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상태창 2개-141화 (141/240)

<내 상태창 2개 - 141화>

아테나의 접촉 (1)

이런…… 24시간이 제한 시간이었나?

최대한 빨리 돈다고 돌았는데, 공간이동을 하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다 클리어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강시아에게 보고를 받기로는 강대국 쪽은 대부분 스스로의 힘으로 던전을 클리어 했다고 들었다.

다만 헌터들이 강대국으로 많이 이적한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쪽이 처리 속도가 늦었다고 했는데…….

그래도 난이도가 어렵지 않음이 알려져서 대부분 클리어 하는 줄 알았더니, 11개나 남았군.

“헤임달의 귀환.”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하루 동안 일본 거쳐서 동남아 투어를 다녀왔군.

[제우스의 번개가 발동되었다는 메시지 보셨나요? 지금…… 던전 클리어를 하지 못한 지역에 있던 제우스의 번개가 확장되고 있다고 합니다.]

강시아의 사도 메시지가 떴다.

그 말에 TV를 켜 뉴스를 보니, 이와 관련해서 생중계가 되고 있었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듯 꼿꼿이 서 있던 제우스의 번개.

갑자기 순식간에 확장하더니, 도시를 뒤엎기 시작한다.

끝도 없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던 제우스의 번개.

[이렇게 커진 제우스의 번개는 순식간에 해당 도시를 뒤엎었습니다. 그 범위는 도시 뿐만이 아니라…….]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바뀌는 화면.

대도시의 전역과 그 인근까지 뒤덮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저렇게 넓은 범위까지 번개가 닿으면…….

모두 즉사인가?

이런……!

단숨에 도시를 뒤엎던 제우스의 번개.

노란 뇌전이 도시를 한차례 휩쓸다, 갑자기 그 빛을 잃어 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확장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번개.

번개가 사라진 자리에는…….

“멀쩡하네?”

멀쩡한 형태의 도시가 드러나 있었다.

하나도 피해를 입지 않은 모습.

11개 도시의 모습이 차례차례 나타나며 화면을 분할했다.

모두 제우스의 번개를 뒤집어썼음에도 멀쩡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지호 님. 제우스의 번개가 발동한 지역에 인명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강시아에게서 각 도시의 피해 현황에 대한 보고가 올라왔다.

11개 도시 모두 다 인명 피해가 전무하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서 스스로 소요를 일으켜 나타난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는 있었지만, 번개 그 자체에 사람이 지져진 건 아니었다.

강시아의 보고를 듣다 보니 뉴스에서도 피해가 없었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고 있었다.

[단숨에 도시를 뒤엎었던 제우스의 번개는 곧 사라졌습니다. ……속보입니다. 놀랍게도 번개를 맞은 모든 지역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소식입니다.]

강시아의 정보가 뉴스보다 빠르네.

화면에 비춰지는 도시의 모습.

사람들이 서로 부둥켜안으며 살았다고 기뻐하고 있었다.

제우스…….

이럴 거면 왜 100개나 되는 도시에 번개를 뿌린 거지?

예전에 제우스가 아스트라페로 지구 전역을 번개로 뒤덮던 게 떠올랐다.

그때도 인간을 뇌령으로 바꾼다고 했지.

한 번에 1%씩 바뀐다고 했나?

100번 반복하면 100%로 인간의 영혼이 완전히 변해서, 뇌령이 된다고.

흠…… 이건 어쩌면, 그때 과정의 축소판 아닐까?

아버지에게 연락하자 비슷한 생각이었다.

[우리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다. 진상 조사를 위해 천사들을 파견하고 있지. 신계연합에서도 각자 사도들을 파견할 예정이야. 사실을 알게 되면 너에게도 알려 주도록 하마.]

“예. 아버지.”

그러고는 끊어진 통신.

아버지 측에서도 긴장한 것이 느껴졌다.

신계연합에서 바로 나서니까 다행이군.

“제우스…… 잠깐 조용하더니…….”

던전 수준은 분명 낮았다.

B, C등급 헌터들이 잘 어우러지면 인간만으로도 분명히 클리어 할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이게 시작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만신전에 들어갔을 때 엄청나게 많은 대리석상이 있었지.

강한 놈들이 활동하기 시작하면, 아주 골치 아플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제우스가 왜 C등급부터 보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애초에 A, B등급의 강력한 부하들을 던전에 배치했으면 더 많이 피해를 줬을 텐데.

아직 SP가 부족한 건가?

후우. 상황이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는 대기하고 있어야겠군.

뉴스를 계속 틀어 둔 채 헌터넷에 접속한다.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니 죄다 이번 제우스의 번개 기사만 나오고 있었다.

[말세다. 말세.]

[와. 저게 지구 전역에 쳤다던 번갠가? 기억엔 없는데.]

[근데 제우스는 왜 이렇게 센 거야? 다른 신들이 더 유명하잖아?]

[서울 번개는 금방 사라졌는데, 부산은 완전히 대혼란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대피하려고 하는데, 그런 아수라장은 처음 봤어요…….]

[ㄴ그래도 부산은 빨리 사라진 편임. 다른 나라는 장난 아니던데. 폭동 수준이더라.]

[이번 사태로 피난하다가 잃어버린 아이를 찾습니다. 7세 이름은 하동준, 얼굴 사진은 여기 이 링크에 있습니다…….]

막상 번개 확대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를 보고 대피하려던 와중에 생긴 피해가 꽤 많은 것 같았다.

쩝.

부산에도 좌표를 찍어 놓을 걸 그랬군.

그렇게 댓글을 보던 와중 눈에 띄는 걸 발견했다.

[제우스의 번개를 없앤 사람 주소 링크입니다.]

그 주소 링크를 따라가 보니 나와 부산 헌터들이 실랑이하는 모습이 나와 있었다.

영상으로 보니 기분이 묘하네.

나름 신위에 올랐는데, 카메라 상의 내 모습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내가 입을 여니 일제히 멈추는 헌터들.

그리고 번개 안으로 들어간 내가 금방 나온다.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스르르 사라지는 번개.

내 모습도 화면에서 사라지더니 영상이 점차 어두워진다.

이렇게 짧은 영상이 끝나나 했더니, 인터뷰 영상도 마련되어 있었다.

건물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헌터들.

“헌터넷 소속 김지아 기자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이거, 헌터넷에서 만든 영상이었구나?

기자의 질문에 헌터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가장 앞에 있던 리더 같아 보이는 남자가 대답했다.

“저는 부산의 헌터협회 소속 헌터 이명곤이라고 합니다. 협회 소속 헌터들과 제우스의 번개 쪽으로 파견을 나갔으나, 저희 전력만으로는 클리어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속을 썩이고 있었는데…….”

“맞아요. 다른 지역에서는 던전에 들어갔다가 실종된 C급 헌터도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전력을 완벽히 갖추지 않고 진입하기는 힘들었겠죠.”

“예. 그래서 서울에서 전력이 보강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을 신이라고 자칭했습니다. 생긴 건 딱 우리나라 사람인데!”

“나중에 헌터넷을 보라고 하던데요? 기자님은 뭐 아시는 것 없으세요? 헌터넷 소속이시잖아요.”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하는 헌터들.

여기자는 자신도 모른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저희도 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혹시 신이라고 자칭한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던가요?”

“아니요. 얼굴만 보여 주던데요.”

“어떻게 생겼나요? 잘생겼나요?”

“아니에요.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20대 청년입니다.”

평범을 아주 강조하는 헌터.

저 자식…… 혹시라도 내 사도로 지원해도 탈락이다, 임마.

“그렇군요…… 영상의 남자가 정말로 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경이로운 활약을 펼친 것은 분명합니다. 중국에서 생겨난 던전을 처리한 하급신 태공망과 비슷한 속도였으니까요. 거기에 들어오는 보고에 의하면, 서울의 제우스의 번개뿐만이 아니라, 일본과 필리핀, 베트남까지 하루 동안 10개가 넘는 제우스의 번개를 없앴다고 합니다.”

“엑. 정말요?”

“부산에서 찍힌 것처럼, 갑자기 불쑥 나타나 던전을 클리어 했다고 하는군요. 관련 영상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일본과 동남아를 순회하면서 던전 클리어를 하는 내 모습이 비춰졌다.

은폐한 채 다가갔다가, 불쑥 나타난 내 모습에 놀라는 외국의 헌터들.

그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던전에 들어가 바로 클리어 하는 장면이 열 개 정도 떴다.

“그는 던전에 들어가기 전, 특이한 배리어를 썼다고 하는데요.”

“아. 맞아요. 황금색 배리어가 전신을 감쌌습니다.”

“빛의 검도 들고 있던데요.”

제우스가 만든 던전이라서, 함정이 있을까 봐 은폐를 풀고 완전 무장 상태로 입장했었지.

그래서 영상에 다 찍혔네.

에이. 뭐 강시아가 어차피 헌터넷에서 신으로 밝힐 거.

이렇게 실적이 있으면 좋겠지.

던전 클리어도 해 줬겠다, 처음에 깔고 가는 이미지는 좋게 가겠네.

그렇게 인터뷰 영상이 끝나고, 내 뉴스가 인기 검색어에도 뜨기 시작했다.

강시아가 이런 건 적당하게 이용해 주겠지.

일단 보고를 듣기 전까지 스킬 점검을 해야겠다.

아수라에게 스킬을 받기 전, 뭐가 있는지 확실하게 파악해야지.

일단 S급 스킬 위주로 쭉 둘러보았다.

헤임달의 귀환은 도주기고.

드래곤 하트는 뭐 공격 스킬이 아니라 패시브라 영기발출, 소울 배리어를 섞어 쓰기가 애매하다.

그리고 방어용 스킬 아이기스의 방패.

이거, 소울 배리어 때문에 자주 쓸 일이 없었는데…….

여기에 소울 배리어를 결합시킨다면?

“아이기스의 방패.”

스킬을 사용하자 작은 방패가 허공에서 나타나며, 내 몸 주위를 둥둥 떠다녔다.

여기에 소울 배리어를 써 봐?

“소울 배리어.”

그러자 방패가 황금빛 보호막에 한차례 코팅된다.

[S급 스킬에 소울 배리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방어력과 SP 효율이 크게 오릅니다.]

[SP 소모량이 증가합니다.]

오호.

이런 시너지 효과라니.

SP 소모량이 커지는 건 단점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강화할 수 있는 건 좋다.

헤라클레스 놈, 진작 알려 주지.

다른 스킬도 실험하고 싶어 쭉 스킬 목록을 둘러본다.

S급 공격 스킬이 이렇게도 없나?

뇌신 이런 건 A급 스킬이고.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스킬을 패스, 패스하다 보니 용의 힘에 눈이 갔다.

용의 힘.

용신 드라키아 관련 퀘스트를 깨고, 드래곤 하트를 완성시킨 다음에 얻었던 스킬.

이거는 막상 받아 놓고 쓸 일이 없었다.

스킬 등급은 안 나온 채, 그저 특수 스킬이라고만 나와 있었지.

“용의 힘.”

아주 살짝만 용의 힘을 불러 보자고 생각한다.

그러자 내 손바닥 위에 손톱만큼 작은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작은 크기.

근데 피어오르자마자 방 안의 온도가 후끈해졌다.

“더 약하게. 영기발출.”

먼지 크기처럼 작아진 불꽃.

여기에 영기발출을 사용한다.

그러자 시뻘건 불꽃이 새하얗게 물든다.

[특수 스킬에 영기발출을 사용하였습니다.]

[특수 스킬 ‘용의 힘’이 드래곤 하트의 스킬 등급을 따릅니다.]

[영기발출의 공격력과 SP 효율이 크게 오릅니다.]

[SP 소모량이 증가합니다.]

헐. 이거도 가능하구나?

시너지 효율이 얼만지 정확히 수치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진작 써먹을 걸…….

이거는 원거리용으로 쓰고, 아수라한테는 근접용 스킬을 받아야겠어.

일단 있는 스킬이 다 무소용은 아니니 만족스럽군.

“용의 힘 해제.”

용의 힘을 해제하고 내 주위를 뻔질나게 돌아다니는 아이기스의 방패도 해제하려고 했다.

소울 배리어를 끄고 방패를 역소환하려고 했는데…….

방패 뒤에서 무슨 문자가 보였다.

어…… 자세히 보니 한글이네?

아깐 없었는데?

[영혼신 김지호. 마법총서를 사용해 보세요. 전할 메시지가 있습니다.]

마법총서?

아테나가 나에게 줬던 스킬이잖아.

용언을 배운 이후로 쓸 일이 없어서 묻어 두었던 스킬.

아이기스의 방패도 아테나가 준 방패고…….

이거, 아테나인가?

아테나는 전쟁의 여신.

거기에 전술, 전략, 지혜 이런 거 다 통달한 여신 아닌가.

올림푸스랑 적대 상태인데, 그쪽 지혜의 여신의 제안이라…….

영 미심쩍다.

함정 아니야?

[저를 당연히 믿을 수 없겠죠. 하지만 이미 신에 오른 당신, A급 스킬인 마법총서엔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제우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선 꼭 해야 할 일입니다. 믿어 주세요. 이 방패엔 오래 메시지를 보내지 못합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업그레이드된 위험 감지도 딱히 발동은 안 하는군.

그래도 지혜의 여신 아테나에게 당할까 싶어 주저하니, 그녀가 구미가 당기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 아바타의 행방,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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