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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창 2개-139화 (139/240)

<내 상태창 2개 - 139화>

올림푸스의 던전 (1)

“일단 지호 님께 질문드릴 게 있습니다. 혹시, 사도는 몇 명까지 가능한가요?”

그녀의 말에 사도의 정원 레벨을 올려 보았다.

계속해서 올라가는 사도의 정원.

소모 SP가 그리 크지 않아 쭉 올리다 보니 어느새 레벨이 100까지 도달해 있었다.

레벨이 50레벨이 넘어가니 허용 가능 인원 수가 팍팍 증가하기 시작하더니, 레벨이 100이 되자 정원 한계가 1000명에 달했다.

여기까지가 한계인가?

사도의 정원 레벨을 더 올리려고 하니 S등급에서 사도의 숫자는 1000명으로 제한된다는 메시지가 떴다.

“1000명이 한계인 거 같아.”

강시아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숫자가 많지 않을 줄 알았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1000명…… 그렇다면 정예 헌터들만 뽑아야겠군요.”

“강시아 님. 그건 힘들지 않을까요? 최상위 헌터들은 각자 모시던 수호신도 있잖아요.”

“혜주 말이 맞아요. 아스가르드가 각성해 주던 시절의 헌터들이라, 다들 아스가르드 신들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죠. 아스가르드 쪽에서는 수호신을 바꿔도 괜찮다고 했지만, 최상위 헌터들에게는 큰 혜택을 줘서 잡고 있는 실정이에요. 최고위 헌터들도 대부분 아스가르드에 남아 있죠. 괜히 수호신을 옮겨서 불이익을 만드느니 현재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이에요.”

이미 수호신을 모시고 있는 헌터들도 신을 바꿀 수는 있구나.

하지만 굳이 옮길 필요를 잘 못 느끼는 건가?

현재 판도가 그렇군.

그렇다면 최상급 헌터커녕 중상위권도 쉽게 못 잡을 것 같은데.

다들 사람 모집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러면 그들이 우리 쪽으로는 오지 않을 텐데?”

“예. 사실 최상위권까지는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위권 헌터들에게는 유인 동기가 있다고 봐요.”

그러면서 이진성을 가리킨 강시아.

“저희 길드가 힘들었을 때, 지호 님께서 저희를 모두 사도로 받아 주셨죠. 그 후 이진성 씨가 B급에 오르면서, 저희 대현 길드는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어요. 그때 수많은 사람들이 문의했죠. 어떻게 벌써 B급이 되었냐? 그 의문을 김지호 수호신 덕분이라고 광고하면…….”

“그거는 신이 봉인되었을 때의 이야기죠. 지금은 수많은 신들이 다들 각성자를 끌어들이려고 혈안인데, 그게 유인 동기가 될까요?”

디아나가 손을 들어 질문한다.

확실히 맞는 말이지.

예전에야 혜택이 적었지만, 요즘은 신들이 경쟁적으로 혜택을 내세우니까.

차별화가 안 된단 말이야.

그러자 강시아가 디아나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씀이세요. 이는 단지 예전에 고속 성장을 했던 이진성이 사실은 이랬다고 주의를 환기시켜 줄 수단일 뿐이에요.”

“그럼……?”

“21세기의 인간으로는 최초로 신에 다다른 자. 인간의 수호신도 되는 사람, 아니 신. 김지호 님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해야죠.”

“나?”

“네. 아직 사람들은 나도 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근데 이런 상황에서 김지호 님이 신이 되셨음을 밝혀 주신다면, 어마어마한 관심을 사게 될 거에요.”

그러자 팔짱을 끼며 불만족스럽게 이야기를 듣고 있던 드라키나가 바로 반문한다.

“그건 이 녀…… 아니 수호신이 워낙 특이한 각성자라 그런 거고. 일반 인간은 불가능해. 드래곤도 성공 케이스가 거의 없는데 무슨.”

“하지만 저희 인간은 그런 것까지는 모르죠. 거기에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되잖아요? 정원이 1000명인데. CF찍으려고 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겠어요.”

그게 원래 메인 기획이었다며 아쉬워하는 강시아.

나도 아수라처럼 광고 나올 뻔 한 거야?

21세기 인간 최초로 신이 된 사람이?

“세상은 격변했어요. 그리고 인류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수명을 늘릴 방법을 알게 되었죠. 다들 지금 섣불리 종교를 택하지 않고 관망하면서도, 어떻게든 젊어지고 싶어서 눈을 굴리고 있어요. 원래 종교적인 분들은 이미 각성하셨지만, 대기 중인 상류층과 고위 각성자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런 신중한 사람들이 나를 수호신으로 받들려고 할까?”

“자신과 출발선이 같았던 각성자가 벌써 신이 되어서 사도를 모집하고 있어요. 거기에 특이한 능력, SP까지 얻을 수 있고요.”

“특이한 능력?”

“SP요. SP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들이 의도적으로 이에 대해선 알려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B등급에 오르면 그때서야 알게 된다는 SP.

이 정보는 아직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B등급에 다다른 사람들이 서서히 생기면서, 고위급 인사들은 어느 정도 그 개념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SP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하면 다들 관심을 보일 거예요.”

“흠…….”

“그리고 이를 통해서 신위에 올랐다고 홍보를 하면, 더 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거예요.”

사도를 통한 영혼 중개 효율 증가가 A등급 사도에게는 5%, B등급은 2%, C등급은 1%.

그 아래 등급은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C등급 이상은 받아야지.

내가 SP를 통해서만 신위에 오른 건 아니지만, 적절하게 양념을 쳐 줄 필요는 있겠군.

“근데 다들 신이 되고 싶어 할까?”

“신은…… 죽지도 않고, 늙지도 않지 않나요?”

“응. 맞아. 불사, 불노, 불멸이지.”

“그럼 되고 싶죠. 권력자들의 영원한 꿈이에요.”

아하.

예전에 한 대기업 회장이 그랬다지.

젊음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재산 다 포기해도 된다고.

부와 명예를 갖추어도 언젠가 오는 죽음의 순간은 공평했는데, 이제 그것도 피하고 싶은 거구나.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

이해는 된다.

“그럼 이 사실을 어떻게 알릴 생각이지?”

“그건 지호 님의 재가가 필요합니다. 비밀스럽게 알려지기를 원하시는지, 아니면 빠르게 알려지시는 것을 중요시하는지에 따라 저희 행동 방침도 달라집니다.”

“흠, 천천히 알리기엔 1000명이라는 숫자가 애매한 거 같아. 전 세계 인구에 비하면 한 줌이지만, 고위급 각성자로 한정하면 많은 숫자니까.”

“그렇습니다. 거기에 고위급 각성자는 각 종교에서도 귀하게 모시는 터라…… 비밀스럽게 추진하면 인원 모집이 느려질 겁니다.”

원래 번잡한 게 귀찮기는 하지만…….

제우스가 뭔 짓을 할지 모르니 한시라도 빨리 SP 수입을 늘리고 날 강화해야 해.

영혼 중개 효율이 C등급으로 1000명 채워도 1000%다.

10배면 내가 SP 거래소에서 버는 SP보다 많을 수도 있어.

어떻게든 빨리 인원을 채우는 쪽이 좋지.

“다른 행성에서 인원을 구할 수 있나?”

“엘프나 드워프는 자신들의 종교에 확고해서…… 거기에 엘프리안 님도 힘을 회복 중이라 선뜻 사도를 내어 주진 못하실 것 같아요.”

믿음도 강하고 대신도 내어 주기 힘들다 이거지.

하긴, 굳이 케브리안까지 가서 엘프리안 부하들 빼 올 거 까지는 없지.

드라키나 쪽을 쳐다보니 그녀도 고개를 휘휘 젓는다.

“애초에 우리는 용 개체수도 적고…… 중립 진영의 다른 종족들은 숫자만 많지, C등급 이상은 찾기 힘들걸? 사실 C등급도 흔한 클래스는 아니야. 영웅 등급인데.”

하긴.

C가 영웅, B가 전설, A가 반신 아닌가?

지구처럼 레벨업 하라고 조성된 분위기가 아니면 쉽게 나오지 않겠지.

“빠르게 알리자. 제우스한테 당하느니 좀 유명해지고 말지.”

“알겠습니다. 이진성 씨.”

“아. 네?”

“일단은 이진성 씨가 헌터넷 고위 등급 게시판에 글을 올려 주세요. 글 내용은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B등급인 이진성 씨의 글은 그 자체만으로도 권위가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저는 각 길드와 공유하고 있던 정보 공유 채널에 정보를 알리기 시작하겠습니다. 1000명이면, 대중적으로 크게 알릴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까요. 고위 각성자들 위주로 광고하겠습니다.”

“응. D등급은 얼마나 SP를 주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C등급만 받자.”

다른 종교는 신도들의 믿음을 통해 SP를 수급할 수 있지만, 나는 그러진 못한다.

대신 사도를 통해 영혼 중개 멀티를 주는 것은 가능.

굳이 같은 21세기의 사람들에게 ‘오오, 신님.’하면서 믿음을 받고 싶지도 않고, 이게 오히려 낫지.

난 SP 거래소도 있으니까.

“네. 아예 제한을 C등급부터 두겠습니다.”

“그래. 부탁할게. 아, 그리고 혹시 주위에 능력 있고 믿을 만한 D등급 각성자가 있으면 데려와 줘. D등급 효율은 어떤지 보게.”

C등급에 비해 영혼 중개 효율이 떨어지겠지만,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C등급 인원이 잘 안 모일 때, D로라도 채워야지.

C등급 이상 천 명 모집이 지지부진할 수도 있잖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착수하겠습니다. 이진성 씨. 그럼 저랑 같이 일을 도와주시죠.”

“옙. 알겠습니다.”

“나는 잠깐 사도들과 이야기 좀 하고 나갈게.”

“네. 언제든지 있다 나오셔도 되요. 지호 님.”

나한테 고개를 숙이며 대현 길드 사람 셋이 나간다.

“할 이야기가 있어?”

“드라키아 님이랑 너는 뭐 하고 지내? 영 소식이 없어서.”

용신 쪽이 어느 순간부터 별 소식이 없으니 근황을 물어봤다.

그러자 어깨를 으쓱하는 드라키나.

“용신께서는 힘을 회복하면서 시간의 신들 파편을 수집하고 계시지. 근데 제우스가 EX등급이 되었다며? 그래서 아버지 용신께서는 더 이상 시간 회귀는 안 할 거라고 추측하고 힘 회복에만 전념하고 계셔.”

“크로노스의 파편은 안 찾고?”

“그거는 이제 좀 뜸한 상태지. 이젠 발견하기도 힘들더라.”

용신은 그냥 힘 회복에 전념하는 건가?

“현 사태에 대해선 별말 없으시고?”

“으음…… 지금 빨리 힘을 회복하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고만 하시던데?”

그렇군.

그 양반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말이야.

“그래도 아버지 용신께서 힘 회복에 전념하셔서, 나도 오랜만에 쉬고 있었다고. 그놈의 돌 찾기는 고만두고.”

날 보고 투덜거리는 드라키나.

쉬는데 왜 불렀냐는 거구먼.

“그래. 알았다. 쉬어라, 쉬어.”

그렇게 그녀를 다시 사도의 정원으로 돌려보내려고 할 때, 갑자기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김지호 님!”

놀란 표정으로 들어오는 강시아.

“왜? 무슨 일이야?”

“큰일 났어요!”

갑자기 아까 프레젠테이션하던 단상 위로 올라가는 강시아.

황급히 화면을 틀어 이리저리 조작하니, 뉴스 화면이 나온다.

[속보]

[긴급]

이런 헤드라인으로 뜨기 시작하는 뉴스들.

그녀가 또 조작을 하니, 화면이 여러 개로 나뉘어 각 나라의 뉴스 화면이 뜬다.

“지금 전 세계의 대도시 중심에 번개가 계속 치고 있다고 해요.”

“번개가?”

“네. 서울은 서울시청 쪽으로 번개가 내리친다고…….”

TV 화면을 보니 노란빛의 번개가 하늘에서 끊임없이 내리치고 있었다.

[서울을 비롯하여 전 세계 대도시의 중심에 이러한 번개가 계속 내리치고 있습니다. 다행히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만, 서울시청 직원들을 비롯하여 시청 주위의 사람들은 긴급 대피를 한 상태입니다.]

사상자는 없어서 다행이네.

제우스 놈, 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SP 수입도 없을 텐데.

“타 신계에 연락을 하고, 가서 지켜봐야겠어.”

“위험하지 않을까요?”

“지켜보기만 할 건데. 괜찮아.”

화면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을 거 같아.

내가 출발하려고 하니, 나를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디아나와 드라키나.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나도 갈래.”

“디아나야 그렇다지만, 넌 왜?”

“나도 제우스 정보 좀 알고 싶어. 우리 세계와 연관되어 있으니까.”

하긴. 저 번개가 케브리안에 떨어질 수도 있으니…….

“그래. 가자.”

“그럼 저도.”

“아니, 강시아 씨는 여기 남아서 다른 도시 상황에 대해 알려 줘. 혹시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한 명은 반신, 한 명은 용이지만 강시아는 평범한 인간이니 위험할 수도 있어.

그녀는 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사도 메시지로 알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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