 많이 이야기가 나올 거다.
그때 양쪽 신계에서 나를 같이 언급한다면?
그런 논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거다.
그 두 신계가 지금 지구에서 가장 잘 먹히는 대세 세력이니,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쉬워지겠지.
[그럼 일단은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고,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군.]
[네. 그렇습니다.]
그래.
이제는 고를 해야 할 때다.
영혼 중개 수익을 뻥튀기하기 위해서.
[그래. 시작해. 논란의 중심에 서보자. 실컷 팔아먹어.]
[예. 알겠습니다. 사도인 저에게 그런 권한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의 결과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길드, 대현 길드도 운영했던 사람이니 잘 하겠지.
[차후에 혹시 인터뷰도 가능할까요?]
[인터뷰?]
[네. 신의 능력을 보여 주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인 동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흐…….
사도 천 명을 모으는 데 별 짓을 다 하는구나.
이미 홍보를 그녀에게 위임한 이상, 완전히 맡기기로 했다.
[알았어. 언제든지 필요하면 이야기해. 천 명, C급 이상의 헌터 천 명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인터뷰…… 하지. 뭐.]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지금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호 님께서도 여유가 되신다면 지켜봐 주세요. 고위 등급 게시판에 널리 알리려 합니다.]
그녀의 말에 핸드폰을 꺼내 헌터넷에 들어갔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많아 복잡한 헌터넷 사이트 화면.
그 중에서 C등급 게시판을 찾아 접속해 보니…….
[게시판에 들어갈 권한이 없습니다.]
이런 메시지가 떴다.
엑. 다른 게시판은 잘 되던데?
어이가 없어서 사이트를 보니 기초 등급인 상태.
C등급 헌터로 등급 업그레이드를 해야 게시판을 볼 수 있었다.
“등업 기준은…….”
[‘에슈타르의 C등급 던전’ 던전 클리어 인증을 해야 등급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에라이. 젠장.
A등급 던전은 주구장창 클리어 했는데 C등급 던전 클리어는 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인증은 또 어떻게 하는 거야.
귀찮아서 SOS 콜을 했다.
[나 등급이 딸려서 못 봐.]
[어. 그래요? 그럼 제가 게시글을 핸드폰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글을 찍은 사진 파일이 도착했다.
‘각성자, 신이 되다.’
첫 번째 글.
나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가 나와 있었다.
세상이 멸망하기 전, 유일한 B등급 각성자로 이름을 날렸으며, 지구의 희망이었다고 얼굴에 금칠을 한 소개 내용.
세계가 과거로 돌아가면서, 모종의 이유로 그 기록과 기억은 모두 삭제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하나 세계의 멸망에 절치부심하여 힘을 키웠고, 인간으로서 꿈의 영역인 S등급에 도달했다는 내용.
이번 제우스의 번개 사태 때도 한국, 일본, 동남아 쪽을 돌며 철거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현재 최고 각성자가 B등급인 시대에, 누가 봐도 소설 쓰는 거냐며 반문을 표할 글이었다.
하나 마지막 부분에 이 내용은 대현 길드와 아스가르드가 사실을 보증한다고 나와 있었다.
꽤 공식적인 문서 같군.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글도 올라와 있었다.
두 번째는 SP에 대한 설명을 대략적으로 해 주며, B등급 이상부터는 가장 중요한 능력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세 번째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사도를 받고 있으며, 사도가 되었을 때의 혜택이 쓰여 있었다.
이들은 잘 모를 SP 혜택이 집중적으로 나열되어 있었는데, 이걸 보고 사람들이 올까 싶긴 했다.
C등급은 SP에 대해 아직 감도 잘 못 잡을 텐데.
두 번째 글에서 설명을 했다지만.
글을 한 번 쭉 둘러본 후, 강시아에게 물었다.
[이거, 반응은 어때?]
[C등급 게시판은 사람이 적어서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 헌터협회에게도 제휴해서 글을 게시할까 해요. 그런데 이건 아마 천국과 아스가르드의 발표가 난 이후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알겠어. 좀 기다리지 뭐.]
하긴 C등급이 예전보다는 많아졌다지만, 그래도 헌터들 중에서는 탑급이지.
거기에 제우스의 번개로 난리가 난 마당이라 아직 게시글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천천히 반응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
며칠 후, 봉은사.
아수라와 약속한 대로 스킬을 받기 위해 나왔다.
“좀 이슈가 되는 거 같기는 하지만…….”
C등급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 가입자 수가 폭증하거나 이러지는 않았다.
진위 여부를 의심하고, 관망 상태에 있다는 게 강시아의 전언이었다.
[C등급 각성자들은 사실 어디서든 최고의 대우를 받아서, 확신이 없으면 사도가 되려고 들지 않을 거예요.]
이러한 결과를 예상했다는 강시아.
천국과 아스가르드의 발표가 나면 그때서는 그들의 무거운 엉덩이가 움직일 거라고 했다.
인터넷에서도 꽤 화젯거리이긴 했다.
C등급 게시판에만 글을 올렸지만, 금방 소문이 퍼져 나가는 건 시간문제.
거기에 제우스의 번개를 없애면서 얼굴이 팔렸으니, 진짜 신이다, 아니다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었다.
여러 언론사에서 대현 길드로 취재가 왔다고 했지만, 일단 천국과 아스가르드의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류 상태.
이제 곧 조사 결과가 나올 테니 그때에 발맞추겠다고 했다.
뭐, 차근차근 해 나가면 되겠지.
[나 왔다네.]
봉은사 앞에 멀뚱히 서 있더니 메시지가 도착했다.
아수라 본체는 어마어마한 거인이니까…… 뭐, 인간으로 분장했으려나?
하나 그런 내 생각은 여지없이 깨졌다.
“오랜만이군. 김지호.”
봉은사 입구에 거대한 영체 상태로 우뚝 서 있는 아수라.
붉은색의 세 얼굴에 여섯 팔, 여전히 흉신악살처럼 무서운 얼굴이다.
영체 상태라 봉은사의 절문을 그대로 통과했다.
“꺄아아아악!”
“뭐…… 뭐야. 괴물이다!”
“도망쳐!”
봉은사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아수라의 모습을 보자 우르르 도망쳤다.
겉모습만 보면 진짜 지옥의 사자 같잖아.
하나 그렇게 도망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오히려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와. TV에 나왔던 아수라다!”
“진짜 저렇게 생겼네?
“무섭긴 무섭다, 야. 원래 TV에서 보고 사인해 달라고 하려 했는데…….”
“다가가기는 힘들 거 같아.”
다가오지는 못하고 일제히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찰칵찰칵 찍는 사람들.
아수라는 그런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하다 내 쪽으로 다가왔다.
“꼭 지구에 강림하면 사람들이 저 물건을 들어 날 향하더군.”
“광고 때문에 워낙 유명하시니까요.”
“하하. 그런가? 신으로서 유명하면 좋은 거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내 앞으로 다가와 풀썩 앉는 아수라.
그래도 나보다 훨씬 더 크다.
“내 자네에게 줄 스킬을 생각해 보았다네.”
“예. 전투 스킬 S 이상으로 좋은 거 있을까요?”
“물론. 스킬이야 차고 넘치지. 처음에는 적당한 스킬을 줄까 했는데, 아무래도 내 목숨을 구해 준 은혜를 그리 갚아서는 안 될 거 같더군.”
오오.
참된 신이다.
하도 주변에 뺀질거리는 신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남자답게, 호탕하게 스킬을 주니 오히려 신선한데?
“그래서 내가 가장 아끼는 스킬을 주기로 했네. 많은 SP가 소모되었지.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지만…… 나 아수라, 목숨의 빚은 갚는다네.”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떤 스킬인지…….”
“SSS급 스킬이네.”
SSS급?
눈이 번쩍 떠졌다.
지금 내가 가진 스킬 중 SSS급은 없었다.
영혼 계열 스킬들은 그 희소성과 성능을 따지면 SSS급을 받아도 이상하진 않지만, 여긴 등급이 없으니까.
등급 있는 스킬 중에는 아바타 교환이 SS급으로 가장 높았다.
근데 SSS급, 그것도 전투 스킬을 주신다고?
와아…… 갓수라 님이시다.
“SSS급 스킬은 어떻게 전수되는지 아는가?”
“아뇨. 이런 스킬은 처음이라.”
“SSS급 스킬은 그 대신의 상징이라네. 단순히 준다고 익힐 수 있는 게 아니지. 자네가 내 사도신이면 모르겠지만, 별개의 신이니 만큼 일정 절차가 필요하지.”
그냥 준다고 익힐 수 있는 게 아닌가?
“사실은 나의 근간을 이루는 다른 스킬을 익히고, 내 영체와 파장을 비슷하게 맞춰야 가능하지만…….”
갑자기 아수라가 손을 움직인다.
다섯 팔의 손이 일제히 자신의 왼쪽 맨 위의 팔을 잡아끌었다.
잠시 일그러지는 아수라의 얼굴.
지지지직…….
푹!
팔이 통째로 뜯겨 나간다.
영체 상태라 피가 튀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충분히 그로테스크한 광경.
내 몸뚱이보다 큰 팔이 내 앞에 떨어졌다.
“받게.”
“아니, 이렇게까지…….”
“언제 내 다른 스킬을 익히고, 영체와 파장을 맞추겠는가? 자네는 큰일을 해야 할 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해야지.”
“그래도 이거 영체를 떼어 낸 것 아닙니까? 거기에 상당한 영력이 느껴지는데요? 아바타 수준이 아닌 거 같은데…….”
“이쪽 팔만 내 본체의 영체를 가지고 왔지. 하하. 그래도 한 달 정도 지나면 회복할 거야.”
처음 봤을 때, 살려 달라고 소리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 보인다.
뒤에서 후광이 비춰진다.
진짜 멋지다.
멋져……!
자신의 팔까지 떼어 주다니……!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아수라의 팔에 접촉했다.
그러자 뜨는 메시지.
[SSS급 대신, ‘아수라’의 영체를 흡수하시겠습니까?]
[아수라가 영체 흡수를 쉽게 하기 위해 가공된 영체입니다. 흡수 효율이 올라갑니다.]
[영혼 약탈 스킬이 발동하여 흡수 효율이 오릅니다.]
오. 좋아.
예를 누르자 아수라의 팔이 사라지며 나에게 흡수된다.
[‘아수라’의 영체를 흡수하였습니다.]
[영력이 100 오릅니다.]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아수라의 영체를 흡수하였습니다. 영체는 시간이 흐를수록 회복하며, 영력도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더 성장합니다. 최대 300까지 성장합니다.]
오. 이런 보너스까지.
지금 영력이 4천 대인데 100을 바로 주고 300까지 성장한다는 건 큰 메리트다.
[아수라의 영체 패턴을 터득합니다.]
[영혼신입니다. 모든 패턴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패턴 흡수가 불필요합니다.]
어…… 이거 보니 영혼신이라 굳이 영체의 파장은 필요 없나 본데?
비감에 찬 표정으로 자신의 팔을 바라보는 아수라.
날아간 한쪽 팔을 보며 수많은 의미가 담긴 눈빛을 비추고 있었다.
아수라 님. 팔 한쪽 안 줘도 스킬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할 분위기가 아니다.
그냥 영력도 오른 김에, 보너스로 더 받았다고 생각하자.
나중에 보답하면 되겠지 뭐.
“잘 흡수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 말에 잘려 나간 팔을 바라보던 아수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행이네. 그럼 내 스킬을 전수해 주겠네. 이제는 나와 영체 파장이 맞을 테니 스킬을 얻을 수 있겠지.”
자신의 팔 한쪽까지 떼서 아낌없이 퍼 주는 아수라.
그가 주는 스킬이 대체 뭘까 사뭇 기대가 되었다.
“받게.”
[삼두육비三頭六臂 - 아수라도阿修羅道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